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가꾸는 사람의 열두 달 - 쏜살 문고

정원 가꾸는 사람의 열두 달 - 쏜살 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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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양차 대전의 틈새, 속절없이 허물어지는 세계에서
정원을 가꾼 문학가 겸 정원사 카렐 차페크의 그윽하고도 경쾌한 열두 달 기록

“시월이네, 자연이 이제 누워 잠을 청하는군. ”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러나 정원 가꾸는 사람은 진실을 알고 있지요. 그래서 시월은 4월만큼이나 좋은 달이라고 말할 겁니다. 시월은 첫봄의 달이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땅 밑에서 발아하고 싹을 틔우는 달이거든 요. 숨은 성장과 부푸는 새순의 달입니다. 지표면을 살짝만 파 봐도 이미 제 모양을 다 갖춘 새순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엄지만큼 통통하고 여린 싹과 고군분투하는 뿌리들 이 있지요. 어쩔 수가 없어요, 봄이 왔으니 정원 가꾸는 사람들은 어서 나가서 심어야 지요. - 「정원 가꾸는 사람의 시월」에서

꽃망울이 터지는 순간을, 씨앗이 흙을 뚫고 머리를 디미는 순간을 목격한 적이 있는가? 우리가 애써 공부하는 외국어 실력처럼, 어제는 기었다 오늘은 뛰노는 어린이처럼, 식물은 우리가 보지 않을 때 불쑥 자라곤 한다. 아주 흔한, 그러기에 영원한 식물의 생장이라는 미스터리를 『정원 가 꾸는 사람의 열두 달』만큼 안쓰럽고 우스꽝스럽게 그려 낸 에세이는 없을 것이다. 카렐 차페크는 특유의 풍자와 해학을, 식물에 대한 심오한 애정과 아마추어 정원 애호가로서의 고군분투 경험 담에 녹여 경이로운 산문집을 선물해 주었다. 정원과 식물에 진심인 사람은 물론, 심지어 문외한 이라도 뜨겁고 무해한 열정에 감화될 수밖에 없는 불가항력의 ‘마니아’적 산문집이다. 생명의 가치가 위기를 맞았던 험난한 시대, 엄중하고 무서운 현실 속에서 쓰였다기에 믿기지 않 을 정도의 순전한 애정 가득한 책이다. 차페크는 동시대 같은 언어를 썼던 프란츠 카프카와 달리 전쟁과 포화의 부조리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이라는 휘발성 자 체에서 의미를 찾아 고백한다. 금세 사그라지는 것, 힘없이 짓밟히고 피 흘리는 것, 너무나 짧고 어리석은 삶, 이 유한성과 한계가 사람은 물론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흥미롭고 신비스럽게 만든다 는 사실을 차페크는 열두 달의 부지런히 옷 갈아입는 식물들과 거기 적응하는 평범한 인물의 시 행착오를 통해 보여 준다. 그간 ‘정원사’, ‘원예가’, ‘정원가’ 등 다양한 역어로 옮겨진 바 있던 제목 을 반려식물을 돌보는 모든 평범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춰 ‘정원 가꾸는 사람’이라고 풀어 쓰기로 한 옮긴이의 선택은 필연적이다.
저자

카렐차페크

체코의극작가·소설가.체코가낳은가장위대한작가,G.K.체스터턴보다자유롭고,조지오웰보다낙천적인,체코의몽테뉴(「데일리텔레그래프」).카프카,쿤데라와함께체코문학의길을낸작가로체코SF의대부로불린다.1890년1월9일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보헤미아북동부지역에서태어났다.명문아카데미김나지움을전과목A의우수한성적으로졸업하고프라하카렐대학철학과에입학했다.대...

목차

아담한정원을조성하는법
정원애호가가되는법
정원가꾸는사람의1월
씨앗
정원가꾸는사람의2월
정원가꾸기의기예
정원가꾸는사람의3월
새순
정원가꾸는사람의4월
휴일
정원가꾸는사람의5월
은총의단비
정원가꾸는사람의유월
텃밭채소키우기
정원가꾸는사람의7월
식물학챕터
정원가꾸는사람의8월
선인장숭배에관하여
정원가꾸는사람의9월

정원가꾸는사람의시월
가을의
아름다움
정원가꾸는사람의11월
준비
정원가꾸는사람의12월
정원가꾸는삶

옮긴이의말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양차대전의틈새,속절없이허물어지는세계에서
정원을가꾼문학가겸정원사카렐차페크의그윽하고도경쾌한열두달기록

“시월이네,자연이이제누워잠을청하는군.”사람들은말합니다.그러나정원가꾸는사람은진실을알고있지요.그래서시월은4월만큼이나좋은달이라고말할겁니다.시월은첫봄의달이라는걸아셔야합니다.땅밑에서발아하고싹을틔우는달이거든요.숨은성장과부푸는새순의달입니다.지표면을살짝만파봐도이미제모양을다갖춘새순들을찾을수있습니다.엄지만큼통통하고여린싹과고군분투하는뿌리들이있지요.어쩔수가없어요,봄이왔으니정원가꾸는사람들은어서나가서심어야지요.―「정원가꾸는사람의시월」에서

꽃망울이터지는순간을,씨앗이흙을뚫고머리를디미는순간을목격한적이있는가?우리가애써공부하는외국어실력처럼,어제는기었다오늘은뛰노는어린이처럼,식물은우리가보지않을때불쑥자라곤한다.아주흔한,그러기에영원한식물의생장이라는미스터리를『정원가꾸는사람의열두달』만큼안쓰럽고우스꽝스럽게그려낸에세이는없을것이다.카렐차페크는특유의풍자와해학을,식물에대한심오한애정과아마추어정원애호가로서의고군분투경험담에녹여경이로운산문집을선물해주었다.정원과식물에진심인사람은물론,심지어문외한이라도뜨겁고무해한열정에감화될수밖에없는불가항력의‘마니아’적산문집이다.생명의가치가위기를맞았던험난한시대,엄중하고무서운현실속에서쓰였다기에믿기지않을정도의순전한애정가득한책이다.차페크는동시대같은언어를썼던프란츠카프카와달리전쟁과포화의부조리속에서‘그럼에도불구하고’평범한사람들의평범한삶이라는휘발성자체에서의미를찾아고백한다.금세사그라지는것,힘없이짓밟히고피흘리는것,너무나짧고어리석은삶,이유한성과한계가사람은물론살아있는모든것을흥미롭고신비스럽게만든다는사실을차페크는열두달의부지런히옷갈아입는식물들과거기적응하는평범한인물의시행착오를통해보여준다.그간‘정원사’,‘원예가’,‘정원가’등다양한역어로옮겨진바있던제목을반려식물을돌보는모든평범한사람들에초점을맞춰‘정원가꾸는사람’이라고풀어쓰기로한옮긴이의선택은필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