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

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

$10.80
Description
《지킬 박사와 하이드》, 《보물섬》 등 모험소설로 우리나라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스티븐슨이지만, 산문집으로는 국내 첫 번역이다. 『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은 19세기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불리며 브레히트와 프루스트, 헤밍웨이 등 수많은 후배 작가에게 칭송받았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섬세한 문체는 물론, 인생 진면을 꿰뚫는 통찰과 혜안을 음미할 기회를 선사한다.
저자

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

저자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은1850년11월13일,스코틀랜드에서유명한등대설계자집안의독자로태어났다.선천적으로폐가약해서평생병고에시달린스티븐슨은어린시절부터이야기쓰기를좋아했다.에든버러대학교에서부친의권유로법학을공부했지만,정작본인은작가의삶을택했다.유럽을여행하며문인들과의교류를넓혔고,여행기와시,수필,소설을다수발표했다.미국여성패니오즈번을만나1880년결혼했다.『게으른자를위한변명』(1881),『보물섬』(1883),『어린이의시정원』(1885)을출간했으며1886년『지킬박사와하이드씨』의발표로첫성공을거두었다.1890년남태평양제도를여행하던중질병이악화되어사모아섬에정착했으며1894년에뇌출혈로사망했다.그의최고걸작이었으리라고평가되는미완성유고『허미스턴의위어』가1896년출간되었다.

목차

1부인생을위한준비
게으른자를위한변명
엘도라도
세겹의놋쇠
심술궂은노년과청춘

2부사랑과결혼의미로
1장
2장
3장사랑에빠지는것에관하여
4장교제의진실성

3부삶의양면
목신의피리
남쪽여행
도보여행

4부일상의단면
영국제독
레이번의초상화
아이의놀이
가스등을위한간청

연보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진정한행복은어떻게시작하는가의문제이지어떻게끝내는가의문제가아니다.우리가무엇을원하는가의문제이지무엇을소유하는가의문제가아니다.-?본문에서

▶사자는동물의왕이지만집안의애완동물로는적합지못하다.마찬가지로사랑은지나치게격렬한열정이라서어떤경우에도가정에적절한감정은아니라고생각한다.-?본문에서

▶열심히공부하고일해서성공하라는것이불문율로통용되는사회에서게으름을부리라는권고는허튼소리로들리기마련이다.그러나스티븐슨이역설한게으름이란아무일도하지않는것이아니라정규교육과정이나사회의지배적규범에서인정되지않는일을하는것이다.젊으나늙으나인간은모두“마지막유람중”이고,젊은시절에는삶에열린자세로실험하고모험하는것이가장신중한일이다.-?「옮긴이의말」에서

『게으른자를위한변명』의원제는VirginibusPuerisque로,“젊은이들을위하여”라는뜻의라틴어다.스티븐슨자신이살며느낀바를진솔하게후배에게전달하는친근하기그지없는산문들의모음으로,이번쏜살문고판에서는그중에서도작가의인생관이가장잘스며든산문의제목으로써소개한다.이미『지킬박사와하이드』,『보물섬』등모험소설로우리나라에서도높은인기를구가하는스티븐슨이지만,산문집으로는국내첫번역이다.『게으른자를위한변명』은19세기최고의이야기꾼으로불리며브레히트와프루스트,헤밍웨이등수많은후배작가에게칭송받았던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의섬세한문체는물론,인생진면을꿰뚫는통찰과혜안을음미할기회를선사한다.


“우리는창문이많이달린집이다.”
“우리는삶(life)이아니라생활(living)을사랑한다.”
꼭필요한장식으로수놓아진미문의향연

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의별명은‘이야기꾼’이었다.아서코넌도일은그를“가장강력하고유능한스토리텔러”라고극찬한바있고,스티븐슨이말년을지낸사모아섬의주민들은그를Tusitala(투시탈라,이야기꾼이라는뜻)라는자기들의말로애정을담아불렀다.그의문장에대한재능은접근하기어려운고상한문체에서가아니라,고상함과평이함을넘나드는언어적스펙트럼과절묘한수사에서찾아진다.철학적인주제를일상적으로서술하거나일견닮아보여혼란스러운삶의단면들을적재적소에배치하고분류,대조하는그의논리적인스토리텔링에는혀를내두르게된다.그는속된것을비범한차원으로끌어올리고(“우리가얼마나비장한각오로저녁식탁의일상적위험에맞서는지생각해보라.식탁이야말로역사상어떤전쟁터보다도위험해서아주많은우리의선조들이거기서비참하게뼈를묻었다!”)대수로운것을박소한것으로취급하여문제를푼다.(“병실에서매일죽는것보다는사는듯이살고끝내는편이낫다.”)그리고이러한언어유희에는날카로운칼날보다는능청스러운인간애가숨어있다.
상습적거짓말쟁이가아주정직한사람일수있으며아내나친구들과진실하게살아갈수있다.반면에의례적인거짓말을평생한번도하지않은사람이머리끝부터발끝까지,마음과얼굴모두하나의거짓일수있다.-102쪽에서

거짓말을하지않고대답할수있는상대가거의없다.“날용서할거예요?”사랑하는부인,저는지금껏살아오면서용서의의미를아직깨닫지못했습니다.“우리사이는전과똑같죠?”아니어떻게그럴수있겠어요?그것은끝없이달라지지요.하지만당신은여전히내마음의벗입니다.“날이해해요?”아무도모르죠.타인을이해하는것은거의불가능하다고생각합니다.
-107~108쪽에서

