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성의 역사 (양장본 Hardcover)

영원성의 역사 (양장본 Hardcover)

$19.69
Description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 출간
픽션과는 다른 매력의, 인간적인 보르헤스를 만나다

▶ 의심할 것 없이 현대의 가장 뛰어난 남아메리카 작가 -《뉴욕 헤럴드 트리뷴》
▶ 보르헤스의 작품들을 처음 읽었을 때 마치 경이로운 현관에 서 있는 것 같았는데 둘러보니 집이 없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소설가)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논픽션 전집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1994년에 첫 출간된 보르헤스 전집이 픽션 모음집이었다면 이번 전집은 보르헤스가 발표했던 논픽션을 모았다. 올 하반기까지 총 7권으로 완간을 계획하고 있으며 상반기에 1권부터 3권까지 출간되었다.

보르헤스는 생전에 수천 쪽에 달하는 에세이를 남겼다. 우리에게 픽션으로 잘 알려진 것과 달리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산문 작가로도 명성을 떨쳤으며 당대 작가의 전기, 철학 사상, 아르헨티나의 탱고, 민속학, 국가 정치 및 문화, 리뷰, 비평, 서문, 강의 등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산문을 남겼다. 전 세계에서 독립적이고 탁월한 작품으로 인정받은 그의 논픽션이 국내에 전집으로 완역되어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픽션이나 시의 장르와 달리 다양한 산문 속에서 또 다른 인간적인 매력을 발하는 보르헤스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번역은 그동안 보르헤스를 대중들에게 꾸준히 소개해 온 송병선 교수를 필두로 스페인어에 정통한 교수들이 파트를 나누어 원문의 냉소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한 보르헤스를 충실히 살려 냈으며, 표지에서는 미로와 거울, 무한한 반복 등 보르헤스의 핵심 주제를 담으면서도 현대적인 가치를 드러내는 일러스트로 21세기 새로운 보르헤스를 표현해 냈다. 이 논픽션 전집을 통해 보르헤스 문학의 시원을 찾아 지적 탐색을 떠나 보자. 전방위로 뻗어 나가는 보르헤스의 격렬한 호기심과 전 작품을 관통하는 방대한 지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저자

호르헤루이스보르헤스

1899년아르헨티나의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태어났다.1919년스페인으로이주,전위문예운동인‘최후주의’에참여하면서본격적인문학활동을시작한그는부에노스아이레스에돌아와각종문예지에작품을발표하며,1931년비오이카사레스,빅토리아오캄포등과함께문예지《수르》를창간,아르헨티나문단에새로운물결을가져왔다.
한편아버지의죽음과본인의큰부상을겪은후보르헤스는재활과정에서새로운형식의단편소설들을집필하기시작한다.그독창적인문학세계로문단의주목을받으며세계적인명성을얻기시작한그는이후많은소설집과시집,평론집을발표하며문학의본질과형이상학적주제들에천착한다.1937년부터근무한부에노스아이레스시립도서관에서1946년대통령으로집권한후안페론을비판하여해고된그는페론정권붕괴이후아르헨티나국립도서관관장으로취임하고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에서영문학을가르쳤다.1980년에는세르반테스상,1956년에는아르헨티나국민문학상등을수상했다.1967년66세의나이에처음으로어린시절친구인엘사미얀과결혼했으나3년만에이혼,1986년개인비서인마리아코다마와결혼한뒤그해6월14일제네바에서사망했다.

목차

1부토론
서문13
가우초시15
종말직전단계의현실에대한견해56
독자의미신적인윤리64
또다른휘트먼71
카발라에대한옹호77
가짜바실리데스에대한옹호84
문학에서상정하는현실93
영화평104
서사기법과주술112
폴그루삭127
지옥의존속132
호메로스서사시의번역본141
아킬레우스와거북의영원한경주153
월트휘트먼에관한노트163
거북의변모175
『부바르와페퀴셰』에대한옹호187
플로베르와본보기가된운명196
아르헨티나작가와전통204
평론220

2부영원성의역사
서문247
영원성의역사250
케닝284
메타포312
순환이론321
순환적시간337
『천일야화』의역자들346
두편의글387

작품해설411
작가연보425

출판사 서평

■왜지금보르헤스논픽션인가?

