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 민음사

그리스인 조르바 - 민음사

$17.36
Description
새로운 번역으로 만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대표작!
국내 영미문학 연구 분야의 대가이자 한국출판학술상을 수상한 김욱동 교수의 번역으로 만나는 『그리스인 조르바』. 수십 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인들이 손꼽는 고전의 반열에 오른 스테디셀러이지만 독자들에게 가장 이해되지 못한 작품이기도 한 이 소설은 저자 카잔차키스가 살아온 고단한 삶의 궤적이 화석처럼 고스란히 담겨 있다.

화자는 크레타 해변에서 조르바와 함께 일 년 남짓 지내면서 영혼의 개안을 경험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작품의 초반만 해도 화자는 창백한 지식인이었다. 그의 절친한 친구 스타브리다키스는 화자를 ‘책벌레’라고 부르고, 알렉시스 조르바도 화자를 두고 ‘붓을 잡고 있는 사람’이니 ‘먹물을 뒤집어 쓴 사람’이니 하고 놀려 대면서 읽고 있는 책을 모두 불살라 버리면 삶을 좀 더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화자인 ‘나’는 알렉시스 조르바와 생활하면서 조금씩 삶의 태도를 바꿔 나간다. 조르바와 생활하는 동안 화자는 단테와 붓다를 멀리한 채 조금씩 조르바의 삶의 방식을 받아들인다. 화자는 크레타섬 해변에서 조르바와 함께 지내던 때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고 회고한다. 물질적으로는 파산했을지언정 정신의 갱도에서는 삶의 지혜라는 값진 광석을 채취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인공의 정신적인 성장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인식론적인 주제에 초점을 맞추는 성장 소설이다. 작품 뒤에는 저자가 직접 쓴 ‘작가의 말’을 실어, 조르바 이해를 심층적으로 할 수 있게끔 배려했다. 또 ‘조르바’라는 단어에서 떠올려지는 생생한 자유의지를 표지에서 구현하고자 젊은 판화 아티스트인 최경주가 작업한 새로운 감각의 작품을 담아 독자들이 미술작품을 소장하는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저자

니코스카잔차키스

현대그리스문학을대표하는작가이자〈20세기문학의구도자〉로불리는니코스카잔자키스는1883년크레타이라클리온에서태어났다.터키의지배하에서기독교인박해사건과독립전쟁을겪으며어린시절을보낸그는이런경험으로부터동서양사이에위치한그리스의역사적사상적특이성을체감하고이를자유를찾으려는투쟁과연결시킨다.

니코스카잔자키스는호메로스와베르그송,니체를거쳐부처,조르바에...

목차

새번역에부쳐7

그리스인조르바11

작가의말545
작품해설555

출판사 서평

영혼의순례자이자그리스의이방인,니코스카잔차키스
조르바의솔직하고자유로운정신을새롭게만끽하는시간

그리스를대표하는세계적인작가니코스카잔차키스의대표작『그리스인조르바』가민음사에서새로운번역으로출간되었다.실존인물을모티프로쓴카잔차키스의『그리스인조르바』는수십개국언어로번역되어전세계인들이손꼽는고전의반열에오른스테디셀러다.번역자이자서강대학교영어영문학과명예교수인김욱동교수는원전에대한충실한연구를바탕으로,"카잔차키스가구사한원어와관념의아름다움과힘을생생하게되살려냈다."라고평가를받는피터빈판본을바탕으로번역했다.젊은연구자의감수와편집을거쳐문체면에서동시대의언어감각에맞게읽는재미를잃지않도록가독성을높인것이특징이다.또한조르바라는인물이지닌자유로움은젊은판화예술가최경주의작품으로되살아났다.뛰어난가독성과새로운감각의표지로소개되는민음사의『그리스인조르바』는이미조르바를만난적있는독자뿐만아니라조르바를처음만나는독자에게도의미있는독서경험으로이끌것이다.