거짓말쟁이가진솔하고,거짓말을모르는사람의인생전체가거짓일수있다는역설에서는“당신의몇가지거짓말은눈감아줄수있으니,내게진실한애정을보여주세요.”라는호소가들려오는듯하다.가족과연인간에오가는흔한우문에대한스티븐슨의현답에서는쾌감이느껴질정도다.우리사이는전과같지않고끝없이달라지지만,여러변수가있음에도여전히서로에게마음의벗이며,타인을이해하기는불가능하지만타인을사랑하고신뢰할수는있다고작가는이야기한다.나아가이러한거짓/진실에대한담론은그의문학론으로도이어진다.“문학의어려움은글을쓰는것이아니라자신이의도하는바를쓰는데있고,그저독자에게영향을주는것이아니라자신이바라는바그대로정확히독자에게영향을주는데있다.”라고한데서허구(fiction)라는도구를통해그가전하려고했던것이능란하게부푼환상이아니라,그저선선한진심이었음을헤아리게된다.


“진정한지혜란늘시의적절한것이고,변화하는환경에서선선히달라지는것이다.”
인생에대한사심없는예찬과젊은이들에게보내는정직한격려

스티븐슨의‘이야기꾼’적면모는발화방식,즉문체에서직관적으로드러나지만,문장의미감을곱씹는중에다가오는인생에대한혜안,즉실속은더욱더놀랍다.스티븐슨에게있어의견이나가치관이란“형성되는과정에있을뿐이고,공들여세운견해도한낱인상에지나지않는다.”다만이렇게시시때때로바뀌고가변적인것이므로무게가덜나가는만큼무시해도좋다는속편한회의주의로귀결하지않고,“시의적절한”지혜를탑재하고“변화하는환경에서선선히”달라지자는젊은이다운용기를그는청유한다.“어린아이였을때는장난감을좋아하고,젊은시절을모험적이고명예롭게이끌어가고,때가되어정정하고쾌활한노년에정착”함으로써“인생의훌륭한예술가”가되자고추킨다.이렇듯“힘차고쾌활하게고동친마음은희망찬충동을세상에남겼고인간의전통을개선해왔다.”라는것이다.

게으른자는,미안한말이지만전혀다른삶을그려낸다.그는시간을들여제건강과정신을보살폈다.무엇보다도야외에서많은시간을보낸것이몸과마음에유익했다.(……)분주한습성때문에고통받는사람은그자신만이아니다.그의아내와아이들,친구와친척,기차에서옆자리에앉은사람도고통을받는다.인간이자기일이라고부르는것에대한지속적헌신은다른것들을지속적으로소홀히해야만유지될수있다.-15~17쪽에서

유행하는슬로건을입에올리는것은의견을품은것과다르고,의견을스스로구축한것과는더더욱다르다.사람들이뭔가주장한답시고내뱉는이런슬로건이세상에는너무많다.이런슬로건은지적인논박으로통용되고,많은점잖은사람들이오직이런슬로건에기대어살아간다.(……)물론세상은수많은면에서전적으로옳다.하지만이사실을확신할수있으려면조금은혹독한시련을받아야한다.그러면서뭔가를하고,뭔가가되고,뭔가를믿어야한다.(……)나는사회주의의동화처럼아름다운이야기에대한믿음을잃은후에도살아있음을그리자랑스럽게여기지않는다.-45~47쪽에서

모든실수는현재의진실이불완전함을진술하는강력한방식이다.젊은이의어리석은행동은아기나젖먹이의당혹스러운질문못지않게건전한이성에바탕을두고있다.그들의반사회적인행동은우리사회의결함을가리킨다.-55쪽에서

그의젊은이에대한이해와응원은,자신은늙었고자신은젊은이를지나왔고젊은이는타인이자대상이기때문이아니다.그는「아이의놀이」에서아이의사고방식을면밀히관찰하면서,다른아이들보다도어린스티븐슨을대면한다.자기유년의기억을불러오고어린이의시선에이입하여오히려어른인자신을대상화해보는노력을벌인다.사회에서유망전도한청년,이어산업역군으로서제몫을다하는장년이지속적으로다른가치들을소홀히하게되리라는위험을알려주는것은스티븐슨역시“사회주의의동화처럼아름다운이야기에대한믿음을잃은후에도살아”있기때문이고,그사실이그리자랑스럽지않기때문이다.그리하여젊은이의반사회적(反社會的)인,적어도반사회적(半社會的)인면모가“우리사회의결함을가리킨다.”라는스티븐슨의통찰은관념적인위선으로다가오지않는다.그가게으른자를위해변명하는것은게으른자가“달아나도록가르치”고싶어서가아니라,“한층조심하며행군할수있”게돕고싶은까닭에서다.희망찬사람은“최고의기품과미덕에당장도약할수없어서분개”하는반면신뢰하는사람은제나약함을의식하면서한해가오고갔어도명예를조금이나마지켜냈다는데긍지를느낀다.스티븐슨은자신과자신의인생과자신의인생후배들에게미숙한기대(희망)이아니라성숙한신뢰(믿음)를품는다.“가만히앉아사색하고,욕망없이여자들의얼굴을기억하고,질투심없이타인의위대한행위를떠올리며,공감속에서모든것이되어보고,어디에든가보지만자신이있는곳과자기존재에만족하는것”,이것이스티븐슨이얘기하는게으른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