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찬와이 장편 소설 | 반양장)

동생 (찬와이 장편 소설 | 반양장)

$17.00
Description
사랑하는 동생 덕분에 나는 평생 처음으로 사랑의 진실을 마주해야 했다.
나를 사랑하면 나와 함께하며 내 운명을 끌어안아 달라는.

영화 「첨밀밀」 각본 기획자 찬와이의 2023 타이완 금전문학상 수상작
우산 혁명 이후 홍콩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작가 찬와이가
역사의 굴곡을 함께한 모든 ‘동생’에게 보내는 안타깝고 그리운 연서

▶ 이 작품은 홍콩을 향한 제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 찬와이
▶『동생』은 시대의 틈새 속 이야기다. 찬와이의 이야기들은 시대의 틈새 속에 누워 있으며 상처에서는 어두운 빛이 흘러나온다. - 탕시우와(鄧小樺, 시인이자 작가)
찬와이의 장편 소설 『동생』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찬와이는 홍콩에서 태어난 영화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로, 영화 「첨밀밀」(1996)의 각본 기획에 참여했다. 「퍼플 스톰」, 「8인: 최후의 결사단」등의 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1998년 첫 소설 『잿더미 속 기억』으로 제5회 홍콩 중문 문학 비엔날레를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홍콩 ‘센트럴 점령 운동’의 최초로 입장을 밝힌 10인의 지지자 중 하나로, 2014년 홍콩 행정장관의 직접 선거를 쟁취하는 ‘우산 혁명’에 적극 참여했다. 2018년 타이완으로 주거지를 옮겼고 현재 국립 타이베이 예술대학교 영화제작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문학, 영화, 방송, 연극 등 다양한 매체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동생』은 2014년 홍콩의 우산 혁명 이후 집필되어 2018년 홍콩 문화 창작 플랫폼에서 연재되었고, 2022년 타이완에서 출간되었다. 2023년 타이완 금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사회적 의의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누나 탄커이와 열두 살 터울의 동생 탄커러가 1997년 홍콩 반환부터 2019년 민주화 운동까지의 굴곡진 시대를 통과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홍콩이 이뤄낸 가치들, 상실한 기억들과 함께 홍콩에 살았던 수많은 젊은이의 초상을 담담하고도 강렬하게 드러낸다.
저자

찬와이

저자:찬와이
본명은찬와이이(陳偉儀).1960년홍콩에서태어났다.1980년대홍콩영화가절정에달했던시기시나리오작가로활동했다.영화「프로젝트A」(1983),「첨밀밀」(1996)의각본기획에참여했다.이밖에도영화「퍼플스톰」,「8인:최후의결사단」,「가족여행」(2018)등의각본을썼다.1998년첫소설『잿더미속기억(拾香紀)』을출간해제5회홍콩중문문학비엔날레를수상했다.홍콩‘센트럴점령운동’의최초로입장을밝힌10인의지지자중하나로,2014년홍콩행정장관의직접선거를쟁취하는‘우산혁명’에적극참여했다.2018년타이완으로주거지를옮겼고현재국립타이베이예술대학교영화제작학과
부교수로재직중이다.2022년타이완에서장편소설『동생』을출간했고,2023년타이완금전문학상을수상했다.문학,영화,방송,연극등다양한매체에서창작활동을펼쳐왔다.

역자:문현선
이화여대중어중문학과와같은대학통역번역대학원한중과를졸업했다.현재이화여대통역번역대학원에서강의하며프리랜서번역가로중국어권도서를기획및번역하고있다.옮긴책으로『원청』,『오향거리』,『아Q정전』,『경화연』,『삼생삼세십리도화』,『봄바람을기다리며』,『평원』,『제7일』,『사서』,『물처럼단단하게』,『작렬지』,
『문학의선율,음악의서술』,『피아노조율사』,『색,계』등이있다.

목차

동생11

추천의말
최후의백마가아니다-찬와이의『동생』을열며-양자셴291
시대의틈새에놓인둥글고슬픈진주-탕시우와298

출판사 서평

괴로운세상의외로운아이들

『동생』은누나와동생이겪는미묘한감정의이동과,이들의삶이시대의흐름과겹치며어떤변형을겪는지를섬세하게그린다.열두살많은누나커이는1997년홍콩반환과맞춤해태어난동생탄커러를보며“나는탄커러에게첫눈에반했다.”라고고백한다.어린시절부터특별한결속을지닌이들남매는주변의오해와시선속에서도서로에게유일한존재가되어간다.사업에바빠가정을돌보지않는아버지,산후우울증에시달리고혼자만의고독에몰두해곁을내주지않은어머니아래에서남매는외롭게큰다.유일하게기댈구석이었던할머니의집마저카페로변해버리자,남매는매일카페를찾아가아직그대로놓여있는할머니의가구들을어루만지기도한다.

