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의 성장

안목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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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은 어떻게 자라났는가
국립박물관에서 34년을 일한 큐레이터의 이야기

국립박물관에서 일한 30여 년의 세월,
서서히 자라난 안목에 대한 이야기
흰 그릇 하나가 있다. 이 그릇에서 무엇을 볼까? 그냥 밥그릇으로 보고 지나치는 발걸음 사이에서 한 사람이 얼어붙은 듯 멈춰 선다. 500여 년 전에 백자를 만든 장인의 손길, 그 안에 깃든 생각, 이와 같은 양식을 빚어 낸 시대를 한눈에 들여다본다. 유물의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눈, 말하자면 안목이 있는 사람이다.

안목은 어떻게 얻는가? 흔히 안목은 전문가에게 있는 것, 풍요한 환경이 낳는 것, 애초에 타고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 사람은 안목이 ‘자라났다’고 말한다. 이 책 『안목의 성장』을 쓴 이내옥은 국립박물관에서 34년간 근무하면서 진주·청주·부여·대구·춘천의 국립박물관장과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장을 지냈다. 전국의 박물관에서 일한 큐레이터이자 『공재 윤두서』, 『백제미의 발견』 등 한국미술 연구서를 낸 학자로서 긴 세월에 걸쳐 자라난 자신의 안목에 대하여 회상한다.

안목이란 유물을 포함해 모든 사물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말한다. 소박한 백자반합과 숭고한 반가사유상에서부터 뜰에 핀 꽃과 마당의 버드나무, 계절이 지나가는 풍경과 역사를 담은 유적지까지 모든 것에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리고 빛나는 몸을 가지고 태어난 우리는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찾고, 아름답게 살기를 바란다. 미적 안목은 감식안을 가진 소수가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있는 능력인 것이다. 저자의 산문을 읽다 보면 우리가 평소 일을 하고, 좋은 사람과 만나고, 내가 사는 곳을 보살피면서 저마다의 안목을 키워 나간다는 점을 다시금 새로 깨닫게 된다.
저자

이내옥

전남광주에서태어나전남대학교사학과와동대학원을수료하고,국민대학교국사학과에서「공재윤두서의학문과예술」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34년간국립박물관에서근무하면서진주·청주·부여·대구·춘천의국립박물관장과국립중앙박물관유물관리부장및아시아부장을지냈다.한국미술사연구와박물관에기여한공로를인정받아한국인최초로미국아시아파운데이션아시아미술펠로우십을수상했다.저서로『문화재다루기』,『공재윤두서』,『백제미의발견』이있고,기획서로『사찰꽃살문』(한국의아름다운책100선),『백제』(코리아디자인어워드그래픽부문대상),『부처님의손』(서울인쇄문화대상)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1부아름다움을보는눈

산에올라내사는곳을내려다보았다
에메랄드그린
알수없어요
봄날은간다
이을호선생을추억하다
나의호
무담시
아름다움을보는눈
문화재를다루는법
오만한박물관
아름다운이별
골동수집
일본다도와조선막사발
풀꽃갤러리아소
세상의모든명품
조선의유풍
겸손의공간
호숫가에서겨울을생각하다

2부알아본다는것

아침에일어나뜰을바라보다
붓꽃을보며
선암사차밭
알아본다는것
어깨힘을빼라
해태타이거즈
아버지의세가지당부
모란이필때
일포스티노
백자반합
윤두서의「백마도」
우리는모두연결되어있다
인동초
여자로나이든다는것
료안지정원
신이된인간의고독
차회
흐르는바람을맞으며
백제역사도시
독서의순간들
에드워드호퍼
선교장종부
예찬의「용슬재도」
관조스님행장

3부시골에집을마련하다

신록의아침
버드나무가흔들리다
술을마시다
시골에집을마련하다
무너진마을
다빈치의「최후의만찬」
미켈란젤로의「다비드상」
바베트의만찬
다산묘소를지나며
높은산을우러러보며큰길을가라
수도원에서
추사김정희
경직된이념을넘어서
도연명을생각한다
속세가그립답니다
무상의미학
파주의노을
부질없는삶을돌아보며
21세기의안중근
나가사키의푸른바다
슬픈기도
세상을태연하게
그래도너는살아라

