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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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증유의 문학 세계를 개척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을 만나다!
1966년 창립된 출판사 민음사의 로고 ‘활 쏘는 사람’의 정신을 계승한 총서 「쏜살 문고」. 한 손에 잡히고 휴대하기 용이한 판형과 완독의 즐거움을 선사해 줄 200쪽 안팎의 부담감 없는 분량, 세월에 구애받지 않는 참신한 디자인으로 우리가 익히 알지만 미처 읽어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작가들의 눈부신 작품들을 만나본다.

이번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은 육십여 년에 이르는 문학 역정 내내 경이로운 우주를 펼쳐 보이며 왕성하게 활동한 대작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문학을 한눈에 음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정교하고 우아한 문체 탓에 번역하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작품을 국내 최고의 번역가들이 모여 우리말로 옮겼다. 더불어 책의 표지는 이빈소연 일러스트레이터가 총책을 맡아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치명적이고 농염한 문학 세계를 독특하고 섬세한 이미지로 풀어냈다. 선집 열권의 표지를 한데 모으면 한 폭의 병풍 그림이 되는 것 또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

「다니자키 준이치로 선집」의 여덟 번째 권 『열쇠』는 거장조차도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시기에 돌연 이제껏 고수해 온 형식과 주제, 문체까지 전부 타파하며 다시금 문단의 정중앙을 조준한 야심작이자 일반 독자부터 비평가, 심지어 정계에 이르기까지 외설 문제로 씨름하게 한 문제작이다. 일생 동안 에로티시즘을 탐구한 다니자키의 문학 중에서도 유독 도발적이고 대담한 주제를 적나라한 문체로 그려 낸 작품이며, 일기 형식이 주는 관음증적 충동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릴러 구성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독서 경험을 선사해준다.
저자

다니자키준이치로

지은이:다니자키준이치로(谷崎潤一郞)
일본의소설가.1886년일본도쿄에서태어났다.메이지말기부터쇼와중기까지왕성한작품활동을하며다방면에걸쳐문학적역량을과시한작가로,노벨문학상후보에수차례지명되는등일본뿐아니라국제적으로도높은평가를받았다.탐미주의적색채를드러내며여성에대한에로티시즘,마조히즘등을극도의아름다운문체로탐구하였다.한평생작풍이나제재,문장,표현등을실험하며다채로운변화를추구하였고,오늘날미스터리,서스펜스의선구가되는작품이나활극적역사소설,구전.설화문학에바탕을둔환상소설,그로테스크한블랙유머,고전문학연구에이르기까지뚜렷한족적을남겼다.1965년,신부전과심부전으로사망하였다.  

옮긴이:김효순
고려대학교일문과와같은대학원을졸업하고쓰쿠바대학교문예언어학과에서박사학위를취득하였다.현재고려대학교일본연구센터에서식민지시기일본어로번역된조선문예물을연구하고있다.옮긴책으로『책을읽는방법』,『쓰키시마섬이야기』등이있다.지은책으로는『제국의이동과식민지조선의일본인들』,『동아시아문학의실상과허상』,「한반도간행일본어잡지에나타난조선문예물번역에관한연구」(중앙대학교일본연구소,『일본연구』제33집),「1930년대일본어잡지의재조일본인여성표상-『조선과만주』의여급소설을중심으로」(동아시아일본학회,『일본문화연구』제45집)등이있다.  

목차

열쇠
연보

출판사 서평

문고속또하나의우주,
쏜살문고로만나는대문호다니자키준이치로의문학세계


“뻔뻔하고대담한작가.만약그가좀더살았더라면분명노벨문학상을탔을것이다.”가라타니고진(사상가,비평가)

“다니자키준이치로가없는일본문학은꽃이없는정원일뿐이다.”에드워드사이덴스티커(문학연구가,번역가)

“그저탄식할뿐!다니자키의작품은더할나위없는걸작이다.”가와바타야스나리(소설가,노벨문학상수상자)

“다니자키는천재다!”미시마유키오(소설가)

“다니자키준이치로는‘국민작가’라할만하다.나는그처럼문장력이뛰어난작가를사랑한다.”무라카미하루키(소설가)

