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끝 - 쏜살 문고

질투의 끝 - 쏜살 문고

$9.08
저자

마르셀프루스트

저자:마르셀프루스트
1871년파리근교오퇴유에서파리의과대학교수아드리앵프루스트와부유한유대인증권업자의딸잔베유사이에서태어났다.명문콩도르세중고등학교에진학하여공부하다가열여덟살이되던1889년군에지원하여일년간복무한다.제대후아버지의권유로법과대학과정치학교에등록하지만학업보다는글쓰기에전념하여《월간》에브라방이라는필명으로글을기고한다.이후여러문인과교류하며극장,오페라좌,살롱등을드나들고러스킨을번역하고미술품을감상하기위해여행을떠난다.
1909년,『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집필하기시작하며오랜칩거생활이시작된다.이후여러출판사를찾아다니지만출간을거절당하고,결국그라세출판사에서자비로책을낸다.1919년갈리마르에서개정판을출간하고1919년2편「꽃핀소녀들의그늘에서」로공쿠르상을수상,1920년에는레지옹도뇌르훈장을받는다.1922년,기관지염이악화되어폐렴에걸리나마지막까지『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원고를다듬다결국11월18일,51세의나이로사망한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프루스트사후오년만에완간된다.

역자:윤진
아주대학교와서울대학교대학원에서프랑스문학을공부했으며,프랑스파리3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옮긴책으로『자서전의규약』(르죈),『문학생산의이론을위하여』(마슈레),『사탄의태양아래』(베르나노스),『위험한관계』(라클로),『페르디두르케』(곰브로비치),『벨아미』(모파상),『목로주점』(졸라),『알렉시―은총의일격』(유르스나르),『주군의여인』(코엔),『루』(킴투이),『물질적삶』(뒤라스),『파리의클로딘』(콜레트),『에로스의눈물』(바타유)등이있다.출판기획·번역네트워크‘사이에’위원으로활동중이다.

목차

추천의말(박상영)

실바니아자작발다사르실방드의죽음
비올랑트혹은사교계의삶
어느아가씨의고백
질투의끝

해설(정재곤)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프루스트는『질투의끝』을통해서인간이라는다면체의허위를모조리벗겨내어세상에던져놓는다.”-박상영(소설가)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통독하기에앞서『질투의끝』을접한다는것은인간탐구라는영원한문학적주제에다가서고자먼저시금석을활용해보는일이다.”-정재곤(정신분석학자,『나를엿보다』의저자)
“마르셀프루스트가이책에서탐구하고묘사해낸인간의고통,인간본성이상상해낸작위적고통은대단히흥미롭고소중하다.”-아나톨프랑스(노벨문학상수상자)
“세속적인사건들,섬세한이야기,선율처럼감미로운문장,우아하기에미묘한단편들.그야말로마르셀프루스트의모든매력을한데모아둔작품집이다.”-레옹블룸(문학비평가,프랑스총리)

