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리를 먹는 오후 (김봄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 (김봄 소설집)

$12.00
Description
떫고 아린, 청춘을 그리다.
김봄의 첫 번째 소설집『아오리를 먹는 오후』.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줄곧 어린 청춘들에게 시선을 두고 작품활동을 해온 저자의 이번 소설집에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정상 궤도를 자꾸만 이탈하는 존재들이 등장한다. 어른의 입장에서 ‘문제아’, ‘비행 청소년’이라고 편하게 묶어 부르는 존재들. 두려워하기 보단 눈앞에 띄지만 않으면 좋을 존재들.

저자는 이처럼 나이 어린 인물들이 벌이는 사건사고를 따라가는 이야기를 통해 애정 없는 어른과 그들에 의해 팽개쳐진 아이들이 주고받는 폭력의 현장을 고발한다. 영리하고 예쁜 아이들만 보고 싶어 하는 세상에 소년 범죄자들의 만행을 기록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그들이 들려주는 폭력의 장면과 그 목소리 뒤에 숨은 비정하고 무책임한 어른들의 모습까지 보여준다.

소속되거나 기입된 곳 없는 존재들이 모여 만든 폭력의 세계. 그들끼리의 질서를 갖춘 세계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또다시 그 속에서 약자가 되는 여자아이들이다. 어른들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의 세계에서도 ‘여자’라는 성별을 지닌 이들은 더한 약자로 나타난다. 저자는 사회의 무관심과 보호자의 부재로 인해 ‘문제아’로 낙인찍혀 고립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는 와중에 유독 폭력의 먹이사슬 최약층에 있는 여자아이들의 모습에 주목해 그들의 생존 방식을 보여준다.
저자

김봄

저자김봄은서울에서태어났다.2011년《세계의문학》신인상에단편소설「내이름은나나」가당선되어등단했다.공연기획과스토리창작집단인‘봄기획’을운영하고있다.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과한서대학교영상애니메이션학과에출강하고있다.

목차

무정7
림보39
내이름은나나69
아오리를먹는오후105
문틈135
절대온도163
오!해피201
맨홀235
작가의말261
작품해설265

출판사 서평

방황하며거리를떠도는‘모라토리엄아이들’
나쁜아이들의세계를통해드러나는더나쁜세상


2011년《세계의문학》신인상으로등단한소설가김봄의첫번째소설집『아오리를먹는오후』가출간되었다.김봄은십대폭주족이야기를다룬작품「내이름은나나」로미성년‘루저’들의그늘과좌절에대해말한다는평을받으며등단했다.작가는줄곧어린청춘들에게시선을두고있다.이때작가가포착하는‘청춘’의성질은풋풋하고싱그러운것이아닌풋사과를씹었을때의떫고아린맛에가깝다.나이어린인물들이벌이는사건사고를따라가는이야기를통해작가는애정없는어른과그들에의해팽개쳐진아이들이주고받는폭력의현장을보여준다.

■핍진하게기록되는‘소년범죄자’들의일상
소설집『아오리를먹는오후』에는사회가만들어놓은정상궤도를자꾸만이탈하는존재들이등장한다.그들의나이는대부분십대로,어른의입장에서‘문제아’,‘비행청소년’이라고편하게묶어부르는존재들이다.어른들은그런아이들을두려워하기보다는골치아파하고,이해하려고하기보다치워두고싶어한다.눈앞에띄지만않으면좋을존재들.김봄의소설은그들을눈앞으로불러낸다.무자비하게속도를즐기는오토바이폭주족부터(「내이름은나나」),편의점아르바이트생을강간하는히키코모리소년(「문틈」),조건만남으로돈을벌고파트너를돌려가며섹스하는가출청소년집단(「절대온도」)까지,작가는영리하고예쁜아이들만보고싶어하는세상에소년범죄자들의만행을핍진하게기록한다.이때자신들의범죄와일탈을털어놓는아이들의목소리는담담하기그지없다.독자들은그들이들려주는폭력의장면을피할수없으며,그목소리뒤에숨은비정하고무책임한어른들의모습까지보게될것이다.

■성(性)을교환하며살아가는소녀들의생존방식
소속되거나기입된곳없는아이들이모여만든폭력의세계.그들끼리의질서를갖춘이세계에서두드러지는것은또다시그속에서약자가된여자아이들이다.어른들의세계와마찬가지로아이들의세계에서도‘여자’라는성별을지닌이들은더한약자로나타난다.힘없고“깡”만있는소녀들이살아가는방법은비슷하다.폭력의세계에서남자아이들처럼직접내지를주먹이나휘두를권력이없는여자아이들은자신의성(性)을교환하여자리를,생존을,애정을얻는다.남자아이들의“내꺼”가되어야만생존이가능한여자아이들의방식은그들이폭주족무리안에있든,공평하게돈을걷어월세방을얻은“팸”에있든모두흡사하다.작가는사회의무관심과보호자의부재로인해‘문제아’로낙인찍혀고립되는아이들의모습을담는와중에유독폭력의먹이사슬최약층에있는여자아이들의모습에주목한다.

