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자 (이레네 푸자다스 장편 소설)

침입자 (이레네 푸자다스 장편 소설)

$17.00
Description
차세대 카탈루냐 문학을 이끌어 갈 대표 작가 이레네 푸자다스의 장편 소설 『침입자』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레네 푸자다스는 1990년 카탈루냐에서 태어나 현재 바르셀로나에서 작가, 문학 비평가,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에 발표한 단편집 『상처들』로 바르셀로나시 상과 도쿠멘타 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특히 표제작 「상처들」이 단숨에 《뉴요커》에 게재되며 화제를 모았다. 2025년에 발표한 첫 장편 소설 『침입자』는 피네스트레스 상을 받으며 문단과 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작품은 주인공 디아나가 안정형 자아 즉 성숙하고 완전한 ‘나’를 찾아서 의문의 약물을 마시고 배꼽을 통해 자기 몸속으로 들어가며 시작된다.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한 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려던 당초의 계획과 달리, 디아나는 자신의 몸속이 어둡고 끈적하며 기상천외한 사자 굴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디아나는 경비병들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고, 그들이 신랄하게 쏟아내는 조롱을 견뎌야 한다. 자기 자신의 가장 낯선 ‘침입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처럼 내면이 스스로에게 다정하기는커녕 끔찍하게 적대적인 공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존의 자아 찾기 서사를 비틀며 내면의 관료주의와 마주하는 이 소설은, 우리를 끊임없이 검열하고 몰아세우는 현대인의 심리적 억압을 블랙코미디와 초현실주의적 상상력으로 날카롭게 해부한다. 치열하고 부조리한 몸속 여정을 통해 역설적으로 매일의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이 작품은, 극적인 변화 대신 삶을 마주하는 뜻밖의 해방감을 선사한다. 치유에 대한 초월적인 희망을 위트 있게 비틀면서, 푸자다스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성장소설’의 계보를 잇는다.
저자

이레네푸자디스

IrenePujadas

차세대카탈루냐문학을이끌어갈대표작가.1990년카탈루냐에서태어나현재바르셀로나에서작가,문학비평가,저널리스트로활동하고있다.폼페우파브라대학교에서인문학사를마치고,바르셀로나대학교에서문학이론과비교문학석사학위를취득했다.2021년에발표한단편집『상처들』로바르셀로나시상과도쿠멘타상을수상했다.표제작「상처들」이단숨에《뉴요커》에게재되며큰화제를모았다.2025년에발표한첫장편소설『침입자』로피네스트레스상을받았다.푸자다스는날카로우면서도장난기가득한문체에실존적인고민을담은작품들로독자와평단의열광적인지지를받고있다.

목차

0.모험에앞서일어난일들과모험의이유들을모호하게나마설명하다9
1.정보처리장치를발견하고,탈출하기위해젖먹던힘까지쥐어짜내는디아나에대하여28
2.척추에도달하여의미도목적지도없이방황하는디아나와피델에대하여73
3.하나같이제복을맞춰입은경비대에붙잡힌디아나와피델에대하여90
4.외딴감시요새의우주를온통뒤흔들어버린디아나와피델에대하여115
5.서로를이해하지도못하고즐거움이라고는조금도없이,걷고또걷기만하는디아나와피델에대하여159
6.과잉과연회와추격전이기다리고있는그무엇도영원히끝나지않는나라에온디아나와피델에대하여182
7.말로는못다설명할훌륭한교통체계를마주한디아나와피델에대하여209
8.영혼을찾아나선디아나와피델에대하여,그러나아뿔싸!영혼이그들로부터달아나버리다228
9.어느바의사장과손님들을만난디아나와피델에대하여240
10.가장저급한바이러스처럼쫓겨나버린디아나와피델에대하여252
11.세상의어떠한무관심을증언하고찬미하다267

감사의말273

출판사 서평

■배꼽을통해들어간내몸속미로,자아탐색서사의기발한공간적확장

디아나는건강했고엉덩이에방석을서너개깔고앉은듯편안한상태였다.하지만디아나를
보는친구들은하나같이그녀에게이렇게말하기일쑤였다.너뭐했어?자세가좀삐딱해진것같기도하고,갑자기다리하나가다른쪽보다길어진것같기도하고,영혼에칼슘이부족한것같기도해.네모습그대로변하지말아줘,오리올이디아나에게말했다.너코수술했니?머리염색했어?성격에미묘하지만눈부신변화를줘본건가?말할때모음을더이상안쓰기로한거야?신장에결석이라도생겼니?아니면유부남이랑사랑에빠지기라도한거야?

