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디자인된다 (세계사의 큰 줄기를 따라 구성해 본 디자인의 역사 | 양장본 Hardcover)

역사는 디자인된다 (세계사의 큰 줄기를 따라 구성해 본 디자인의 역사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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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인류문화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디자인!
오늘날 수많은 직업과 직군이 그러하겠지만, 디자이너는 종종 혼란에 빠진다. 시각적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순수 예술가처럼 홀로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디자인 작업의 시작점에 클라이언트의 요청이 자리한 까닭이다. 그렇다고 클라이언트 잡과 인하우스 직업만 있냐 하면, 꽤 다채로운 작업을 스스로 동기 부여하여 선보여 내는 일군의 디자이너들이 있다.

그들이 내놓는 그래픽 작업은, 감상자로서는 순수 예술인지 디자인 결과물인지 알아맞히기 어렵다. 테트리스처럼 떨어지는 디자인 과제, 클라이언트와의 끝나지 않는 줄다리기 속에서 디자이너들에게는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과연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디자인이란 건 무엇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미는 예술의 그것과는 어떻게 다른가.’

그래픽 디자이너 윤여경은 그가 잘하는 ‘압축’ 능력을 통해,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역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역사는 디자인된다』는 유구한 인류 문화의 흐름 속에 존재한 디자인의 뿌리를 발견함으로써, 외부에서 이식될 수 없는 제 주체성과 정체성을 심고 가꾸자는 제안이다. 특히 세계사의 큰 줄기를 따라 구성한 기다란 디자인 역사 연표는 디자인적 성실성은 물론 인류 역사에 대한 빛나는 통찰력을 보여 준다.
저자

윤여경

저자윤여경은그래픽디자이너이자디자인저술가,이론가,교육자다.저서로는『런던에서온윌리엄모리스』(지콜론북,2014),『좋은디자인이란무엇인가』(스테파노반델리,2012)가있으며,《지콜론》,《GRAPHIC》,《디자인평론》등잡지와평론지에기고했다.국민대학교그린디자인전공으로석사학위를받았고,현재는경향신문정보그래픽디자이너,국민대학교디자인대학원겸임교수로재직한다.2014년온라인디자인공부사이트‘디자인학교(designerschool.net)’를열어모바일시대에적합한디자인교육을시도해왔다.

목차

들어가기전에
디자인역사연표로무엇을할까(이성민)
들어가며

1부역사와인간
1장역사는기억이다
2장기술과문명그리고환경

2부역사란무엇인가
1장역사란무엇인가
2장역사에서의인과관계
3장진보와진화

3부디자인방법과모형
0장안개위의방랑자
1장문제해결모형
2장디자인모형
3장디자인모형의구조:사고·소통·순환

4부디자인역사연표
1장디자인역사연표
2장연표의파동으로패턴읽기
3장생산시대와소비시대
4장기술및문자의확대

5부예술과디자인
1장디자인개념의형성
2장현대디자인의등장
3장교훈

나오며
참고도서및자료
모로가야닿는곳(최범)

출판사 서평

“디자인은너무중요해서디자이너에게만맡길수없다.”
중요한디자이너가배워야할최후의세계사이자최초의디자인역사책


“디자인은너무중요해서디자이너에게만맡길수없다.”라는《가디언》편집자데이비드헵워스의문장을디자이너는두가지방식으로직업생활에적용할수있을것같다.하나는소통능력을키워더욱더협조적으로되는것,다른하나는몹시중요한디자인을주도적으로맡고있는자신이니만큼자부심과사명감에한껏고취되어디자인에임하는것일텐데,같은문장으로이전보다소극적이될수도적극적이될수도있다.후자의태도를따르되,깊고넓은공부를제안하는책이바로[역사는디자인된다]다.이책을소개하기위한“중요한디자이너가배워야할역사책”이라는표현에서‘중요한’은일부가아닌디자이너전체를수식한다.
오늘날수많은직업과직군이그러하겠지만,디자이너는종종혼란에빠진다.시각적아름다움을추구하지만순수예술가처럼홀로결정을내릴수는없다.디자인작업의시작점에클라이언트의요청이자리한까닭이다.그렇다고클라이언트잡과인하우스직업만있냐하면,꽤다채로운작업을스스로동기부여하여선보여내는일군의디자이너들이있다.그들이내놓는그래픽작업은,감상자로서는순수예술인지디자인결과물인지알아맞히기어렵다.테트리스처럼떨어지는디자인과제,클라이언트와의끝나지않는줄다리기속에서디자이너들에게는한가지의문이떠오른다.‘과연내가지금하고있는디자인이란건무엇이고우리가추구하는미는예술의그것과는어떻게다른가.’
경향신문에서오랫동안아트디렉팅을하고,수많은정보를간략한그래픽으로표현해온바있는그래픽디자이너윤여경은그가잘하는‘압축’능력을통해,후배디자이너들에게역사를소개하고자한다.유구한인류문화의흐름속에존재한디자인의뿌리를발견함으로써,외부에서이식될수없는제주체성과정체성을심고가꾸자는제안이다.특히세계사의큰줄기를따라구성한기다란디자인역사연표는디자인적성실성은물론인류역사에대한빛나는통찰력을보여준다.

