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사원 (김개영 소설)

거울 사원 (김개영 소설)

$12.00
Description
“거울에 비친 모습은 뒤틀리고 일그러져 있다.”
뒤엉킨 삶과 죽음, 훼손된 신체와 영혼……. 거울처럼 지독하게 서로를 비추는 세상의 온갖 불화. 2013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소설가 김개영의 첫 소설집 『거울 사원』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만약 당신이, 문학이 주는 아름다움과 안도감을 감상하려 이 소설집을 집어 들었다면 아마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아연할 것이다. 소설집 『거울 사원』을 펼치면 머지않아 깨진 거울에 얼굴을 비춰 보듯, 산산이 부서진 삶의 장면과 맞닥뜨리게 된다. 인물들은 우연한 사고로, 근친 살해를 당해서, 자살 혹은 병으로 죽어 간다. 작가는 일곱 편의 소설을 통해 우리 모두가 이토록 즐비한 죽음 사이로 우연히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을 극대화한다. 모른 척하고 싶지만 분명히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그 잔혹한 운명의 가능성을 집요하게 관찰한다. 인생이 밝고 따뜻한 쪽으로 흘러갈 것이며, 흘러가야만 한다는 순진한 믿음을 허물어 버리는 것이다.
저자

김개영

강원도고성에서태어났다.동국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2013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관흉국貫胸國
거울사원
봄의왈츠

개와늑대의시간
뷔통
라리루레로파피푸페포

작가의말
작품해설:폐허의아데콰티오─김개영소설의네가지불가능성_양윤의

출판사 서평

■불가능한구원,파괴된관계
소설집『거울사원』에서비극은인과가없고난데없이닥친다.작가는삶은고통이라는운명으로이미설계되었으며,인간은운명위에서그저나부낄뿐이라는비극의운명론을이야기한다.이운명한가운데서사람은사람을구원하지못한다.맞닿아보려고뻗는손은어긋나고만다.「관흉국」의뇌성마비장애인‘나’는그의장애를바라보는편견을이기지못하고마음을나누었던여자‘연’과헤어진다.표제작「거울사원」의‘그’와동성애자파키스탄인‘아자즈’는어디에도소속되지못한서로의처지에옅은동질감을느끼지만결국아자즈는동성애자라는이유로가족들에의해폭행당한다.작가가보여주고자하는삶은파괴된삶에서타인을만나가까스로구원되는쪽이아니라파괴된삶이기때문에관계맺기에거듭실패하고마는쪽이다.김개영의소설을읽은이후우리는운명을뒤집지못하는,사람을살리지못하는무력한관계를보고허무감에빠질지모른다.그러나김개영의소설을읽은이상,그무력함역시관계가지닌특성임을모른척할수는없다.

■세상과불화하는고통의감각
일곱편의수록작에는모두어딘가조금씩세계와불화하는모습을지닌인물들이등장한다.세상과접한모든면이고통인인물들.때문에불화의증거는고통의감각으로온다.「틈」에서가정폭력에시달리는‘나’는말더듬증을앓는다.사거리에서사고를당해아이를잃고장애를지니게된아내와살아가는「개와늑대의시간」속남자는안구건조증에시달린다.「뷔통」에서오랫동안고시를준비하지만거듭실패하고건물경비원으로일하는‘J’의머릿속에는종양이자라고탈모,구역질,체중감소등의증세는점점더악화된다.그리고「라리루레로파피푸페포」의유전질환을앓고있는남자에게시시각각강도를높이며덮쳐오는치통까지.이고통들은인물이세상과불화하게된원인이자,결과이다.작가는삶의형태에는죽음보다못한,가까스로부지되는것들이있으며그런형태의삶을받아드는일은인간이어쩌지못하는영역이라는진실을일깨운다.이처럼김개영의소설들은불길하지만잊을수없는샤먼의예언처럼남는다.

■작품소개

▶관흉국貫胸國
과거,학원강사였던‘연’은뇌성마비장애인‘나’가발작증상을작품으로만든공연을본뒤‘나’와가까워진다.서로의외로움을알아본그들은연인이되지만연의가족의반대에부딪힌그들은결국헤어지고만다.‘나’가떠난후연은중국국제학교에교사로지원한다.스스로를유배보낸듯보이는연에게동료교사‘로드니’는연의과거를아는듯한말들을건네는데…….

▶거울사원
이란인어머니와한국인아버지사이에서태어난‘그’는이태원의바에서웨이터로일한다.그는같은건물에사는파키스탄인‘아자즈’와종종대화를나누는사이다.자신이게이이기때문에자신의가족과신에게버림받았다고고백한아자즈는결국형제들에의해폭행당해병원으로실려간다.한편엉겁결에들어가본아자즈의집에서‘그’는아자즈가자신을몰래촬영한동영상을발견하게된다.

▶봄의왈츠
K는지도교수내외의결혼기념여행을가이드한다.이번만잘보이면미래를보장받는다는믿음에이여행은K에게무엇보다중요하다.그러나상황은쉽지않다.난데없는폭설로도로에고립된상황에서여동생으로부터어머니가위독하다는소식을듣게되고,결혼도미루며교수임용에목매는K에게질린연인하은은연락이없다.그런와중에K의고향마을에서만난만신은병상에누운어머니에게저승길을열어주지않으면그에게화가닥칠것을예언하는데…….

▶틈
‘나’에게는죽은형이있다.수영장배수구멍에발이끼어형을잃은뒤엄마는매일매일스스로를죽이고,‘나’를죽이려는마음으로살아간다.설치미술가인아빠는그런엄마와나만남겨두고집을나간다.엄마의우울증과그에비롯된폭력에시달리던‘나’는참지못하고엄마를칼로찌르지만,용의자로는'나‘의아버지가지목된다.

▶개와늑대의시간
지박령이붙어사람의목숨을앗아간다는소문이있는동네의사거리.동네약사인‘나’의아내는그곳에서사고를당해아이를잃고,아내자신도장애를얻었다.사고이후아내는뭔가를기다리는사람처럼하루도빠짐없이사거리에서있다.매일출근하는약국에서아내를바라보며‘나’는어머니를떠올린다.‘나’의어머니는죽기직전까지이모든죽음이‘온다리’라고불리는아내의팔자에서비롯한것이라고거듭경고했다.

▶뷔통
오랫동안고시를준비해온‘J’는건물의야간경비로일하며,폐장된백화점건물에서숙식을해결한다.탈모증세를이상하게여겨찾아간병원에서그는머릿속종양을발견하고,이후그의몸상태는하루가다르게나빠진다.아무도찾지않는백화점,온통백색의인테리어로이루어진공간에서그가맞닥뜨리는인물은다른경비원인김씨와상가건물에종종행사를하러오는내레이터모델들,그리고그중한명이맡기고간고양이‘뷔통’뿐이다.

▶라리루레로파피푸페포
‘나’는티베트고원을달리는기차안에몸을싣고있다.기차를타고있지만여행의목적도즐거움도없다.그가곱씹고있는것은오랜기간투병한어머니의죽음,다시볼수없는이복동생소희,그리고시시각각찾아오는구마비(球痲痺)증상이다.자신이어머니와같은병으로죽게될것이라는강력한예감은극심한치통으로온다.병으로가족을잃은뒤직장마저그만두고열차에오른그는티베트라는낯선땅의어디쯤에도착하게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