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 아니 에르노 소설 - 쏜살문고

사건 : 아니 에르노 소설 - 쏜살문고

$10.80
Description
‘지금 이곳’에 꼭 필요한 책을 만나다!
1966년 창립된 출판사 민음사의 로고 ‘활 쏘는 사람’의 정신을 계승한 총서 「쏜살 문고」. 한 손에 잡히고 휴대하기 용이한 판형과 완독의 즐거움을 선사해 줄 200쪽 안팎의 부담감 없는 분량, 세월에 구애받지 않는 참신한 디자인으로 우리가 익히 알지만 미처 읽어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작가들의 눈부신 작품들을 만나본다.

이번 「여성 문학 컬렉션」은 지난 삼여 년의 시간 동안 면밀히 기획해 온 것으로, 우리 출판계가 마땅히 주목하고 기억해야 할 여성 문학의 멋진 신세계를 차례로 펼쳐 보이고자 한다. 여성의 육체를 둘러싼 내밀한 경험, 여성의 성장과 자아실현을 위한 이야기들, 여성 억압의 역사 속에서 수난당해야만 했던 고통의 서사, 여성이 여성으로서 털어놓을 수 있는 자기만의 소리 등 우리 세계의 지평을 확장하기 위해, 매서운 분투 속에서 생존한 여성 문학을 새로이 기념하고자 한다.

자전적 탐구와 사회 과학적 방법론을 결합한, 자신의 민낯을 명징하게 낱낱이 보여 주는 독보적인 글쓰기로 프랑스 문단의 가장 중요한 작가로서 군림하고 있는 아니 에르노의 용기 있는 고백록 『사건』. 같은 섹스, 같은 임신에 대해서도 남성과 여성을 가르는 이중 잣대가 존재하고, 법은 불가피하게 임신 중절을 해야만 하는 여성들을 죽음으로 내몰며 타락한 여자로 낙인을 찍는다. 늘 그래 왔듯 임신 중절이 나쁘기 때문에 금지되었는지, 금지되었기 때문에 나쁜지를 규정하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우리는 법에 비추어 판단했고, 법을 판단하지는 않았다는 저자의 고발처럼, 이 책은 ‘임신 중절’이 여전히 법적 문제로 남아 있는 우리나라에 현재 진행형의 화두를 던진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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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아니에르노

1940년9월1일프랑스릴본에서태어나노르망디이브토에서성장했다.프랑스작가이자문학교수이다.루앙대학교에서문학을공부한뒤중등학교교사,대학교원등의자리를거쳐문학교수자격을획득했다.자전적요소가강한그녀의작품들은사회학과밀접한관계를이루고있다.유년시절과청소년기를노르망디의소읍이브토Yvetot에서보냈고,노동자에서소상인이된부모를둔소박한가정에서태어났다....

출판사 서평

현대프랑스문학의거장,
‘칼같은글쓰기’의작가아니에르노의용기있는고백록

자전적탐구와사회과학적방법론을결합한,자신의민낯을명징하게낱낱이보여주는독보적인글쓰기로프랑스문단의가장중요한작가로서군림하고있는아니에르노의용기있는고백록『사건』이‘민음사쏜살문고’로출간되었다.격렬한성적체험과무분별한욕망을여과없이드러내보이며전세계문단에적잖은충격을안겨준『단순한열정』,『탐닉』을비롯하여아버지와어머니의삶과죽음을냉철하게회고한『남자의자리』와『한여자』,프롤레타리아가정에서태어난자신의운명과거기서벗어나고자분투하는부끄러운내면을생생하게그려낸『부끄러움』,이미한편의작품을넘어하나의문학적사건으로기록된『세월』로프랑스유수의문학상은물론,2019년맨부커국제상최종심에도오른‘아니에르노’의이름은우리독자들에게도그리낯설지않다.

문단에등장한이래끊임없이자신을고백해온아니에르노이지만유독『사건』만큼은끝끝내이야기하기가고통스러웠다고털어놓았다.『사건』의‘사건’이라할수있는‘어떤경험’,즉임신중절체험을모조리,일말의과장이나오류없이샅샅이고백하기란아무래도불가능하게여겨졌기때문이다.그래서작가는법이금지하고범죄로낙인찍은임신중절이‘여성의선택’이될때까지기다려야만했다.그러고나서도한참의시간이흘러,그저일상적으로성병검사를받던바로그순간에,불현듯이벼락처럼,임신중절을해야만하는임신상태에내몰려있던이십대의자신이불쑥나타난것이다.결국에르노는과거의일기를다시끄집어냈고,그때방황했던장소들,무심하게흐르던음악을맹렬하게다시마주하며“생리가시작되기만을”간절하게소망하던절망적인시간속으로거칠게휩쓸려들어간다.섹스는자신과보르도출신남학생모두의몫이었지만,예상치못한사고처럼찾아든‘임신’은오로지여성만의굴레였다.작가는,섹스를할때는자신도남자와다를바없다고느꼈지만임신을하고나서야자신이“여자라는사실”을절절히깨닫게되었다고회고한다.보수적이고신앙심깊은부모에게털어놓을수도없는상황에서,화자는절박한마음에평소자유연애를지지하고여성인권에민감한친구들을찾아간다.그러나그들조차도‘임신중절’을예외적인사건이라치부하며내심깔보는태도를내보인다.심지어도움을청한한남성으로부터는(이미임신을했으니)‘어차피임신할걱정이없는여자’라는취급까지받아가며성추행을당한다.

