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의 운동화 (김숨 장편소설양장본 Hardcover)

L의 운동화 (김숨 장편소설양장본 Hardcover)

$14.37
Description
한 조각, 한 조각 맞추어 나가며 복원해 낸 청년 이한열의 운동화!
1987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청년 이한열의 운동화를 통해 한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소설 『L의 운동화』. 최근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등을 연달아 수상하며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김숨 작가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물건이라 할 수 있는 운동화 한 짝이 사적인 물건에서 시공간을 뛰어넘어 시대를 대변하는 물건으로 역사적인 상징이 되는 과정을 특유의 집요하고 치밀한 묘사력으로 세세히 그려내며, 삶과 죽음, 기록과 기억, 훼손과 복원의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이한열이 죽고, 28년이라는 시간을 홀로 버틴 그의 운동화를 복원하고자 한다. 28년 전 그의 발에 신겨 있던 운동화를 되살리는 동시에, 28년이라는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한다.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여중생 효순과 미선, 제주4.3사건, 일본군 위안부 사건, 홀로코스트까지 작품 속에는 우리가 기억해야만 하는 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언급된다. 역사 속에 억울하게 스러져 간 많은 사람들을 우리 기억 속에 되살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조각조각 산산이 부서져 내린 운동화를 복원하듯, 저자는 문장으로 숨을 불어넣어 부서진 운동화를 되살리고, 희미해진 ‘그날’의 기억을 되살려내고, 사라져 버린 ‘그’가 되살아나는 기적을 만들어 낸다. 최루탄에 쓰러진 L을 부축한 마음, L을 병원 응급실로 옮긴 마음, L의 운동화를 들고 응급실 앞에서 기다린 마음, L이 툭툭 털고 일어나기를 기도한 마음, L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를 애도한 마음, 그를 영원히 기억하려는 마음, 그 소중한 마음들이 모여 만들어진 이 소설을 읽음으로써 ‘L의 운동화’의 복원은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1987년 6월 9일 연세대에서 열린 ‘6·10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한 달 동안 사경을 헤매다 22살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이한열. 피격 당시 이한열이 신었던 270㎜ 흰색 ‘타이거’ 운동화는 오른쪽 한 짝만 남아 시간이 흐르면서 밑창이 100여 조각으로 부서질 만큼 크게 손상되었지만, 2015년 그의 28주기를 맞아 미술품 복원 전문가인 김겸 박사가 3개월 동안 복원하여 현재 이한열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저자는 김겸 박사의 미술품 복원에 관한 강의를 듣고, 과천에 있는 김 박사의 연구소를 방문해 복원 작업을 지켜본 후, 운동화가 복원되는 과정을 소설로 재탄생시켰다. 미술품 복원 전반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이한열의 생존 당시 이야기와 그의 친구들 및 유가족들의 뒷이야기까지 그려냈다.
저자

김숨

저자김숨은1974년울산에서태어나1997년《대전일보》신춘문예에「느림에대하여」가,1998년문학동네신인상에「중세의시간」이각각당선되어문단에나왔다.소설집『투견』,『침대』,『간과쓸개』,『국수』,장편소설『백치들』,『철』,『나의아름다운죄인들』,『물』,『노란개를버리러』,『여인들과진화하는적들』,『바느질하는여자』가있다.현재‘작업’동인으로활동하고있다.대산문학상,현대문학상,허균문학상,이상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1부9
2부137

감사의말275
참고와인용277

출판사 서평

1987년6월항쟁의도화선이된청년이한열
그의운동화가김숨의문장으로되살아난다

"L의운동화는싸우고있었다.살기위해서.
살고싶어하는‘의지’가L의운동화에발생한것이다."