그럴수도있어,뭔가가제자리에서벗어난것같거든,디아나가생각했다.그리고차츰불안감이디아나를비집고들어오기시작했다.
-본문에서

『침입자』는‘나를찾는여정’이라는문학의오래된클리셰를가장현대적이고파격적인방식으로변주해낸소설이다.작품은주인공디아나가마음속복잡한위화감의정체를깨닫기위해의문의약을마시고배꼽을통해자기몸속으로들어가는기상천외한모험을그린다.기존의자아성찰서사들이기억이나감정을처리하는공간을주로머리나뇌라는정신적영역에한정했다면,푸자다스는이를몸전체의공간으로대담하게확장한다.
정체성의핵심을다루는‘정보처리부서’는디아나가가장먼저도착한곳이다.이곳에서는디아나의삶에서일어난사건들을성격에따라세개의깃발로나누는데,‘초록깃발’은기존정체성을강화하는사건에,‘노란깃발’은기존정체성을의심하게만들지만완전히뒤흔들지는않는경우,‘빨간깃발’은완전한붕괴와재건을요구하는경우에부여된다.디아나의주변사람들로하여금“뭔가이상한데.”라고느끼게하면서이번여행의계기가된‘그사건’은정말이‘빨간깃발’감인것일까?
이소설을관통하는본격적인여정은이‘정보처리부서’즉노른자를벗어나면서시작된다.지금까지주인공의내면여행을다룬많은작품들이‘기억’내지는‘과거사건’이만들어낸‘감정’이나‘자아상’에천착해그것을발견하고위로하는데집중했다면디아나는이정보처리부서의최종담당자(이자또다른자신인)피델과함께자기핵심을떠나척추,콧구멍,내장,모공등뇌에비해정체성형성에덜중요해보이는부분들을모험하기시작한다.
그런데문제는디아나의신체의각부분에살고있는‘직원들’이존재론적자아인그녀를환대하기는커녕‘침입자’이자‘공공의적’으로인식하고공격하기시작한것이다.제복을입은경비대와창을든감시자들은사방에서숨통을조여오고,디아나와피델은자신의신체기관들을재난현장처럼종횡무진하며목숨을건추격전을벌여야만한다.문제를고치러들어간내면이도리어자신을삼키려는기상천외한사자굴로변해버린상황속에서,디아나와피델은과연끈질긴추적을따돌리고살아서무사히몸밖으로탈출할수있을까?


■블랙유머,냉소그리고진짜웃음이기다린다!

“보라,여기엉뚱함과엉터리의여왕,될대로돼라의대장,덤벙댐의교과서와도같은디아나와그녀의문제들에대한이야기를.문제들이어떻게모습을드러냈고,디아나가어떻게이들을마주했으며,어떻게파고들어서,또어떻게,위풍당당한모습은아닐지라도,물론그마저도쉽지는않았지만,적어도한몸온전히빠져나왔는가에대한이야기이다.본것은본것이고이제와서보았던것을못봤다고할수는없으니,여행에서돌아오자마자디아나는스스로에게말했다.이걸다잊어버리기전에,나스스로에게설명을좀해야겠어.”

-본문에서
세상이온통무한긍정과완벽함을강요할때,가식의겉포장을사정없이찢고들어오는낯선침입자가있다.카탈루냐문학의생생한음악성과독특한서사로무장한이소설은영웅의위업을기리는고전기사도소설의형식을영리하게차용하면서도,정작주인공으로는'엉뚱함과덤벙댐의교과서'같은평범한인물'디아나'를내세워지독한블랙유머를선사한다.사뮈엘베케트의부조리극이나카프카의악몽같은지옥을닮은어둡고축축한몸속세계에서,규칙만따르던시종같은관료'피델'이흔들리고주인공‘디아나’가온갖위기에직면하는과정은서스펜스넘치는완급조절을통해독자를단숨에매료시킨다.
이숨막히는여정의끝에서터져나오는진짜웃음은‘너의문제를바로잡았니?’라고다그치지않는세계의초연한무관심에서기인한다.“너하나바뀐다고세상은달라지지않는다.”라는이서늘하고도담담한무관심은,역설적으로완전한자아를찾아야한다는강박에시달리던우리에게기묘한해방감과위로를건넨다.내면을마주하고사투를벌이는과정그자체를받아들이며아무일없다는듯다시일상으로걸어나가는디아나의모습은,오늘날자아를끌어안고고군분투하는현대인들에게진정한‘안정형자아’란과연무엇인지묵직한실존적질문을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