역사는디자인된다

카는역사적사실이란“널리승인된판단들”이라고말했다.그는독일의외교관이었던슈트제레만의사례로역사적사실이형성되는과정을설명한다.슈트제레만은독일역사에서아주중요한시기의외교정책을담당했다.그는300상자정도의자료를남겼다.그의비서는이자료들을요약해세권의책으로출판했다.이책이다시영문판으로번역되는과정에서1/3정도가생략되었다.자료가요약되고생략되는과정에는역사가의주관적선택이개입되었다.(……)과거사실은현재역사가에의해발견되고서술되어야만비로소역사적사실이된다.과거사실은이미역사가의시선으로굴절되었으므로순수하지않다.역사적사실을제대로이해하기위해서는역사가가왜그사실을선택했고어떤맥락으로해석했는지고려해야한다.65~67쪽에서

디자이너가디자이너자신을알기위해서,바꾸어말해인간이인간자신을알기위해서살펴볼수있는자기자신은‘과거’(의자기자신)에한정된다.이때우리에게주어진과거우리의단서들을늘어놓고연결지어이해하는행동이역사공부다.제대로학문화되지않은디자인의영역을파헤치기에앞서저자는E.H.카를들어역사의본질에대해이야기한다.300상자의사료는그대로보존되지않고,역사가의손을거쳐세권의책으로,다시한권분량으로선택되고압축된다.이러한역사의정체를표현하는데design(고안하다)이라는단어가적격인점은흥미롭다.책제목에도밝혔듯“역사는디자인된다.”우리가선형적으로기록하고전승하는역사는특정한주관적관점에따라고안된(디자인된)결과라볼수있다.특정한가치관의틀에따라파악된다는점에서모든역사는‘디자인’의과정을거치는셈이다.

18세기말진화론이대두되면서기능(function)개념이유행했다.건축분야도시대의흐름에따라유용성의개념을‘용도’에서‘기능’으로전환했다.기능은용도보다확장된개념으로미래의목적과변화까지고려한다.용도는과거의형태를답습하면되지만목적을고려한기능은새로운형태를상상해야한다.예를들어글씨를쓰는용도인연필형태는고정되어있다.제작자는글씨쓰기라는용도를위해기존의연필형태를따라서만들면된다.반면꽃의형태는기능에따라변한다.즉‘꽃’의형태는주어진생식여건에적합하게변해야만한다.환경에따라생물들의형태가변하듯이기능은주변환경의변화에따라형태가바뀌는유용성개념이다.
이렇듯기능은진화론의생물학적특징이반영된개념이다.1859년다윈은생물의형태는자연환경에적응한결과라는자연선택진화론을발표해엄청난파장을일으켰다.많은분야들이다윈의개념을수용했고공예와건축분야도진화론에영향을받았다.진화론에근거한기능개념은기계적건축이아닌유기체적접근을요구한다.하나의생명체가생태계의일부이듯,하나의건물도도시생태계의일부다.생명체와환경이상호진화하듯건물과도시도서로영향을주고받으며진화한다.291쪽에서

“역사는디자인된다.”라는문장은“역사는디자인(이)된다.”로도읽힌다.18세기말전영역의패러다임을바꾸었던진화론은디자인/공예/건축분야에역시영향을끼쳤다.당대의가장강력한시대적가치관,역사적분기점은디자인문화를변모시키고,이문화는다시다가오는역사에적응,흡수된다.

디자인은역사가된다

저자가소개한연표의제목은‘역사연표’가아니라‘디자인역사연표’다.그린목적이인류사의이해가아닌,디자인역사와문화의이해이기때문이다.책의초반부에서다룬역사의본질과인류역사에대한인식을기반으로,후반부에서는시대별예술과디자인의시공간적특징을분별한다.‘디자인역사연표’를통해시각(그래픽)적역사를밝힘으로써,저자는역사를만드는주체로서의디자이너가지녀야할정체성과소명의식을환기한다.

