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뀌 먹는 벌레

여뀌 먹는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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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별일 아니다. 그녀와 결혼하고부터 이 긴 세월 동안, 그는 어떻게 이혼해야 할지 하는 문제만을 계속 고민하며 살아왔다. 헤어지려는 일념밖에 없는 남편이었다. 문득 그렇게 생각하니, 스스로의 냉혹한 모습이 가나메 자신에게도 생생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는 아내를 사랑해 주지 못하는 대신 모욕감만큼은 결코 느끼지 않도록 항상 신경을 썼지만, 여자한테 그런 배려가 가장 커다란 모욕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창부든 현모양처든, 억척스럽건 얌전하건 간에, 이런 남편을 둔 아내의 쓸쓸함은 도대체 누가 어찌 견뎌 낼 수 있다는 말인가. -본문에서
저자

다니자키준이치로

일본의소설가.1886년일본도쿄에서태어났다.메이지말기부터쇼와중기까지왕성한작품활동을하며다방면에걸쳐문학적역량을과시한작가로,노벨문학상후보에수차례지명되는등일본뿐아니라국제적으로도높은평가를받았다.탐미주의적색채를드러내며여성에대한에로티시즘,마조히즘등을극도의아름다운문체로탐구하였다.한평생작풍이나제재,문장,표현등을실험하며다채로운변화를추구하였고,오늘날미스터리,서스펜스의선구가되는작품이나활극적역사소설,구전ㆍ설화문학에바탕을둔환상소설,그로테스크한블랙유머,고전문학연구에이르기까지뚜렷한족적을남겼다.1965년,신부전과심부전으로사망하였다.

목차

그첫번째
그두번째
그세번째
그네번째
그다섯번째
그여섯번째
그일곱번째
그여덟번째
그아홉번째
그열번째
그열한번째
그열두번째
그열세번째
그열네번째
연보

출판사 서평

■편집자의말
쏜살문고‘다니자키준이치로선집’의네번째작품『여뀌먹는벌레』는일본문학계최대의스캔들이라불리는‘오다와라사건’의내막과다니자키문학의코페르니쿠스적전회라일컬어지는‘고전세계로의회귀’가결정적으로드러나는전무후무한‘문제작’이다.1920년무렵부터다니자키와첫아내지요(千代)사이의불화가거세지고,이때사토하루오(시인·소설가)가두사람을중재하다가지요를동정하게되면서일종의삼각관계를이룬다.다니자키는사토에게아내와이혼하겠노라고,지요의앞날을막지않겠노라고호언하지만결국당초의약속을파기하면서다니자키와사토는‘절교’하게된다.‘성적취향’이맞지않으므로부부가이혼한다는발표조차1920~1930년대의정서로서는굉장한충격이었는데,심지어아내가친구와재혼하도록공공연히장려함으로써상당한논란을불러일으켰다.10년후끝내다니자키와지요가이혼하고,사토와지요가재혼함으로써‘스캔들’또한일단락되는듯보였으나,그에앞서(1929)다니자키가유명신문에『여뀌먹는벌레』를연재,즉‘다니자키-지요-사토’의관계를소설형식으로‘보도’함으로써다시한번커다란파문을일으켰다.여러논란과송사에휩싸인작품임에도불구하고,『여뀌먹는벌레』는작가의가장개인적인고백이자다니자키문학의분수령으로서여전히중요하게다뤄진다.특히이작품은『만(卍)』과함께,1924년다이쇼모더니즘의결정체라할수있는『치인의사랑』이후,다니자키가전통문화의숨결을간직한간사이지방으로돌아서는과정을뚜렷이보여준다.활동사진(영화)에대한관심이분라쿠등일본전통예능으로옮겨가고,다니자키문학의핵심이라할수있는에로티시즘의양상도‘모던’에서‘고전’으로급격히변화한다.
오사카에거주하는가나메와미사코는슬하에외동아들(히로시)을둔평범한부부다.겉으로보기에는지극히‘평범’해보이지만,실상‘보통’의부부라하기에는적잖이기묘하다.가나메는자신의취향을잘이해해주고,가정을잘돌보는데다세련된외모의아내미사코가싫지만은않다.미사코또한별탈없이집안을꾸리고,아들과장인을성심껏챙기며여전히숙맥같고철부지같은남편가메나가밉지않다.그러나둘사이에냉기가자리한지는꽤오래되었다.서로가서로에게나무랄데없는동거인이지만,사랑을나누는부부로서는완전히실패했다.다만세간의눈이무서워서,아들히로시가가여워서,무시무시한정때문에차마입밖으로‘이혼’을거론하기가비참해서둘은오로지침묵한채앞으로나아가지도,뒤로물러서지도못하고있다.하지만세월이흐를수록,아내미사코도남편가나메도각자정부(아소와루이즈)를둔채거짓부부를연기하는생활이차차거북하고고통스러워진다.정녕쓰디쓴여뀌도‘즐거이’먹는벌레가따로있다고했던가?(‘여뀌먹는벌레’는우리말의‘짚신도제짝이있다.’에해당한다.)이때이혼경험이있는,가나메의사촌히데오가중재에나서지만역시나부부문제는아내와남편두사람밖에모르는수수께끼다.결국전통예능에심취한,조금은독특한취미를지닌장인에게까지미사코와가나메의불화가알려지고,두사람의번민은더욱깊어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