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언덕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이

그 언덕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이

$17.00
Description
미국 문단에 혜성처럼 나타난 작가 C 팸 장의 눈부신 첫 소설
백인 남성 중심의 미국 서부 개척 신화를 중국 이민자와 여성의 시각으로 다시 써서 미국 문단과 언론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그 언덕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이』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중국계 미국 작가 C 팸 장의 데뷔 소설인 이 작품은 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에서 주관하는 로젠탈 상과 아시아/태평양 문학 상을 수상하고, 부커상 예심과 펜/헤밍웨이 상, 센터포픽션에서 수여하는 첫 소설 상, 람다 문학 상 최종심에 오르며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NPR》 등의 언론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읽은 그해 최고의 책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 작품으로 C 팸 장은 전미도서재단에서 주관하는 ‘35세 이하 가장 주목받는 작가 5인’에 이름을 올리며 미국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젊은 작가로 급부상했다.
선정 및 수상내역
로젠탈 패밀리 상
아시아/태평양 미국 문학 상 수상
부커상
펜/헤밍웨이 상
람다 문학 상 후보작
저자

CPamZhang

저자:C팸장(C.PamZhang)
첸지(Chenji)팸장.1990년중국베이징에서태어나네살때미국으로이주해18세가될때까지부모의뜻에따라10번이나주소지를옮기며살았다.브라운대학교와케임브지리대학교에서수학했다.2020년에발표한첫소설『그언덕에는얼마나많은황금이』로그해미국예술문학아카데미에서수여하는로젠탈패밀리상과아시아/태평양미국문학상을수상하고부커상예심과펜/헤밍웨이상,센터포픽션에서수여하는첫소설상최종심에올랐으며,2021년람다문학상최종심에올랐다.이책은출간된해《뉴욕타임스》,《워싱턴포스트》,《NPR》등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으며,버락오바마전미국대통령이그해최고의책으로꼽기도했다.또한작가는전미도서재단(NationalBookFoundation)에서주관하는‘35세이하가장주목받는작가5인’에도이름을올렸다.2023년두번째장편소설『젖과꿀이흐르는땅(LandofMilkandHoney)』을출간했다.

역자:홍한별
글을읽고쓰고옮기면서살려고한다.『클라라와태양』,『모든것을본남자』,『깨어있는숲속의공주』,『이처럼사소한것들』등을우리말로옮겼다.『아무튼,사전』,『우리는아름답게어긋나지』(공저),『돌봄과작업』(공저)등을썼다.『밀크맨』으로제14회유영번역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XX6211
금13
자두35
소금51
해골59
바람67
진흙71
고기77
물89
피95

2부XX5999
해골101
흙105
고기115
자두133
소금149
금159
물173
흙175
바람189
피193
물201
차례

3부XX42/XX62207
바람바람바람바람바람209

4부XX67249
진흙251
물259
고기269
해골283
자두291
바람297
피303
금313
소금321
금333
금345

감사의글357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서부개척신화를해체하고소수자의관점으로다시구축한새로운서부극

어떤작품이기에이토록센세이션을일으킨걸까.『그언덕에는얼마나많은황금이』는골드러시황혼기에금채굴에뛰어든중국인이민자가족의이야기를그린소설로,미서부의광대한자연을문학적으로형상화한시적인문체로역사에서지워지다시피한소수자들에게스포트라이트를비춤으로써서부개척신화를해체하고새로구축했다는극찬을받았다.그러나C팸장이이소설을쓴것은잊힌이들의역사를단순히요약해전하기위해서가아니었다.“이민자로서자신이사는곳에대한권리를주장할수없는외로움”을이야기하고“모두에게평등하고무한한기회가있다는아메리칸드림의허상을꼬집고싶어서”였다.그리고책출간시기가팬데믹초기미국및서방세계에서아시아인종혐오가터져나오던시기와맞물리며소설이가지는시의성이커졌고,그에따라엄청난센세이션을일으켰다.아시아인인종차별에관한담론은이후로도이어지고있으며,얼마전에열린2024아카데미시상식에서도뜨거운화두가된바있다.

오랜기간백인남성작가들에주도되었던영미문학의지형도는2000년대이후다인종·다문화·여성및퀴어작가들에의해크게변하고있다.향후영미문학뿐아니라세계문학의문제작들은이같은소수자의목소리를담은작품이다수를차지할것인바,유색인종과여성그리고젠더퀴어의관점까지두루아우르는작품세계를지닌C팸장을반드시눈여겨보아야할것이다.

“다시또길을잃으면,다른누구와마찬가지로너도이땅에속한다는걸잊지마라.
겁내지말고.팅워?”

