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찬양하다

손을 찬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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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처음 발을 들인 날 아침에 우리는 이미
그 집이 언젠가 철거될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몇 달 후일지 길면 1년 후일지가 문제였다.”

곧 철거될 집을 우리는 왜 고쳤을까?
손과 노동, 임시성과 애틋함에 대한 10년간의 기록
■ 어차피 철거될 집을 우리는 왜 손보았을까

헤수스 카라스코의 국내 첫 번역 작품이자, 1958년 창설된 스페인 최고 권위의 문학상 비블리오테카 브레베 상 2024년 수상작인 『손을 찬양하다』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현재 스페인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작가인 헤수스 카라스코의 네 번째 장편 소설이며,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카를로스 푸엔테스 등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들을 배출한 스페인 최고의 문학상인 비블리오테카 브레베 수상작으로, 2024년 이 상의 심사위원단은 『손을 찬양하다』의 수상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삶에, 자연에,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사랑에 보내는 찬가. 버려졌던 시골집이 살아나는 과정을 담은 반짝이는 치유 소설. 버려졌던 시골집은 오히려 그곳에서 지내는 한 가족에게는 구원이 된다. 예술의 궁극적인 기원인, 손으로 하는 일의 중요성에 대한 아름다운 인간 우화. 그냥 좋은 책이 아니라, 위대한 작품이다.” - 2024년 비블리오테카 브레베 상 심사위원단

『손을 찬양하다』의 도입부는 단 한 문장으로 결말을 예고한다. “처음 발을 들인 날 아침에 우리는 이미 그 집이 언젠가 철거될 것을 알고 있었다.” 끝이 정해진 집. 그런데도 화자는 10년 동안 그 집의 벽을 뜯고 부엌을 고치고 포도 덩굴을 손보고 닭장을 짓는다. 제대로 된 방법을 모르는 채로, 망가지면 또 고치면서. 이 소설은 그 10년의 기록이다. 소설 속 화자는 아내 아나이스와 두 딸과 함께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낡은 시골집을 오가며 10년을 보낸다. 소유주가 돈을 마련하는 대로 철거하겠다는 집, 기껏해야 1년이라고 생각했던 기간이 결국 10년이 된다. 화자는 그 집에서 쥐와 싸우고, 새는 지붕을 막고, 버려진 건축 자재로 덩굴시렁을 짓고, 고장 난 말편자를 용접해서 커피포트 손잡이를 만든다. 그 어설프기 짝이 없는 수선들을 통해 정작 변하는 것은 집이 아니라 사람이다. 글을 쓰는 화자는 짓기와 용접 등 자기 손으로 고치고 만들 수 있는 것들이 하나씩 늘어나고, 노부부 마누엘과 라파엘레, ‘본즈’라 불리는 이웃과 친해지고, 두 딸이 성장하고, 죽음에 임박한 아나이스의 어머니 마요이를 간병한다. 그뿐인가. 많은 지인들이 이 바닷가 마을 ‘그 집’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일터로 돌아간다.

“기껏해야 몇 달이라고 생각한 시간은 결국 10년이라는 세월이 되었고,
그 10년 동안 그렇게 많이 집을 손봤으면서도 결국 진정으로 변화한 것은 우리 자신이었다.”(12쪽)
저자

헤수스카라스코

JesúsCarrasco
1972년스페인바다호스주올리벤사에서태어났다.2013년첫소설『노천(Intemperie)』으로국제적인주목을받았으며마드리드서점연합회로부터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다.28개언어로번역출판되었으며베니토삼브라노감독에의해영화화되었다.2016년『우리가발딛고선땅(Latierraquepisamos)』으로유럽연합문학상을수상했으며,2021년『집에데려다줘(Llévameacasa)』로도다수의상을받았다.네번째소설『손을찬양하다(Elogiodelasmanos)』로2024년비블리오테카브레베상을수상했다.수상소감에서“삶에서가장중요한일이일어나는곳은바로우리와가장가까운곳,내손이닿을수있는곳”이라말했다.

목차

손을찬양하다9
옮긴이의말373
추천의글384

출판사 서평

■"손으로하는일은현실에대한두려움을극복하는데도움을줍니다"

작가헤수스카라스코는수상소감에서이렇게말했다.“삶에서가장중요한일이일어나는곳은바로우리와가장가까운곳,내손이닿을수있는곳입니다.저는이작품을식물을키우는것과같은리듬으로썼습니다.”임도울역자는이소설이말하는손의의미를이렇게설명한다.“화자이자작가에게손으로하는일이란쓸데없는일이아니라예술의근원으로확장되는일이다.”화자는손으로하는일을“집을돌보는일이자집의존엄성을지켜주는상징적인일”이라고부른다.덩굴시렁을넓혀마당에그늘을드리우게한것도같은의미다.그일을통해마당에뿌리를내리게되었고,새그늘은집내부와외부사이에,내밀한공간과타인과만나는공간사이에,우리와마을사이에중간지대를만들었다.손으로하는일은결국관계를만드는일이다.

■끝이있다는것을알면서우리는살아갑니다

『손을찬양하다』는단순히수작업을예찬하지않는다.치밀한구성과예상치못한반전으로페이지를넘길때마다손에땀을쥐게하는소설도아니다.하지만결과보다과정에함께하는일에더가치를두는사람이라면,지금하고싶은일을지금하지않으면다음은없다고생각하는사람이라면,이책을읽는데아무런문제가없다.심지어다음페이지가너무나궁금해지고,한문장한문장에마음이투명해진다.우리는언제나결말을뻔히알면서도무언가에몰두하니까.화자가말하는핵심개념은‘임시성(provisionalidad)’이다.우리는미래를영속적인것처럼느끼지만사실모든것은임시성을가지고있다.집이무너질것을알면서도집에머무는그순간을살아가는것처럼,끝이있다는것을알면서우리는성실히오늘을살아간다.철거라는불확실성앞에서는미래계획을세우는것이무의미하기때문에오히려시골집에들어서면그들에겐오늘밖에없고,오늘밖에없으니감각이깨어난다.주위를둘러싼이웃,식물,곤충,동물,심지어양모담요하나까지모두유한하다고느끼니지금이곳이애틋하다.이소설이품고있는가장아름다운문장은임박한죽음을앞둔마요이에게맥주를마시겠냐고물었을때자연스레나온말한마디다.화자는이것이자신이들어본말중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말이라고쓴다.삶의본질을단네단어로포착한완벽한표현이라고.


내가물었다.“마요이,맥주드실래요?”
“아니.아,조금마실까.”


화자는글쓰기의끝손질을가구의끝손질에비유한다.가구장인은짜맞춘부위의도드라진부분들을끌로깎아내고튀어나온부분들을부드럽게대패질하여반반하게고른뒤사포질하고,유약을바른다.글쓰기도그러하다.다시읽어보는것과만져보는것의목표는같다.『손을찬양하다』가찬양하는손은그모든과정자체를경험한손이다.바쁘고정신없고도통무언가에집중하기어려울때이책을집어들고천천히읽기를권한다.이책은편집자도만들다가힐링해버린책이기때문에자신있게추천한다.그리고이책을읽고나면손으로뭔가고치거나만들거나하고싶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