B.C.550년부터현대까지약2500년동안,회색파동은400년단위로오르락내리락하며큰산네개를형성한다.상승할때는이념과종교등관념이중요해지고,하강할때는생존과안전등현실적삶이중요해진다.올라가는흐름에서는이상적인태도가,내려가는흐름에서는현실적인태도가강조된다.디자인모형의흐름처럼상승에서는감성(엔트로피)이,하강에서는이성(네트로피)이작동한다.디자인모형의순환구조가연표에서는상승과하강의파동으로표현되었다.172쪽에서

붉은색전환기와파란색이행기의패턴구분으로예술과공예/디자인의특징이더분명하게드러난다.전환기에는패러다임의변화가일어나다양한문제제기가쏟아져나온다.다소감성적인활동으로개성이강해진다.이행기에는파편적인개성들이융합되어보편성이강조된사상들이등장한다.문제해결을위한적절성을추구하며새로운공통감각을형성한다.‘문제제기’와‘문제해결’로구분되는두시기의특징은각각예술과공예/디자인에상응한다.195쪽에서

디자인현상을역사적으로규명하면서,저자는디자인에내재한시대적영향력에주목한다.시대상을대변하는디자인이있는가하면,시대의괴로움과문제를해결하는디자인이있다.물론두가지의선후는닭과달걀처럼구분하기어렵지만,저자의관점에따라예술을“문제제기의행위”로디자인을“문제해결의행위”로이해해본다면확실히역사적난제의해결은디자이너손에달려있는듯하다.문맹률이높았던19세기말노동자들대상으로그림문자‘아이소타입’을개발한오토노이라트를사회학자이자디자이너로볼수있지만,달리이해해보면모든디자이너는사회학적성격과임무를띤다.

아이소타입은19세기말에새롭게발명된문자다.(……)오토노이라트의노력이탄생시킨아이소타입은현재공항이나올림픽등국제행사에유용하게쓰인다.디자이너들은보편적인이미지글자인아이소타입을다룸으로써언어를초월한소통을할수있다.
문자를알면사고의폭이넓어지면서자연스럽게주체적인사고를추구하게된다.실제로문자를배운사람들은더높은삶의질을추구했다.합리적이성을믿고비판정신을지니게되어자신의의지로삶을개척한다.이런태도를근대정신혹은근대성이라고말한다.275쪽에서

역사를디자인하는디자이너

현대인대다수가스마트폰을즐겨쓰는것만보아도,우리들은복잡성을싫어하지않음을알수있다.복잡보다문제되는것은혼란이며,디자인행위의본질은혼란한상황을이해가능하도록바꾸는데있다고저자는이야기한다.다만카오스를코스모스로정리하는디자인과정에서,디자이너는단순미만을추구해서는안된다.오늘날우리는적지않은디자인이환경문제와사회문제를(해결하기보다는)촉발하고부추긴사례를본다.막강한힘을지닌정보들의순환과소통을돕는디자이너의역할에있어,문자를오독하거나의미를잘못그래픽화하는미숙성은종종치명적인결과를불러온다.

20세기후반환경문제와각종사회문제가대두되면서디자이너의역할과책임에대한문제제기가시작되었다.(……)디자인의본질과뿌리는공동체와사용가치에있다.디자이너가사용성을외면하고스타일링만지향하면결국디자인도실패하고스스로의신뢰도추락하는악순환에빠진다.전문디자이너들은자신들에게질문해야한다.디자인의가치가무엇인가.교환가치에매몰되지않았는가.사적인문제와공적인문제를혼동하지않았는가.나아가디자이너가만든디자인이현대사회에어떤영향을주고있는지지속적으로되물어야한다.246~247쪽에서

마지막으로문자는가장중요한디자인대상이다.다양한개념을품은추상적문자는이해하기어려운소통수단(데이터)이기에디자인이라는정보화과정이요구된다.그래서디자이너는반드시문자의특성을이해해야한다.문자의시각적특징만이아니라문자의본질인읽기와쓰기에도관심을둬야한다.문자를이해하지못한디자이너는그릇된정보를멋지게디자인함으로써사회에나쁜영향을줄수도있다.단순히보이기만을바라는디자인은제대로된정보를구성해내지못하기에큰재앙을불러올수도있다.미국스리마일원자력사고도잘못된정보디자인으로일어난참사중하나다.?278쪽에서
책의말미에서저자는주체성을“스스로자신의존재를인식하는것”,정체성을“타인과의맥락속에서자신을인식하는관계적접근”으로나누며,경쟁을위해서는주체성을,협업을위해서는정체성을지녀야한다고말한다.다만작금의디자인교육은주체성을찾는데적극적인반면이론적/역사적정체성을찾는노력은빈약하기에,주체적디자인으로무장하고발딛은새내기디자이너가디자인현장에서겪을괴리를염려한다.이때다시금역사공부의중요성이부각된다.현재의나를과거의나,미래의나와연관짓는역사공부는정체성찾기의좋은연습이되며,클라이언트나사회등외부요인과의관계속에서고민하는디자이너에게필수적인입사의식이된다.나아가“적절성과협업을지향하는”디자인의참기능을잘알고활용하는디자이너는“흩어진공동체를다시세우”는주요한역사적역할을감당하게될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