‘20세기최대의문학적사건’이라불리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저자이자심화된‘의식의흐름’기법으로인간심리와감정을정교하게묘파해낸작가,마르셀프루스트의예술적근원을살펴볼수있는단편집『질투의끝』이민음사쏜살문고로출간되었다.유복한가정에서태어나극진한사랑속에성장한마르셀프루스트는어머니로부터물려받은섬세한감수성덕분에일찍이문학과예술에경도되었다.명망높은의사이자고지식한학자였던아버지는아들이번듯하게자리잡기를바라며법학을권하지만,애당초생계와그럴싸한명함에무관심했던마르셀은온갖살롱과극장을드나들며예술가로서길을닦아나간다.물론유력한집안의자제들과어울리며번잡한사교계를기웃거리고,한가한독서와여행에심취해있었으므로항상마르셀곁에는‘딜레탕트’라는이름표가따라다녔다.그러나주변의고까운시선과달리,마르셀에게문학은단순한‘취미’가아니었고어쩌면삶자체,그보다더영속적이고궁극적인대상이었다.
영국의문예비평가존러스킨의글을탐독하고,동시대예술과고전을속속들이탐구하며자기만의문학을정립해가던마르셀은마침내한권의책을세상에내놓는다.바로『쾌락과나날(LesPlaisirsetlesJours)』이라는제목의작품집으로,그동안마르셀이집필해온시와산문,소설들이빼곡히들어찬,화려한삽화와아나톨프랑스의서문까지곁들인야심찬책이었다.비록성공적이지는못했지만,헤시오도스의『노동과나날』을비튼듯보이는『쾌락과나날』은당대문단을풍미하던사실주의,자연주의색채의작품들과전혀다른문학적정경을펼쳐내며마르셀프루스트특유의감각을유감없이보여주었다.자신의체험과기억속에서길어올린첫작품집속의이야기들,특히이번에『질투의끝』으로엮어낸네편의단편소설들은속물들의허영,나약한인간의속된마음(질투,의심,기만……),무저갱의죄의식,검은태양처럼이글거리는멜랑콜리를정치(精緻)하게그려내는데,훗날완성될대작『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밑그림이라여겨도무방할정도다.이를테면우리는이초기작품들속에서마르셀프루스트의가능성을,『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깃든어머니를기다리던침상에서의애절한시간,조가비모양의마들렌,여름의그림자,소돔과고모라의정념,사랑과절망과집착과질투와상실,비로소작가로서재탄생하는화자‘마르셀’의결심에이르기까지,그야말로모든것을발견할수있는것이다.오늘날‘위대한작가’로남은마르셀프루스트역시실패한예술가(딜레탕트)에머물지도모른다는불안,뒤틀린콤플렉스,소중한대상을잃어가는상실과타자의불가지성에늘두려워했지만끝내그전부를문학으로끌어안았고,용기있게수복해냈다.『질투의끝』은『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이르는첫관문이기도하지만,마르셀프루스트가작가로서성취해낸‘첫승리’의증거이기도하다.

그날이후오노레의삶이바뀌었다.뷔브르가건넨많은말중에서도유독그말,지금껏별생각없이자주들었고또자기입으로직접해본적있는그말이이제는혼자있는낮동안,그리고밤새도록그의귓가에쉼없이들려왔다.벌써프랑수아즈에게곧바로물어보았다.그녀는너무도사랑하는상대의슬픔에마음이아파서,정작자신한테그런질문을하는연인에게화를낼생각조차못했다.그저그를속이고다른남자를만난적이단한번도없었다고,앞으로도없으리라고맹세했을뿐이다.-「질투의끝」에서

「비올랑트혹은사교계의삶」은프루스트가제일처음쓴단편소설로,아이러니로충만한한편의동화처럼읽힌다.잘생기고활발한아버지와자애심많고너그러운어머니의장점을골고루물려받은주인공‘비올랑트’의삶은그녀의유일한단점인의지결핍과,습관의엄중한위력때문에차차불행으로나아간다.인간을타락시키는의지결핍과습관의힘은「어느아가씨의고백」에서도그대로이어진다.사악한청년에게이끌려타락의길로들어선주인공‘아가씨’는잘못임을자각하면서도비행을멈추지못하고,결국어머니-죄의식에사로잡혀극단적선택을하기에이른다.한편「실바니아자작발다사르실방드의죽음」과「질투의끝」은마르셀이『쾌락과나날』을출간하면서책의제일앞과뒤에각각배치한작품인데,‘발다사르’와‘오노레’라는두남자주인공을내세워사랑과질투,삶과죽음,시간과기억의문제를다룬다.우선「실바니아자작발다사르실방드의죽음」은필멸할수밖에없는인간의조건을보여주면서,생명의불꽃이점차사그라져가는‘발다사르’와이제막뜨겁게타오르기시작한조카‘알렉시’의대조적인모습을통해생사의진실을돋우어낸다.그리고「질투의끝」에서는연인프랑수아즈를향한절절한사랑이언젠가변할까봐두려워하는주인공오노레의복잡한내면,모순적인심리를집요하게파고든다.누군가의하잘것없는한마디에의혹이싹트고,난폭하게자라난질투는급기야사랑의자리마저차지해버리는데,결국오노레는망상속을헤매다가정작현생의기쁨을저버리고만다.또이들작품에더해서소설가박상영의추천의말,정신분석학자정재곤의해설도함께수록되어있으니,더욱풍요롭게‘마르셀프루스트’를만나볼수있는절호의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