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 - 쏜살 문고

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 - 쏜살 문고

$10.80
Description
“자연 가까이에 있으면 언제나 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대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숲속 동식물들을 벗으로 둔
영혼의 구도자, 헤르만 헤세의 생명 에세이
나무는 늘 내게 가장 감명을 주는 설교자였다. 나는 나무가 크고 작은 숲에 종족을 이루고 사는 모습을 숭배한다. 나무들이 홀로 서 있을 때 더더욱 숭배한다. 그들은 마치 고독한 사람들 같다. 시련 때문에 세상을 등진 사람들이 아니라 위대하기에 고독한 사람들 말이다. -본문에서

진심으로 식물을 사랑하는 작가라면 식물에 대한 지식, 추억, 오랫동안 보아 온 통찰력, 식물이 교감하는 주변 환경, 그 식물만이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문장 속에 녹여 낸다. 그런 글을 만나면 식물로부터 받은 감동을 정확하게 담아내는 작가에게 감탄한다. 헤르만 헤세의 글을 읽으면, 그가 식물 곁에 있었음을 느낄 수 있다. -신혜우(『식물학자의 노트』의 저자)

헤세의 『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는 전 지구적 위기와 재난이 시작되기 직전, 인간이 나무의 영원성을 믿었던 마지막 시대의 글쓰기이며,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의 증인으로서 역사적 시간성을 명철히 인식할 윤리적 책임이 있다. -윤경희(『분더카머』의 저자)

두 차례의 잔혹한 세계 대전 속에서 피폐해진 인간 정신과 훼손된 인류적 가치의 회복을 끊임없이 희구하였던 작가, 헤르만 헤세의 자연관과 생명관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가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민음사는 지난 ‘헤세 선집’을 통해 우리나라 최초로 헤르만 헤세의 전 작품을 정식 계약 아래, 체계적으로 소개한 바 있는데, 그중 대자연과 동식물들을 유달리 사랑했던 작가의 면면을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집 『나무들』을 동시대적 편집과 디자인, 감각적 일러스트(훗한나)와 식물학자 신혜우, 인문학자 윤경희의 ‘추천의 말’까지 더해서 새로이 펴냈다.
헤세의 작품을 관통하는 고뇌와 문제의식은 일찍이 유년 시절부터 시작되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헤르만 헤세는, 선교사가 되기를 바라는 억압적인 아버지의 강요 탓에 엄숙하고 금욕적인 수도원 학교에서 청년기를 보낸다. 하지만 시인이 되기를 꿈꾸던 자유로운 영혼, 헤세는 맹목적인 기독교 교육을 견디지 못하고 신경 쇠약과 착란, 급기야 자살을 기도하면서 정신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저자는 끝내 가족(어린 시절의 세계)과 화해하지 못한 채 방랑을 이어 가면서도 자아실현과 인격 도야, 만물의 조화를 모색하며 결코 펜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첫 장편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세상에 내놓은 이래, 헤르만 헤세는 개인적 위기, 야만적인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여러 걸작들을 꾸준히 발표한다. 바로 이때 헤세로 하여금 삶을 살아가게 하고, 넘어진 순간에 다시 일어서게 하고, 끊긴 단락에서 새로운 문장으로 나아가게끔 이끌어 준 것은, 역시 ‘자연’이었다. 어디 한 군데 의지할 곳 없던 젊은 시절은 물론, 『데미안』,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 유희』 등 불후의 명작을 발표하던 시기, 갖가지 부침을 겪던 때에도 자연, 그 속에 자리한 나무와 생명체들은 헤르만 헤세의 벗이자 스승, 무한한 영감이자 영원한 깨달음의 원천이었다.

나무는 우리가 어린 생각으로 불안해하는 저녁이면 그렇게 속삭인다. 나무는 우리보다 오래 사는 만큼 생각이 깊고 여유 있으며 차분하다.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우리가 귀를 기울이지 않더라도 나무는 우리보다 현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나무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고 나면, 짧고 조급한 생각에 익숙해 있던 우리는 비길 데 없는 기쁨을 얻는다. 나무가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듣는 사람은 더 이상 나무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는 더 이상 자기 이외의 무엇이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것이 고향이고 행복이다. -본문에서

얼마 전 가을비가 후줄근하게 내리던 날, 내 절친하던 친구의 관이 축축한 구덩이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스스로를 위로하며 생각했다. ‘그는 평화를 찾았어. 그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던 세상을 등지고 싸움과 걱정을 초월해서 피안으로 들어선 거야.’ 그러나 나무에게는 이런 위안이 필요 없다. 단지 가련한 인간들만이 우리 가운데 한 사람이 묻힐 때, 우리 스스로에게 형편없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 -본문에서

