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모범 (보르헤스 가명 소설 모음집 | 양장본 Hardcover)

죽음의 모범 (보르헤스 가명 소설 모음집 | 양장본 Hardcover)

$23.47
Description
‘부스토스 도메크’라는 가명의 소설가를 내세워
보르헤스와 카사레스가 직조한 천일야화
비오르헤스의 탄생을 선언하는 미스터리 가명 소설집!
▶ 보르헤스는 의심할 것 없이 현대의 가장 뛰어난 남아메리카 작가 -《뉴욕 헤럴드 트리뷴》

▶ 보르헤스의 작품들을 처음 읽었을 때 마치 경이로운 현관에 서 있는 것 같았는데 둘러보니 집이 없었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소설가)

▶ 나이로 치면 아들이 될 수 있지만 나는 카사레스에게 많은 것을 배웠고, 그는 나의 스승이었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저자

호르헤루이스보르헤스

JorgeLuisBorges
1899년아르헨티나의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태어났다.1919년스페인으로이주,전위문예운동인‘최후주의’에참여하면서본격적인문학활동을시작한그는부에노스아이레스에돌아와각종문예지에작품을발표하며,1931년비오이카사레스,빅토리아오캄포등과함께문예지《수르》를창간,아르헨티나문단에새로운물결을가져왔다.한편아버지의죽음과본인의큰부상을겪은후보르헤스는재활과정에서새로운형식의단편소설들을집필하기시작한다.그독창적인문학세계로문단의주목을받으며세계적인명성을얻기시작한그는이후많은소설집과시집,평론집을발표하며문학의본질과형이상학적주제들에천착한다.1937년부터근무한부에노스아이레스시립도서관에서1946년대통령으로집권한후안페론을비판하여해고된그는페론정권붕괴이후아르헨티나국립도서관관장으로취임하고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에서영문학을가르쳤다.1980년에는세르반테스상,1956년에는아르헨티나국민문학상등을수상했다.1967년66세의나이에처음으로어린시절친구인엘사미얀과결혼했으나3년만에이혼,1986년개인비서인마리아코다마와결혼한뒤그해6월14일제네바에서사망했다.

목차

1부
이시드로파로디에게주어진
여섯가지사건

오노리오부스토스도메크15
서문18
황도십이궁28
골리아드킨의밤52
황소의신75
산자코모의예견98
타데오리마르도의희생자141
타이안의기나긴추적173

2부
두가지놀라운환상

증인203
증거217

3부
죽음의모범

서문에부쳐235
등장인물241

4부
변두리사람들/믿는자들의낙원

서문317
변두리사람들321
믿는자들의낙원405

5부
부스토스도메크의연대기

서문481
세사르팔라디온를기리며485
라몬보나베나와함께한어느오후491
절대의탐구499
시대에걸맞은자연주의506
루미스의다양한작품목록과분석512
추상예술519
조합주의자525
세계의연극530
예술이싹트다535
그라두스아드파르나숨540
선택하는눈547
부족한것은해를입히지않는다553
다재다능한빌라세코558
우리의붓:타파스561
의상1564
의상2570
빛나는접근법573
존재한다는것은지각되는것577
아이들러582
죽지않는사람들585
긍정적인기여592

6부
부스토스도메크의새로운단편들

죽을때까지이어진우정599
선과악의경계를넘어서608
몬스트루오의축제626
친구의아들642
어두움과화려함670
영광의형태678
검열의주적(主敵)687
작품으로구원받기695

책임정하기708

작품해설717
작가연보734

출판사 서평

조이스,카프카와더불어20세기를대표하는작가,20세기포스트모더니즘문학논쟁을촉발시킨호르헤루이스보르헤스.환상소설의대가이자스페인어권최고의문학상인세르반테스문학상을수상한아돌포비오이카사레스.라틴아메리카문학을대표하는두작가가가명의소설가인‘오노리노부스토스도메크’를내세워만들어낸공동의단편소설모음집『죽음의모범』이민음사에서출간되었다.보르헤스와카사레스의공동창작은당시로서는전례를찾기어려운새로운형태의문학실험으로,평단으로부터“오랜준비기간을거친공동작업의결과이며,이가상작가(오노리노부스토스도메크)의문체는보르헤스는물론카사레스와도닮지않은독자적인스타일을보여주었다.”라는찬사를받았다.풍자와아이러니가넘치고추리소설기법으로정황묘사와이야기를전개하는『죽음의모범』은서사적속도감이문체적특징인카사레스와백과사전적지식을밤하늘의별자리처럼풀어놓는보르헤스의형이상학적문체가한데어우러져독자들에게신비로독서체험의기회를제공한다.

