여신 뷔페

여신 뷔페

$17.00
Description
타이완 최고의 페미니즘 작가 류즈위 단편집
대표작 「여신 뷔페」, 타이완 #MeToo 온라인 화제작 「동창회」
「남의 아이」, 「기차는 꿈을 꾼다」 등 여덟 편 수록
“여기 여자들이 있다. 먼저 신랄하고, 냉소적이 되었다가 결국 자포자기의
침묵에 갇힌 여자들.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삶을 바꾸지
못하는 자신을 가장 미워하는 여자들. 그러다 폭발하듯 말하는 여자들.
그들의 목을 죄어오는 세계의 보이지 않는 끈을 예민하게 포착하는 순간,
어떤 시기에 우리에게 있었으면 했던 바로 그 언어로 류즈위는
억압과 상처의 지도를 이어 그린다.”
─ 김지승(작가, 독립 연구자)


“류즈위의 손에서 태어난 화자들이 소설에서 무얼 하는 중이었던가
되새겨 보면 그들은 하나같이 말을 하고 있다. 요가원 원장이 학생을 향해,
엄마 아닌 이모가 조카를 향해, 오랜만에 엄마의 집에 찾아온 딸이
엄마의 며느리를 향해. 자신에 대해 말하는 만큼 남에 대해 말하자
여성으로서 마주 서야 하는 시선의 부당함과 모순, 야멸침과 아늑함이
동시에 드러나며 화자를, 그리고 독자를 일순간 얼어붙게 만든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되는 걸까? 내가 말한다고
달라지는 게 있기나 할까? 의심은 순간의 얼어붙음을 길게 늘이고
우리는 그렇게 길어진 순간들이 엮인 한 권의 소설책을 손에 쥐게 되었다.”
─ 정기현(소설가)
저자

류즈위

저자:류즈위
타이완의대표적인여성작가.타이완가오슝출신으로국립동화대학교창작과영문학대학원을졸업했다.「이단」으로제19회전국학생문학상에서산문부문가작상을,「잠자는미녀」로제20회전국학생문학상소설부문일등상을수상했으며,『두꺼비아파트』로2005년교육부문예창작상현대희곡우수상을,『미시회』로2009년가오슝문학창작프로젝트소설부문대상을,「국외」로제3회신베이시문학상산문부문삼등상을수상했다.『여신뷔페』출간후삼년만에장편소설『낙토재상』을출간했는데타이완식우화및양안관계와페미니즘을다룬헤테로토피아SF소설로타이완에서큰화제가되었다.이작품으로2024년리드무베스트화문대상소설부문인기작가상을수상했다.

역자:김이삭
평범한시민이자소설가그리고번역가.『베스트오브차이니즈SF:중국여성SF걸작선』,『인사반파자구계통』등중화권장르소설과웹소설을우리말로옮겼다.한중여성작가SF앤솔러지인『다시,몸으로』를기획했고,『북방의바람』으로중국작가협회번역지원금을받았으며한중작가대담기획·실행,한―타이완연극교류등국제문화교류에힘쓰고있다.저서로는『한성부,달밝은밤에』,『감찰무녀전』,『천지신명은여자의말을듣지않지』,『북한이주민과함께삽니다』등이있다.홍콩영화와중국드라마,타이완가수를덕질하다덕업일치를위해대학에진학했으며서강대학교에서중국문화와신문방송을,동대학원에서중국희곡을전공했다.

목차


항아는응당후회하리라7
남의아이59
강가모래섬에서90
리치사용설명서121
여신뷔페168
기차는꿈을꾼다227
동창회245
크리스틴254

한국어판『여신뷔페』작가의말290
추천사295

출판사 서평

‘여신뷔페’는여성이자기에게유리한것만골라먹는다는뜻의
페미니즘백래시표현인‘여권뷔페’의변형어

타이완동시대페미니즘문학을대표하는최고의작가,류즈위의『여신뷔페』가민음사에서6월10일출간되었다.“사람이‘여신’으로추앙받을수있게된시대,젠더를향한사람들의태도와인식은과연과거보다문명화되었을까?”류즈위작가는여덟편의단편을통해출산과양육의책임,고부갈등,워킹맘,신체자기결정권,언어폭력,가정폭력등다양한상황을예시로들며현대사회속여성의처지를직시한다.류즈위작가의단편집『여신뷔페』에서‘여신뷔페’는여성이자기에게유리한것만골라먹는다는뜻의페미니즘백래시표현인‘여권뷔페’의변형어다.페미니즘에대한냉소적인비꼼을작가는‘여신’이라는단어로풀어낸다.특권을지닌남성들이모여자기에게유리한것만골라먹는향연(플라톤시대만일컫는것이아니다.)은당연시하고,여성이모여각자의이야기를나누는자리를여권뷔페로폄하하는것은부당하다.이런말로비꼬는이들이과연여성의삶을제대로보고,여성의이야기를경청해본적있을까.

