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새빌 경의 범죄 (Paperback)

아서 새빌 경의 범죄 (Paperback)

$7.80
Description
섬뜩하고 혹독한 운명
진실과 허위가 뒤엉킨 삶의 아이러니
온기 가득한 사랑과 인간성의 회복을
노래하는 현대적 우화들
대담하고 독보적인 작품과 비평을 선보이며, ‘예술을 위한 예술’을 설파하는 유미주의의 기수로서 19세기 후반,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풍미한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대표적 단편 소설을 엮은 『아서 새빌 경의 범죄』가 민음사 쏜살 문고로 출간되었다. 일찍이 특유의 재치와 뛰어난 언어 감각으로 고전 문학과 시 영역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였던 오스카 와일드는 1888년에 동화집 『행복한 왕자』를 발표하면서 이름을 널리 알린다. 물론 와일드는 그 전부터 과감한 차림새와 거침없는 언행, 시대와 불화하는 가치관과 예리한 심미안으로 명성(혹은 악명)을 떨쳤지만, 그를 작가로서 자리매김해 준 것은 역시 단편 작품들이었다. 특히 이번 『아서 새빌 경의 범죄』에 수록된 세 편의 작품은 동화집 『행복한 왕자』, 『석류나무 집』의 이야기들과 달리, 보다 본격 단편 소설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오스카 와일드의 기상천외한 상상력, 정교한 문체, 비범한 사상을 살펴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저자

오스카와일드

OscarWilde
1854년10월16일,아일랜드더블린에서태어났다.일찍이벨벳재킷과검은실크스타킹을화려하게차려입고,‘예술을위한예술’을기치로삼는유미주의의사도를자처하며사교계의총아로이름을날렸다.옥스퍼드대학교시절에발표한시「라벤나」(1878)로뉴디게이트문학상을받고,시집과희곡을집필했다.1882년,일년동안미국을순회하며자신의미학을설파했고,동화집『행복한왕자』(1888)를출간하며작가로서명성을얻기시작했다.1890년에유일한장편소설『도리언그레이의초상』을≪월간리핀콧≫에게재하며커다란논란을불러일으켰고,이듬해‘동성애적암시’를대폭걷어낸다음새로이단행본으로펴냈다.그러나오스카와일드는“모든예술은정말이지쓸모없다.”라고선언하며끝까지자신의문학과예술을옹호했다.1891년,단편집『아서새빌경의범죄』와『석류나무집』을출간하고,1892년「윈더미어부인의부채」,1894년또다른문제작「살로메」,1895년「이상적인남편」과「진지함의중요성」등여러희곡작품을연달아무대에올리며커다란성공을거뒀다.그러나이때동성애혐의로고소당하면서파산과함께명성을잃었고,‘강제노역형’을선고받은뒤수감됐다.출소후에시집『레딩감옥의노래』(1898)를자신의수인번호로발표했고,교도소에서쓴『심연으로부터』(1905)는사후에출간됐다.그뒤로프랑스와이탈리아를떠돌다가1900년11월30일,파리의한호텔에서쓸쓸히세상을떠났다.

목차

아서새빌경의범죄
캔터빌의유령
모범적인백만장자

출판사 서평

이얼마나기막히고어처구니없는일인가!내손에,스스로읽지못하지만다른사람은판독할수있는문자로어떤죄의무시무시한비밀,피처럼붉은범죄의표식이적혀있단말인가?거기서빠져나갈방도는없단말인가?보이지않는힘에조종당하는체스의말보다,명예를얻든창피를당하든도기장마음대로만들어지는그릇보다하등나을게없단말인가?그의이성은반항했다.그럼에도자기머리위에어떤비극이도사리고있는느낌,갑자기감당할수없는짐을짊어지라고요구받은듯한느낌은사라지지않았다.배우들은운이좋다.비극에나올지희극에나올지,괴로워할지즐거워할지,웃을지울지선택할수있으니.하지만현실에서는그렇지가않다.대부분의경우,어울리지도않는역할을연기할수밖에없다.-「아서새빌경의범죄」에서

“그래,죽음.죽음은정말아름답지.부드러운갈색흙속에누워있노라면머리위에서는풀이물결치고정적이귀를가득채우지.어제도없고,내일도없어.시간을잊고삶을잊고평화를누리는것.네가나를도와줄수있겠구나.네가나를위해서죽음의집의문을열어줄수있겠다.너에게는늘사랑이함께하니까.사랑은죽음보다강하니까.”-「캔터빌의유령」에서

부자가아니라면매력적이어도아무런소용이없다.로맨스는실업자의일이아니라부자의특권이다.가난한사람들은실질적이고재미없는생활을해야한다.매력적이기보다안정된수입이있는편이더낫기때문이다.휴기어스킨은이런근대적삶의위대한진리를전혀깨닫지못한사람이었다.-「모범적인백만장자」에서

‘코믹미스터리’라고불리는「아서새빌경의범죄」는일견범죄혹은추리물처럼보이지만결국가혹한운명에맞서싸우는한인간의(비록엉뚱할지언정)승리를절절히들려준다.마찬가지로「캔터빌의유령」또한얼핏고딕호러나초자연적심령물같은,어딘가음산한분위기를풍기지만실상가슴따뜻한화해와상처투성이영혼의정화를(유쾌하게)다룬다.그리고전형적인오스카와일드스타일의‘우화’라고할수있는「모범적인백만장자」는인생의아이러니와진심에응답하는다정한유대를(냉소적일만큼)촌철살인의문장으로그려낸다.평소와일드는자신의인생자체가훌륭한작품이므로정작문학에는열정을다쏟을수없었노라너스레를부렸지만,참신하고기괴한발상으로가득한그의이야기들,위선적인교훈을거부하며낡은통념과타협하지않고진정한인간성의회복을부르짖는그의온기가득한우화들은여전히우리곁에서살아숨쉬고있다.각박한현실탓에마음속깊이메마르고삶의의미를잃어가고있다면,바로그순간이야말로오스카와일드의노긋한이야기에귀기울여야할때가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