소설은지난밤‘바’(아빠)가죽고열두살루시와열한살샘이고아가되면서시작한다.두아이는‘마’(엄마)가가르쳐준대로장례를치르기위해,시신에게‘집’을찾아주기위해말한마리를훔쳐시신을담은트렁크를싣고길을떠난다.그들을이방인취급하며적대시하는마을에서는더머무를수가없다.그러나루시는‘집’이무엇인지모른다.금을쫓아더새롭고거친땅으로,후에는탄광에서일하기위해가족을몰고다닌아빠때문에집이라는곳을제대로경험한적이없다.황금을좇는탐광꾼인아빠는궁극적으로가족을위한땅을원했지만,황금을찾는데도땅을가지는데도실패했다.문명과지식의힘을믿은엄마의정신세계를물려받은루시는장례보다는새로운정착지를찾고싶다.그러나샘은자신에게더큰사랑을준아빠의장례에정성을다한후모험을계속하고싶다.모든면에서다른두아이는여정내내충돌하고,둘이통과하는자연의풍광은황폐한아름다움으로빛난다.한때는푸르렀으나인간의손에수탈당한후누런풀만이일렁이는황금언덕,멸종하다시피한버펄로의뼈가높이솟아있는바싹마른골짜기…….끝이없을것같은풍경속에서두아이는그들가족에게특별한의미를지닌동물인호랑이의유골을발견하고,그곳이아버지의시신을묻을곳이라는데합의한다.장례식후둘은산속에서한남자를만나그에게서멀지않은곳에마을이있다는말을듣는다.루시는‘가족이우선’이라는부모의유지(遺旨)를지키고자하지만주류인백인사회에정착해소속되고싶다는갈망으로샘과헤어지기로하고,둘은완전히다른풍경속으로걸어들어간다…….

『그언덕에는얼마나많은황금이』는총4부로이루어져있으며XX42년부터XX67년까지25년에걸쳐펼쳐진다.이야기는시간순으로전개되지않고XX62년부터시작해시간을앞뒤로넘나든다.1부는바가죽은후그의시신을묻기까지루시와샘의여정을,2부는가족의마지막정착지인탄광지역에도착해바가죽기까지그들이겪은이야기를그린다.3부는유일하게죽은바의목소리로전개된다.바는자신의어린시절이야기부터시작해지금은황폐해진자연이얼마나풍요롭고아름다웠는지,마와어떻게만나가정을이루게되었는지를이야기한다.4부는스위트워터에정착해백인친구에게기생하다시피살아가는루시가샘과재회한후의이야기를그린다.

존재하지않는금을찾아방랑하는사람들,
풍요의약속을배반당한이민자들,
인간의탐욕아래메말라가는자연…
말해지지않은이들의이야기를발굴해역사에돌려주는순금의문학!

이전수천년역사보다더많은양의금이채굴된19세기중반의골드러시.이는백인식민주의와자본주의의급격한발전의결과였다.미국내에서도많은이들이황금의꿈을좇아동쪽에서서쪽으로대거이주했다.바야흐로와일드웨스트,서부개척의시대가온것이다.그러나금채굴은몹시수익성이떨어지는노동이라값싼대규모인력이요구되었고,이에태평양너머중국인들이건너와금광에투입되었다.그중소수는실제로부를일구어고국으로돌아갔고,이들의성공담은신화가되어더많은중국인들을끌어들였으나대개는가혹한조건아래착취당해야했다.이들은금채굴뿐아니라미대륙횡단철도건설에도동원되어신생국가였던미국이토대를갖추고부국이되는데크게기여했다.

그럼에도서부개척시대를배경으로한주류예술작품중중국인노동자는물론아메리카선주민이나유색인종을주인공으로한작품을찾기란거의불가능하다.『그언덕에는얼마나많은황금이』는이에대한C팸장의응답과도같은작품이다.4살때중국에서미국으로이주해성장한그는광대한미국의자연풍광에압도되고자연이하나의캐릭터로작동하는로라잉걸스와일더와존스타인벡의작품들에매혹되지만거기서자신과닮은인물은찾지못했다.“결국내가사랑했던책속인물들이항상백인이라는사실을깨달았다.나는나자신을반영한위대한미국서사시를쓰고싶었다.”

그래서C팸장은실재했던역사공간옆에일종의평행우주같은공간을창조해낸다.연도는모호하게XX로처리되고인물들의풀네임은등장하지않는다.독자는이소설이19세기중후반미국북캘리포니아에사는중국인들의이야기라는것을알지만,그곳에는아메리카대륙에살지않는호랑이가출몰한다는이야기가전설처럼떠돌고거대한버펄로들이멸종하여높이솟은유골로만남아있다.사악한인디언을심판하는백인카우보이대신원조카우보이인바케로가있고,중국인과친구로지내는인디언이있고,남성도여성도아닌정체성을한젠더퀴어가있다.작가는백인남성역사가에의해의도적으로누락된풍경들에스포트라이트를비추고,그럼으로써역설적으로소설은공식적인역사보다더큰진실을품게되었다.

