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충류 심장 (강정 시론집)

파충류 심장 (강정 시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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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은 파충류 심장을 가졌다!

시가 몸을 바꾸는 순간에 주목하며
행간의 숨결과 언어의 질감을 포착하는 강정의 독법

강정 시인의 다섯 번째 에세이집이자 첫 비평집인 『파충류 심장』이 출간되었다. 여덟 번째 시집 『커다란 하양으로』와 함께 출간된 『파충류 심장』은 김소형, 김정환, 김혜순, 이성복, 이지아 등 22명 시인들의 시 세계를 강정만의 독법으로 그려 보인다. 거침없이 시의 구석구석을 뜯어보다가도 한걸음 물러나고, 위트 있게 돌아섰다가도 다시 진지하게 시를 논하는 강정 산문 특유의 리듬감 또한 느낄 수 있다. 이성복 『아, 입이 없는 것들』, 허은실 『나는 잠깐 설웁다』, 정영 『화류』 등의 시집에 대한 해설과 신경림 시인과의 인터뷰, ‘숲의 화가’로 알려진 변연미 작가의 작품에 대한 글을 엮었다.
총 22편의 글을 묶는 키워드는 ‘파충류’다. 강정에 따르면 시인은 ‘파충류의 심장’을 가졌다. “스스로 긁어 댄 상처를 스스로 떼어 내며 새살 돋기를 거듭”하는 변온과 변색의 동물, 파충류야말로 시인의 가장 가까운 친척이다. 다변하는 시를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며 언어의 육체적 울림을 느끼는 강정은 시의 가장 독창적인 해설자다. 『파충류 심장』을 읽는 일은 시가 가져다줄 변신의 순간에 나를 열어 놓는 일이자, 낯설지만 거침없고, 누구보다 자유로운 시를 써 온 강정의 시 세계에 다가서는 일이 될 것이다.
저자

강정

1971년부산에서태어났다.1992년《현대시세계》로등단했다.『그리고나는눈먼자가되었다』『처형극장』『키스』『백치의산수』등8권의시집과『그저울수있을때울고싶을뿐이다』『콤마,씨』등5권의산문집이있다.록밴드‘엘리펀트슬리브’의리드보컬이다.

목차

들어가며9

1부
춤춰라,한번도걸어보지못한것처럼!-이지아『오트쿠튀르』와김정환『소리책력』에대한소고15
꽃을찾아,안들리는방울소리를찾아-김소형의시두편28
죽음의춤이거나,우주적발광이거나-김혜순의시들혹은산문들40
오,‘마라’가없었으면없었을……-이성복『아,입이없는것들』52
시의절벽,그앞의새하얀손-김태형『고백이라는장르』67
사는대로사는거지뭐,죽는대로죽는거지뭐-손월언『마르세유에서기다린다』78
뱀을삼킨몸-허은실『나는잠깐설웁다』91

2부
갸륵한독기혹은거룩한천박의지저귐-성동혁의시들에대한소고104
거룩한식인의저녁-정영『화류』112
누구인지알아도말할수없다-리산『메르시,이대로계속머물러주세요』126
나무의잔기침,혹은손금흐르는소리-정지우『정원사를바로아세요』137
구렁이는과연자기꼬리를찾을수있을까-신동옥『웃고춤추고여름하라』148
불굴을향한마음의불구,또는영혼의빈공간-김경주『나는이세상에없는계절이다』161
많이젖었어,나를부르지마-김이듬의시들172

3부
그럼에도불구하고,체게바라만세-박정대『삶이라는직업』182
당신을내려놓고울어요,다른삶으로가요-박정대『체게바라만세』195
숨은빛:단편영화「푸르른운석」촬영기-박형준『생각날때마다울었다』207
진심의괴물,혹은말의누드-이이체『인간이버린사랑』224
인어의연옥,존재의피안-함성호『키르티무카』236
별은어디에서왔을까-함성호의시들252

4부
막힌혈을뚫는신명의촉-신경림『사진관집이층』266
배회하는나무,드러누운하늘-변연미의‘숲’연작285

나가며305

출판사 서평

■에세이혹은해설
『파충류심장』은해설인동시에에세이,즉나에대한글이기도하다.강정은시에해설을덧붙이는일은“시의발생지점을밝히는일”이라고말하는데,이는“시속으로독자를데리고들어가는것이아니라독자의바깥으로시가빠져나오는걸도와주는일”이라는뜻이다.따라서해설은곧강정자신에게시가다가왔던순간의기록이기도하다.사적인이야기를늘어놓는일은겸연쩍다하면서도이해설집에손월언시인의첫인상(「사는대로사는거지뭐,죽는대로죽는거지뭐」),정영의시집을두고세계절을지나보냈던시간(「거룩한식인의저녁」),박형준의시집을읽다가갑작스레단편영화를찍었던하루의기록(「숨은빛:단편영화「푸르른운석」촬영기」)이담겨있는건그래서다.그사적인순간들을마주하면서독자들은시가자신에게다가왔던순간을다시떠올리거나,강정이라는문을통해시의또다른발생지점을찾을수있을것이다.

■시는육체의언어이자언어의육체
강정의해설혹은에세이는시를명료한틀로정리해주는대신시가몸을바꾸는순간에주목한다.시의언어는상황과감정,주체와대상이달라질때마다독자적인음색으로다가온다.행과연은언어가감춘말의리듬감을드러내고,시어는단어를다른질감으로환기하며새로운촉감을선사한다.감추어진언어의숨결들을확대해보여주는강정의해설을따라읽다보면시가“육체의언어이자언어의육체”라는그의정의를실감할수있다.일상적인용법에서벗어나는언어의쓰임과울림을찾는일은곧우리가시를읽는이유이기도하다.강정은규정에서벗어나는“측정할수없는벗어남의각도”야말로“시가가질수있는유일한위치에너지”라고말한다.『파충류심장』은그벗어남을부러필요로하고,“자신만의방식으로시의살결들을매만지고이미지의그물을엮어마음의그릇으로빚어낼줄아는”시의독자를위한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