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위로 : 글 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공부의 위로 : 글 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16.00
Description
20년차 글 쓰는 직장인이 전하는 공부의 힘!
“함께 읽는 연습이 지금 내 글쓰기의 힘이 되었다.”
● 지금의 나를 지탱해 준 ‘서울대 교양수업’

『공부의 위로』는 《조선일보》에서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출판팀장이 된 곽아람 기자가 대학 시절의 공부 여정을 되돌아보며 지금의 나를 지탱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 써내려간 에세이다. 부제목 “글 쓰는 사람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20년 동안 어떻게 글 쓰는 직업을 지속할 수 있었는지 그 지속성의 출처를 말하고자 한다.

우리 인생에서 대학 시절은 비교적 돈벌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공부에 열중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다. 사회에 나가서도 지성인으로서 갖춘 ‘교양’은 주로 이때 축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대학이 ‘쓸모 없는 공부’를 가르친다는 회의가 넘쳐나고 있다. 여기에 의문을 품은 저자는 “대학에서 공부를 통해 한 인간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공부의 위로』는 대학교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수강한 과목을 순차적으로 구성했는데,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20대의 저자와 “함께 배우고 익히며 차근차근 성장하는 보람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특히 취직과 직결되지 않은 ‘교양수업’에서 공부하며 쌓은 훈련의 경험이 어떻게 수십 년간 직장에서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는지 돌아본다. 결국 공부 훈련에 대한 경험은 나이를 먹은 지금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삶의 힘이다.

이 책은 실용이라는 구호에 밀려 교양 강의가 축소되고 팬데믹의 영향으로 강의실이 망가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대학에 바치는 비가(悲歌)이기도 하다.
-곽아람, 『공부의 위로』에서
저자

곽아람

2003년[조선일보]에입사해2021년여성으로서는처음으로출판팀장을맡게됐다.어린시절동화책과미술책속에서키워온꿋꿋함과상상력은어른이되고사회생활을하면서도꾸준히글을쓸수있는힘이되었다.서울대학교고고미술사학과를졸업하고같은학교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서울대미술경영협동과정박사과정을수료한후에2016년NYUIFA(TheInstituteofFineArts)...

목차

서문:모범생을위한변명

1학년·지(知)의세계를향한동경
1‘획기적인’창문을찾아라:미술사입문
2기억과마음에도층위(層位)가있다:고고학입문
3언어공부,감각을열어주다:불어산문강독
4씨뿌리는사람:한문
5그시절에만쓸수있는글이있다:동양미술사입문

2학년·자연스럽게감지(感知)하는훈련
6박자에맞추니,그건단어와음표연다:영시의이해
7무용함의쓸모:인도미술사
8지식의터를잡는시간들:서양미술사입문
9또다른세계를열어주는문:중국어
10계속생각하게만드는힘:영미단편소설강독
11희미하지만단단한자신감으로:서양문명의역사
12나에게도‘인연(因緣)책’이있는가?:르네상스와바로크미술
13뇌도근육처럼단련하자:민법총칙,법학개론

3학년·자유롭게뻗는가지처럼
14함께읽는법을배우다:독일명작의이해
15관념과현실,자유로운드나듦의세계:일본미술사
16SpiritualButnotReligious:종교학개론

4학년·공부의진정한쓸모에대하여
17그릇에담긴나만의은밀한이야기:동양및한국도자사
18상처입은치유자:심리학개론
19쓸모없는공부의쓸모있는위로:라틴어1
20꾸준하고성실하게책장을넘기는수밖에:19세기미소설

출판사 서평

●공부하는사람의위로받을권리

제목을‘공부의위로’로결정한이유에대하여,저자는“적어도나의인생에서는대학시절의공부가대학졸업후에겪는여러괴롭고번잡한일들의틈바구니에서자기중심을잡고위안을얻는역할을해주었기때문”이라말한다.그렇다면이책을읽는독자도공부에서위안을얻을수있으리라믿는다.

