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여자들의 특별한 친구 : 문학적 우정을 찾아서

글 쓰는 여자들의 특별한 친구 : 문학적 우정을 찾아서

$17.00
Description
읽고 쓰며 친구와 함께 살아간 여자들이 발명한
귀하고도 드문 문학적 우정에 대한 기록!
버지니아 울프, 코코 샤넬, 시몬 드 보부아르, 한나 아렌트,
이 시대 가장 위대한 이름을 남긴 이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친구가 있었다!

“모든 시대, 모든 여성들의 우정에 대한 기념비로서 나는 이 책을 글 쓰는 책상 앞에 놓아둘 것이다. 그러면 지칠 때마다 다시 우정의 힘을 얻어, 또 읽고 쓸 것이다.” ─ 팟캐스트 「여자 둘이 토크하고 있습니다」 김하나 추천!

● “가장 신성한 인간관계는 우정이다.” -메리 울스턴크래프
나를 살게 하고, 더 나은 나로 성장시키고, 세상을 함께 바꾸어 내는 여자들의 우정!
『쓰고 사우고 살아남다』, 『여성, 정치를 하다』 등을 통해 여성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재조명하고 있는 문학 연구자 장영은 박사의 신간 『글 쓰는 여자들의 특별한 친구』가 출간되었다. 역사적으로 가장 최고의 우정이라고 일컬어지는 거의 모든 이야기 속 친구들은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여성들의 우정은 어린 시절 주고받는 부드럽지만 유치한 감정, 아내 혹은 어머니가 되기 전에 겪는 일련의 견습 과정으로 가볍게 여겨졌다. 우정은 타인과 맺을 수 있는 가장 고결한 인간관계이자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성장의 필수 요소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성들의 우정은 이러한 사회적 인정을 받지 못한 채 개인적 사생활의 그늘에 머물러 있었다. 일, 공부, 글쓰기로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여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삶을 널리 전하고 있는 장영은 박사는 바로 이러한 여성의 우정에 응당 받아야 할 조명을 돌려준다.
저자는 ‘도원결의’와 같이 비장한 영웅담으로 귀결되곤 하는 남성들의 우정이 필연적 죽음으로 나아간다면, 여성들의 우정은 언제나 ‘삶’을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진지한 자세로 살아갔던 인간의 삶에는 언제나 곡진한 우정의 역사가 있기 마련이다. 버지니아 울프, 코코 샤넬,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한나 아렌트, 시몬 드 보부아르, 마거릿 미드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대단한 여성의 삶에는 그만큼 놀라운 특별한 친구가 있다. 오히려 남성에 비해 사회적 역할과 지위에서 한계가 있었기에 이러한 친구 관계가 더욱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들은 친구를 통해 스스로 원하는 자기 자신을 깨우치기도 하고, 우정의 여러 장면을 겪으며 어마어마한 변화와 성장을 이루기도 한다. 이들의 우정 그 자체가 진화하며 세상을 바꾸는 모습은 놀랍다. 어떤 특별한 여성의 성취와 약진을 살펴보면 모두 그만큼이나 특별한 우정, 즉 친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우리나라 대표 여성 소설가인 박완서와 박경리의 우정을 소개한다. 박경리의 독자였던 박완서는 그를 책으로 먼저 읽고 두려워하며 존경했고, 후에 자식을 먼저 앞세운 참척의 고통을 겪으며 가장 밑바닥까지 좌절했을 때, 역시 같은 고통을 겪었던 박경리의 우정의 손길로 일어날 수 있었다. ‘저세상’만을 생각하던 당시의 박완서에게 박경리는 ‘살아야 한다고, 글로 써서 이겨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목을 읽으며 저자는 ‘우정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어졌다고 한다. 삶을 향한 우정, 이 지극하고 숭고한 관계는 각자 자신의 시대에 최선을 다했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자 했던 인간의 노력과 겹친다. 거기에 우리가 미처 몰랐던 무수히 많은 여자 친구들이 있었다. 위대한 여성의 성취는 홀로 갑자기 도드라진 것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과 같이 무수한 크고 작은 연결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드러낸다.

