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위스키 (에릭 오 소설집)

천사의 위스키 (에릭 오 소설집)

$17.00
Description
오늘 밤, 천사와 술 한잔한다면 당신은 어떤 비밀을 털어놓을 건가요?

무섭게 질주하는 세상과 속도를 잃어버린 사람들
에릭 오가 들려주는 인간에 대한 아홉 개의 고백
■ 세계가 주목한 아카데미상 후보 감독!
픽사 애니메이터 출신 에릭 오의 놀라운 데뷔 소설

에릭 오의 소설집 『천사위 위스키』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에릭 오는 픽사에서 「인사이드 아웃」, 「도리를 찾아서」 등에 참여한 애니메이터이자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영화제 초청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진 감독이다. 단편 애니메이션 「오페라(OPERA)」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TV 시리즈 「Pig: The Dam Keeper」로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TV부문 최고상인 크리스탈(Cristal) 상을 수상했다. 이미지와 운동, 구조와 여백으로 애니메이션과 미디어아트 분야에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그가 이번에는 소설이라는 형식을 선택했다. 『천사의 위스키』는 그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수록된 작품의 인물들은 예외 없이 ‘지체된 순간’에 속해 있다. 일상은 돌아가지만 기쁨은 증발해 버린 상태, 완전한 절망도 완전한 희망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서 버티는 감각, 일본의 정신과 의사 다이라 고겐이 이름 붙인 ‘반우울’의 인간들이다. 등에 달라붙은 껍질의 의미를 캐묻다 멈춰 서는 사람(「등껍질」), 운명론과 의지론 사이에서 앱이 멈춰 버린 두 창업자(「운이 사라진 밤」), AI가 쓰는 시대에 '나는 누구를 보고 있었는가'를 묻게 된 소설가(「타고난 이야기꾼」). 이들은 실패하거나 무너지지 않는다. 다만 멈춰 선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무언가를 직면한다.

에릭 오의 소설은 현실의 질감 위에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아무렇지 않게 얹는다. 개량한복을 입고 위스키를 건네는 천사, 철학자의 장례식장에서 똥을 싸는 몰티즈, 회귀 본능의 연어와 뿌리 없는 케일이 한 접시에 나란히 놓이는 풍경. 설명하지 않아도 이상하지 않고, 묻지 않아도 받아들여지는 이미지들은 오랜 시간 애니메이션의 문법을 몸에 익힌 작가만이 구사할 수 있는 고유한 언어다. 세련되고 시니컬하며, 철학적이지만 무겁지 않다. 냉소와 낙관이 저울 위에서 같은 무게로 균형을 이루는 자리, 그곳에 에릭 오의 소설이 있다.


■ 동명의 앨범 발매

『천사의 위스키』는 소설집 출간과 함께 각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9곡의 연주 앨범을 동시에 선보인다. 프로듀서 말립(Maalib)이 참여해 에릭 오 특유의 몽환적이고 철학적인 정서를 섬세한 사운드로 구현한 이 앨범은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등 주요 음원 플랫폼에 공개된다. 하나의 이야기가 문학과 음악이라는 서로 다른 예술 언어로 확장되는 독특한 프로젝트다.
출간을 기념해 7월 3일에는 특별 프라이빗 이벤트 ‘『천사의 위스키』-감각하고 사유하는 밤’이 열린다. 에릭 오의 낭독을 중심으로 라이브 음악, 향(Fragrance), 안무가 어우러지는 몰입형 퍼포먼스 형식으로 구성되며 관객들은 소설이 남긴 정서와 잔상을 음악과 향, 몸짓을 통해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프로젝트에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우 리(Woo Lee), 프로듀서 말립(Maalib), 조향사 김 활, 극연출가 김진아, 프로듀싱 어드바이저 남윤주가 참여했으며, 행사는 어반플레이의 ‘연남장’과 ‘와일드무어’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저자

에릭오

서울대학교서양화과를졸업하고UCLA영화과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2010년픽사스튜디오에합류해「몬스터대학교」,「인사이드아웃」,「도리를찾아서」등의작품에애니메이터로참여했으며,독립이후에는영화,전시,문학등매체를넘나들며독창적인작품세계를구축해오고있다.대표작「오페라」는아카데미상후보에올랐고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수상했으며,그외작품들또한선댄스,트라이베카,SXSW,안시,오타와,자그레브등세계유수의영화제에서국제적인주목을받아왔다.

