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뤼드(Paludes) - 쏜살 문고

팔뤼드(Paludes) - 쏜살 문고

$11.80
Description
『팔뤼드』는 앙드레 지드의 문학적 맹아를 명확히 살펴볼 수 있는 초기작일 뿐 아니라, 그가 엄숙한 종교적 윤리와 철저한 금욕주의에서 막 해방된 시기에 발표한 기념비적 작품이다. 지드의 정신적 전회를 반영하듯 굉장히 이색적이고 놀랍도록 전위적인 방식으로 집필된 이 기묘한 소설은 『좁은 문』, 『전원교향곡』 등 그의 대표작에 비하면 덜 알려져 있지만 그 중요성만큼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를테면 앙드레 지드의 새로운 철학과 의식의 변화를 뚜렷이 담고 있는 데다, 문체와 형식 역시 혁신적인 까닭에 여러모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품의 ‘가치’를 미리 알더라도 막상 책장을 펼치면 당황할지도 모른다. 일단 이 작품의 줄거리를 살펴보자. 글 속에서 『팔뤼드』라는 글을 쓰는 화자는 화요일에 지인 위베르의 방문을 시작으로 일요일까지,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사건을 맞닥뜨린다. 단지 그뿐이다. 다만 앞서 집필하던 『팔뤼드』가 『매립지』라는 제목의 엇비슷한 작품으로 바뀔 따름이다. 이렇게 화자는 스스로 끔찍이도 싫어하는 반복적 일상 속으로 한없이 매몰되어 간다. 끝나지 않는 끝.
저자

앙드레지드

AndréGide
1869년,프랑스파리에서태어났다.앙드레지드는유복하지만절제와금욕을강조하는엄격한청교도집안에서성장한다.특히허약한체질탓에주로가정에머물러야했던지드는육체적욕망과경건한종교적분위기사이에서오래도록번민하며신경쇠약에시달린다.그러한내적갈등을품은채문학의길로나선지드는1891년『앙드레발테르의수기』를발표하며문단에데뷔한다.1893년북아프리카여행중에결핵을앓으며삶의희열과참된정체성을깨닫게된그는마침내모든도덕적·종교적구속에서벗어난다.1897년에발표한『지상의양식』은그의변화를알리는성과라할수있다.그리고1909년문예지《N.R.F.》를창간하면서지드는20세기전반프랑스문단의흐름을주도하는막강한인물로자리매김한다.1902년『반도덕주의자』,1909년『좁은문』,1914년『교황청의지하도』그리고1919년『전원교향곡』을발표한다.그뒤지드는도덕적구속과전통적예술로부터해방을구가하며『코리동』(1920),『위폐범들』(1925),『새로운양식』(1935)등을잇따라출간하고,1938년한편생꾸준히집필해온『일기』를발표하기시작한다.1947년노벨문학상을수상하고,1951년파리의자택에서폐충혈로사망한다.

목차

위베르
앙젤
향연
위베르혹은오리사냥
앙젤혹은짧은여행
일요일
헌시
대안
『팔뤼드』에서가장멋진문장들의목록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팔뤼드』는앙드레지드의문학적맹아를명확히살펴볼수있는초기작일뿐아니라,그가엄숙한종교적윤리와철저한금욕주의에서막해방된시기에발표한기념비적작품이다.지드의정신적전회를반영하듯굉장히이색적이고놀랍도록전위적인방식으로집필된이기묘한소설은『좁은문』,『전원교향곡』등그의대표작에비하면덜알려져있지만그중요성만큼은결코간과할수없다.이를테면앙드레지드의새로운철학과의식의변화를뚜렷이담고있는데다,문체와형식역시혁신적인까닭에여러모로중요한위상을차지하기때문이다.이러한작품의‘가치’를미리알더라도막상책장을펼치면당황할지도모른다.일단이작품의줄거리를살펴보자.글속에서『팔뤼드』라는글을쓰는화자는화요일에지인위베르의방문을시작으로일요일까지,전혀특별할것없는사건을맞닥뜨린다.단지그뿐이다.다만앞서집필하던『팔뤼드』가『매립지』라는제목의엇비슷한작품으로바뀔따름이다.이렇게화자는스스로끔찍이도싫어하는반복적일상속으로한없이매몰되어간다.끝나지않는끝.

『팔뤼드』에는딱히이야기라할것도없고.인물들도몰개성적일만큼평면적이다.지드는과거의소설처럼있음직한가상의세계를정교하고깊이있게그려내지도,상징으로가득한관념의세계를현학적인미사여구로치장하지도않는다.그는지난시대의유산을단호하게거부하며,마치독생자처럼새시대에걸맞은새로운문학을요구하는것이다.반세기이후에나등장하는누보로망(nouveauroman,새로운소설)의단초가벌써예고되고있음을보노라면적잖이경이롭다.심지어지드는책속에머물지않고아예독자를향해손을뻗는다.『팔뤼드』마지막부분에공백으로남아있는,독자가직접참여해야만완성할수있는자리를마련해두었음역시과격할정도로신선하다.어쩌면『팔뤼드』는책장위에서끝나는독서가아니라체험일지도모른다.구습(舊習)에따귀를날리고,문학의신경지를열어젖히는영원토록참신한,결코낡지않는체험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