‘심리학개론’을예로들어보자.저자는“인간의행동에대한과학적설명을”통해미신적인사고에서벗어나자신에대한객관적인시각을한겹갖추게되었다고말한다.심리학공부를통해무엇보다도‘상처입은치유자’라는카를융의개념을좋아하게되었는데,“상처입어본사람만이타인의상처를치유할수있기”때문이다.이는나중에상처를글쓰기로승화시키는힘이된다.감정의기복이큰나자신을있는그대로인정하게되었고,“감정의스펙트럼이넓기때문에남들이보지못하는것을볼수있으며,글을쓰는사람이될수있었다고”믿게되었다.

우리는이제와서외국어공부가무슨소용이냐고들말하곤한다.특히라틴어같은고대언어는배워서뭐하냐고.그러나대학에는“교수자리가날지불확실하지만단지공부가좋아서양고전연구를업으로삼겠다결심한시간강사와,졸업후미래가불투명하지만단지공부가좋아쓸데도없어보이는라틴어강의를듣겠다마음먹은학생들”이있다.인생에서오직‘쓸모’가우선순위라면,오히려우리는삶에서누릴수있는풍요를많이잃어버리게될것이다.

지상(地上)의강의실에서우리는천상(天上)의언어를배우고있었고,그언어는대부분의수강생들에게삶의잉여였지만분명‘위안’이었다.세상은우리에게‘쓸모’를요구하지만,유용한것만이반드시의미있지는않으며실용만이답은아니라는그런,위로.
―곽아람,『공부의위로』에서

문학수업역시매번새로운경험과맞닥뜨려야하는우리인생에서하나의길라잡이가되어준다.특히『파우스트』에서“인간은지향이있는한방황한다.”,“분투하는인간은길을잃는다.”,“인간은노력하는한방황한다.”등으로번역되는명대사가저자에게“독일어를하나도모르면서도원문을외워적을정도로아끼는문장이”된다.우리인생은끊임없이선택의기로에서고민하는여정이기때문에“방황중이던당시의내게는이문장만큼위로가되는말이없었으며”앞으로도그경험은삶의중심을잡는데하나의힘이될것이다.

책읽는즐거움과글쓰는고통사이에서방황하면서도끊임없이새로워질수있는힘,그것이바로‘공부의위로’다.공부는나자신에게‘획기적인창문’을하나열어주는것이며,상처를입고도치유자가될수있는길이며,현실에매몰되지않도록감각을일깨우는것이며,무엇보다도성장할수있다는희미하지만단단한자신감을갖는길이다.

“공부가당신을위로해줄것이며,즐겁게해줄것이다.공부가마음속에자리잡는다면슬픔과근심,혼란스러운시름의고통이침입하는일도없을것이다.공부야말로가장안전한보호막이다.”
―세네카,『철학자의위로』에서

●고달픈밥벌이의세계에서도계속공부해야하는이유

저자는“자신을다독여가며단련시키고좀더나은사람이되는일에서공부의의미를찾고자”했다.“교양을통해분별력을갖춘개인이많아지면세상도더나은곳으로변하리라믿기”때문이다.취직과직결되지않은공부는쓸모가없을까?실용성없는공부가오히려더나의성장을도울때가많다.저자는만일학부시절에굳이‘민법총칙’을듣지않았다면,“인문대라는좁은세상에서내가제일똑똑하다생각하는우물안개구리”가되었을것이라고고백한다.

이제대학시절에들은교양수업을돌아보며,답을찾아가는훈련,내생각을형성해내는훈련,정확하게글쓰는훈련,긴텍스트를읽어내는훈련을다시시작하고자한다.그시절에“다른사람들의해석에귀기울이는법,내의견을조리있게이야기하고,때론밀어붙이고때론거둬들이는법도배워야”했다.이런배움은계속되어야하지만,배움의경험이쌓일때배움의깊이만큼더성장하게된다.이책을읽는독자도다시공부를시작할용기를찾게될것이다.

세월이흘러나는‘천상의양식’과는동떨어진‘지상의밥벌이’를위해일하게되었다.당장입안에밥을넣어주지않는인문학따위는팔자좋은이들의유희라고생각했던적도있다.그렇지만나자신이조직의부품에불과한것만같을때,쓸모라곤없는것같을때,그래서마음이괴로울때,위로와안식을주는건,내가떠난지오래된,그저‘잉여’에불과하다여겼던그공부의세계였다.
―곽아람,『공부의위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