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잘생기지않은,미남씨!”
영문과에입학한그는비로소자신의성정체성을비롯한많은면에서자유를접하게된다.여학생이많은문과대의특성덕분에그의학교생활은억압적이고남성적인분위기를다소벗어나자유를누리고,더본격적으로토론과독서,글쓰기등에매진하게된다.또한그는시골에머물러있는동안엔듣지못했던여러타이완사회의민주주의운동과역사에대해알게되고,여러사회운동과젠더이슈에적극적으로참여하고공부하게된다.한때는군에입대하여외진산악지역에서근무하면서군특유의폐쇄적이고폭력적이며부조리하기까지한일들을겪지만,이역시그에겐창작의밑바탕이된다.
대도시에서학업을계속이어가는동안,그는고향을그리워하는동시에그곳에서더멀어지기위해애쓴다.그는글쓰기를통해고향에대해말하고,옛상처를되돌아보고,현재를직시하는작가가되어간다.그가작가로등단하던시절,타이완지방정부는신진세대를위한문학상을더늘리기시작했고,그와동시대다른젊은작가들은이런문학상들을통해성장해간다.문단의신진세력으로자리를잡아가던어느시점에그는타이완을떠나베를린으로이주하여그곳에서살기시작한다.
고향에서멀어질수록고향에대해더확실하게말할수있게되면서,그의글쓰기는치유의글쓰기가된다.가족누군가의죽음으로인해곧장고향인용징으로소환될때도있지만,그는이제대도시베를린에서커밍아웃한성소수자로서,소수인종으로서,작가로서,배우로서자신의삶을충만하게누리며살아간다.
베를린은그에게특별한의미를지닌다.나치의폭력적인과거를청산하려는사회구성원들의노력은성소수자나난민,이민자,소수인종에대한인정과포용으로이어지며,이정신을독일내에서가장잘구현하고있는도시가바로베를린이다.베를린을이루는각양각색의문화적복합성과다양성속에서천쓰홍은방랑자이자코즈모폴리턴이자세계시민으로서,자신이자처한디아스포라의자유로우면서도때로는씁쓸한삶을이어간다.
·성소수자로서겪은신체의기억과디아스포라
그의발자취는베를린뿐아니라온유럽으로도이어진다.그는유럽각국을여행하고,각종축제를즐기고,옛역사와현재를통과해간다.방랑자에게,유럽의시절은점차복잡하고나빠져간다.각국에서극우정당들이득세하고,난민의물결이도착하고,브렉시트가통과되고,솅겐조약에도불구하고국가간에장벽이들어서고,트럼프가대통령이되면서유럽의인심은예전보다더각박해진다.하지만그에맞서는선량한독일대다수시민들의열렬한사회운동,전위적인연극으로대표되는베를린의문화운동,이민사회에대한지원은끊이지않는다.타이완에서온성소수자작가는이흐름속에서더욱자유롭게발언하고,난민캠프에서자원봉사활동을하고,성소수자들의권리를주장한프런티어들의묘를방문하고,이모든것을글로기록하면서자신의신체가걸어온길과앞으로걸어갈길에대해이야기한다.
한때이안감독의베를린영화제수상작「결혼피로연」을시골극장에서보면서자기존재를긍정하는법을처음배웠던소년은매해베를린영화제행사인‘타이완의밤’단골진행자이자타이완영화인들의통역가가되었다.어린시절유치원에서처음으로대중앞에나섰던‘스포트라이트를좋아하는’남자아이는영화와광고와드라마에출연하는연기자가되었다.그리고무엇보다도,그는타이완주요문학상을휩쓸고15개언어로번역된베스트셀러작가가되어유럽과아시아,미대륙의초청을받아각종도서전과문학축제를빛내는,타이완을대표하는작가가되었다.
이에세이『아홉번째몸』은천쓰홍이라는한성소수자소년의사적인이야기로시작해,동세대세계인들이함께고민하는역사와사회의지점들로확대되며이어진다.그의이산문집은가장사적인것이가장정치적이라는말을구현한듯한작품인동시에,특유의위트와유머를통해가깝되,너무가깝지는않은사람들과의관계를이야기한다.소설로그를만났던독자들에겐작가의개인적면모를만나고,그의직접적인생각과고민을함께공유할수있는뛰어나고값진글들을접할기회다.
·작가의말
나는나자신을활짝열고,그것을감당하고,말하고,글로쓰고자한다.
나는타이완장화(彰化)현용징(永靖)향에서한가정의아홉째아이로태어나절대적인남존여비의환경에서성장했다.어려서부터어른들의사랑을독차지하면서가부장적인사고에익숙해졌다.하지만이처럼견고한보수적인의식도내몸에서는효력을발휘하지못했다.
나는동지(同志)였기때문이다.나는이성애를통해가정을꾸릴수도없고,가문을이뤄대대로조상들의영전에향을올릴수도없는사람이되었다.나의몸은가부장제의온갖제약들과정면으로충돌했다.천(陳)씨집안의아홉째아이인내몸에는보이지않는상처가무수히쌓이기시작했다.
이책『아홉번째몸』은나자신의몸을해부하는글쓰기프로젝트로,가족의기억과성장의슬픔을진솔하게직시하면서시골에서겪은신체적제약과고등학교시절의폭력및체벌,동지로서겪게된실의와방황,타인들의차별,성년이된후의신체적시련,독일에서타향살이를하게된후의몸에대한사유를구체적으로쓰려고한다.글쓰기를통해천씨집안의아홉번째몸이용징에서타이베이를거쳐베를린까지오는과정에서경험한갖가지폐쇄와개방을사유하고평가하려한다.또한나개인의작은몸의역사에서시작하여,타이완이라는섬나라가지니고있는긴장감과도연결되고자한다._천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