그녀들 사이에는 언제나 말과 글이 있었다. 읽고 쓰는 행위는 고독하지만, 신비롭게도 읽고 쓰는 여자들은 고립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녀들은 친구와 함께 살아갈 방도를 마련해 갔다. 나는 앞으로 읽고 쓰기 위해 살아가는 여자들이 차곡차곡 쌓아 온 우정을 문학적 우정이라 부르고자 한다. 그렇게 치열하게 읽고 쓰면서 그녀들은 모두 드물고도 귀한 친구를 얻을 수 있었다.
- 프롤로그에서

스미스는 동갑내기 여성 참정권 운동가 팽크허스트와 시대의 책무를 함께 짊어지고 싶었다. 둘은 말이 잘 통했다. 정치적 지향점이 명확해질수록 스미스의 음악 세계에도 변화가 생겼다. 스미스는 여성들의 우정이 여성 해방을 앞당긴다고 강력하게 믿고 있었다. 스미스에게 우정은 종교적 신념에 가까웠다. “음악가로서 어려웠던 순간순간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들은 여성이었다. 따라서 모두가 비범한 품성을 지녔다고 생각되는 특정한 여성들과 나의 관계는 내 인생의 빛나는 실들이었다.”
- 「문학과 음악의 정치적 결합: 버지니아 울프와 에설 스미스」

여성이라는 사회적 신분은 계급과 성장 환경의 차이를 부차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울스턴크래프트는 사회적 불평등과 모순을 자각한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를 완강하고 배타적인 주류 보수 사회에 대항할 수 있는 정치적 가능성으로 평가했다.
- 「이 여자들을 보라!: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우정의 천재들」

“커다란 슬픔 속에 헤매고 있을 때 미시아가 내 삶 속으로 들어왔다.”
미시아는 친구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샤넬의 집을 찾아갔다. 아침 9시에 현관문을 두드렸다. 이듬해 여름이 되어도 샤넬이 망연자실한 상태로 있자, 급기야 미시아는 호통을 친다.
“코코, 이제 충분히 슬퍼했어. 자, 가방을 싸, 베네치아로 가는 거야.”
- 「새로운 세기로 돌진하다: 코코 샤넬과 미시아 세르」

저자

장영은

저자:장영은
문학연구자.여성들이글을쓰며자기자신을어떻게이야기했는지분석하는일에관심이많다.자서전,회고록,일기,편지,기행문,연설문,소설,대담등다양한양식의자기서사에주목하고있다.『나혜석,글쓰는여자의탄생』을엮었고,『쓰고싸우고살아남다』,『여성,정치를하다』,『변신하는여자들』을썼고,『문학을부수는문학들』,『촛불의눈으로3·1운동을보다』를함께썼다.성균관대학교에서여성문학과비교문학을강의하고있다.일,공부,글쓰기로세상을바꿔나가는여성들의이야기를차근차근모아널리전하고자한다.

목차


프롤로그―친구와함께살아가기위해

1부우정을읽는여자들
맞수와동반자―버지니아울프,캐서린맨스필드,비타색빌웨스트
함께살고,각자쓰다―버지니아울프와레너드울프
문학과음악의정치적결합―버지니아울프와에설스미스
후원자의돈,작가의글―페기구겐하임과주나반스
우정을받을자격―시몬드보부아르,시몬베유,비올레트르뒤크
친구같은자매,자매같은친구―시몬드보부아르와엘렌드보부아르

2부우정을쓰는여자들
이여자들을보라!―메리울스턴크래프트와우정의천재들
친구의삶을친구의언어로쓰다―마거릿미드와루스베네딕트
새로운세기로돌진하다―코코샤넬과미시아세르
내스승을찾았어!―다이앤아버스와리젯모델
정직한친구들―한나아렌트와라헬파른하겐
우정의공화국을수립하다―한나아렌트와메리매카시
책친구들의집에서―아드리엔모니에와실비아비치

에필로그
추천의글
미주

출판사 서평

책을읽고글을쓰는여자들이경험하는강렬하고도특별한연결
우정의천재들이전하는최고의친구사귀는법,그리고최선의친구가되는법

우정의필수조건은무엇일까?시공간이다르거나,정서적친밀감이없더라도그관계를우정이라고,친구라고부를수있을까?저자는한나아렌트가내린우정의정의를제안한다.그는친밀감을강조하는우정보다“정치적요구를제기하며세계와의관계를유지”하는우정,즉세상을변화시키며세상에서의자신의자리를주도적으로찾아나가는관계로서의우정을진짜라여겼다.

