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나날 (양장)

남아 있는 나날 (양장)

$15.17
Description
젊은 날의 사랑은 지나갔지만
남아 있는 날들에도 희망은 있다

인생의 황혼 녘에 비로소 깨달은
삶의 가치와 잃어버린 사랑
그 허망함과 애잔함에 관한 내밀한 기록

부커 상 수상, 전 세계 20여 개국 번역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영화 「남아 있는 나날」의 원작

인생의 황혼 녘에 비로소 깨달은 삶의 가치 그리고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허망함과 애잔함을 내밀하게 그려 낸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송은경 번역)이 민음사에서 전면적 번역 개정을 거쳐 새로운 디자인과 판형으로 출간되었다.

201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일본계 영국 작가로 현대 세계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이 된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은 부커 상을 받으며 평단과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화제작으로, 영어판만으로 이미 100만 부 넘게 팔렸고 20여 개국에서 출간되었다.

소설은 영국 귀족의 장원을 자신의 세상 전부로 여기고 살아온 한 남자 스티븐스의 인생과, 그의 시선을 통해 근대와 현대가 교차되면서 가치관의 대혼란이 나타난 1930년대 영국의 격동기를 작가 특유의 문체로 풀어내고 있다. 스티븐스가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여인과 아버지, 그리고 30년 넘게 모셔 온 달링턴 경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말해 준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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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가즈오이시구로

1954년일본나가사키에서태어나1960년해양학자인아버지를따라영국으로이주해켄트대학에서철학을공부하고,이스트앵글리아대학에서문예창작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일본을배경으로전후의상처와현재를절묘하게엮어낸첫소설『창백한언덕풍경』(1982)으로위니프레드홀트비기념상을받았다.일본인예술가의회고담을그린『부유하는세상의예술가』(1986)로휘트브레드상과이탈리아스칸노...

목차

프롤로그:1956년7월달링턴홀9
첫날저녁솔즈베리38
둘째날아침솔즈베리74
둘째날오후도싯주,모티머연못178
셋째날아침서머싯주,톤턴200
셋째날저녁데번주,타비스톡근처모스콤220
넷째날오후콘월주,리틀컴프턴313
여섯째날저녁웨이머스351
작품해설377

출판사 서평

1930년대영국의한장원을배경으로그려낸
‘현대인의슬픈자화상’

『남아있는나날』은“한인간의삶을눈앞에보듯설득력있게풀어낸이초상은독창성,유머와부조리가뒤섞여있으며,궁극적으로깊은감동을준다.”(《선데이타임스》),“인간성과계급과문화를가슴저미게파고드는수법이마술에가깝다.”(《뉴욕타임스북리뷰》)등의평가를받으면서,작가에게본격적인문학적명성을가져다준작품이다.

소설은영국의한저명한저택의집사로평생을보낸스티븐스가생애첫여행을떠나는현재와,그곳에서의지난시절에대한회상이짜임새있게교차되면서진행된다.스티븐스는여행하는내내‘위대한집사’에대한자신의신념을이야기한다.위대한집사란주인에대한절대적믿음,복종,이를넘어선헌신이있어야한다고말하며자신이현재까지헌신해온영국최고의저택인달링턴홀과그의주인달링턴나리에대해이야기한다.

그런데스티븐스가개인적인삶을희생하면서까지맹목적인믿음으로모셨던주인은“선량하고명예를중시할뿐아니라현실을보는눈도어두웠기때문에”나치에게이용당했음이밝혀진후비참한최후를맞았다.이에허망함과상실감을느낀스티븐스는그럼에도집사라는직분에최선을다한자신의직업관을끊임없이이야기함으로써자신의지난시절을정당화하려든다.

집사의품위에앞서존중되어야했던인간으로서의품위에대한성찰이부족했던스티븐스는결국‘성실하게일상을반복함으로써악을돕고악에이용당해’왔던것이다.이러한스티븐스와달링턴경의관계는,영국의지나간역사에한정된것이아니라,오늘날에도끊임없이자신만의절대적가치에매달리는우리를고민하게하는지점인지도모른다.

이작품은달링턴홀이라는극히한정된공간의이야기이면서동시에,그공간을찾아오는숱한정치가들의시선을통해1차세계대전과2차세계대전사이에있던격동기의영국과세계정세를드라마틱하게보여준다.또한대영제국의구시대적사고방식이미국의현실주의적인기반으로넘어가는상황,그변화의시대에서시대착오적인가치관에얽매이는것이얼마나부조리한가를여실히보여준다.스티븐스가고집스레지키고자했던장인정신은새로운변화를받아들이기엔너무꽉막힌‘시대의잔여’로상징되는것이다.

더흥미로운것은,이젠나이가들어황혼을여유롭게맞이할수도있는스티븐스가작품말미에서새주인을위해헌신하겠다며새롭게각오를다지는부분이다.
젊은날놓쳐버린것들의소중함을깨달았으나,자신이살아온인생전체를부정하고새로운길을가기에는너무늦었다는것또한알게되었기에,그는변화를택하기보다는다시부조리하고모순적인일상으로돌아갈수밖에없는것이다.

이런점에서스티븐스의인생은어쩌면현대인의슬픈자화상일지도모른다.“매우유쾌하면서도,내가기억할수있는가장슬픈책.”(도리스레싱),“아름다움과신랄함을함께그려낸수작.”(살만루시디),“스토리,문체,작품성,모든점에서놀라운작품.”(맥신홍킹스턴)등여러작가들도이작품에대한찬사를아끼지않았다.

황혼기에깨달은사랑,
그리고엇갈림

1989년에부커상을수상한『남아있는나날』은1993년제임스아이보리감독의영화로제작되었다.영국배우앤서니홉킨스와에마톰슨이스티븐스와켄턴양으로호흡을맞춰,황혼녘에깨닫는사랑이야기로또다시화제가된바있다.

스티븐스가여행을떠난계기는새주인의권유가있었기때문이기도하지만또다른목적도있다.오래전,달링턴홀이명성을떨치던시절총무로같이일했던켄턴양을만나는것이다.여전히그에게는‘미스’켄턴인그녀의갑작스러운편지를받고,그는그녀가다시달링턴홀로돌아오고싶어하고그가그녀에게그러한제안을해주길기다리고있다고믿게된다.

육일간의여행내내스티븐스는자신에게각별했던그녀에게서받은편지를한줄한줄읊으며지난날을회상한다.켄턴양은적극적으로스티븐스에게다가섰고스티븐스또한그녀에게사사로운감정이있었으나,집사라는직업에충실하기위해애써자신의마음을외면해왔다.결국그녀는그의마음을얻는데실패하고이때문에다른남자와결혼까지하게된다.

그로부터이십년이지난지금에와서같이일할것을제안하기위해그녀를찾아간다는것은결국또다시자신의감정은감춘채공적인업무를전면에내세우는,그의살아온방식일뿐이다.그런데황혼을맞이한지금에야,달링턴홀의전성기에함께일한짧은시간동안실은그녀를진실로사랑했음을그는절절하게깨닫는다.하지만그는그녀와재회했을때조차진심으로하고싶었던말은가슴에묻어둔채,그녀를또한번떠나보낸다.

젊은시절에는자신의직업에최선을다하기위해사랑마저외면하며견고하게자신만의성을쌓고,황혼기에이를깨달아가슴아파하지만흘러간시간만큼이나변해버린현실을어쩔수없이받아들여야만하는스티븐스를통해독자는지나간사랑의미열을앓게될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