『그리스인조르바』국내소개의역사

니코스카잔차키스작품중에서독자들에게가장널리읽히고일반대중에게알려져있는작품이『그리스인조르바』다.그의작품이국내에처음알려지기시작한것은1970년대중반이다.1981년부터1993년까지고려원에서카잔차키스의소설,서사시,자서전,서간집등11종14권의선집을출간하였다.그러나출판사가1997년에폐업하면서이책들은모두절판되고말았다.그뒤2008년에열린책들에서고려원의선집에카잔차키스의장편소설2종,단편집1종,희곡집2종,여행기6종을보태어전집의형태를갖추어출간하였다.
이렇게카잔차키스작품이선집이나전집의형태로발간된것은흔히번역왕국으로일컫는일본은말할것도없고서양에서도좀처럼찾아볼수없는특이한현상이었다.『그리스인조르바』로좁혀말하면이작품이한국에최초로번역된것은1974년이다.이해에언론인이자번역가인박석기와독문학자이인웅이『희랍인조르바』라는제목으로함께번역하여출간했다.그러나국내에서카잔차키스의작품은『그리스인조르바』를제외하고는그렇게큰관심을받지못하였다.작가의명성은『최후의유혹』이나『자유인가죽음인가』를제외하면역시『그리스인조르바』한권에달려있다고하여도크게틀리지않을것같다.이러한현상은어느나라보다도독서의편식현상이심한국내에서더욱두드러진다.

조르바를둘러싼오해와진실

니코스카잔차키스의『그리스인조르바』는한국을비롯하여세계여러나라에서가장많이읽히고있지만이작품은피터빈의지적대로독자들에게“가장이해되지못한작품”이기도하다.이소설은유명한만큼잘못알려진것이한두가지가아니다.한마디로온갖그릇된정보와실수,오해로얼룩져있다.그러므로무엇보다이러한잘못된정보와실수와오해를풀기전에는이작품을제대로이해할수없을것이다.우선주인공의이름과제목부터가잘못표기되었다.주인공의이름과성은‘알렉시스조르바’가아니라‘알렉시스조르바스(Αλ?ξη?Ζορμπ??)’다.본디그의성에는시그마가붙어있었지만그리스어에서는주격이목적격으로바꿀때시그마(?)를생략한다.이작품을영어로처음번역한칼와이드먼은주격을목적격으로착각하여‘조르바스’가아닌‘조르바’로옮겼던것이다.한편그리스어를모르는와이드먼은프랑스번역본에서중역했기때문에프랑스발음방식대로마지막자음을묵음으로처리했을가능성도배제할수없다.
어찌되었던그동안‘조르바’라는이름으로워낙널리알려져있기때문에뒷날번역가들도주인공이름이잘못표기되어있다는사실을알면서도그냥따를수밖에없었다.그리스문학전문가인피터빈조차그동안이루어진관행을무시하지못한채‘그리스인조르바’로옮겼다.더구나『그리스인조르바』의제목도1946년에그리스에서처음출간된텍스트에따르면‘그리스인조르바’가아니라‘알렉시스조르바스의삶과시대’로되어있다.카잔차키스는이작품을집필하면서처음에는‘알렉시스조르바스의성인전’이라고불렀다.카잔차키스가작품에서조르바를‘위대한영혼’이니‘미치광이’니하고부르고는있지만그를성인으로간주한다는점이예사롭지않다.전통적인그리스동방정교회의기준에서보면그는성인은커녕이단자나이교도일터이지만적어도카잔차키스가꿈꾸던새로운종교에서는성인의반열에올려놓아도크게무리가없을것이다.피터빈은새영어번역본에서‘그리스인조르바’라는제목에‘알렉시스조르바의성인전’이라는부제를덧붙여타협점을찾으려시도했으며,민음사판국내번역본은국내정서를따라기존의‘그리스인조르바’라는제목으로출간하였다.

실존자유인‘조르바스’와소설속‘조르바’

니코스카잔차키스의작품이흔히그러하듯이『그리스인조르바』는자전적인성격이강한작품이다.이작품에는카잔차키스가살아온고단한삶의궤적이화석처럼고스란히간직되어있다.카잔차키스는자신의영혼에가장깊은흔적을남긴인물로프리드리히니체,앙리베르그송,호메로스,요르기오스조르바스등네사람을들었다.그동시대인물로는조르바스가유일하다.조르바스를두고카잔차키스는“자신에게삶을사랑하고죽음을두려워하지않도록가르쳐준”사람이라고밝힌다.
주인공의정신적인성장을다룬다는점에서『그리스인조르바』는인식론적인주제에초점을맞추는빌둥스로만(성장소설)이다.화자는크레타해변에서조르바와함께일년남짓지내면서영혼의개안(開眼)을경험하고정신적으로성장하기때문이다.작품의초반만해도화자는창백한지식인이었다.그의절친한친구스타브리다키스는화자를‘책벌레’라고부르면서그에게“얼마나더오랫동안종이나부랭이나씹어대고먹물을머리에뒤집어쓰고살거냐”라고다그친다.알렉시스조르바도화자를두고‘붓을잡고있는사람’이니‘먹물을뒤집어쓴사람’이니하고놀려대면서읽고있는책을모두불살라버리면삶을좀더이해하게될것이라고말한다.화자인‘나’는알렉시스조르바와생활하면서조금씩삶의태도를바꿔나간다.작품첫머리에서화자는『신곡』의저자단테알리기에리와불교의붓다가인생의길동무라고밝힌다.그러나조르바와생활하는동안화자는단테와붓다를멀리한채조금씩조르바의삶의방식을받아들인다.화자는크레타섬해변에서조르바와함께지내던때가인생에서가장행복한시절이었다고회고한다.물질적으로는파산했을지언정정신의갱도에서는삶의지혜라는값진광석을채취했기때문이다.