“집은어때야집이지?”
자기근원에대한그리움과소속감의소중함을통렬하게일깨우는이야기

소설의제목과작품을여는제사‘이땅은너희땅이아니다’에서예감할수있듯『그언덕에는...』는땅과그곳에서나는금,그리고그땅을가지지못하는이들에관한이야기이다.4부로나뉜이야기는소제목이붙은장으로다시나뉘는데,금자두소금해골바람진흙고기물피등으로이루어진이제목들은소설이전개되면서반복되고,그에따라여러겹의의미를쌓아간다.

예컨대루시는바의시신을보존하기위해말라버린호수에형성된소금밭에서소금을가져와뿌리며장례란일종의레시피와같다는마의말을떠올리는데,나중에등장하는이야기에는가난한광부에게몹시비싼품목인소금을루시가선생님집에서몰래훔쳐와음식에넣어식구들이맛있게식사를하는장면이나온다.또자두는루시가제일좋아하는간식인데,세상을떠난마가말려서보관하던이자두는학교에서집단괴롭힘을당한샘의얼굴위에서붉은멍의모습으로다시나타나고,루시를장난감처럼사랑하는애나가준선물로도다시등장한다.해골은병든마의얼굴에서도드라지는광대뼈,호랑이해골(호랑이는바와마에게는절대적인의미를띄는상징이자샘에게는부적같은존재이다),샘이동굴에서발견한도롱뇽의해골등으로반복해나타난다.바람은외로운루시에게말을거는자연의모습으로,죽은아버지의목소리로,스위트워터의안락한삶에마비되었던루시가다시샘과떠나기로결심할때그의내면에불어들어오는변화의예감으로등장한다.

그리고금.이야기가절정에이를때마다등장하는금은소설도입부에서부터땅과결부되어등장한다.두아이가아빠의시신을묻을땅을찾아황금빛언덕을헤매는동안독자는그의꿈이금을캐는것이었음을알게된다.그리고그들가족이금을찾아,나중에는탄광에서일하기위해자주집을옮겨야했고,가난했고,그래서바가끊임없이한탕을노렸고,아내가죽은후에는술독에빠져무너졌다는것을알게된다.아내를잃기전바는금으로그들가족만을위한땅을사서자유롭게살수있기를바랐다.반면마는금으로배표를사서고국땅으로돌아가기를꿈꿨다.죽은부모의좌절된두꿈사이에서두아이는놀이가되어버린질문을반복한다.“집이어때야집이지?”

소설을관통하며다른질문들(“침대는어때야침대지?”“배는어때야배지?”)로변주되는이질문에대한명확한답은주어지지않는다.그럼에도소설전체를지배하는것은막연하지만돌아가고싶은곳,어딘지모를고향에대한그리움이라는정서다.대답하기어려운이질문을통해작가는우리는모두필연적으로소속감을느끼고환대받는공동체가,그리고더나아가발붙이고살땅이필요하다는것을말한다.

기만적아메리칸드림과‘모델마이너리티신화’의이면에관한고발

“이땅은너희땅이아니다”라는제사는우디거스리의노래「이땅은너희땅이다(ThisLandisYourLand)」를패로디한것이다.캘리포니아에서성장하면서학교에서국가나다름없는이노래를제창하던C팸장은바의실패를그리며아메리칸드림을정면으로부정한다.바는실패자로받아들여지지만그실패는그의능력때문이아니다.그는금을찾는법을알고있고마는부를축적하는방법을알고있지만법과그집행자들은그들이손에넣은것이그들것이아니라고선포한다.공식적으로미국은자유와기회의평등을이상으로삼지만역사를통틀어그자유를약자를정복하고억압하는데사용해왔고기회의평등이소외된집단까지미친적은없다.C팸장이이소설을쓴것은그런아메리칸드림의이면을꼬집기위해서였다.

작가는이민자의성공여부를인종차별적이고성차별적인국가제도가아닌개인의자질로평가하는아메리칸드림의기만을고발하는데그치지않는다.소설속에서루시로대변되는‘모델마이너리티(모범적소수자)’신화역시다룬다.아시아인들은불의에도순응적이고‘문제’를일으키지않으며,높은교육열로서구주류사회에빠르게편입해이민사회에서안정적인입지를굳혔다고여겨진다.그러나C팸장은2020년팬데믹기간에터져나온아시아인종혐오범죄를통해이것이그릇된신화라는것을모두가알게되었다고꼬집는다.

루시는스위트워터에서금광을소유한집안의딸애나의친구로살면서백인이되고자했고물질적부안에서안정을누리는듯보이지만끊임없이타자화되고이용당한다.루시는카우보이가되어나타난샘과재회하고동생과몇년전떠나왔던길을되짚어돌아가기로한다.그것은자기각성이자어느곳인지모를집을찾아가는,끝나지않는여정의또다른시작이다.하지만“집이어때야집이지?”는루시와샘만대답해야할질문으로남지않는다.자연재해와전쟁으로,또경제난으로수많은난민이강제로고향을떠나끝나지않는디아스포라의삶을살아야하는현재도,또미래에도이질문은끊임없이메아리쳐돌아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