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바다 전부에 내리고 있는 빗소리처럼
그들은 서로에게 닿고 있을 것이다.”
흐르고 마주치며 희미한 현재를 살기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분명한 과거를 바라보기
찰나와 영원 사이, 가상과 실제 사이 텅 빈 미래를 기다리기
그들은 서로에게 닿고 있을 것이다.”
흐르고 마주치며 희미한 현재를 살기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분명한 과거를 바라보기
찰나와 영원 사이, 가상과 실제 사이 텅 빈 미래를 기다리기
감각적인 문장과 독보적인 스타일로 한국문학에서 고유한 위치를 점한 소설가 이상우의 신작 소설집 『핌ㆍ오렌지빛이랄지』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수록작 「핌」과 「오렌지빛이랄지」를 공동 표제작으로 삼은 이번 책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두 작품에 각각 대응하는 이미지가 앞뒤로 삽입된 양면 책 커버다. 공중으로 떠오르는 듯한 꽃나무와 지면 바깥으로 달려 나갈 듯한 바이크 이미지는 이상우가 『핌ㆍ오렌지빛이랄지』를 통해 그려 낸 세계의 모습과 꼭 닮았다. 선명한 과거와 텅 빈 미래 사이 인물들의 끝없는 헤맴으로 가득한 시간의 흐름이나 가상인지 실제인지, 환각인지 현실인지 모호한 공간적 배경은 금세 어디론가 솟구치거나 사라져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만 같다.
『핌ㆍ오렌지빛이랄지』에 수록된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의 흔적을 직간접적으로 감각하고 좇으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미래로부터 과거로 추방당한 난민, 그와 기억이 동기화되는 순간만을 바라며 연인의 데이터를 찾아 헤매는 기병대, 기병대의 도망을 돕고자 했던 형사 등 각 작품의 인물들은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반복되며 독자들로 하여금 특정 인물보다는 그들이 엮여 든 세계 전체를 조망하게 만든다. 인물들이 위치한 좌표 사이사이로는 산발적인 기억과 중요한 부분이 훼손된 이미지, 번지수를 잘못 찾은 음악이 흘러들며 장면마다 수많은 질문을 남긴다.
기억은 한 개인만의 소유물일까, 교체 가능한 데이터일까? 행운처럼 생겨나는 우연하고도 결정적인 마주침은 삶에서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는다고 체념해야 하는 걸까, 그것이 다시 가능해지도록 애써 봐야 하는 걸까? 이상우는 독자들이 고른 선택지에 따라 장면들이 달라지는 소설(「핌」), 화자의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들이 문장 사이사이 삽입된 소설(「오렌지빛이랄지」) 등의 형식 실험을 통해 독자들에게 일종의 체험을 제공한다. 복잡하고 다층적인 세계의 전체를 조망하며 순간순간 고개를 내미는 질문들을 직접 겪어 내 보기. 『핌ㆍ오렌지빛이랄지』를 읽는 일은 곧 우리의 세계를 구성하는 지독하고도 아름다운 신비를 몸소 감각해 보는 일과 같다.
『핌ㆍ오렌지빛이랄지』에 수록된 소설 속 인물들은 서로의 흔적을 직간접적으로 감각하고 좇으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미래로부터 과거로 추방당한 난민, 그와 기억이 동기화되는 순간만을 바라며 연인의 데이터를 찾아 헤매는 기병대, 기병대의 도망을 돕고자 했던 형사 등 각 작품의 인물들은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반복되며 독자들로 하여금 특정 인물보다는 그들이 엮여 든 세계 전체를 조망하게 만든다. 인물들이 위치한 좌표 사이사이로는 산발적인 기억과 중요한 부분이 훼손된 이미지, 번지수를 잘못 찾은 음악이 흘러들며 장면마다 수많은 질문을 남긴다.
기억은 한 개인만의 소유물일까, 교체 가능한 데이터일까? 행운처럼 생겨나는 우연하고도 결정적인 마주침은 삶에서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는다고 체념해야 하는 걸까, 그것이 다시 가능해지도록 애써 봐야 하는 걸까? 이상우는 독자들이 고른 선택지에 따라 장면들이 달라지는 소설(「핌」), 화자의 머릿속에 스치는 생각들이 문장 사이사이 삽입된 소설(「오렌지빛이랄지」) 등의 형식 실험을 통해 독자들에게 일종의 체험을 제공한다. 복잡하고 다층적인 세계의 전체를 조망하며 순간순간 고개를 내미는 질문들을 직접 겪어 내 보기. 『핌ㆍ오렌지빛이랄지』를 읽는 일은 곧 우리의 세계를 구성하는 지독하고도 아름다운 신비를 몸소 감각해 보는 일과 같다.
핌 오렌지빛이랄지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