출판사 서평

국립박물관에서일한
30여년의세월,
서서히자라난안목에대한이야기


흰그릇하나가있다.이그릇에서무엇을볼까?그냥밥그릇으로보고지나치는발걸음사이에서한사람이얼어붙은듯멈춰선다.500여년전에백자를만든장인의손길,그안에깃든생각,이와같은양식을빚어낸시대를한눈에들여다본다.유물의아름다움을알아보는눈,말하자면안목이있는사람이다.
안목은어떻게얻는가?흔히안목은전문가에게있는것,풍요한환경이낳는것,애초에타고나는것이라고이야기한다.그러나이사람은안목이‘자라났다’고말한다.이책『안목의성장』을쓴이내옥은국립박물관에서34년간근무하면서진주·청주·부여·대구·춘천의국립박물관장과국립중앙박물관유물관리부장을지냈다.전국의박물관에서일한큐레이터이자『공재윤두서』,『백제미의발견』등한국미술연구서를낸학자로서긴세월에걸쳐자라난자신의안목에대하여회상한다.
안목이란유물을포함해모든사물의아름다움을보는눈을말한다.소박한백자반합과숭고한반가사유상에서부터뜰에핀꽃과마당의버드나무,계절이지나가는풍경과역사를담은유적지까지모든것에는아름다움이있다.그리고빛나는몸을가지고태어난우리는누구나아름다운것을찾고,아름답게살기를바란다.미적안목은감식안을가진소수가아니라모든사람에게있는능력인것이다.저자의산문을읽다보면우리가평소일을하고,좋은사람과만나고,내가사는곳을보살피면서저마다의안목을키워나간다는점을다시금새로깨닫게된다.

세월은흘러가고,
안목은자라난다

옛물건,새로운풍경,참다운사람과만나며
마침내알아간아름다움의기록


온나라의사찰에피어난꽃살문(紋)사진으로큰호응을얻었던국립청주박물관의관조스님사찰꽃살문사진전과그도록인『사찰꽃살문』(한국의아름다운책100선),고대동아시아문화의절정인백제유물을최고수준의도록에담아화제가되었던『백제』(코리아디자인어워드그래픽부문대상)등은저자의대표적인기획이다.한나라의문화중에서도정수만을모아놓은국립박물관에서일하며우리문화의아름다움을널리알리는데힘써온그는주위에서‘공무원답지않다’는소리를종종들었다고한다.
잠시머물려했던곳에서수십년을보내는일이삶에서드물지않듯이,저자또한박물관에처음들어갔을때는오래일하리라고예상하지못했다.나주반을요모조모살피며“어,그놈참잘생겼구먼.”하는박물관선배의감상이마음으로와닿지않아괴로워한시절이길었다.그러다가공부를하고,견문을쌓으며긴시간이흘러마침내남의지식이아니라나의관점으로보는눈이열렸다.안목이트인것이다.
한권의‘심미적자서전’이라할수있는이책에서저자는안목이자라게된계기를되돌아본다.옛물건과새로운경험,기억할만한풍경들을하나로잇는것은그동안만난사람들의이야기이다.한국의1세대산업디자이너로꼽히는정준을비롯해다산정약용연구를개척하고‘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말을내건선각자이을호,금동반가사유상을현대의감각으로포착해낸프로사진작가준초이,아름다운풀꽃과미술전시가어우러진풀꽃갤러리‘아소’를운영하는주인아주머니,깨달음에이르는방편으로사진예술을택해격조높은작품을남긴관조스님까지.참다운사람들과함께하며자연히배우고자신을새롭게해나간기록이이어진다.
독자는이책에서박물관큐레이터가일하는생생한현장을일별할수있다.하나의직업에충실한반평생을보낸한사람의초상을마주하는시간이다.또한아름다움이라는추상적인가치가예술작품의감상만이아니라자신의거처를마련하고사람들과교류하는생활에서구체적으로드러나는일례를볼수도있다.안목이란좋은물건을고를때는물론이고,삶을꾸리며세상과만나는그모든일에쓰인다는사실을서서히알아가는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