모두가이일(임신중절)을알고있음에도절대입밖으로는꺼내지않는다.같은섹스,같은임신에대해서도남성과여성을가르는이중잣대가존재하고,법은불가피하게임신중절을해야만하는여성들을죽음으로내몰며타락한여자로낙인을찍는다.마침내아니에르노는제도가보호하지않는‘임신’과‘중절’이신분추락,학업실패따위를명백하게암시하는기호임을깨닫고,목숨을저당잡힌채뜨개질바늘을,불법시술사의탐침관을자신의성기속으로밀어넣는다.“늘그래왔듯임신중절이나쁘기때문에금지되었는지,금지되었기때문에나쁜지를규정하는일은불가능하다.우리는법에비추어판단했고,법을판단하지는않았다.”라는저자의고발처럼,『사건』은‘임신중절’이여전히법적문제로남아있는우리나라에현재진행형의화두를던진다.

이작품을보라!
쏜살문고로만나는여성문학의멋진신세계

여성이마주한세상,
여성이기록한경험,
여성이분투한운명,
문학의새로운지평을만나다

지난2016년7월민음사창립50주년을기념하여‘쏜살문고’의첫책을펴낸이래,이번「여성문학컬렉션」을출간하며총50권을돌파하였다.(「동네서점에디션」및「워터프루프북」등특별판제외.)새로운출판플랫폼을구현하겠다는기치아래,과거‘문고판’도서의틀을쇄신하며작품선정과편집,디자인에이르기까지다채로운도전을이어온‘쏜살문고’가,2019년마침내‘동서고금의여성문학’과함께다시독자들곁을찾았다.

지난삼여년의시간동안면밀히기획해온이번「여성문학컬렉션」은,2016년과2017년사이에출간한「세계문학전집속거장컬렉션」그리고작년에펴낸「다니자키준이치로선집」과마찬가지로‘문고속작은우주’를표방하며,하나의독자적인큐레이션을꾸준히선보일계획이다.2019년11월,「여성문학컬렉션」1차분으로서세상에내놓은이번여섯권의책을디딤돌로삼아,우리출판계가마땅히주목하고기억해야할여성문학의‘멋진신세계’를차례로펼쳐보이도록하겠다.

2016년「세계문학전집속거장컬렉션」의첫권으로출간한버지니아울프의『자기만의방』,2017년21세기페미니즘문학을선도하는작가치마만다응고지아디치에의화제작『엄마는페미니스트』,2018년‘여성적글쓰기(ecriturefeminine)’의정수를보여준마르그리트뒤라스의『글』에이르기까지,‘쏜살문고’속에서매년커다란궤적을그려온여성문학이이번「여성문학컬렉션」을통해거대한성좌로거듭날수있기를기대해본다.

왜지금‘여성문학’인가?

문학은작가개인의기록인동시에,작가의육체와내면을가로지는모든시공간의집적(集積)이자독자와역사가선택하는시대적증거물이기도하다.오랜세월살아남은작품에는저마다가치가있고,우리들은그것을‘고전’이라부르며매순간새로이읽고또기억한다.

오늘날여성작가와여성독자,‘책’을둘러싼문화와산업전반에걸쳐여성의활약이두드러지고있음에도불구하고‘여성고전’이라불리는작품이부족하다는사실에의아함을느꼈다.세상의절반이여성이라면그만큼의‘고전’이우리곁에있기마련이고,더욱이필요하다는생각을거둘수없었다.여성의육체를둘러싼내밀한경험,여성의성장과자아실현을위한이야기들,여성억압의역사속에서수난당해야만했던고통의서사,여성이여성으로서털어놓을수있는‘자기만의목소리’등우리세계의지평을확장하기위하여,매서운분투속에서생존한‘여성문학’을새로이기념하기위하여「여성문학컬렉션」을펴내기로하였다.

‘법이금지한’임신중절경험을극도로정제된문체로용기있게서술한아니에르노의『사건』을필두로,‘무민시리즈’의작가이자북유럽현대문화·예술에커다란족적을남긴토베얀손의작가적재능과인생을관조하는시선이오롯이녹아있는『여름의책』과『두손가벼운여행』그리고한국문학계의거목이자현대우리말로쓰인여성문학의결정적인작품들,강경애의『소금』,박완서의『이별의김포공항』,강신재의『해방촌가는길』까지한자리에모았다.이후버지니아울프,마르그리트뒤라스,히구치이치요,캐서린맨스필드와거트루드스타인등전세계의중요한여성작가와여성문학을지속적으로출간할계획이다.

더불어「여성문학컬렉션」의표지디자인또한빼놓을수없다.민음사에서눈부시게활약해온최정은,최지은,유진아디자이너를비롯하여김린디자이너,박연미디자이너등국내의여성디자이너들이각각표지를맡아주었다.쏜살문고「여성문학컬렉션」의첫독자로서하나하나의작품들과깊이교감한이들디자이너의괄목할만한성과를함께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