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에서 죽다 - 쏜살 문고

베네치아에서 죽다 - 쏜살 문고

$10.80
Description
명망 높은 초로의 작가 구스타프 폰 아셴바흐는 한평생 자신의 숨통을 조여 온 고된 창작에 시달리던 중 머리를 식히고자 무심히 도심을 배회한다. 바로 그 순간, 이국적인 행색의 낯선 인물을 맞닥뜨리게 되고 아셴바흐는 돌연 거친 불안과 충동에 사로잡힌다. 무엇을 예감했던가? 그는 그간의 일상을 뒤로하고, 오직 훌륭한 작가로서 살아온 고리타분한 삶을 등지고 죽음처럼 단 한 번뿐인 일탈을 감행한다. 그렇다면 이제 떠나야 한다, 예전의 모든 것들과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 아셴바흐는 우연 같은 필연의 노예가 되어 불길한 습기와 육욕을 충동질하는 태양과 까마득한 피안을 동경하게 하는 바다로 가득한 베네치아로 향한다. 처음 그는 베네치아의 속물적 분위기에 악취를 느끼지만 차츰 그 타락한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식사를 기다리며 한 폴란드인 가족을 유심히 관찰하던 아셴바흐는 타치오라는 아름다운 소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란다.(“아셴바흐는 소년이 완벽하게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곤 흠칫 놀랐다. 창백하면서도 우아하고, 내성적 면모가 엿보이는 얼굴은 연한 금발에 감싸여 있었다. 곧게 뻗은 코와 사랑스러운 입술, 우아하고 신성한 진지함이 깃든 그의 얼굴은 가장 고귀했던 시대의 그리스 조각품을 연상시켰다. 가장 완벽하게 형식미를 실현해 낸 모습이었다.”) 그때부터였을까? 아셴바흐는 타치오한테, 아니 미(美)의 현현인 신성한 존재에게 정신없이 빠져들고, 급기야 관심은 동경으로, 동경은 애정으로, 애정은 집착으로 검게 물들어 간다. 늙어 버린 스스로의 거죽을 혐오하며, 타치오라는 아름다움을 좇아 죽음으로 타오르는 베네치아의 미로를 방황하는 아셴바흐의 운명은 이제 어디로 향할 것인가.
저자

토마스만

1875년북독일뤼베크에서태어났다.아버지토마스요한하인리히만은곡물상이자시의회의원이고,어머니율리아는반은포르투갈계이고반은크레올계인남부출신으로,그는아버지에게는북독일적인이성과엄격한도덕관을,그리고어머니에게는남국인의정열과예술적인재능을물려받았다.

그는소위니체가말하는[아폴로적인것과디오니소스적인것의모순]을유전적으로물려받은것이다.토마스만의유년시...

목차

추천의말(윤아랑)
1
2
3
4
5
작품해설(안삼환)

출판사 서평

루키노비스콘티감독의「베네치아에서죽다」원작소설,
토마스만의가장완벽한노벨레

사랑하는자안에는신이있지만사랑받는자안에는신이없으므로사랑하는사람이사랑받는사람보다더신적이다.-본문에서

그의두눈은저기,푸른바다의가장자리에있는고귀한형상을얼싸안았다.그리고그는열렬한황홀감에빠져서이형상을보는것이야말로아름다움자체를이해하는일이라고믿었다.그아름다움이란신의사고로서의형식이고,정신속에서만생동하는유일하고도순정한완전성이었다.그완전한아름다움의비유적모상이하나의인간으로화해여기,경쾌하고도아리땁게우뚝서서경배를기다리고있는것이었다.이를테면도취였다.마침내늙어가는예술가는주저할것도없이,아니,탐욕적으로그도취를기꺼이받아들였다.-본문에서

『베네치아에서죽다』는토마스만의가장성공적인단편소설로꼽히는데,그까닭은형식과내용면에서가히단편소설이제시할수있는최고의완결성을보여주고있기때문이다.-「해설」에서

20세기가장위대한작가의가장훌륭한작품!-《커커스리뷰》

“『베네치아에서죽다』는본질적으로죽음,유혹과불멸의힘을발휘하는죽음에대한욕망을이야기하고있습니다.그러나다른무엇보다도나의관심을끈문제는바로예술가의모호성,완벽한예술에대한집착이불러오는비극이었습니다.그리고무질서와타락으로서의열정이야말로내소설의진정한주제였습니다.”토마스만(영화감독루키노비스콘티와의대담에서)

