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생활의 발견

현대 생활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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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민 사회의 목격자, 산업 문명의 관찰자, 현대 소설의 창시자
오노레 드 발자크가 탐구한 도시 생활자의 기쁨과 슬픔
일하는 인간에게 노동은 죽는 날까지 답을 찾아 헤매야 하는 수수께끼 같은 것이다. 대개 그들의 지루하고 슬픈 삶은, 기껏해야 작은 나무 의자를 하나 얻어서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쓴 딱총나무 아래 자리한 초가집 문간에 앉아 쉬는 것으로 보상받는다. 물론 다음과 같은 불호령을 듣는 두려움에서는 놓여나겠지만 말이다.

“이 양반아, 썩 꺼지지 못해! 거지한테 줄 거라곤 월요일밖에 없어!”

이 모든 불행한 사람들의 삶은 뒤주 속에 얼마만큼의 빵이 있는가에 의해 좌우되며, 인생의 우아함은 궤짝 속에 어떤 누더기가 있느냐로 결정된다. 「우아하게 사는 법」에서
저자

오노레드발자크

오노레드발자크
Honor?deBalzac
1799년프랑스투르에서태어났다.소르본대학교에서법학을공부했으나스무살무렵가족의반대를무릅쓰고문학의길을선택한다.그후십여년동안독서와습작에전념하며경제적으로독립하고자노력한다.하지만사업이연이어실패하면서큰빚에시달리고,급기야글쓰기로연명하게된다.마침내소설『올빼미당원』(1892)으로대중의주목을받기시작하였고,한평생90여편에이르는방대한작품을발표하며「인간희극」이라는세계문학사의걸작을집대성해낸다.1850년오래도록구애해온폴란드귀족에벨리나한스카와결혼하지만,지속적인과로와과식에따른합병증으로같은해8월파리에서사망한다.발자크는생리학적관찰로인간과사회를분석하는사실주의방법론을확립했으며,문학의지평과개념을혁신하고확장시킴으로써현대소설의시조로군림한다.플로베르,졸라,도스토옙스키등후대작가들에게막대한영향을끼쳤으며,『고리오영감』,『외제니그랑데』,『골짜기의백합』,『사라진환상』등무수한걸작을남겼다.

목차

우아하게사는법
발걸음의이론
현대의자극제론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나는발자크에게완전히사로잡혔다.그의작품에서벗어날수없을까봐두렵다.”귀스타브플로베르
“발자크는19세기를창조했다.우리시대는그의소설로부터나왔다.”오스카와일드
“현대소설은발자크로부터시작되었다.”리처드레한
“전근대적세계는발자크로말미암아비로소해체되었다.”롤랑바르트
“천재라는찬사가어울리는작가!”서머싯몸

19세기프랑스사실주의문학을대표하는작가이자‘현대소설’의창시자로평가받는대문호,오노레드발자크의섬세한관찰력과명쾌한통찰력이돋보이는에세이『현대생활의발견』이민음사쏜살문고로출간되었다.한평생90여편에이르는작품을발표하며,「인간희극」이라는장대한규모의총체적문학을기획하였던발자크는,이른바프랑스혁명과산업혁명이후새로이출현한현대사회와대도시문명,그속에서부대끼며아등바등살아가는인간군상,욕망과환멸의풍경을모조리그려내고자하였다.본래발자크는아버지의소망,혹은강요에못이겨법학을공부하였으나좀체흥미를느끼지못하고문예,과학,심지어신비주의에이르기까지다방면에관심을보이며문청의삶을꿈꾼다.마침내습작생활에매진하며작가의길로나서지만,정열적이고성마른성격탓에일확천금을좇기일쑤였고급기야수차례사업을망치면서큰빚에시달린다.그러면서도윌리엄셰익스피어,장자크루소,월터스콧등거장들의작품을동경하며걸작에대한열정을포기하지않았고,자신의방대한관심사와야망을밑천으로틈틈이신문과잡지에글을기고하며훗날대작들의청사진을하나하나그려나간다.
과학기술의비약적발전과산업혁명,그리고‘현대’라는새로운물결은발자크에게도막대한영향을끼친다.그야말로세계가송두리째변하였고,문학또한혁명을기다리고있었다.발자크는이전시대의소설작법을과감히버리고,‘생리학적방법론’을도입해서사회와인간,그사이에빚어지는모든현상을참신한시각에서재구성해낸다.누보로망의기수,알랭로브그리예가“현대소설의개념은모두발자크가창조”했다고지적하였듯이,그는오늘날소설속에서빈번히찾아볼수있는인물(캐릭터),소설적상황,서사구조등의기틀을거의최초로마련하였다.발자크는현대문명의총화,즉대도시에서살아가는신인류를바라보며호기심에사로잡힌다.(과거의신분제사회가붕괴한)대도시공간의인간은언뜻비슷비슷해보이지만각기다른옷차림을하고,저마다특이한동작을취하며,언어에서는뉘앙스가,한차례식사에서조차미묘한취향이더욱강렬한차이를드러낸다.이를테면‘돈’이혈통을압도하는시대(자본주의사회)가도래함에따라,발자크는과학적방법으로자연세계를탐구하고규명하듯,문학의렌즈로새시대의풍경을분석하고기록하고자했다.이것(사실주의소설의대두)은시대적요구이기도했으며,따라서발자크가『결혼의생리학』(1829)을발표(“결혼은인류역사상가장뒤늦게연구된분야다.”)하면서크게주목받았음은필연이었다.당대대중은‘현대’라는시대와‘대도시’라는공간을누구보다이해하고싶어했고,그는천재적기지를발휘하여새로운세계의전형을제시해냈다.(그리고이것은「인간희극」의뼈대이자바탕이되었다.)『현대생활의발견』에수록된세편의에세이,어쩌면생리학적보고서라고할수있는「우아하게사는법」,「발걸음의이론」,「현대의자극제론」또한‘현대’를이해하는데에필수불가결한시야를전해준다.우리가여전히현대를살아가고,계속현대인으로서살아가야하는한발자크의통찰은영원히반짝이리라.