보르헤스는1980년대말국내에포스트모더니즘문학이소개되면서본격적으로주목을받기시작했다.단편소설집『픽션들』이꼭읽어야할필독서로꼽히지만,‘어려운작가’라는수식어가항상따라붙었다.2000년대시작된‘인문학다이제스트’열풍에서도한발짝빗겨서있던신비의거장,보르헤스.그를쉽게읽고자하는독자들의기대에도불구하고,진리와중심을부정하는보르헤스의사유는한문장으로수렴될수없었고그의언어에주석을달면달수록옥상옥(屋上屋)이되는현상을피하기어려웠기때문이다.

‘나는일생을표류하면서살았고,조언할말은한마디도없다.’

만년의보르헤스에게젊은이들을위해조언을한마디해달라고요청했을때그는이렇게말했다.스스로시대의멘토가되기를거부했던자유경의목소리는어떻게그의작품을읽어야하는지오늘날의우리에게도중요한힌트를준다.

‘보르헤스논픽션전집’은그런의미에서보르헤스를만나고자하는이들에게가장유용한지도가될것이다.한번쯤『픽션들』,『알레프』를펼쳐들었으나복잡한표식과난해한상징에완독을포기했던독자들이라면,먼저논픽션을만나보자.청년보르헤스의사유가태동하는시기부터지적자만심을숨기지못하는패기만만한장년기를지나자신만의소우주를탄생시키는완숙기까지,그의모든여정을담았다.이사유의지도를통해,픽션속모든장애물은보르헤스의미학적토대위에세워진눈부신랜드마크였음이드러난다.

“가령「틀뢴,우크바르,오르비스테르티우스」에서보르헤스는“거울과부권(父權)은가증스러운것이다.그것들은눈에보이는세계를증식시키고,분명하게그런사실을보여주기때문이다.”라고말한다.우리는이에대한보르헤스의개인적인설명을‘7일밤’의「악몽」에서찾을수있고,왜그가그토록악몽이나꿈혹은거울에집착하게되었는지알게된다.”
-보르헤스논픽션전집3『말하는보르헤스』작품해설중에서

그동안소수독자들의전유물로여겨졌던보르헤스.그러나이제는당신도,이제껏누구도발견하지못한풍부한상징과형형한의미의편린을홀로목격하는‘보르헤스적경험’의주인이될수있다.

꿈꾸는보르헤스이전에읽는보르헤스가있었다,
세기의픽션을낳은문학과철학의화두들

■서른즈음의보르헤스
읽고듣는모든것이사유의재료가되다

보르헤스논픽션전집2『영원성의역사』의1부인『토론』은보르헤스문학의발전단계로보면,초기에서완숙기로넘어가는과도기의작품이다.1932년이책이처음으로출간되었을때그의나이서른셋이었다.나날이팽만해지는사유의둘레와가우초시를시작으로사실주의,독자와텍스트의관계,영미문학의거장들을지나영화매체로이어지는방대한관심사가『토론』에모두담겼다.

■다섯가지의화제로
자신과토론하다

“보석이라는단어가함의하는바는작지만귀중하고,영롱하지만부서지지않고,운반이용이하고,투명하면서도단단하고,세월이흘러도꽃처럼아름답다는것이다.그렇다면여기서이단어를사용하는것이마땅하다.내가아는한,아킬레우스의역설에이보다더좋은평가는없다.”-「아킬레우스와거북의영원한경주」중에서

이책에실린열아홉편의글들은주제에따라크게다섯가지로나뉜다.첫번째주제는아르헨티나문학이다.「가우초시」,「독자의미신적인윤리」,「폴그루삭」등을통해이전시대가고수했던민족주의적관점을극복하고새로운지평에서아르헨티나문학을조망한다.두번째주제는문학의핍진성(또는개연성)이다.「문학에서상정하는현실」과「서사기법과주술」에서보르헤스는‘현실을있는그대로재현한다.’라는의미의사실주의를거부하며문학에서현실재현보다핍진성이훨씬중요하다고강조한다.