늦은밤택시를탈때남성택시기사의말과행동을경계해야하고,남편으로부터요가복품평을듣거나늦은밤폭력을피하려고맨발로뛰쳐나와야하는상황을,(「항아는응당후회하리라」)동창회에서나를성폭행한선배와마주쳤을때다시분출하는트라우마로인해가져본적없는‘딸’을지키려는처절함을,(「동창회」)어릴때사촌오빠에게강간당한현실이지금내조카에게일어날까봐미친듯이달려가는이모의심정을,(「남의아이」)밖에서는남녀의사회적동등함을강조하지만속으로는자신의노화와버림받고싶지않은약한모습을연인에게들키지않으려는비참함을(「강가모래섬에서」)제대로보고,경청했을까.류즈위작가의촘촘한시선은우리주변에서딸로,엄마로,아내로,직장인으로살아가는여성의불안한일상을적나라하게묘사한다.그러고는냉소하기전에이삶을보라고,들으라고말한다.이러한여성화자의목소리에작가는우위를두거나편들어달라고요구하지않는다.눈빛과입술떨림,웅얼거림,초조함과불안,몸으로터져나오는절규를있는그대로,마치현장의녹취록을틀어주듯소설위에리얼하게푼다.타이완페미니즘문학을이끌고있는류즈위작가는“현대여성이처한상황을다층적으로보여준다.”(《연합문학》)라는평처럼,젠더투쟁의상처로피해받은여성의입장을대변하며작품안에그여진을고스란히받아내어기록한다.그리고인물을피해자로서만조명하지않고그불안과트라우마가다층적상황과상황에서벌어지고있음을묘사한다.한국에서처음으로출간하는신작『여신뷔페』의출간을기념하여,류즈위작가는2025서울국제도서전기간에방한하여한국의독자들을만날예정이다.

여성에게채워진‘보이지않는족쇄’풀어내기
우리는힘을모아야합니다!!

대표작「여신뷔페」에서는같은광고회사에서일하는세명의여성메두사,릴리스,아테나의시선을따라간다.아테나는승승장구하는총괄크리에이티브디렉터고,메두사는그의부하직원으로승진한아테나의뒤를이을부크리에이티브디렉터자리를놓고페르세우스와경쟁하고있다.메두사의동료인릴리스는페르세우스와몰래사내연애중이고,냄새를통해페르세우스가어시스턴트이둔과잤다는걸눈치챈다.세여성화자가일인칭시점으로각각전개해나가는소설에서독자는직장이라는조직에서겪을수있는여러층위의문제들을맞닥뜨린다.예컨대메두사는승진하기위해서는아테나처럼스스로를남성으로만들어야한다.즉자신의여성성은감추는대신명예남성이되어상상의남근이라도잘라바쳐야한다.릴리스는누구보다진보적이고자유로운상상력을지니고있지만젠더이슈의광고를만들때조차회의때페르세우스보다발언의영향력을갖지못하며,냄새라는매개를통해자신의질투와상황을소극적으로표출한다.아테나는성공한커리어우먼이지만전남편과의관계에서본인이피해자임을인정하지못한다.또회사내정치를위해페르세우스를자신의후임으로뽑을생각이다.이상황에서여성은여성에게가해자인동시에피해자이며공모자이기도하다.무대위에서는「오페라의유령」의크리스틴을연기하지만현실에서는다른남자의아내이자며느리이고,엄마에게는귀한딸이지만시누이에게는자기삶을파먹는다고욕을먹는밉상의존재다.(「크리스틴」)작가는현실에서마주치는피해여성에게이제껏부여하지못한발언권을주고그들의목소리를통해직접말하게한다.악마는프라다만입는것이아니라디테일에있다.류즈위작가의진짜무기는진짜내주변에서일어나는듯하고,나조차그상황과무관하지않으며이입하지않을수없는디테일을작품안에착장했기에반박하기도외면하기도힘들다.더욱이이런일은작가의나라에서만일어나는것이아니지않은가.이책이한국땅뿐아니라전세계에서사랑받는이유다.나로살권리를얻기위해찾기위해분투한이들이라면마땅히읽을만하다.

“우리는힘을모아야합니다.여기서우리는타이완여성만을이야기하는게아닙니다.아시아여성만을의미하는것도아니지요.성평등을진정으로중요하다고생각하는전세계모든이들을말하는겁니다.성평등은겉으로보기에여성을돕는것처럼보입니다.그러나실제로는가장강력한적인‘가부장제문화’로부터다양한성별과성적지향을가진이들을구해내는겁니다.전통적인사회문화에깊이박힌여성혐오는우리가어떻게보일지에만영향을미치는게아닙니다.우리가자기자신을어떻게바라보고,스스로를제한하는지에도영향을미칩니다.이점에관해서만큼은남녀모두가그렇다고볼수있습니다.
저는제가타이완여성에게서보았던‘보이지않는족쇄’들을『여신뷔페』에담아내고싶었습니다.엄청난죄악처럼보이는족쇄는아니지요.가끔은달콤한설탕물이입혀있기도합니다.그러나그족쇄들을정확히짚어낼수있어야만다음에비슷한상황을마주했을때우리는더는가부장제의공범이되지않겠다고자기자신을일깨울수있습니다.비슷한상황을마주했는데도이를잊게되었다면,혹은아직은그렇게할수없는거라면,그래도괜찮습니다.어쨌든인류사회에수천년이나심어진독소인걸요.포기하지만않으면됩니다.다음에안되면그다음에하면되는걸요.우리계속함께노력해요.”
─류즈위(한국어판『여신뷔페』작가의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