보르헤스와카사레스가창조한가상의작가인오노리노부스토스도메크는본책에서1부「이시드로파로디에게주어진여섯가지사건」(1942),5부「부스토스도메크의연대기」(1967),6부「부스토스도메크의새로운단편들」(1977)의저자다.2부「두가지놀라운환상」(1946)과3부「죽음의모범」(1946),4부「변두리사람들」(1955)에서독자는수아레스린츠라는또다른가명소설가의이름을만날수있는데,그는부스토스도메크의제자로설정되어있다.마치미로속에서여러이름을만나는듯한이기묘한가명소설모음집은‘비오르헤스’(Biorges,비오이카사레스와보르헤스의결합)의탄생을선언하는출사표와도같다.보르헤스는부스토스도메크라는인물의탄생과정에대해다음과같이회고한바있다.

나는그럴싸한탐정소설을구상해둔터였다.비내리던어느날아침에비오이가시도해보자고제안했다.썩내키지는않았지만받아들였는데,바로그날오전에기적이일어났다.오노리오부스토스도메크라는제삼의저자가나타나상황을지배하기에이른것이다.그의강력한손이천천히우리를이끌었다.(……)도메크는비오이의증조부의성에서,부스토스는코르도바주에살던내증조부의성에서따왔다.

보르헤스와카사레스의첫만남은1931년으로거슬러올라간다.아르헨티나판맹모인카사레스의어머니가저명한문예지《수르》편집장빅토리아오캄포를만나아들의문학적재능을키울방법에대한조언을구한다.당대대표작가이기도한빅토리아는멘토로보르헤스를추천하고,두사람은이후열다섯살의나이차이에도불구하고평생친구이자문학적동반자로서우정을나누게된다.보르헤스와카사레스는《데스티엠포》라는잡지를함께발간하는등문학적활동을공동으로펼치게되는데,그과정에서탄생하게된가명의작가가바로오노리오부스토스도메크다.두작가의한목소리로만들어진부스토스도메크의작품들은출간될때마다반향을불러일으켰는데,이후이모든단편들이보르헤스와비오이의공동창작품임을알게된문단의평자들이몹시당황했다는일화도전해진다.


서구문학을패러디로읽어내다
은유와풍자로가득한이야기보따리

1부「이시드로파로디에게주어진여섯가지사건」에서살인누명을쓰고수감된이시드로파로디는억울한살인누명을썼다며범인을가려달라는여러의뢰인들을만나게된다.이시드로는그명성만큼탁월한기지와놀라운추리력으로살인사건의범인을하나씩밝혀내는데,그가문제를해결하는과정에서독자는기상천외하고미스터리한이야기들을경험한다.보르헤스는체스터턴,스티븐슨등의작가들이쓴영국범죄문학과탐정소설에심취한것으로알려져있는데,그는이러한탐정소설의방식을패러디하여이소설에서주어진언어정보만으로문제를해결하는탐정이시드로라는인물을창조했다.파로디는명백한진실을밝혀내는논리적전개양상을보이는것이아니라,오히려무수한언어적해석의길을제시하며범죄문학장르의전형을뒤틀고변형시킨다.

2부「두가지놀라운환상」은두가지초월적경험을다룬작품으로,여기서기존에신성함과성스러움으로여겨지던대상은그로테스크한괴물로묘사되며그신성함이무화된다.3부「죽음의모범」은부스토스도메크의제자로설정된수아레스린츠라는가상작가가쓴작품으로권력과이권을둘러싸고세등장인물들이서로물고물리는관계를통해탐정소설의패러디적묘미를다시금드러낸다.4부「변두리사람들」과「믿는자들의낙원」은누와르영화를보는듯명예와운명과복수를주제로스펙터클한사건들이이어지는데,1940년에영화대본으로작성되었다가1955년에한권으로묶여출판되었고,1975년에는영화로제작되기도했다.

5부「부스토스도메크의연대기」는당대사회와문화에대한비판의식을담은통렬한풍자가가득하며,작품전반에비유적표현이사용된바로크식글쓰기형식을차용했다.기능주의를풍자하거나(「의상」1,2),어휘를풍요롭게바꾸고변형하며(「그라두스아드파르나숨」),기존의가치와현상에대해의문을제기하고풍자와은유로그형식을자유자재로전복시키는실험적글쓰기를시도한다.특히6부「부스토스도메크의새로운단편들」에서는‘페론주의’로유명한페론대통령에대한날카로운비판을담아내는데(「몬스트루오의축제」에서몬스투로오(Monstruo)는보통명사인‘괴물’이담아낼수없는고유성을지닌다.),이는페론대통령과평생불편한관계를풍자적으로작품안에풀어낸보르헤스의기지를드러낸다.난해하기로유명한보르헤스의글쓰기가담고있는풍자의묘미를더욱잘살려낼수있었던것은비오이카사레스의글쓰기적기지의공이적지않다.최면을걸듯이보르헤스가자신의꿈의세계를풀어놓으면카사레스가그것을온전히담아추리소설기법을통해길을찾아주는듯한형태가반복되는것이다.보르헤스자신도“명료하고매끄러운문체에대한애착을지닌카사레스에게나는빚을지고있다.”라고고백한바있다.