●개인의물건이시대의유물로,‘그날’의운동화가되살아난다


김숨작가의여덟번째장편소설『L의운동화』가출간되었다.1987년6월항쟁의도화선이된청년이한열의운동화가복원되는과정을그린작품이다.
김숨은최근대산문학상,현대문학상,이상문학상등을연달아수상하며독자와평단의주목을한몸에받고있다.2005년첫소설집『투견』을시작으로10여년동안김숨은매해쉼없이소설집4권,장편소설7권을펴냈다.
전작『바느질하는여자』가한땀,한땀,수를놓듯써내려간소설이라면,『L의운동화』는산산이부서져내린운동화를한조각,한조각맞추어나가며복원해내는작품이다.
이한열은1987년6월9일연세대에서열린‘6·10대회출정을위한연세인결의대회’시위도중경찰이쏜최루탄에머리를맞아한달동안사경을헤매다7월5일22살의나이로유명을달리했다.그의희생은6월항쟁의도화선이되었고,국민장으로치러진장례식에는150만추모인파가모여들었다.
피격당시이한열이신었던270㎜흰색‘타이거’운동화는현재오른쪽한짝만남아있는상태다.시간이흐르면서밑창이100여조각으로부서질만큼크게손상되었지만,2015년그의28주기를맞아미술품복원전문가인김겸박사가3개월동안복원하여현재이한열기념관에전시돼있다.
김숨작가는김겸박사의미술품복원에관한강의를듣고,과천에있는김박사의연구소를방문해복원작업을지켜본후,운동화가복원되는과정을소설로재탄생시켰다.『L의운동화』는한개인의사적인물건이시대적,역사적유물로의미를부여받는과정을그린작품이다.미술품복원전반에관한이야기와함께,이한열의생존당시이야기와그의친구들및유가족들의뒷이야기도그려졌다.
이소설은이한열의운동화를통해한시대의슬픔과고통을고스란히보여준다.지극히개인적인물건이라할수있는운동화한짝이‘사적인물건’에서시공간을뛰어넘어‘시대를대변하는물건’으로역사적인상징이되는과정을김숨작가특유의집요하고치밀한묘사력으로세세히그려내며,삶과죽음,기록과기억,훼손과복원의문제를다루고있다.

●짓밟히고부서지고사라진것들을되살리고기억하려는마음

소설은마크퀸의자화상「셀프」로문을연다.자기두상을모형으로한석고거푸집에자신의피를부어응고시킨작품이다.청소부가실수로작품을보관한냉동고의전원코드를뽑는바람에피가녹아내려훼손되었다.

마크퀸이죽은뒤저작품이망실(亡失)될경우,저것을어떻게복원할것인가.
피는살아있는몸속에서생성되고순환하는오묘한재료였다.온도에따라변질,소실되기쉬운피를다급히수혈해야하는문제가발생할경우그‘피’라는물질을어디서구할것인가하는문제를안고있었다.그냥피가아니라,마크퀸의피를.만약30대초반에모은피로제작한「셀프」일경우그당시의피를대체할물질을.다른사람의피가섞여도그것을여전히그의자화상이라고할수있을까.

이밖에도마르셀뒤샹의「제발만지시오」,피에로만초니의「예술가의똥」,요셉보이스의「죽은토끼에게그림을설명하는법」,렘브란트의「야경」과「자화상」,콘스탄틴브랑쿠시의「잠이든뮤즈」,레오나르도다빈치의「최후의만찬」,로댕의「입맞춤」,토레스의「무제-완벽한여인들」,다니엘스포에리의「덫에걸린그림들」까지,많은예술작품들이언급되며,실제미술품복원사례들이여러차례등장한다.
‘복원’이란원래의상태로돌이키는것이다.‘L의운동화’를복원하는것은‘L의운동화’의본디모습그대로되살리는것이다.그렇다면‘L의운동화’의‘본디모습’은무엇일까.공장에서이제막생산되어나온직후?L이운동화를사서처음신은때?최루탄을맞을당시?작품속화자인복원가는‘L의운동화’를복원하는동안끊임없이고민한다.L의운동화를최대한복원할것인가?최소한의보존처리만할것인가?아무것도하지않고내버려둘것인가?레플리카를만들것인가?

“내가복원해야하는것은,28년전L의운동화가아니다.L이죽고,28년이라는시간을홀로버틴L의운동화다.1987년6월의L의운동화가아니라,2015년6월의L의운동화인것이다.
28년전L의발에신겨있던운동화를되살리는동시에,28년이라는시간을고스란히담아내야하는것이다.”

