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이면서도상상을멈추지않는예민한자유주의자
게으른야심가이자예술을사랑하는프로불편러
미술전문기자문소영이전하는예술로삶을보고,살고,사랑하는방법
●예술로현실을보면,세계는광대해진다!
『그림속경제학』,『명화독서』등베스트셀러저자인문소영미술전문기자의에세이『광대하고게으르게』가민음사에서출간되었다.예술이일상이고글쓰기가직업인여자문소영의시선은일상의편린에서출발하여예술과역사,사회와문화의드넓은영역을시원하게가로지른다.갖가지이슈에대한예민한감각과영화,음악,미술,문학,나아가광고와웹툰까지분야를가리지않는풍부한취향이만나빛을발한다.친구와이야기하듯과장하지않으면서도재치있는문체로써내려간일상의단상들은단지개인의내면에머무르지않고언제나광대한세상을향해뻗어나간다.
한동안전세계소셜미디어를뒤흔들었던,흰색-금색으로도보이고파란색-검정색으로도보이는한장의드레스사진에서,19세기사진의발명후회화가맞닥뜨렸던도전에응하였던클로드모네,에드바르뭉크,파블로피카소의성취를논한다.탄생부터결혼,과거급제등인생단계를여러폭그림으로담은전통회화「평생도」를보며,한국인특유의비교강박이어디에서연유하였는지추측한다.어린시절책에‘먹는장면’이나오면침을꼴깍삼키던기억으로,‘먹방’유행에도고개를끄덕거리지만빈센트반고흐의「감자를먹는사람들」의소박한식사장면과자연스럽게비교하게된다.예술로써세상보는눈의가시각을최대화시킨통찰이빛난다.
"일찍부터꽃핀화가의대표는파블로피카소,늦게꽃핀화가의대표는피카소가존경하며‘우리모두의아버지’라고부른후기인상주의화가폴세잔이라고했다.(...)세잔은지금우리에게도여러가지를말해준다.내가‘보는것’이라고생각하는것을의심할것.사진같은신기술의출현,세상의변화에선제적으로대응할것.그리고각자의전성기시계는다르다는것."―본문에서
●게으른야심가가끈질기게사는법
“게다가이왕일을하면그일로뭔가세상에없는걸만들고싶다는,내게으른성격에어울리지도않는드높은야심이순간순간일어나곤한다.”―본문에서
내가하고싶어서자청했는데,왜마무리하는것은이다지도괴로울까?이것저것보는것많고,좋아하는것많고,읽고쓰는것도많아마감앞에서번번이자책한다.한없이뒹굴거리며누군가내머릿속의말을멋진글로탈바꿈시켜주는상상을하지만,결국책상앞에앉아하얗게밤을샌다.사노요코처럼죽을때까지왕성하게글을쓰고창작에매진한작가역시자기자신을한없이게으른인간으로묘사하며마감에쫓겨위장이배배꼬였다는데서폭소와위안을얻는다.
드높은야심과안목,완벽주의성향은늘어져있기를좋아하는성격과시너지효과를내어더큰고통을주지만,어제보다한걸음더앞으로나아가고자하는힘의기원이기도하다.빈센트반고흐,폴세잔,가스통바슐라르,앙리루소,박완서,윤석남,에드워드호퍼등대기만성형예술가들을보며“죽기전에한번꽃펴보려면”,어쨌거나괴로워하면서도뭔가“계속끄적거려”야한다는깨달음을읽는이와함께나눈다.
"여기서“뭔가일어날거다.”는따뜻한격려지만,“계속끄적거려라!”는참서늘하고무거운충고다.심지어느낌표도“뭔가일어날거다.”가아니라“계속끄적거려라!”에붙어있잖아!아아……,방황할망정,느릿느릿갈망정,그냥늘어져있어서는안되는구나.뭔가를끈질기게하며게을러야지,무기력하게게으른건안되는구나,죽기전에한번꽃펴보려면."―본문에서
●과민하면서유쾌한,불편하면서통쾌한!
“나는아름다움과평온을보면서도간혹씁쓸함을느낀다.단지이를더이상‘과민하다.’고생각하지않을것이다.”―본문에서
아름다운한편의시와같은영화「패터슨」을보며난데없는씁쓸함에사로잡힌다.영화에서는일상의작은파문이었을뿐인사건이만약나에게일어났다면,이라는질문을던지자무시무시한공포로다가왔기때문이다.한적한길을홀로걷다문득불안감에사로잡혀본경험이있는여성이라면모두가공감할억울함,그리고분노가뒤를잇는다.그런데저자는여기서생각하기를멈추지않는다.나보다더불리한조건에있는사람들은더억울하지않을까?나의불평은배부른것이고,너무‘과민한’것은아닐까?그리고마침내한발더나아가,이세상을위해과민한생각을멈추지않기로결심한다.
"그냥다같이나대고다같이잘난척하면안될까?서로의나댐,서로의잘난척을관용하면서‘나도잘나고너도잘났어.’,‘아,나특이해.어,너도특이해.’의마인드로산다면우리사회는훨씬열려있고다양하고여유로운사회가되지않을까?"―본문에서
과민하기때문에작은것도예사로보지않는다.한교육청에서학교폭력예방캠페인으로손을들고질문하는학생의사진을보여주며‘잘난척하지않기’를제안했다가비난을받은적이있다.저자는이사건에서소위‘나대는것’을금기시하는우리사회의문화가창의성과다양성을짓밟는데다나아가자유민주사회의어엿한시민으로성장하는데방해가된다고날카롭게지적한다.
문소영의글에는과민한촉수가희망쪽으로산뜻하게방향을돌릴때의유쾌함이있고,불편한이야기를꺼리지않는목소리의단호함에통쾌함이있다.자기객관의눈으로자신의자리를정확하게보며,눈물에빠져있지도분노에숨이넘어가지도않는다.그바탕에는인간에대한따듯한연민과타고난자유에대한감각,그리고다양한형태의모든예술에대한사랑이녹아있다.가볍지만결코가볍지않은문소영의이번에세이는일상에서예술을향유하는여러방법에대한가장좋은안내이자,우리가살아가는현실을새로운시각으로다채롭게읽어내는제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