우아하게사는법
발자크는‘우아한삶’이라는주제를19세기정치,경제,사회사와연결하여다루며,생리학적방법론에서영감받은박물학적도식에따라인간을분류한다.그는이글에서사회를세계급,‘일하는인간’,‘생각하는인간’,‘아무것도하지않는인간’으로나누고,거기서다시‘바쁜삶’,‘예술가의삶’,‘우아한삶’이라는세개의존재방식을끌어낸다.
여기서‘바쁜삶’은대부분의사람들이취할수밖에없는,먹고살기위해죽는순간까지돈걱정을하며하루하루버텨야하는생활방식이다.월급의많고적음은결코‘변별의기준’이되지못한다.어쨌든‘일하는인간’은돈에종속되어바쁘게노동해야하기때문이다.그저누더기를걸치느냐,비단옷을입고출근하느냐의차이만있을뿐이다.‘예술가의삶’은굉장히특이한듯보이나,결국노동속에서휴식하고휴식속에서노동할수있다는수준의차이다.마지막으로‘우아한삶’은자본가,유한계급의생활을가리킨다.이들은아무것도하지않으며,다만소비하기만한다.그런데프랑스혁명이후,(기만적이기는하지만명목상)신분제가폐지되었으므로‘아무것도하지않는인간’은혈통적차이대신,감각적뉘앙스로자기존재를드러내기시작했다.그래서탄생한것이바로‘우아한삶’이다.이런조건속에서,의복과옷차림(취향)은상징적권위를가진다.“옷차림은사회적인간이느끼는가장거대한변화며,모든생활방식에강한영향력을미친다.”의복이역사적사건과문명들의상징이듯옷차림은‘사회의표현’이다.만약‘우아한삶’이모든것가운데가장설득력있는하나의스타일이라면옷차림은획일적꾸밈을넘어서“자신의정치적견해를지닌인간,자신의실존에대한텍스트를지닌인간,해독하기어려운상형문자같은인간”의필요조건이자충분조건이된다.이를테면우아함은사물의형이상학(감각의외적표현)이고,신분제가사라진시대의새로운신분증명서인셈이다.

발걸음의이론
발자크는인류역사가시작된이래왜사람들이‘걷기’에관해연구하지않았는지,의문을제기한다.다리아래로흐르는물의양부터천체의운행법칙까지연구했건만왜유독발걸음의원리에대해서는묻지않았는가?작가는‘모든것의존엄성은늘유용성에반비례’하므로,이원리에대한관심이하찮지않음을역설한다.이글의출발점은‘사람마다발걸음이다르다.’이를테면‘발걸음은한사람의특성을말해준다.’라는사실이다.발걸음도표현력을지녔다는점에서일종의관상인셈이다.작가는인간움직임에나타난의미를찾아내기위해대상의미세한동작을관찰함은물론‘생각에대한사랑’을통해정신의한순간을,마치포충망을휘두르듯이포착해내려고한다.
여러한계에도불구하고발자크가관찰한발걸음의양태와그이면에숨어있는원리들의상관관계는상당한인과성을지녔고그추론에도설득력이있다.그는인간의움직임,특히발걸음을분석한뒤,‘급격하고불규칙한모든움직임은악덕이나나쁜교육수준을드러낸다.’라든지‘모든과도한움직임은감탄할만한낭비이다.’라는식으로결론을도출해낸다.「발걸음의이론」에서우리가발자크의재기(才器)에놀라게되는까닭은,인간의모든움직임을관찰하고그대상의특성을추려내는뛰어난분석력에도있지만,무엇보다도찰나의움직임에서어떤특별한의미를찾아내고야마는작가로서의집요함과경이로운발견을눈앞에둔관찰자로서의설렘,‘지적욕망’그자체때문이리라.

현대의자극제론
「현대의자극제론」은19세기프랑스의미식가로알려진브리야사바랭의『미각의생리학(미식예찬)』새로운판본의부록으로출간되었다.발자크는여기서자기경험을바탕으로삼아,동시대의대표적기호식품다섯가지에대한생각을흥미롭게들려준다.그는술(증류주)과설탕,차,커피,담배를현대의대표적기호식품(자극제)이라판단하고,각각의특성과효능,남용을했을때의결과를상세하게전한다.기호식품의과용은인체를끊임없이자극하고,과도한영양을공급하여각기관들을비대하게하며궤멸시키기에,결국때이른죽음을유발하고생식력을파괴한다고보았다.이런사회적해악에도불구하고자극제가유통되고권유되는까닭은세금을걷는세무서의이익,나아가국가의정책(노동자를최대한활용하려는목적)때문이라는점을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