2016년여름,‘쏜살문고’의첫권이출간된이래지금까지서른세권의책이출간되었다.이년여의시간동안,소규모오프라인서점과출판사의상생을도모한‘쏜살문고×동네서점프로젝트’(2017~2018),책의물성을실험한‘쏜살문고워터프루프북’(2018)에이르기까지문고판도서의활성화뿐아니라다방면에서참신한도전을이어왔다.올2018년에는‘문고속의문고’를기치로하여,지금껏좀처럼시도된바없는‘문고판작가선집’을착실히꾸려세상에선보인다.
‘쏜살문고다니자키준이치로선집’은노벨문학상수상자가와바타야스나리를필두로,미시마유키오,가라타니고진등일본문학의주요인사들이앞다투어상찬한작가이자단한사람의작품세계라고는믿기지않을만큼다양한문체와주제,형식을넘나들며현대문학의지평을확장한다니자키준이치로의문학을,데뷔작에서부터말년의대표작,엄선해엮은에세이에이르기까지한눈에살펴볼수있도록준비한,전체열권규모의‘작가선집’이다.
다니자키준이치로는노벨문학상을수상한가와바타야스나리,오에겐자부로그리고세계적규모의인기작가무라카미하루키에비하면다소생소한인물일지도모른다.그러나다니자키는“좀더살았더라면분명노벨문학상을탔으리라.”라는세간의평가대로,당대가장널리알려진일본작가였을뿐아니라,실제로노벨문학상후보에여섯차례넘게지명되는등비평면에서도뛰어난성과를이룩한문학가였다.이러한대외적평가말고도,다니자키준이치로는여러모로주목해볼만한작가다.그는어렸을때부터‘천재’라불리며,다방면(중학생시절에쓴비평문으로벌써이름을널리알렸으며,문학뿐아니라다양한과목에두각을드러냈다고한다.)에재능을보였다.특히나언어감각이탁월했던다니자키는거미가긴긴실을자아내듯극도로정교하고아름다운문장으로이야기를써내는데에주저함이없었다.그의천부적인문재(文才)는세월의흐름에따라한층정려(精麗)해져,한어와아어(雅語,일본고전문학에쓰인고급한언어),시의성있는속어와다양한방언에이르기까지한작품을쓰면서도마치여러작가가머리를맞댄것처럼거침없이넘나들었다.그뿐아니라,주제면에서도수천가지빛깔로분광하는스펙트럼처럼다채로운면모를보여줬다.한평생에로티시즘,마조히즘,페티시즘과같은자신의주요관심사를기본적으로유지하면서도,역사소설,풍자소설,미스터리와서스펜스,일본고전설화,낭만적인로맨스와메타소설을연상하게하는파격적인형식까지시도하며놀랍도록변화무쌍한행보를이어나갔다.

쏜살문고_다니자키준이치로선집작품목록

소년다니자키준이치로|박연정외옮김
금빛죽음다니자키준이치로|양윤옥옮김
치인의사랑다니자키준이치로|김춘미옮김
여뀌먹는벌레(근간,2018년12월출간)다니자키준이치로|임다함옮김
요시노구즈다니자키준이치로|엄인경옮김
무주공비화(근간,2018년12월출간)다니자키준이치로|류정훈옮김
슌킨이야기다니자키준이치로|박연정외옮김
열쇠다니자키준이치로|김효순옮김
미친노인의일기다니자키준이치로|김효순옮김
음예예찬(근간,2018년12월출간)다니자키준이치로|김보경옮김

이번‘쏜살문고다니자키준이치로선집’은,육십여년에이르는문학역정내내경이로운우주를펼쳐보이며왕성하게활동한대작가의작품세계를일대기적으로조망할수있게끔열권의책을마련해구성하였다.다니자키의전작품을예고하며장차싹틀모든맹아를품은데뷔작「문신」(『소년』에수록)부터초기대표작『치인의사랑』,새로운전기를마련한『여뀌먹는벌레』(근간),『요시노구즈』,그리고후기를대표하는작품이자틴토브라스등해외거장들의격찬을받은에로티시즘문학의절정『열쇠』,작가의고유한미학을들여다볼수있는에세이집『음예예찬』(근간)에이르기까지,다니자키준이치로의문학을한눈에음미할수있다.한편정교하고우아한문체탓에번역하기가까다롭기로유명한다니자키의작품은,고려대학교일어일문학과명예교수김춘미선생의진두지휘아래,고려대학교글로벌일본연구원및고려사이버대학교교수진,고단샤에서수여하는‘노마문예번역상’에빛나는양윤옥선생까지국내최고의번역가들이모여우리말로옮겼다.더불어책의표지는이빈소연일러스트레이터가총책을맡아다니자키준이치로의치명적이고농염한문학세계를독특하고섬세한이미지로풀어냈다.해당‘선집’열권의표지를한데모으면한폭의병풍그림이되는것또한놓칠수없는즐거움이다.그리고본문은새로출시될산돌정체로디자인하여,그야말로읽고보고모으는재미를모두충족시킬수있도록했다.
미증유의문학세계를개척한다니자키준이치로의작품들을통해우리나라독서계의폭과깊이가진일보하기를바라본다.