조르바의정신:실존주의

그렇다면화자가조르바한테서배운인생철학은과연무엇일까?한마디로‘조르바주의(Zorbatism)’또는‘조르바정신(Zorbahood)’이라고요약할수있다.조르바주의나조르바정신의뿌리를거슬러올라가다보면뜻밖에도실존주의와만나게된다.그러니까화자는조르바학교에서실존주의적삶의태도를배운것이다.카잔차키스는니체나베르그송한테서배운바적지않지만,작품을좀더자세히뜯어보면장폴사르트르나알베르카뮈같은실존주의자들의세례를한차례강하게받았음을알수있다.실존주의는먹물냄새풍기는추상적명제가아니라땀냄새물씬풍기는구체적인삶을다룬다.그렇기때문에실존주의는문학과자주손을잡는다.사르트르나카뮈를비롯한실존주의자들은흔히문학의형식으로자신들의주장과태도를표현하려했다.『그리스인조르바』를읽다보면호메로스의주인공오디세우스와미겔데세르반테스의주인공돈키호테나산초판사말고도알베르카뮈가쓴『이방인』의주인공뫼르소의그림자가자주어른거린다.

한마디로카잔차키스는『그리스인조르바』에서지난몇세기동안서구인들이당연하게받아들여온유럽의가치관과신념을반성하고그것을대신할새로운대안을모색한다.이작품이많은독자에게그토록신성한충격을주는까닭은작가가조금도주저하지않고용기있게그대안을모색하기때문이다.화자의영적지도자라고할알렉시스조르바는작가가입버릇처럼말하듯이‘자유인’그자체라고할수있다.화자는‘조르바학교’에서현대사회를살아가는데필요한새로운지식을조금씩터득해간다.
―「작품해설」중에서

새로운감각으로새롭게소개하는민음사판『그리스인조르바』

민음사에서는국내영미문학연구분야의대가이자‘한국출판학술상’을수상한김욱동교수번역의『그리스인조르바』를준비하면서‘완독가능한독서’와‘조르바의의미재확립’을염두에두었다.과거에소개되어왔던조르바번역본의수많은장점에도불구하고실제로완독한사람이없는책으로손꼽히는고전중하나였던『그리스인조르바』는김욱동교수의문체아래에서맛깔스럽고재미있는소설로서의재미를되찾게되었다.영어번역본중1954년칼와이드먼(CarlWideman)번역과2014년피터빈(PeterBien)의번역은누락,추가등부분적으로차이가있다.그중빈은미국에서그리스문학번역가와연구가로정평이난인물로,그의『그리스인조르바』번역은“카잔차키스가구사한원어와관념의아름다움과힘을생생하게되살려냈다.”라는평가를받아왔다.김욱동교수는피터빈이새롭게번역한영어번역서를저본으로삼았다.평소“번역에도유통기간이있다”는평소번역관에따라신세대언어환경에맞춰자유분방한영혼의소유자조르바가구사함직한언어를한껏살린민음사『그리스인조르바』는뛰어난가독성과원전에최대한가깝게옮기고자하는노력을통해또한번번역문학의정수를창조해냈다.특히작품뒤에는작가카잔차키스가직접쓴‘작가의말’을실어,조르바이해를심층적으로할수있게끔배려했다.
또한‘조르바’라는단어에서떠올려지는‘생생한자유의지’를표지에서구현하고자젊은판화아티스트인최경주의표지로콜라보레이션했다.최경주의작업은밝은색상과추상적인구성을통해조르바특유의자유로운이미지를작품으로구성했고,판화의질감은책표지에그대로구현되었다.‘조르바’를만나는독자는‘미술작품’역시소장하는재미를함께느낄수있을것이다.최경주의다른작품은www.artistproof.org를통해확인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