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빌라 (김봄 연작소설 | 반양장)

인정빌라 (김봄 연작소설 | 반양장)

$18.00
Description
2016년 ‘소년 범죄자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담아낸 첫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를 통해 그만의 핍진하고 입체적인 작품 세계를 평단에 각인시킨 소설가 김봄이 8년 만에 연작소설집 『인정빌라』를 펴낸다. 『인정빌라』는 서울시 사당동을 배경 삼은 ‘인정빌라’를 중심으로,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연작소설 형태로 엮어 낸 소설집이다. 작가는 서로 다른 고단함을 감내하며 사는 이들의 삶에 따뜻한 시선을 드리우면서도 그들의 삶이 감상적으로만 비추어지지 않도록 입체성을 부여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인정빌라』 안의 삶들을 무작정 안아 주고 싶다가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기 마련인 이기심과 과오를 동시에 읽어 내며 찝찝함과 죄책감을 함께 감각하게 된다. “대체되고 지연되면서도 하염없이 연결되는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좀 더 생생하게 담아내고 싶었다.”라는 작가의 말이 알려 주듯 우리가 『인정빌라』에서 보는 것은 삶 그 자체다.
저자

김봄

2011년《세계의문학》신인상에단편소설「내이름은나나」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아오리를먹는오후』,산문집『좌파고양이를부탁해』『너,뭐먹고살쪘니?』『우파아버지를부탁해』가있다.

목차

짝7
끝말잇기49
분홍코끼리93
개와당신의이야기137
아는사람의장례식181
새들도멀미를한다225
대문없는집265
우리에게는적당한말이없어307
핑퐁351

작가의말387
작품해설-정홍수390
추천의글-진달래414

출판사 서평

■집집마다담긴아홉가지이야기
서울시동작구사당동의시장과골목을지나면소설가김봄이한집한집기워낸인정빌라가나온다.방울토마토넝쿨이건물을뒤덮었으며텃밭이된주차장에는정확히밥때전까지만대화를이어가는세명의할머니가앉아있는곳.이책은인정빌라의한집한집을세밀한시선으로들여다보며집집마다의이야기가서로얼마나다르고다채로운지보여준다.햄스터를키우기시작하며생명과가족의의미를되짚어가는4인가족의집,언제라도떠날것처럼캐리어를정리하지않는애인필과사는지연의집,홀로강아지메리와살며죽은이가죽었다는사실을자꾸만잊고전화를거듭하는진국의집,애인과애인의커다란개와함께사는시나리오작가지망생범준의집,사랑했던이의죽음이라는슬픔을안고배낭하나만큼의짐만갖고사는박하의텅빈집,딸의등록금마련을위해하루하루분투하는석희와병철의집,그리고빌라맨위층에살며때로는다정하게때로는성가시게빌라를돌보는주인내외지성과막례의집까지.우리는이토록다른이들에게서일관된고단함을본다.그리고그들의삶으로부터우리의얼굴을발견한다.

■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
소설가김봄은인물의표면과이면을동시에조명한다.우리는인정빌라의이웃들은미처모를인물들의뒷모습을본다.빌라의주인막례는눈물자국이선명한얼굴로귀가한박하에게아무것도묻지않고밥상을내어주는인정많은노인임과동시에매일낮빌라앞에친구둘과모여앉아빌라사람들에대한입방아를찧는오지랖넓은이이기도하다.302호의진국은백화점붕괴사고로딸을잃고강아지와함께홀로살아가는쓸쓸하고정중한사람이지만젊은시절에는임대업에종사하며교묘한술수로임차인의전재산을갈취하는일에종사했던이이기도하다.덕분에우리는인정빌라에서펼쳐지는삶이그인물의전부가아님을,사람은언제나복잡하고입체적이며누구도그전체를알수없음을깨닫게된다.누군가에대해한마디로단정짓지않도록하는것,그리하여그를더오래도록바라보게만드는것은문학이다할수있는최선의역할일테다.

■기척이포옹이되기까지
우리는이웃의얼굴을모르는시대를살아간다.이웃의존재는대체로문여닫는소리나복도에서의작은대화소리등기척으로만감지된다.인정빌라역시다를게없는곳이었다.건물전체에정체모를지독한냄새가풍겨주민들이한자리에모였을때조차도서로에대해아는것이라고는문닫는소리를들었다거나,요즘통안보인다거나하는증언이전부다.이때,방울토마토넝쿨의이파리가창문을넘어방안을엿보듯서로를향해손을뻗는이들이있다.막례가진국이키우는강아지의안부를챙길때,하루하루삶에치이는병철의어깨에지성의팔이감길때,그렇게기척이포옹이되는순간인물들은서로를다시바라보게된다.우리는이름모를이웃에게무심하게굴때가대부분이지만,동시에누군가의다정을무작정기대하고있는지도모른다.『인정빌라』는기척이포옹으로넘어가는순간의용기와온기를포착하는작품이다.그순간을손에꼭쥔채이겨울을맞이해봐도좋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