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타자들 (우리는 어떻게 타자를 혐오하면서 변화를 거부하는가)

나와 타자들 (우리는 어떻게 타자를 혐오하면서 변화를 거부하는가)

$16.00
Description
정체성을 흔드는 변화에 대한 날카로운 철학적 탐구!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이졸데 카림의 예리하고 지적인 정치철학 에세이 『나와 타자들』. 타자 혐오라는 현상의 배경인 다원화 과정을 추적하여, 타자와 변화를 축으로 오늘날 주체와 정치적 욕망에 대한 극히 날카로운 분석을 전개한다. 다원화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거부하고, 울타리를 치고, 장벽을 세우며 변화의 반대편에 선다. 외부적인 방어인 동시에 내면적인 방어 밖에서 바라볼 때 옛날의 완전한 정체성은 배타적이고 폐쇄된 것으로 바뀌고 만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정체성을 둘러싼 변화 과정을 따라가면서 개인주의의 층위를 역사적으로 구분한다. 첫째, 19세기 국민국가가 형성될 때 기존의 관계망에서 벗어나 동등한 개인들이 처음 출현했다. 이것이 1세대 개인주의다. 둘째, 1960년대에 와서 정당과 같은 소속을 통한 운동이 각자의 정체성을 통한 개인의 운동으로 분화된다. 이것이 정체성 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2세대 개인주의다. 그리고 세 번째가 지금의 다원화 사회에서 대두한 3세대 개인주의다.

1세대 개인주의에서 주체가 다른 존재로 변화했고, 2세대 개인주의에서 주체가 자기 자신을 주장했다면, 오늘날 주체는 감소된다. 다문화 속에서 당연한 문화가 사라지며, 정상성을 규정했던 남성, 민족, 이성애자 주체가 헤게모니를 잃는다. 이처럼 매일매일 우리가 완전히 다르게 살 수 있고,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 자아가 취하는 방어 태세가 타자 혐오이다.

저자는 정체성의 혼란과 타자 혐오 사이에 놓여있는 우리에게 우리의 미래에 관해 장벽을 쌓아 올려 변화를 애써 거부하는 것과 정반대에서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타자에 대한 적대를 온라인상으로 또는 머릿속으로 양산시키는 지금의 상황에서 구체적인 오프라인의 공적 공간을 만들자는 제안이다. 아무런 권위도 개입하지 않고, 오직 구성원들이 스스로 주의해서 움직이는 공간에서 개인이 스치며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생각해보며 오늘날 감소된 주체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

이졸데카림

오스트리아철학자이자저널리스트.1959년빈에서태어나빈과베를린에서철학을공부했다.빈대학에서철학을강의했으며2007년부터브루노크라이스키포럼에서과학큐레이터로활동중이다.《타츠(taz)》,《비너차이퉁(WienerZeitung)》등에칼럼을기고하고있다.2000년오스트리아에서중도우파인국민당과극우정당인자유당의연립정부가들어서자‘민주적공세(DemokratischeOffensive)’를조직해파시스트적이고반유대주의적인새정부에반대했다.당시오스트리아전역에서일어난대규모의반정부시위가운데카림이이끈빈의헬덴광장집회에는10만여명이참여했다.저서로『알튀세르효과:이데올로기이론의구상』(2002)등이있으며슬라보예지젝의『항상라캉에대해알고싶었지만감히히치콕에게물어보지못한모든것』,『정신분석과독일관념론철학』(공역)을번역하고『디아스포라라는삶의모델』을엮었다.2006년빈시저널리스트상을,2018년『나와타자들』로하노버철학연구재단에서수여하는철학도서상을수상했다.이책은같은해‘미래의책10선’(《프로추쿤프트(Prozukunft)》)으로선정되기도했다.