‘오노리오부스토스도메크’라는가명의소설가를내세워보르헤스와카사레스가미로처럼직조해낸세기의천일야화『죽음의모범』.카사레스의탁월한기지가빛을발휘하는추리소설기법에보르헤스의전매특허라할수있는백과사전적지식이결합된단편소설모음집인이책을통해서우리는다시지금,보르헤스를만나보게될것이다.비오르헤스가우리에게들려주는지적인언어유희의세계.미스터리하고유머러스한이야기속에담겨있는풍자적감수성과철학적지혜의산물『죽음의모범』을독자들에게권한다.이말을건네며.

“오늘내가할이야기를듣는사람은선생이처음이자마지막일게요.
인간은언젠가는속을털어넣고싶어하는법이지.어차피할바에야
스쳐지나가는새,마지막담배연기처럼사라질누군가와하는게나은법.”
-본문682쪽

픽션의논픽션,논픽션의픽션같은가명소설모음집
보르헤스논픽션전집7권중유일한픽션

『죽음의모범』은2018년에처음1권(『아르헨티나사람들의언어』)이출간된이후현재까지꾸준히발간되고있는보르헤스논픽션전집중7권에해당한다.1권부터6권은논픽션이며,7권인『죽음의모범』만유일한픽션으로‘보르헤스가명소설모음집’이라는부제를추가하여별권과같이구성하였다.보르헤스를사랑하는독자들로서는1994년에첫출간된보르헤스전집이후다시만나게되는보르헤스의픽션작품인셈이다.보르헤스는생전에수천쪽에달하는에세이를남겼다.우리에게픽션으로잘알려진것과달리라틴아메리카에서는산문작가로도명성을떨쳤으며당대작가의전기,철학사상,아르헨티나의탱고,민속학,국가정치및문화,리뷰,비평,서문,강의등다양한주제와형식의산문을남겼다.민음사에서6권(근간)이출간되면전세계에서독립적이고탁월한작품으로인정받은그의논픽션전집모두를국내에서도만나볼수있다.

보르헤스는1980년대말국내에포스트모더니즘문학이소개되면서본격적으로주목을받기시작했다.단편소설집『픽션들』이꼭읽어야할필독서로꼽혔지만,‘어려운작가’라는수식어가항상따라붙었다.2000년대시작된‘인문학다이제스트’열풍에서도한발짝빗겨서있던신비의거장,보르헤스.그를쉽게읽고자하는독자들의기대에도불구하고,진리와중심을부정하는보르헤스의사유는한문장으로수렴될수없었고그의언어에주석을달면달수록옥상옥(屋上屋)이되는현상을피하기어려웠기때문이다.

‘나는일생을표류하면서살았고,조언할말은한마디도없다.’

만년의보르헤스에게젊은이들을위해조언을한마디해달라고요청했을때그는이렇게말했다.스스로시대의멘토가되기를거부했던자유경의목소리는어떻게그의작품을읽어야하는지오늘날의우리에게도중요한힌트를준다.‘보르헤스논픽션전집’은그런의미에서보르헤스를만나고자하는이들에게가장유용한지도가될것이다.한번쯤『픽션들』,『알레프』를펼쳐들었으나복잡한표식과난해한상징에완독을포기했던독자들이라면,먼저논픽션을만나보자.청년보르헤스의사유가태동하는시기부터지적자만심을숨기지못하는패기만만한장년기를지나자신만의소우주를탄생시키는완숙기까지,그의모든여정을담았다.이사유의지도를통해,픽션속모든장애물은보르헤스의미학적토대위에세워진눈부신랜드마크였음이드러난다.

“가령「틀뢴,우크바르,오르비스테르티우스」에서보르헤스는“거울과부권(父權)은가증스러운것이다.그것들은눈에보이는세계를증식시키고,분명하게그런사실을보여주기때문이다.”라고말한다.우리는이에대한보르헤스의개인적인설명을‘7일밤’의「악몽」에서찾을수있고,왜그가그토록악몽이나꿈혹은거울에집착하게되었는지알게된다.
-보르헤스논픽션전집3『말하는보르헤스』작품해설중에서

그동안소수독자들의전유물로여겨졌던보르헤스.그러나이제는당신도,이제껏누구도발견하지못한풍부한상징과형형한의미의편린을홀로목격하는‘보르헤스적경험’의주인이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