『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는 헤세의 문학, 더 나아가 작가의 삶에서 늘 결정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해 온 대자연과 나무에게 보내는 연서이자 예찬이다. 헤세에게 나무는 언제나 숲속의 은둔자이자 명철한 예언자였고, 자연의 신비한 음성을 통해서 생명의 섭리를 드러내는 현자였다. 거친 폭풍우에 고집스레 맞서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신록의 계절에 겸허히 부활하는 나무는 우주적 조화의 분명한 증거이자 완벽한 예시다. 헤세는 어느 누구보다 자연과 나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았고, 한평생 자연을 사랑하고 우러르고 가슴속에 고이 품어 오면서 그 이치를 작품 곳곳에 기록해 두었다. 소설, 시, 수필 등 장르를 불문하고, 또 작품의 발표 시기에 구애 없이, 숲과 정원과 산과 들의 고귀한 가르침을 망라해서 엮은 『죽은 나무를 위한 애도』는 헤르만 헤세를 아끼는 독자들에게뿐 아니라, 번잡한 생활 속에서 성찰의 여유를 찾는 사람들, 고독과 우울에 지쳤거나 새로운 시야와 명상의 계기를 갈망하는 모든 이들에게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저자

헤르만헤세

1877년독일남부뷔르템베르크의칼프에서태어나목사인아버지와신학계집안의어머니밑에서자랐다.1890년신학교시험준비를위해괴핑엔의라틴어학교에다니며뷔르템베르크국가시험에합격했다.1892년마울브론수도원학교에입학했으나기숙사생활에적응하지못하고,시인이되기위해도망쳐나왔다.1899년낭만주의문학에심취하여첫시집《낭만적인노래》와산문집《자정이후의한시간》을...

목차

나무
그리스도수난의날
4월의편지
꽃핀가지
유년시절로부터
마로니에

복숭아나무
만개
페터카멘친트
자작나무
마로니에숲의5월
슈바르츠발트
회오리바람
어느날의일기
보리수꽃
나그네의안식처
죽은나무를위한애도
한여름
대조
푄바람이부는밤
어느오래된시골별장에서의여름날오후
9월의비가
브렘가르텐성에서
가을나무
가지를친떡갈나무
어느고장의자연에대하여
시든잎
가을비
안개속에서
1914년11월
꺾인가지의울부짖음
늦가을의나그네

옮긴이의말
자두나무곁에서헤세의글을읽으며(신혜우)
나무들을구조해야한다(윤경희)

출판사 서평

나무는늘내게가장감명을주는설교자였다.나는나무가크고작은숲에종족을이루고사는모습을숭배한다.나무들이홀로서있을때더더욱숭배한다.그들은마치고독한사람들같다.시련때문에세상을등진사람들이아니라위대하기에고독한사람들말이다.-본문에서

진심으로식물을사랑하는작가라면식물에대한지식,추억,오랫동안보아온통찰력,식물이교감하는주변환경,그식물만이자아내는독특한분위기를문장속에녹여낸다.그런글을만나면식물로부터받은감동을정확하게담아내는작가에게감탄한다.헤르만헤세의글을읽으면,그가식물곁에있었음을느낄수있다.-신혜우(『식물학자의노트』의저자)

헤세의『죽은나무를위한애도』는전지구적위기와재난이시작되기직전,인간이나무의영원성을믿었던마지막시대의글쓰기이며,21세기를사는우리는『죽은나무를위한애도』의증인으로서역사적시간성을명철히인식할윤리적책임이있다.-윤경희(『분더카머』의저자)

나무는우리가어린생각으로불안해하는저녁이면그렇게속삭인다.나무는우리보다오래사는만큼생각이깊고여유있으며차분하다.나무가들려주는이야기에우리가귀를기울이지않더라도나무는우리보다현명하다.그러나우리가나무에귀기울이는법을배우고나면,짧고조급한생각에익숙해있던우리는비길데없는기쁨을얻는다.나무가하는말을주의깊게듣는사람은더이상나무가되기를바라지않는다.그는더이상자기이외의무엇이기를원하지않는다.그것이고향이고행복이다.-본문에서

얼마전가을비가후줄근하게내리던날,내절친하던친구의관이축축한구덩이로사라지는모습을보면서,나는스스로를위로하며생각했다.‘그는평화를찾았어.그는그다지호의적이지않던세상을등지고싸움과걱정을초월해서피안으로들어선거야.’그러나나무에게는이런위안이필요없다.단지가련한인간들만이우리가운데한사람이묻힐때,우리스스로에게형편없는위로의말을건넨다.-본문에서

『죽은나무를위한애도』는헤세의문학,더나아가작가의삶에서늘결정적이고대체불가능한역할을해온대자연과나무에게보내는연서이자예찬이다.헤세에게나무는언제나숲속의은둔자이자명철한예언자였고,자연의신비한음성을통해서생명의섭리를드러내는현자였다.거친폭풍우에고집스레맞서면서도죽음을두려워하지않고,신록의계절에겸허히부활하는나무는우주적조화의분명한증거이자완벽한예시다.헤세는어느누구보다자연과나무의목소리에귀기울일줄알았고,한평생자연을사랑하고우러르고가슴속에고이품어오면서그이치를작품곳곳에기록해두었다.소설,시,수필등장르를불문하고,또작품의발표시기에구애없이,숲과정원과산과들의고귀한가르침을망라해서엮은『죽은나무를위한애도』는헤르만헤세를아끼는독자들에게뿐아니라,번잡한생활속에서성찰의여유를찾는사람들,고독과우울에지쳤거나새로운시야와명상의계기를갈망하는모든이들에게값진선물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