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턴

녹턴

$17.00
Description
재즈 가수가 부르는 세레나데부터
할리우드 호텔방에 울려 퍼지는 색소폰,
베네치아 광장을 메운 첼로까지
음악이 흐르는, 사랑과 세월에 관한 이야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음악과 인생에 관한 사랑스러운 소설!
노벨 문학상, 부커 상 수상 작가이자 현대 영미권 문학을 이끌어 가는 대표적 거장 가즈오 이시구로의 단편소설집 『녹턴』이 전면적인 번역 개정, 그리고 가즈오 이시구로의 원저작 출판사인 Faber&Faber사와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표지로 재출간되었다.
음악을 문학 속으로 끌어들여 절묘하게 녹여 낸 이 작품은, 크루너 가수가 부르는 나직한 세레나데부터 할리우드의 호텔 방에 울려 퍼지는 색소폰, 베네치아의 광장을 메운 첼로의 「대부」 테마곡까지 음악이 흐르는, 사랑과 세월에 관한 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치 다섯 악장으로 이루어진 음악 작품처럼 통합적으로 구상”(《옵서버》)된 이 작품은 무엇보다 음악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 인생에 대한 성찰이 빛을 발한다.
젊은 시절 한때 싱어송라이터를 꿈꾸었던 이시구로의 정체성이 내밀하게 투영된 이 책은, 나이를 먹어 가면서 젊은 날의 희망이 차츰 멀어질 때 음악과 인생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이들의 애잔한 삶을 부드럽고 정교하게 그려낸다.


■ 음악이 흐르는, 사랑과 세월에 관한 이야기

‘음악과 황혼에 대한 다섯 가지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녹턴』은 제목 그대로 “저녁이나 밤에 어울리는 감정을 나타내는 몽상적인 성격의 작품”이다. ‘녹턴’이 야상곡(夜想曲) 혹은 몽환곡이라고도 불리듯, 주인공들의 삶은 성공보다는 실패, 아침보다는 저녁 쪽에 더 가깝다.

베네치아의 어느 운하 위 곤돌라에서 한물간 크루너 가수 토니는 아내를 위해 세레나데를 부르고, 외모 때문에 재능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여기는 색소포니스트 스티브는 성형수술을 받는다. 그런가 하면 런던의 한 플랫에서는 중년의 대학 동창들이 모여 학창 시절 그들을 매혹했던 음악을 추억한다. 성공을 꿈꾸는 젊은 싱어송라이터는 런던에서 줄곧 일자리를 찾지 못하자 누나가 운영하는 시골의 카페로 내려가 노래를 만들고,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차 있던 첼리스트 티보르는 생계를 위해 이탈리아 광장 밴드에서 일하는 처지가 된다. 이들은 모두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고 있지만, 절대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좇아 스스로를 부추긴다.

이탈리아의 광장에서 영국의 몰번힐스까지, 런던의 현대적 플랫에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할리우드 호텔의 보안 층까지 음악을 타고 넘나들다 보면, 자신의 운명을 극복하려 노력하며 스스로를 치유해 가는 그들의 애잔한 삶을 엿보게 된다. 이는 “슬픔과 금욕과 위안을 결합시키는 이시구로의 독특한 방식”(《가디언》)을 통해 ‘결코 눈부시게 환하지 않지만 아주 어둡지만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본질을 드러내며 잔잔한 감동을 자아낸다.


■ 이시구로의 문학 세계에 대하여

다작을 하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단 하나의 작품으로 명성을 떨치는 작가도 있다. 그렇다면 장편소설 6편과 소설 1편을 써 낸 50대 중반의 이시구로는 어느 쪽에 속하는 작가일까?
2009년 이시구로는 《가디언》과의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죽기 전에 써야 할 책의 숫자를 헤아릴 때가 있다. 나는 그때 이런 생각을 했다. 이제 네 권 정도만 더 쓰면 되겠군.” 당시 7번째 작품인 이 소설을 막 발표했던 작가 입장에서 보면, 그는 평생 작품을 10여 권만 발표할 생각이고, 이미 절반 이상을 이룬 것이다. 이시구로는 한 작품 한 작품 필생의 업으로 여기며 타이핑을 했을 것이고,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출간될 때마다 평단과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 왔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그의 작품들에는 몇 가지 일관된 점이 있다. 제1,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에서 추리소설, SF까지 그의 작품은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지만, 장르 자체가 주는 특성들은 약한 편이다. 그보다는 인간 존재 자체에 주목하고 인간의 삶의 방식을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직접적이든 간접적으로 작품 전반에 음악이 흐른다.

젊은 시절 첫 소설을 발표하기 전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며 몇 군데 데모 테이프를 보내기도 했다는 이시구로는 음악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를 보내지 마』에서는 가상의 팝가수의 카세트테이프 「네버 렛 미 고」가 작품을 이끌어 가는 주요 모티프이고,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뿐 아니라 직접적으로 음악이 등장하지 않는 작품들도 모두 부드럽고 정교하게 흘러가다가 책을 덮을 때쯤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잔잔한 클래식과도 같은 힘이 있다.