점차시간이갈수록둘의끈끈한결속은둘을특이한존재로만드는순환에빠진다.남매는가정안에서뿐아니라홍콩의대도시에서도마음둘곳없는외로움을느낀다.탄커이와탄커러가손을잡고홍콩의번화가를걸을때,처음에사람들은‘미혼모와자식’이아니냐며수군거린다.동생커러가다자라고나서는‘나이차가많이나는연인’이라는의혹을받는다.특히누나탄커이가동생탄커러에게품은마음은,부모와자식,친구,연인등그어떤정의로도온전히포착할수없는유일무이한유대이자맹목적인사랑이라말할수있다.

남매는2014년우산혁명,2019년홍콩민주화운동등홍콩의여러굴곡을지나가며어른이되어간다.삼십대직장인이된누나는동생의안위를염려하며매번시위가일어나는광장을향해달려가동생을말린다.그러나끓어오르는열정을주체하지못하는십대동생은누나커이의절대적이지만다정한그늘속에서조금씩홀로서려한다.소설은이남매가자라며마주하는성별이분법,사회적역할,가족의해체와재구성,시대의혼란과갈등을세밀하게묘사한다.응석받이동생이성장하여누나를돌보는전환,부재하는부모의등장과실종,정신적타인이었다가다시정서적의지처가되는관계의전복은,한가족안에서벌어지는사회의역동을상징한다.

우산혁명이후,떠난자와남은자의이야기

『동생』은2014년‘우산혁명우울증’이라불리는시기를지나며찬와이가쓴소설이다.최루탄을견디며거리점거시위를이어갔지만,완전한직선제요구가좌절된후홍콩사회는광범위한우울감과무력감에휩싸였다.2014년의유산혹은후유증이제대로정리되지못한채순식간에훨씬더격렬하고거대한2019년시위가발발하면서,정산할방법이없어진유산과후유증은더많은사람을시대의틈새로떨어뜨려버렸다.그러나시위종료이후‘센트럴점령운동’지지자라는이유로압박을받은찬와이는결국타이완으로이주할수밖에없었다.

2019년시위는널리알려졌지만,2014년이없었다면그불꽃은피지못했을것이다.정리되지못한과거는다음시기를더거세게만들었고,그시대의틈새로더많은사람들이떨어져나갔다.뉴스의유통기한은짧지만,문학은시간의구속을받지않는다.찬와이의『동생』은그틈새에서시작된이야기다.끊어낼수없는혈육의정,그정이도시에스며들어서로의경계를잃어버린곳.그곳이바로『동생』의무대이며,찬와이가끝내지켜내고자했던‘기억’의장소다.이야기는현실을그대로복사하지않는다.하지만찬와이는홍콩섬과구룡반도를자신의발로걷고살아낸인물들을따라간다.그들은‘빌려온공간’이아닌,진짜땅위에서삶의길이를측량해나가는사람들이다.

젊은이들이도시를태울듯불타오르지만,구원도혁명도끝내이루어내지못한다.나는뜻을이루지못한젊은이들의우울함과집으로돌아가는먼여정을쓰고싶었다.
거리투쟁에나섰을때수많은‘동생’을만났다.그들은우리도시에대한꿈과사랑을품은채용감하게나아가고있었다.젊고나약하고속이깊으면서천진했다.나는그들을잊을수없어서『동생』을썼다.-찬와이

찬와이는말한다.“나는우리도시의느린변화와상실을기록하고싶었다.”『동생』의후반부에서는2019년홍콩민주화시위가그려진다.몇해동안의평온한시간뒤,갑작스럽게불붙은저항의에너지는도시를불태우듯강렬하지만,결국구원도혁명도완결되지못한다.작품속에는웡와이만이작사한홍콩가수사안기의노래「자밍」이인용된다.“가장사랑하는것을찾아떠난그사람은오늘도돌아오지않네.”라는가사처럼,커러의부재는커이에게감정의무너짐을동반한다.자밍이라는이름은홍콩을대표하는평범하면서도특별한존재다.누나커이는작품말미에이르러깨닫는다.누나가동생에게보내는최고의신뢰는,백마를타고사랑을찾아떠나는전쟁터에그를내버려두는것임을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