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소설 : 우리의 상상력 속에서 빛을 발하는 소설 속 음식 이야기

맛있는 소설 : 우리의 상상력 속에서 빛을 발하는 소설 속 음식 이야기

$18.00
Description
우리의 상상력 속에서 빛을 발하는
소설 속 음식 이야기!

평론과 저서, 번역을 통해 한국 식문화 세계의 새로운 장을 연
『외식의 품격』의 작가 이용재 신작 에세이!
이 책이 음식이라면, 나는 여지껏 이렇게나 성대한 만찬을 접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문학과 음식에 관한 재미와 지식의 보고. 이렇게 맛있는 책을 나는 정말 드물게 만난다. _이석원(에세이스트, 뮤지션)

베스트셀러에 오른 음식 교양서 『외식의 품격』을 펴내고, 이탈리아 요리의 바이블 『실버 스푼』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등 한국 식문화 도서의 새로운 장을 열어 온 음식 평론가 이용재의 신간 에세이 『맛있는 소설』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그가 음식 평론가인 동시에 오랜 문학 독자로 살아오면서 읽은 수많은 고전과 현대 소설 속의 음식 이야기를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심도 깊게 풀어낸 ‘음식+문학’에세이다.
저자

이용재

음식평론가이자번역가.한양대학교건축공학과와미국조지아공과대학건축대학원을졸업했고,애틀랜타의건축회사tvs디자인에서일했다.
음식전문지《올리브매거진》에한국최초의레스토랑리뷰를연재했으며,현재《한국일보》에‘이용재의식사(食史)’를기고중이다.그밖에도《조선일보》《에스콰이어》《GQ》등각종매체에음식평론과칼럼을썼다.한국음식문화비평연작으로『한식의품격』과『외식의품격』을집필했으며,본격식문화세계에관한저서『냉편의품격』『미식대담』『조리도구의세계』『오늘브로콜리싱싱한가요?』를썼다.이탈리아음식분야최고의요리책『실버스푼』외에『패밀리밀』『크래프트맥주』『식탁의기쁨』『뉴욕의맛모모푸쿠』『모든것을먹어본남자』『사유식탁』등의저명음식관련서를번역했다.또한『뉴욕드로잉』『창밖뉴욕』등의예술문학도서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1부
『작은아씨들』과절인레몬의진실9쪽
『나를운디드니에묻어주오』와피묻은추수감사절16쪽
『컬러퍼플』과비스킷,그리고소울푸드25쪽
『채식주의자』와생각보다멀지않은채식의시대39쪽

2부
『영원한이방인』과황색의위험49쪽
『아메리카나』와미국식순진함그리고부끄러움65쪽
『카스테라』와어느냉장고의재탄생81쪽
피묻은만두와루쉰의「약」85쪽
「칼자국」과눈오는날칼국수의기억91쪽

3부
음식으로읽는하루키원더랜드97쪽
오이먹는이야기,혹은10개의키워드108쪽

4부
『82년생김지영』과성차별로차린밥상143쪽
『노인과바다』,또는노인을위한참치는없다157쪽
『어두운상점들의거리』와리예트‘소스’170쪽
어느집사의『남아있는나날』175쪽

5부
『이세린가이드』,가짜의진짜이야기185쪽
초콜릿성과『초콜릿전쟁』193쪽
『먹는존재』,또는먹는‘존재’에서‘먹는’존재로202쪽
『이반데니소비치,수용소의하루』의눈물젖은흑빵209쪽
『모비딕』과고래잡는이야기217쪽
『바늘없는시계』와코카콜라232쪽

6부
『아이는왜폴렌타속에서끓는가』-숨겨진옥수수의세계249쪽
『달콤쌉싸름한초콜릿』,그뜨거운멕시코요리257쪽
『바베트의만찬』생중계266쪽

끝맺는말285쪽
참고한책들288쪽

출판사 서평

‘읽는존재’와‘먹는존재’가만날때

어릴적동화를읽을때,이야기속에묘사된음식을상상하며군침을삼켜보지않은사람은없다.「헨젤과그레텔」의과자로만든집이든,디즈니동화의오리스크루지영감이끓인단추수프든,무슨떡이기에호랑이가먹고싶어했는지모를‘떡하나주면안잡아먹지’의떡이든간에이야기에등장하는음식은어린시절독서체험속에뿌리깊게각인된다.어른이되어서도마찬가지다.소설속의음식은독자를매료하고상상력에불을댕긴다.로빈슨크루소가섬에난파당한후배가가라앉기전에음식을구하기위해애쓰는장면에서우리는그의애타는심정에동조하게되고,무라카미하루키의『세계의끝과하드보일드원더랜드』의이탈리안레스토랑식사장면을읽다가문득도무지참을수없어한밤중에라면물이라도올리게된다.소설속음식은인물들의심리와작품의문화적배경을드러낼뿐아니라,그자체로도영원히잊히지않는기억을남기는강력한도구다.