끊이지 않고 음악이 흐르고, 어빙 벌린, 콜 포터, 세라 본 등 수많은 작곡가와 가수들이 언급되는 이번 소설에는 이시구로의 음악에 대한 넓은 식견과 애정이 그대로 묻어 있다. 무엇보다 각 이야기의 내레이터가 모두 음악가이거나 음악을 좋아하는 남자라는 점으로 볼 때, 이 소설이야말로 작가의 정체성을 가장 내밀하게 드러내는 작품이다.
저자

가즈오이시구로

1954년일본나가사키에서태어났다.다섯살이되던1960년해양학자인아버지를따라영국으로이주했다.켄트대학에서철학을공부한후,이스트앵글리아대학에서문예창작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1982년일본을배경으로전후의상처와현재를절묘하게엮어낸첫소설『창백한언덕풍경』을발표해위니프레드홀트비기념상을받았다.1986년일본인화가의회고담을그린『부유하는세상의화가』로휘트브레드상과이탈리아스칸노상을받고,부커상후보에올랐다.
1989년『남아있는나날』을발표해부커상을받으며세계적인명성을얻었다.이작품은제임스아이보리감독의영화로제작되어화제가되었다.1995년현대인의심리를몽환적으로그린『위로받지못한사람들』로첼트넘상을받았다.2000년상하이를배경으로한『우리가고아였을때』를발표해부커상후보에올랐으며,2005년발표한복제인간을주제로인간의존엄성에의문을제기한『나를보내지마』가‘《타임》‘100대영문소설’로선정되었고,전미도서협회알렉스상,독일코리네상등을받았다.
그외에도황혼에대한다섯단편소설을모은『녹턴』(2009)에이르기까지가즈오이시구로는인간과문명에대한비판을작가특유의문체로잘녹여낸작품들로현대영미권문학을이끌어가는거장으로평가받고있다.문학적공로를인정받아1995년대영제국훈장을,1998년프랑스문예훈장을받았으며,2010년《타임스》가선정한‘1945년이후영국의가장위대한작가50인’에선정되었다.
2017년“소설의위대한정서적힘을통해인간과세계를연결하고,그환상적감각아래묻힌심연을발굴해온작가.”라는평과함께노벨문학상을수상했다.2021년신작장편소설『클라라와태양』을발표했다.

목차

크루너9
비가오나해가뜨나59
몰번힐스136
녹턴192
첼리스트284

옮긴이의말337

출판사 서평

시간의추이와,그여행을가치있는것으로만드는,날아오르는음표들에관한사랑스럽고도영리한작품.-《인디펜던트》

이이야기들속에는가즈오이시구로의과묵함과치밀한내적자기억제가잘드러나있다.-《텔레그라프》

「크루너」
베네치아의산마르코광장에서상설밴드의기타리스트로일하는폴란드출신얀(야네크)은,어느봄날아침광장카페에서크루너가수인토니가드너를발견한다.토니는얀의어머니가매우좋아하던,지금은한물간가수다.어머니와함께한그의음악에대한추억때문에얀은토니가드너에게다가가말을건다.
토니가드너는그날밤아내를위해그들이묵고있는팔라초아래에서곤돌라를타고세레나데를부르고싶다며얀에게기타연주를부탁한다.곤돌라를타고운하를돌며토니는아내린디의인생역정을들려준다.그리고이번여행을마지막으로아내와서로사랑함에도불구하고,헤어지기로했음을말해준다.곤돌라위에서는토니의아름다운세레나데가울려퍼진다.

「비가오나해가뜨나」
외국을떠돌며영어를가르치는학원강사레이먼드는런던의대학교동창커플의집에휴가를보내기위해온다.그런데정작그를맞아줘야할찰리는그가오자마자아내를부탁하며출장을떠난다.레이먼드를달갑지않게맞이한에밀리또한바쁜일로회사에가버린다.
에밀리와음악취향이비슷해서음악에관한많은추억을간직하고있는레이먼드에게두친구의변화는낯설고그들의집에혼자있는자신이어색하다.

「몰번힐스」
성공을꿈꾸는젊고재능있는기타리스트이자싱어송라이터인주인공은,런던에서일자리를찾다가여의치않자몰번근처시골에서카페를경영하는누나네집에머물며노래를만든다.
그러던어느날혼자언덕에올라기타를치며노래를만들던중,누나네카페에도한번들렀던스위스인부부인틸로와소냐를만난다.관광차이곳에들렀다는이들부부는,생계를위해호텔에서연주를하지만자신들만의음악세계를갖고있는프로뮤지션이다.주인공은그들에게자신이만든음악을들려주며그들과음악과인생에대해이야기를나누게되는데…….

「녹턴」
색소포니스트스티브는재능은있지만외모때문에성공하지못했다.아내헬렌은다른남자에게떠났고,새로운남자는이에대한보상으로스티브의성공을위해그의성형수술과회복비용전체를부담하겠다고한다.그는처음에는거부하다가결국매니저의꼬임에넘어가수술을받게된다.
성공적인수술후할리우드의일급호텔에서은밀하게회복기를보내던스티브는,간호사를통해옛유명가수토니가드너의이혼녀린디가역시성형수술후바로옆방에서회복기를보내고있음을알게된다.두사람은얼굴에붕대를감은채로,음악과자신들의인생에대해이야기를나누게된다.

「첼리스트」
이탈리아의한광장에서「대부」의테마를몇번째로연주하던나는,안면있는헝가리인첼리스트청년티보르를발견한다.몇해전밴드에서잠시함께일한적이있는그를보면서,7년전의일을떠올린다.
런던왕립음악원에서공부한후빈에서2년동안올레그페트로비크를사사한티보르는빈을떠나올당시에는미래에대한확신을갖고있었지만,생계를위해원치않는음악을연주해야하는처지가되었다.이러던때스스로첼로의대가라고자처하는중년의미국여자엘로이즈매코믹이젊은티보르에게가능성이있다며그를가르치겠다고한다.엘로이즈가묵는일류호텔방에서,엘로이즈는늘말로설명하고가르치고티보르는그녀가만족할때까지연주를한다.그러던중밴드의일원들이그녀가혹시첼로를연주할줄은아느냐는의구심을던진다.티보르도마침내그녀에게그런의문을드러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