목차

들어가며7

1장과거─동질사회라는환상11
2장지금─다원화가모든것을바꾼다33
3장종교무대─다원화된신앙인73
4장문화무대─근본주의의저항105
5장정치무대─팬으로서의참여145
6장정치무대─포퓰리즘의부상185
7장정치적올바름의무대─좌파와우파의정체성정치233

나오며─‘무엇을할것인가’라는징후적질문295

감사의말299
주(註)301

출판사 서평

트럼프의미국,마크롱의프랑스를낳은
정치적욕망의근본메커니즘을분석한다
★2018년하노버철학도서상수상
★미래의책10선선정

2018년하노버철학도서상을수상하고스티븐핑커,레비츠키·지블렛과나란히‘미래의책’10선에선정된이졸데카림의화제작『나와타자들』이민음사에서출간되었다.트럼프의미국,마크롱의프랑스,‘브렉시트’의영국에서우리가목격하는것은무엇인가?오스트리아의철학자이졸데카림은타자혐오라는현상의배경인다원화과정을추적하여,오늘날주체와정치적욕망에대한극히날카로운분석을전개한다.초등학교교실에서‘다문화’가욕으로쓰이며,‘여성혐오’를둘러싼분쟁이지속되는한국사회에때맞춰도착한예리하고지적인정치철학에세이.

트럼프와마크롱이일찍이간파한것,
우리가아직도이해하지못하는것

트럼프를당선시킨미국,마크롱을둘러싸고격렬하게충돌하는프랑스,‘브렉시트’로혼선을빚고있는영국에서오늘날무슨일이벌어지고있는가?‘진정한’정치의실현을위해서‘새로운’정치현상을분석하는시도가도처에서이루어지고있다.민주주의의붕괴에대해준엄히경고하는자유주의정치사상가들,‘지성’의반대편에‘반지성’을설정하는정치평론가들부터‘좌파포퓰리즘’(샹탈무페)이라는대안을제시하는좌파까지.
그모든분석에서공통적인지적은정치가예전같이작동하지않으며,대중이기대대로움직이지않는다는것이다.전지구적세계화로부터소외된자들의귀환이라는도식속에서‘포퓰리즘’은비이성과연결되고,‘난민혐오’는극복해야할부정적감정이된다.그리고이모든도식은결국계몽이나각성이라는공허한구호를남긴다.이졸데카림에따르면,이것은아직도중요한논점을이해하지못했다는뜻이다.“이론적으로도틀렸고전략적으로도멍청하다.무엇이더나쁜지도모르겠지만.”(188쪽)
오스트리아의철학자이자저널리스트이졸데카림은『나와타자들:우리는어떻게타자를혐오하면서변화를거부하는가』에서‘타자’와‘변화’를축으로새로운논의를전개한다.현재의변화를제대로진단하기위해서는바로이전의과거와비교해야한다.‘상상된공동체’인민족국가의형성에서시작하는것이다.베네딕트앤더슨의이유명한개념에서방점은‘상상’에있다.민족이라는공동체는‘상상’이었다.그런데이말은민족이단지허상이라는것이아니다.오히려민족은허구의개념인데도우리를현실적으로규정하는강력한힘을가진다.개인들은그냥여성이기보다한국여성이고,독일남성이거나팔레스타인남성인것이다.그리고이러한강력한민족규정은불과지난20~30년사이에침식되었다.민주주의적국민국가에동질성을제공한민족이침식되면서,동질사회가천천히사라졌다.즉다원화사회가된것이다.이것이우리가모르는사이에이루어진변화의본질이다.