이런삶에서친구는단지내가실제만나고사귄사람들에국한되지않는다.그보다중요한것은생각과삶의방향이며,이는시간과공간을넘나들고현실과텍스트를가로지른다.이책의모든여성들은치열하게책을읽고글을쓰고자신의삶을살고,또한이모든것을다시말과글로남겼다.읽고쓰는행위로연결되는경험은그어떤접촉보다도강렬할수있다.

아렌트는이렇게백여년전에태어난유대인여성라헬파른하겐의마음에직접가닿았고,2차세계대전이후유대인정체성의문제를깊게고찰하는철학자로여물수있었다.페미니즘문학의고전이된버지니아울프와그의라이벌과동지들은또어떠한가?캐서린맨스필드,비타색빌웨스트와같은동시대문인은서로경원하고질시하기도하며이러한우정의교류없이는절대불가능했을크기로자신의예술세계를키워나간다.

미국의인류학자마거릿미드와루스베네딕트는여성에게배타적인학계에서서로끌어주고밀어주며함께성장한다.서로에게가장먼저글을보여주고가감없이비평을가할수있었던이유는과거에는없었을지모르나미래에는함께할여성의자리를더많이확보해야한다는공동의목표가있었기때문이다.

시몬드보부아르는당대의여성사상가시몬베유에게젊은시절친교를거절당했으나그와의이러한관계가자신에게중요했다고기억한다.그또한평생토록세간의기준과는다른우정을실천했고,비올레트르뒤크와젊은페미니스트작가들에게‘친밀감’없는우정의심도를선사한다.

우정의천재가친구를얻고자신의삶을확장하는모습은언제나또다른이들을세상으로불러낸다.백여년전태어난여성의삶이이시대젊은여성들에게도여전히새로운우정의가능성을시사한다.이책을읽은독자들은책속인물들,그리고저자와함께끝없는수다를떤것같은친밀감과동시에고양감을느낄것이다.그리고이러한읽는행위를통해이위대한여성들의우정은다시새로워진다.또한번생명력을얻는다.

이처럼박경리라는위대한작가가탄생한배후에는죽마고우의우정이있었다.박경리또한“내동무가얻어준그러한우연이없었던들내성격으로는문단에의길이절대로열리지않았을거로알고있다.”라고고백하며,친구에게고마움을표현했다.최혜순이김동리에게박경리의글을소개한것은오히려부차적이다.박경리의습작들을친구가꼬박꼬박읽었다는점이중요하다.작가에게는언제나독자라는동무가필요하다.
―「프롤로그:친구와함께살아가기위해」

울프와색빌웨스트는더이상지상의존재가아니었지만,두사람이남긴작품들은어디로도사라지지않았다.『올랜도』의주인공색빌웨스트는올랜도보다훨씬더긴시간을살아가게될것이다.울프의작품도무한히재해석될것이다.(......)문학자체가우정의최종목표였던울프와색빌웨스트그리고맨스필드.그녀들은여전히새로운여성의출현을기대하며다음세대여성들의우정을한껏지지하고있을것이다.
―「맞수와동반자:??버지니아울프,캐서린맨스필드,비타색빌웨스트」

아렌트는파른하겐의책을통해파른하겐을깊이이해하고파른하겐의마음에가닿았다.책한권을제대로읽는다는행위는곧독자가저자와친구가된다는의미임을아렌트의삶과글에서확인할수있다.독해하기어려운책은다가서기힘든친구와비슷하지만,마침내그책을제대로읽어냈을때독자는저자의내면을이해하게되고저자가쓴한권의책을매개로저자와우정을맺게된다.
―「정직한친구들:한나아렌트와라헬파른하겐」

르뒤크만이쓸수있는글이있다고믿었기에보부아르는그녀를묵묵히응원하면서도정작만나면엄격하고냉정한말만했다.우정을거절할때비로소우정을받을자격이생긴다는시몬베유의통찰은보부아르의삶에서도확인된다.르뒤크는보부아르의문학세계를정복하겠다는투지로작가생활을이어나갔다.
―「우정을받을자격:시몬드보부아르,시몬베유,비올레트르뒤크」

책을향한열정과존경심으로자신도모르는사이에유럽과미국전역에막대한영향력을발휘한비치는누구라도쉽게책을읽을수있는조건을마련하고자노력했다.플래너는비치와모니에를여성의독서환경과책의관계를변화시키려고했던운동가로기록했다.
―「책친구들의집에서:아드리엔모니에와실비아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