‘복원’과‘훼손’은종이한장차이이며,“원작의상태를벗어나지않는‘적정한선’에서작업을멈추는것은복원가의역량이자덕목”이라고말한다.
그리스신화의이아손과테세우스,동화속「신데렐라」,윤흥길의「아홉켤레의구두로남은사내」등고대신화부터최근문학작품에이르기까지‘신발’은주요한오브제로쓰여왔다.도스토옙스키의「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에서도죽은아들의낡은신발을발견한아버지는신발에입을맞추며울부짖는다.“아가야,일류셰치카,귀여운우리아가,네발은어디갔니?”
‘신발을신고걸어온역사’라는의미의‘이력(履歷)’이라는말에서드러나듯,신발은그사람의역사,바로그사람자신을상징한다.작품속‘L의운동화’는“살과피와뼈로이루어진살아있는생명체,영혼이깃들어있는”물건으로그려진다.

어릴때어머니는연년생인형과내게유니폼처럼똑같은옷을사주고는했다.한날한시에똑같은옷을사주는데도형의옷이번번이먼저해지는것을나는의아해했고,습관뿐아니라성격과기질이그사람의옷과신발과가방같은물건에고스란히기록된다는것을어렴풋이나마깨달았다.개인이소유하고있는물건들은그개인의기록물이기도하다는걸.

“물건들은단순히물건으로그치지않고인간의흔적을간직하며,우리를연장시켜준다.”작품속복원가를찾아오는의뢰인들에게복원이란,그물건의소유자를되살리는일이자애도하는행위이다.

“똑같은상표의운동화여도,옆집아이의운동화와내아들의운동화는다르겠지요.어떤여자가아들의운동화를복원해달라고복원가를찾아온다면,그운동화가그여자에게는세상에둘도없는특별한운동화이기때문일것입니다.운동화가귀한물건도아니고,새운동화를얼마든지사신길수있는데도불구하고,차마버리지못하고,심지어운동화값보다비싼값을치르더라도그것을어떻게든복원해간직하고싶어하는데는말이지요.지극히사적인의미와가치가저를설득하거나매혹할때,저는복원하고싶은의지와욕구를느낍니다.”

이작품속에는우리가기억해야만하는많은역사적사건들이언급된다.미군장갑차에희생된여중생효순과미선,제주4.3사건,일본군위안부사건,홀로코스트까지.역사속에억울하게스러져간많은사람들을우리기억속에되살리기위해무엇을해야하는지질문을던진다.소설은7만8천명이넘는유대인들이가스실에서목숨을잃은폴란드마이다네크수용소에산처럼쌓인5만7천점의피해자신발을언급하며끝을맺는다.

“원래는똑같았을신발들은,더이상똑같은신발이아니었다.그것을신었던사람들에의해전혀다른신발이되어있었다.”

김숨작가는이작품을일컬어,“‘이한열운동화복원’이라는큰흐름속에있는소설”이라고말한다.조각조각산산이부서져내린운동화를복원하듯,한조각한조각김숨의문장으로숨을불어넣어부서진운동화가되살아나고,희미해진‘그날’의기억이되살아나고,사라져버린‘그’가되살아나는기적을만들어냈다.

“삼화고무에서나온흰색타이거운동화가,영문으로타이거(TIGER)라고쓴로고가붙어있던그운동화가실은제게도있었습니다.어디저뿐이겠습니까.그시절얼마나많은이들이그운동화를신고다녔을까요.그운동화가유행이던시절이있었으니까요.제기억이틀리지않다면,제친구M도,J도,L도,K도그운동화를신고다녔습니다.그러니까L의운동화는저의운동화이기도하면서M과J와L과K의운동화이기도했던것입니다.‘우리모두’의운동화이기도했던것입니다.
그시절L의운동화와똑같은운동화가몇켤레나만들어지고팔려나갔을까요?
얼마나많은이들이L의운동화를신고다녔을까요?
그운동화들은지금다어디로갔을까요?”

최루탄에쓰러진L을부축한마음,L을병원응급실로옮긴마음,L의운동화를들고응급실앞에서기다린마음,L이툭툭털고일어나기를기도한마음,L의희생이헛되지않기를애도한마음,그를영원히기억하려는마음,그마음들….
그소중한마음들이모여만들어진이소설을독자들이읽음으로써‘L의운동화’의복원은비로소완성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