■아이들의진술을들어야하는이유
왜하필아이들인가?김봄의소설속십대화자들은2000년대초한국소설에등장했던김애란이나김영하의발랄하고가벼운유형의십대화자들과는다르다.입체적인성격이나특별한역사없이자신이처한상황을‘그저진술하는’아이들.이당혹스러운아이들은그야말로현재의아이들이라고할수있다.이유도모른채강요당한신분상승과계급의중요성을이제는아이들이먼저내면화하는시대.소설집『아오리를먹는오후』속‘나쁜아이들’은바로그가치만을주입시킨무책임한어른들에게되돌려주는무시무시한아웃풋(output)이다.주체없는,유령같은아이들을조명함으로써볼수있는더무서운그림자는바로비정한어른들의태도다.김봄의소설집속어린화자들의목소리는습관적으로아이들에게미래란좋은대학과안정적인직장이라고말해온어른을향해울리는사이렌이될것이다.

■수록작품소개
무정아버지는아버지집에,어머니는호주에,‘나’는이모집에산다.안그런척해도애정이고프고투정이부리고싶은‘나’를제쳐두고아버지는아버지의애정관계가,어머니에게는어머니의인생이중요하다.둘다못마땅하지만그중에서도꼴보기싫은것은아버지의애인이다.자식에겐관심도없는무정한아버지가사랑하는사람이마음에들지않는다.참지못한‘나’는그에게주먹을휘두르고,그로인해이혼후서로본적없던어머니와아버지가대면한다.

림보남자의직업은형사다.다양한죽음들이널브러진일터에서돌아오면선뜻선을넘을수없는아내와,지하실에세들어살며자꾸만선을넘어남자의공간으로침범해오는여자아이가있다.선을넘지않는삶을지향했던남자는자꾸만지하실에사는모녀에게눈길이머무는데…….

내이름은나나그녀의이름‘나나’는수완이붙여준이름이다.수완의오토바이에매달려속도를즐기는것이인생전부의쾌락이자의무이다.한바탕폭주를돌고돌아온그날밤등장한경찰‘김반장’은폭주족아이들을전부통제하며수완과나나사이에갈등을지펴놓은채떠나고,다시날은밝아온다.

아오리를먹는오후풀숲에누워시간을헤아리는소녀가있다.소녀가기억하는시간은하굣길의시간이다.엄마의애인인삼촌이데리러왔고,신나게노래를부르며드라이브를했다.삼촌은다리한가운데에차를세우고소녀와함께웃고,그러다가점점소녀에게몸을붙여왔는데,그이후소녀는지금까지혼자다.혼자서누군가를기다린다.

문틈어느저녁,중년남자두사람이거실에마주앉아서로의아들과딸의문제를상의한다.소년은아주좁은문틈으로그대화를엿듣는다.소년은눈오는새벽,비밀스러운외출을시도한적이있다.그때편의점에서아르바이트를하는소녀를만났다.사는게재미없다는이유로끝까지가버린소년.소년이닫혀있던그의방문을열기로결심한이유는무엇이었을까.

절대온도가출하여고시원,주유소에딸린다락방을전전하다가좀더나은곳에살기위해인터넷‘팸’카페를통해만난다섯명의아이들.이들은화려한비행기록을나누며‘팸’이되기로한다.그러나금세돈이떨어진아이들은조건만남이나빈집털이같은돈벌이를시도하다가서로를다치게하고만다.

오!해피아버지가죽은뒤곰팡이가슬고무너져가는집.어머니는그집을허물어튼튼하고안락한새집을짓고싶어한다.아버지가없는집에서미숙하고겁많은모습으로퇴행하는어머니가안타깝지만,지켜보는‘나’역시예고없이쓰러져잠드는기면증으로인해제대로된직장을가질수없어경제적으로집과어머니를지탱할몫을해내지못한다.

맨홀좁은여관방에서혼자몰래아기를낳은미혼모가있다.그녀는우는아기를달래는것도,분유를타는것도전부미숙하다.아기가쉽게울음을그치지않거나,한벌뿐인외출복에침을묻히면가차없이욕설을뱉는다.이어린엄마를향해아기는옹알이로밖에들리지않을말을건네기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