“완벽한글,단어하나만고쳐도글전체가무너지는글이가장위태로운글이다.다른언어로번역하면글의부차적인의미와뉘앙스는사라진다.‘완벽한’글이란이처럼미묘한요소로구성된글이며,너무나쉽게망가지는글이다.반대로불멸의운명을타고난글은오탈자,오역,오독,몰이해의불길을통과하며,갖은시련에도영혼을방기하지않는다.”-「독자의미신적인윤리」중에서

이어세번째주제는종교와이단이다.「카발라에대한옹호」,「지옥의존속」에서종교적교리에과감한질문을던진보르헤스는네번째주제인제논의역설과무한의개념으로도약한다.세계를사물의배열이아니라‘말[言語]의배열’로보았던그의독특한사유가「거북의변모」를통해유감없이드러난다.

“할리우드가로버트루이스스티븐슨의명예를훼손한게이번이세번째이다.명예를훼손한영화의제목은「인간과짐승」˚으로,이번에는빅터플레밍감독이명예훼손을자행했는데,예전에루벤마모울리언이감독한(왜곡한)영화의미학적이고도덕적인오류를한치의오차도없이그대로답습하고있다.”-「평론」중에서
˚1941년에제작한영화「지킬박사와하이드씨」의스페인어제목
마지막으로「월트휘트먼에관한노트」,「영화평」,「평론」에서는외국문학의거장들과영화매체그리고신간서적에대한리뷰를다룬다.일상의보르헤스를사로잡았던뜨거운화제와참신한단상을만날수있다.때때로지적자만심으로가득찬문장들이등장하기도하는데,그를오래읽어온독자라도‘내가아는보르헤스가아닌데’라고느낄만큼생경하다.매일이어제와다르던,서른즈음의보르헤스는이렇듯거친문장속에도팽창하는사유의힘을주저없이담아낸다.

■장년의보르헤스
‘영원성’이라는고단한희망에천착하다

시간과영원의문제는보르헤스의사유와작품세계를가로지르는중요한주제이다.1936년완연한장년을맞은보르헤스가세상에내놓은『영원성의역사』가보르헤스논픽션전집2『영원성의역사』의2부로수록되었다.이책은영원성,순환적시간성등그가오랫동안몰두했던철학적명제뿐만아니라수사법,번역의문제,소설의형식과같은문학적관점을모두아우른다.마지막장『두편의글』에실린「알모타심으로의접근」은철학적사유와문학적형식이결합된보르헤스특유의‘에세이적소설’의출발을알리는중요한좌표이다.

■『픽션들』과『알레프』를낳은
어떤사색에대하여

“수많은시인이사랑으로갈구한영원이연속성이라는견디기힘든압박으로부터비록찰나에지나지않을지라도우리를자유롭게해주는훌륭한기교임을어찌느끼지못했을까?”-「서문」중에서

보르헤스는「영원성의역사」,「순환이론」,「순환적시간」에서시간과영원의문제를끈질기게파고든다.플라톤의이데아론,기독교세계관,니체의영원회귀라는세가지프리즘을통해오랜시간인류가몰입해온‘영원성’의본질을탐구한다.

“주지하다시피개인의정체성은기억에자리하며이기능이없어지면백치가된다.우주에대해서도동일하게생각할수있다.영원성이없다면,즉영혼에머물다간것에대한예민하고비밀스러운거울이없다면보편적역사는잃어버린시간이다.”-「영원성의역사」중에서

이어지는「케닝」과「메타포」는서로비슷한듯다른문학적수사법을다룬다.역사적으로전개된다양한예를제시하며두개념을규명하는보르헤스의필치는그의방대한도서관이언어로이루어져있음을다시한번알게한다.또한「『천일야화』의역자들」에서는번역의문제를통해,작가의독점적인권위를부정하고쓰는행위와읽는행위를동질적인것으로바라본다.

“현재의책이과거의책에서유래한다는것은영예로운일이다.(새뮤얼존슨이지적하듯)동시대사람에게빚지는걸좋아하는사람은없기때문이다.”-「알모타심으로의접근」중에서

「두편의글」에수록된「알모타심으로의접근」은단연보르헤스글쓰기의정수라할만하다.소설과에세이의양면성을지닌매력적인작품이자동시에철학적사유와문학적형식이결합된보르헤스특유의‘에세이적소설’의태동이기때문이다.이한편의작품을통해훗날『픽션들』과『알레프』를낳은완숙기의보르헤스를상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