목차

등껍질7
바늘의끝39
천사의위스키71
무주,숲속의생활105
운이사라진밤131
두번째그림자161
웨스털리193
타고난이야기꾼223
연어와케일샐러드253
발문265

출판사 서평

■수록작품줄거리

등껍질
퇴근후여자친구집으로향하던지완은서른을갓넘긴나이에이유없이마음이가라앉는다.발길이닿는대로들어간동네수족관에서등껍질속으로웅크리는거북을마주하고,자신의등에붙은껍질을떠올린다.거북의등껍질은뚜렷한용도가있는데인간의등껍질은왜쓸모없이붙어있을까.그물음은해부학이아니라오래전부터외면해온자기삶을향한질문이다.

바늘의끝
해수는매일밤난임치료를위해아내지원의배에주사를놓는다.아이를갖기위해사력을다하는아내곁에서해수는아이를낳지말아야할이유들을끊임없이정당화한다.그의논리이면에무엇이있는지,아내의배를찌르는바늘의끝이실은어디를향하고있는지,독자는해수보다먼저알게된다.

천사의위스키
한때촉망받는젊은감독이었으나불미스러운사건으로영화계에서완전히퇴출된오십대독신남자정식이심야드라이브를하다고속도로갓길에서천사를만난다.개량한복차림의천사와종이컵에위스키를나눠마시며삶과죽음,세대와욕망,균형과순환에대해이야기하는동안,정식의마음속에여전히가득했던억울함은서서히다른무게로바뀐다.

무주,숲속의생활
서울근교장례식장.열네살노견무주는주인의장례예배가진행되는동안꾹참아온배를부여잡고있다.조문객이늘어날수록,찬송가합창이울릴수록,배속의압력도함께올라간다.평생인간의존엄과자연의본질을가르쳐온철학자의마지막유언은“본능만이진짜진실”이었다.무주는그유언을가장충실하게실천한다.

운이사라진밤
빅테크에서동시에해고된현우와윤아는AI기반운명예측플랫폼루미나를함께개발한다.철저히결단과논리로세상을보는현우,운과흐름을믿는윤아.출시직전새벽,완성된앱에각자의데이터를돌려보던중현우의미래항목만이텅비어있다.운이먼저일까의지가먼저일까.하나의선택이모든것을혼돈에빠뜨린다.

두번째그림자
정민은아버지의폭력속에서자랐다.성인이된후에도아버지의서재는공포의공간으로몸에새겨져있다.소설은꿈과현실,과거와현재를넘나들며천천히압력을쌓아가다서재안에단하나의그림자만남는순간모든것을수렴시킨다.위협도무게도없는,그저누구에게나있는평범한그림자하나.폭력의종식이해방이아니라상실에가깝다는것은이소설이도달한우울한진실이다.

타고난이야기꾼
성공한작가소현은비행기안에서빈화면의커서를바라본다.알고리즘이선호하는글과자신의글사이에서길을잃고,자신보다늦게등장해더큰인기를얻은동료작가를질투하며뭐라도써야한다는압박감에시달린다.그런그녀의눈에자꾸만거슬리는사람이있다.그를향한시선과그가생각해온창작의원칙이자꾸어긋난다.작자라는존재에대한내밀한보고서.

웨스털리
미국로드아일랜드의작은마을웨스털리.연희는아들선재의피아노연주회장에직접만든프리지어꽃다발을들고선다.6월의초여름햇살이교실안으로스며들지만연희의마음은여전히겨울이다.교실에서유일한검은머리카락의아이,아버지없이엄마의사랑에몸을기댈수밖에없는선재를바라보며연희는이민과이혼과모성이한꺼번에쌓인자리에조용히서있다.

연어와케일샐러드
어떤날아침,화자는눈을뜬다.방안에는거북이가든수조,반쯤비워진위스키병,빛을반사하는주사바늘,미완성이야기가가득한공책이있다.냉장고에서꺼낸머리없는연어를손질하며방향과기억을잃은연어와자신을겹쳐본다.방안의모든사물이하나의신호처럼놓여있고,독자는그것을스스로읽어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