토마스만은20세기독일문학의정점으로불리는거장이다.“가장위대한작가”라는루카치죄르지의평가에걸맞게토마스만은독일어가보여줄수있는최고의아름다움,정묘한문장으로이뤄진산문의극치를보여줬으며,가히번역이불가능할만큼섬세하고심오한특유의만연체를선뵈면서도결코균형감과무결한구성,주제의식을놓치지않았다.또역사,사상,예술을하나의작품으로종합하는,총체적문학세계를보여준토마스만은‘바이마르공화국의양심’이라는별명처럼반전과세계평화를표방하며인본주의의무한한가능성을탐구했고,더불어독일인으로서나치즘의잔학성을끊임없이반성했다.이러한그의의지와성취는일찍이노벨문학상을통해인정받았으며『부덴브로크가의사람들』과『마의산』그리고『파우스트박사』는20세기세계문학사에서절대빼놓을수없는걸작으로손꼽힌다.

이번에‘쏜살문고’로소개하는『베네치아에서죽다』는토마스만의천재성을유감없이보여주는걸작이자영화감독루키노비스콘티에의해영화화되며세계적명성을얻은노벨레다.독일어의예술적절정을보여준작품의완성도(쏜살문고판본을새로감수한안삼환교수는“가히단편소설이제시할수있는최고의완결성”을보여준다고평가했다.)와‘타치오’로분한세기의미소년비에른안드레센덕분에충분히유명한작품이기는하지만『베네치아에서죽다』는그보다훨씬깊고흥미로운심연을지니고있다.먼저이작품은토마스만의문학적전회를뚜렷이,그리고구체적으로보여줄뿐아니라상반된가치관의격돌을과감할만큼직접적으로형상화해냈다는점에서주목할만하다.

앞선『부덴브로크가의사람들』과「토니오크뢰거」에서다룬예술가적고뇌는방황끝에바야흐로파국으로,아니분연한선택과실존적투쟁으로치달으며일종의종지부를찍는다.그리고예술과함께토마스만을옭아맨또하나의굴레,즉욕망과육체의문제를직시했다는점역시빼놓을수없다.저자는“『베네치아에서죽다』는본질적으로죽음,유혹과불멸의힘을발휘하는죽음에대한욕망을이야기”라고언급하며“베르테르는권총으로자살했지만괴테는살아남았으니,이작품은기묘한도덕적자기징벌”이라는말을남기기도했다.예술가토마스만과인간토마스만의번뇌를중첩시키며장엄한그리스비극적구성으로,아름다움과욕정으로부패해가는베네치아를무대로,삶과죽음그리고신성과타락의음영으로그려낸『베네치아에서죽다』는치명적인우화이자불후의고전이다.게다가『베네치아에서죽다』는훗날완성될『마의산』과『파우스트박사』같은희대의명작은물론,최후의소설『기만』까지예고하고있으므로토마스만의웅대한문학세계로나아가는데에더없이완벽한진입로가되어주리라.

명망높은초로의작가구스타프폰아셴바흐는한평생자신의숨통을조여온고된창작에시달리던중머리를식히고자무심히도심을배회한다.바로그순간,이국적인행색의낯선인물을맞닥뜨리게되고아셴바흐는돌연거친불안과충동에사로잡힌다.무엇을예감했던가?그는그간의일상을뒤로하고,오직훌륭한작가로서살아온고리타분한삶을등지고죽음처럼단한번뿐인일탈을감행한다.그렇다면이제떠나야한다,예전의모든것들과완전히결별해야한다.아셴바흐는우연같은필연의노예가되어불길한습기와육욕을충동질하는태양과까마득한피안을동경하게하는바다로가득한베네치아로향한다.처음그는베네치아의속물적분위기에악취를느끼지만차츰그타락한아름다움에도취되어간다.

그러던어느날,저녁식사를기다리며한폴란드인가족을유심히관찰하던아셴바흐는타치오라는아름다운소년을발견하고깜짝놀란다.(“아셴바흐는소년이완벽하게아름답다는사실을알아차리곤흠칫놀랐다.창백하면서도우아하고,내성적면모가엿보이는얼굴은연한금발에감싸여있었다.곧게뻗은코와사랑스러운입술,우아하고신성한진지함이깃든그의얼굴은가장고귀했던시대의그리스조각품을연상시켰다.가장완벽하게형식미를실현해낸모습이었다.”)그때부터였을까?아셴바흐는타치오한테,아니미(美)의현현인신성한존재에게정신없이빠져들고,급기야관심은동경으로,동경은애정으로,애정은집착으로검게물들어간다.늙어버린스스로의거죽을혐오하며,타치오라는아름다움을좇아죽음으로타오르는베네치아의미로를방황하는아셴바흐의운명은이제어디로향할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