정체성의혼란과타자혐오사이에있는
오늘날‘감소된’주체에대한날카로운철학적탐구

이졸데카림이‘타자’를말할때,이는관용이나환대라는윤리학적개념을또다시역설하는것이아니며,자아와타자를둘러싼기나긴형이상학을재시작하는것이아니다.카림은타자성을독일이나오스트리아의시내어디에나있는케밥집,TV를틀면등장하는트랜스젠더연예인,마트계산대에서마주치는외국인노동자에서본다.현재우리는길에서,매체에서‘이방인’을일상적으로만나고있다.이이방인들은‘그들은누구인가’만이아니라‘나는누구인가’라는질문을던지게한다.다시말해나의정체성을흔드는것이다.
『나와타자들』은정체성을둘러싼변화과정을따라가면서개인주의의층위를역사적으로구분한다.첫째,19세기국민국가가형성될때기존의관계망에서벗어나동등한개인들이처음출현했다.이것이1세대개인주의다.둘째,1960년대에와서정당과같은소속을통한운동이각자의정체성을통한개인의운동으로분화된다.‘정체성정치’의시작을알리는2세대개인주의다.그리고세번째가지금의다원화사회에서대두한3세대개인주의다.1세대개인주의에서주체가다른존재로변화했고,2세대개인주의에서주체가자기자신을주장했다면,오늘날주체는‘감소’된다.다문화속에서‘당연한’문화가사라지며,정상성을규정했던남성,민족,이성애자주체가헤게모니를잃는다.“우리는매일매일우리가완전히다르게살수있고,완전히다른존재가될수있다는것을경험”한다.(60쪽)타자혐오는바로이‘작아진자아’가취하는방어태세다.

“오늘날우리는‘세계적인문제를지역적으로풀어야하는’상황에처해있다.많은사람들이이때다음과같은입장을내세운다.우리는그문제를풀고싶지않다.우리는거부한다.울타리를치고,장벽을세우며,철조망을쳐서변화의반대편에설것이다.
이것은외부적인방어인동시에내면적인방어다.불안한주체를완전한주체로고정시키려는것이다.그러나그모든장벽뒤에서옛날의완전한정체성은배타적이고폐쇄된것으로바뀌고만다.우리는우리모두를바꾸는다원화사회에살고있다.돌아갈방법은없다.”─본문중에서

항상알고싶었지만,감히물어보지못한
타자혐오를둘러싼다섯가지쟁점

①영국의유럽연합(EU)탈퇴에서보듯,오늘날민족주의가부상하고있지않은가?
→아니다.우리가목격하고있는것은민족주의의침식이다.
“오늘날유럽연합에대한저항으로등장하여자기자리를재탈환하려는민족은다른무언가가,통합의서사로부터분열의서사가되었다.지금의민족서사는국민의50퍼센트에만적용되기때문이다.다시말해오늘날민족서사는나머지절반의국민을반대한다.여전히환상이잘작동하고있었을때민족은밖으로는경계를만들지만내부는결속시켰다.그러나영국의사례는,그러한허구가더이상신뢰받지못하는곳에서민족을호출한다는것은내부의분열을지향한다는점을분명하게보여준다.민족은외부의국경에서내부의경계로변화했다.”(본문30쪽)

②이민자혐오는비록올바르지는않더라도,현실적인이유를가진다.우리는그들과다르기때문에전선이생기는것아니겠는가?
→낯선자를받아들이기란그토록힘든것이맞다.그러나나와타자들을가르는전선은국경이아니다.
“전선은원주민과이민자사이에있지않다.정치전선은외부적인것이아니다.정치전선은오늘날포괄적인‘우리’를원하는이들과배타적인‘우리’를원하는이들사이에놓여있다.이민으로변화된이민이후사회를받아들이는사람과이민이후의현실을수용하지못하는사람들사이를가로지른다.후자는변화를위협으로느끼고‘과도한외국화’또는이슬람화로재해석하는이들,말하자면변화를막고싶은사람들이다.현실에대한이러한저항은변화하지않는‘진정하고순수한’사회라는환상에기초하고있다.역사는진실에대한거부와부인이힘을얻을수있음을가르쳐준다.이는위험한힘이다.현실을자신들의환상에맞추려하기때문이다.”(144쪽)

