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친구

두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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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른 인간과 질긴 인간애, 생의 단면으로 생의 전면을 묘파하는 눈부신 단편들. 봄날 아침 10시경 새로 태어난 듯 산뜻한 태양이 조용한 강물 위로 엷은 물안개를 흘려보내고, 이들 두 낚시광의 등에 따뜻한 봄볕을 내리쬘 때면 모리소는 옆 사람에게 말하곤 했다. “아! 날씨 참 좋다!” 그러면 소바주는 “이보다 좋은 건 없을걸요.” 하고 대답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데는.?―「두 친구」에서

단편의 귀재로 익히 알려져 있는 기 드 모파상의 300여 편에 이르는 작품 중 옮긴이 이봉지가 가려 뽑은 열네 편 단편 소설이 담긴 선집이다. 금번 모파상과 조우하게 된 독자는 쏜살판 『두 친구』를 방대한 모파상 세계로의 진입로로, 오랜만에 접한 독자는 모파상 노스탤지어로의 열쇠로 삼기를 권한다. 『두 친구』는 자연주의나 사실주의라는 이름 너머로, 무감해 보이는 문체 이면에 깊게 자리한 인간애와 인간 삶에 대한 통찰, 때로는 신비주의적인 작풍 등 모파상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음미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

기드모파상

기드모파상GuydeMaupassant은1850년프랑스노르망디에서태어났다.12세때어머니와해변별장으로이사하여자유분방한유년기를보냈다.학창시절에는외삼촌의친구였던플로베르에게문학수업을받았다.파리에서법률을공부하다가1870년보불전쟁이발발하자자원입대했다.종전후에는플로베르의소개로여러문인과친분을쌓았으며,졸라가주축이된자연주의작품집『메당의저녁』에「비곗덩어리」를발표하여작가역량을인정받았다.등단이후10년간300여편이넘는작품을써내며플로베르,졸라와더불어19세기프랑스를대표하는소설가로자리매김했다.흔히자연주의작가로소개되나,페시미즘의정서를시적인문체와현대적감각으로표현해낸인물이다.신경질환을앓던모파상은1892년자살을기도했다가실패하고1년뒤파리교외에서숨을거두었다.

목차

두친구
비곗덩어리
시몽의아빠
피크닉
침대
고해성사
목걸이
전원에서
머리채
유산
집팝니다
산장
구멍
안락사용안락의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말:왜이작품을소개하는가?
모파상이다루는소재들은모두양가적속성을지니나,이는역설을위한장치라기보다는삶에대한인식자체다.모파상문학속삶은값지고애틋하나,개인의노력이나능력여하와관계없이급변하고인간을괴롭히거나죽음으로내몬다.「두친구」의주인공둘은눈빛만으로도소통하는지음(知音)이지만,보불전쟁의하수상한시국탓에즐기던낚시를감히못한다.하루는용기내보는데,프로이센군에게잡히면어쩔까하는모리소의불안에소바주는“상황을가리지않는파리사람특유의...
■편집자의말:왜이작품을소개하는가?
모파상이다루는소재들은모두양가적속성을지니나,이는역설을위한장치라기보다는삶에대한인식자체다.모파상문학속삶은값지고애틋하나,개인의노력이나능력여하와관계없이급변하고인간을괴롭히거나죽음으로내몬다.「두친구」의주인공둘은눈빛만으로도소통하는지음(知音)이지만,보불전쟁의하수상한시국탓에즐기던낚시를감히못한다.하루는용기내보는데,프로이센군에게잡히면어쩔까하는모리소의불안에소바주는“상황을가리지않는파리사람특유의익살을섞어”“생선튀김이나대접”하겠다고우스개를부린다.그러나농담은실로이루어지고,생선튀김은다름아닌자신들이된다.“온순하지만식견이좁은”이들이생선신세가되는비극적인풍경을모파상은동화처럼그려낸다.총구가불을뿜자“소바주는코를땅에박고쓰러”지며“좀더키가큰모리소는잠시움칠거리다가빙그르돌아하늘로얼굴을향한채친구의몸위로비스듬히쓰러”진다.물고기처럼포개지는“두친구”의모습이눈에선하다.
이책에는유산계급의소시민적동지의식을풍자한「비곗덩어리」나허영과가난사이에서저울질하던여성의우연한오인을다룬「목걸이」같은유명한작품외에도,「시몽의아빠」,「피크닉」,?「전원에서」,「산장」,「머리채」등다소생소하나하나같이기대를저버리지않는수묘한작품여럿이수록되었다.특히「시몽의아빠」는망치를내려치는순수하고강한삶의에너지,자연스러운삶에대한동경이고스란히전해지는작품이다.
망치소리는만족스러운듯힘차고즐겁게들렸다.축제날여러종소리중에서성당의제일큰종이내는소리가가장두드러지듯이,필리프의망치소리는다른사람들의망치소리를누르고매순간귀가멍해질정도로힘차게이어졌다.사방으로튀기는불꽃속에선그는눈빛을번쩍이며정열적으로쇠를별렀다.???「시몽의아빠」에서
비극적운명과억압적인사회를배경으로찰나의눈부신교감(「두친구」)과순간의충만한영화(榮華)(「목걸이」)를모자람없이그려내는모파상의재능은문학상공로랄만하다.「머리채」의마지막대사“인간에게는모든게가능하답니다.”에서보듯,뜻대로되지않는인생이지만,한편무엇이든뜻대로할수있는문학이라는나무랄데없는도구와,그것을자유자재로휘두르는인간이있다.포레스티에부인의가짜목걸이같은모파상의가짜(fiction)를빌린덕분에우리는진짜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