이책은열혈문학독자이자음식평론가인저자가어린시절읽은『작은아씨들』부터,오늘날의현대문학과서양고전에이르는다양한작품속의음식과그것이등장한사회적,역사적맥락을두루살핀다.레몬은물론바나나조차귀했던1980년대의‘국민학생’이읽은『작은아씨들』속‘절인레몬’의실체는과연무엇일까.『초콜릿전쟁』에서초등학생아이들이훔치려고했던‘초콜릿성’의무게는얼마나나갔을까.이반데니소비치가엄혹한수용소에서먹던눈물젖은빵은과연무슨빵일까.루쉰의단편소설에등장하는,폐병을고친다는만두에숨겨진비밀은무엇일까.

당신이먹는것이곧당신이다

저자이용재가고른책은다양하다.책속에서빛났던음식을꼽을때으뜸으로선택할수밖에없는이자크디네센의『바베트의만찬』,미국남부딥사우스의흑인들이고픈심신을달랬던‘소울푸드’와앨리스워커『컬러퍼플』,이제는전세계적으로위상이높아진K푸드중에서도미국교포들이일궈낸새로운미국식한식이야기와한국계미국인소설가이창래의『영원한이방인』,이제는모른척할수없는채식에대한고민과한강의소설『채식주의자』,여성의노동력을바탕으로버텨온우리의식탁과『82년생김지영』.그리고무엇보다도음식이야기를할때절대빼놓을수없는작가무라카미하루키의소설세계역시10가지키워드를통해펼쳐진다.

저자는많은문학속식문화에담긴역사적의미를깊이파고든다.미국원주민의잔혹사를담은『나를운디드니에묻어주오』편에는원주민의도움으로미국에서살아남을수있었으나곧그들을잔인하게몰아내고착취하다못해학살까지저지른백인들이그역사적생존을기념하는명절만찬에식탁위에올리는칠면조의아이러니가담겨있다.이민자를바탕으로성립된나라에살면서도디아스포라의속내를전혀이해하지못하는속편하고해맑은미국인들과,그들속에서흔들리는정체성에고뇌하는사람들의이야기인치마만다응고지아디치에의『아메리카나』에선양적으로든질적으로든너무도생각없는압도적인풍요로움을자랑하는미국식문화이야기가병행한다.또한미국문학의영원한고전으로불리는헤밍웨이의『노인과바다』,허먼멜빌의『모비딕』에서는전세계적으로남획되어어종의씨가말라가는해양생태계문제와그로부터전혀자유롭지않은우리의이야기까지고찰한다.

사실음식은그나라의역사와전통,문화와사회적인식이담긴일종의주요지표다.우리가무엇을먹고,무엇을먹지않고,어떻게먹는지살피면우리의,혹은다른세상의내면과외피를고루들여다볼수있다.저자이용재는음식비평과저널을통해전문가의눈으로그간꾸준히살펴온이같은지식과통찰을문학에적용하여,가벼울듯해도실은전혀가볍지않은문학속음식이야기들을전개한다.

삶에지쳐입맛을잃은당신의영혼을위로하는문학속만찬

하지만그래도여전히음식이야기에는기본적으로즐거움과기쁨,때로는위로가담긴다.무라카미하루키의『노르웨이의숲』에서임종을앞둔미도리의아버지가먹는싱싱한오이의맛은심플하면서도정확하게삶과생명력의느낌을전한다.김애란의「칼자국」은눈오는날먹는한그릇따끈한칼국수에담긴저마다의기억을부른다.프랑스혁명때문에도망쳐온자신을받아준시골사람들에게전재산을털어예술과도같은프랑스코스요리를차려낸여성셰프바베트의만찬은사람들에게천국같은황홀함과나눔의아름다움을전한다.이렇게우리는음식으로힘을얻고다시살아갈기운을얻는다.

저자는개별작품이지닌각각의무거움과가벼움사이를오가면서,갖가지음식에담긴소중한이야기들을펼쳐낸다.지식적측면이든,정서적측면이든음식과소설의이같은결합은운명적이다.『맛있는소설』은그‘마리아주’를가장적절하게제안하고안내하는보기드문독서에세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