③진보의가치를옹호하기위하여,좌파포퓰리즘으로대응하는것은어떤가?
→그럴수없다.이제누구도‘가치’를주입할수없다.
“기본가치는논의될수없고질문할수도없는,고정되고확정된데다가(바로주도문화처럼)본질화된모습으로등장한다.그래서가치에대한호소는민주주의적과정이전혀아니며,대신가치에대한복종이주제가된다.이복종이어떻게가능할지는아직분명하지않다.가치는제공되어야할까?혹은가치로물을들여야할까?이논의의주제는재교육일까,세뇌일까?재기호화일까,신념일까아니면유혹일까?가치는페티시처럼,주술기도처럼,낯선것들의등장을방어하기위해불려나온다.”(43쪽)

④페이스북으로‘좋아요’를누르고,트위터로‘리트윗’하는것만으로자기가정치에참여하고있다고느끼는사람들을어떻게보아야할까?
→그것은‘진짜’참여와‘가짜’참여에대한잘못된구분을전제한다.
“느낌만으로참여하는일,참여한다고느끼는일은결핍이아님을이해해야한다.왜냐하면참여한다는주체의느낌은허공에붕뜬것이아니기때문이다.참여한다는느낌이싹트기위해서는장소가있어야한다.느낌이생겨날수있는활동영역이반드시있어야하고,경청받는공명의공간이있어야한다.바로여기에서참여의중요기준이냉정한현실에서공동으로결정하는데있는것이아니라,참여하는현실그자체임을알게된다.……월가점거운동은참여의주관적순간이란곧개인으로존재한다는뜻이고,이럴때에만오늘날개인들에게참여의지가생긴다는것을보여주었다.”(149~150쪽)

⑤요즘‘정치적올바름’이너무과잉된것아닌가?
→물론과잉되었다.그러나과잉에대한묘사또한과잉되었다.
“실제로정치적올바름의과잉은존재한다.대학가와예술계에국한된현상이다.그리고과잉을현상으로판단하는데기여하는과잉의과장된묘사도존재한다.우파의정치적올바름비판에서이과잉은우파들의환상속에있는정치적올바름의유령이실재한다는‘증거’가된다.……모든것이상관없다.왜냐하면포퓰리스트들에게정치적올바름은잘먹히는전투언어이자도발언어이기때문이다.정치적올바름에대한음모론적환상은정치적올바름의지배를조장하는강력한힘이있다는암시를준다.이지배라는유령은사회를금지와소수자의권리로노예화한다.이런음모론을통해적의구성이가능해진다.”(261쪽,이상의문답은『나와타자들』을토대로재정리함)

“우리는장벽을칠것이다”에서
“이것은나의투쟁이아니다”로,
추상적인온라인상의적대에서
구체적인오프라인의만남으로

2000년오스트리아전역에서반유대주의적정부에대항하여일어난시위에서‘민주적공세(DemokratischeOffensive)’라는운동을조직했으며,알튀세르를연구하고지젝의책을독일어로번역하기도한이졸데카림은물론‘무엇을할것인가?’라는오래된질문을잘알고있다.그는이질문이성급하게해답을요구하는경향이있으며,그로인해버락오바마에서버니샌더스,마르틴슐츠,에마뉘엘마크롱등의정치인을반복해서‘해결사’로불러낸다는것을지적한다.저자가내놓는것은다른답이다.
오스트리아,스위스등지에는‘만남구역’이라는교통규약이있다.만남구역에서자동차는20킬로미터속도로다닐수있으며보행자의안전이우선시된다.이졸데카림은이만남구역을다원사회의개인들이공존하기위한개념으로가져온다.아무런권위도개입하지않고,오직구성원들이스스로주의해서움직이는공간.이는타자에대한적대를온라인상으로또는머릿속으로양산시키는지금의상황에서구체적인‘오프라인의’공적공간을만들자는제안이다.예컨대대북정책이새로운국면을맞으면서북한의인민이제공할잠재적인노동력또는잠재적인위협에대한이야기만이오가는가운데,남북한의개인이각자자기길을가는동시에스치며만날수있는실제공간이있다면어떤변화가일어날까?국경이희미해지는오늘날,장벽을쌓아올려변화를애써거부하는것과정반대에서온저자의제안은우리의미래에관하여흥미로운가능성을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