열쇠

나는올해부터그동안주저하며쓰지못했던내용까지일기에적어두기로했다.지금까지는성생활이나아내와의관계에대해서는너무자세히쓰지않으려고했다.아내가이일기장을몰래읽고화를내지는않을까걱정했기때문이었는데,올해부터는그런걱정을하지않기로했다.아내는분명히이일기장이서재의어느서랍에들어있는지알고있을터다.고풍스러운교토의유서깊은집안에서태어나봉건적인분위기에서자란그녀는여전히구폐같은도덕을중시하는면이있고,그것을자랑스러워하는경향마저있다.그런아내가설마남편의일기장을훔쳐볼리없겠지만,반드시그렇지만은않으리라는생각이들었기때문이다.앞으로상례를깨고부부생활에관한이야기를빈번히드러낸다면,그녀가과연남편의비밀을캐내고싶은유혹을견뎌낼수있을까?-본문에서

■편집자의말

쏜살문고‘다니자키준이치로선집’의여덟번째권은『열쇠』다.『겐지이야기』를현대일본어로옮기며간사이시대(일본고전문학으로의회귀)를총결산한다니자키는2차세계대전을경유해,마침내자신의말기문학을펼쳐보이기시작한다.『열쇠』는거장조차도매너리즘에빠지기쉬운시기에돌연이제껏고수해온형식과주제,문체까지전부타파하며다시금문단의정중앙을조준한야심작(가라타니고진,“다니자키준이치로는이작품으로화려하고도완벽하게부활했다.”)이자일반독자부터비평가,심지어정계에이르기까지‘외설문제’로씨름하게한문제작이다.프랑스심리소설의걸작이자서간체문학의정수,라클로의『위험한관계』를방불하게하는일기체형식의독특한작품으로,권태기에이른중년부부가비밀스럽게서로일기를남기며상대의정신과육체를쥐락펴락하는대단히아슬아슬하고도교묘한소설이다.한편남편과아내의일기를교차시키며,마치실제로두사람이글을쓴것처럼완전히다른문체를구사하는다니자키의문재(文才)는,그야말로감탄스러울따름이다.
『열쇠』(1956)는대학교수인초로의남편과팜파탈의매력을잠재한양갓집출신의아내가정월부터각자일기를쓰는것으로시작한다.두사람은지금까지일기를써오기는했으나단한번도‘부부관계’에대해서만큼은언급한바가없는데,마침권태기에이르자이모든상황을일소하고자비밀스럽게,그러면서도공공연하게성생활을둘러싼진심을털어놓기에이른다.부부는서로상대의일기를훔쳐보지않겠노라다짐하지만,그런한편당장에라도각자자신의읽기를훔쳐봐달라고유혹을한다.언뜻보기에점잖고교양있어보이던대학교수부부는점차그윽한위스키와끓어오르는성욕,급기야위험한유희에탐닉하게되고,여기서그들주변을맴도는딸도시코와그녀의애인기무라까지합세해세상사람들을까무러치게할만한일들을더욱충동질한다.일생동안에로티시즘을탐구한다니자키의문학중에서도유독도발적이고대담한주제를적나라한문체로그려낸작품이며,일기형식이주는관음증적충동과반전에반전을거듭하는스릴러구성은독자들에게새로운독서경험을선사하기에부족함이없다.더불어만년의다니자키가관심을기울인노화(신체적노쇠)와죽음의풍경이서서히고개를들기시작한작품으로서도반드시주목해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