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핍한 시대의 시인 (현대 문학과 사회에 관한 에세이 | 양장본 Hardcover)

궁핍한 시대의 시인 (현대 문학과 사회에 관한 에세이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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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김우창의 학문은 전통의 원형은 역사의 파란 속에 흩어지고, 사회는 크고 작은 이념 논쟁으로 흔들리며, 개인은 정보 과잉 속에서 자신을 잃고 부유하는 오늘날, 전체적 비전을 잃지 않으면서 오늘의 구체로부터 삶의 더 넓고 깊은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김우창 전집]은 김우창의 고민이 담긴 글을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묶어 선보인다. 지금 인문학이란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모험가의 철학을 뒷받침하거나, 구석에 몰린 낱낱의 삶을 위로하는 역할에 만족하는 실정이다. 이즈음 내놓는 김우창의 글 모음은 전통과 현대를 관통하는 시야와 특수한 처지에서 보편을 지향하는 정신으로 인간과 세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한 인문학의 영광과 그늘까지 남김없이 드러낸다.
저자

김우창

저자김우창(金禹昌)은1936년전라남도함평출생.서울대학교문리과대학정치학과에입학해영문학과로전과했다.미국오하이오웨슬리언대학교를거쳐코넬대학교에서영문학석사학위를,하버드대학교에서미국문명사박사학위를취득했다.서울대학교영문학과전임강사,고려대학교영문학과교수와이화여자대학교학술원석좌교수를지냈으며≪세계의문학≫편집위원,≪비평≫발행인이었다.현재고려대학교명예교수,대한민국예술원회원으로있다.
저서로『궁핍한시대의시인』(1977),『지상의척도』(1981),『심미적이성의탐구』(1992),『풍경과마음』(2002),『자유와인간적인삶』(2007),『정의와정의의조건』(2008),『깊은마음의생태학』(2014)등이있으며,역서『가을에부쳐』(1976),『미메시스』(공역,1987),『나,후안데파레하』(2008)등과대담집『세개의동그라미』(2008)등이있다.서울문화예술평론상,팔봉비평문학상,대산문학상,금호학술상,고려대학술상,한국백상출판문화상저작상,인촌상,경암학술상을수상했고,2003년녹조근정훈장을받았다.

목차

간행의말
전집출간에즈음하여-나의글쓰기를위한변호
머리말
1부궁핍한시대의시인
2부예술가의양심과자유
3부비평과현실
4부방법에대하여
출전

출판사 서평

한국문학비평의원점,한국어로전개한사상의정점
궁핍한시대의폐허속에서우리문화의재건을모색한
한국의지성김우창의결정판전집출간


1960년대부터글을발표하기시작한김우창은2015년현재까지50년에걸쳐활동해온한국의인문학자이다.서양문학과서구이론에대한광범위한천착을한국문학에대한깊은관심과현실진단으로연결시킨김우창의평론은한국현대문학사의고전으로읽히고있다.우리사회의대표적지성으로서세계의석학들과소통해온그의이력은개인의실존적체험을사상하지않은채,개인과사회정치적현실을매개할지평을찾아나간곤핍한역정이었다.전통의원형은역사의파란속에흩어지고,사회는크고작은이념논쟁으로흔들리며,개인은정보과잉속에서자신을잃고부유하는오늘날,전체적비전을잃지않으면서오늘의구체로부터삶의더넓고깊은가능성을모색하는김우창의학문은우리가믿고의지할수있는소중한자산의하나가아닌가한다.그리하여그모든고민이담긴글을하나의완결된형태로묶어선보인다.
김우창의원고는그분량에있어실로방대하고,그주제에있어가히전면적(全面的)이다.새로선보이는전집19권을기준으로대략원고지5만5000매에이르는막대한분량은그자체로일제시대와해방후,6ㆍ25전쟁과군부독재기그리고세계화시대에이르기까지한국현대사를따라온흔적이다.김우창의저작은,그의책제목들을빗대어말하면,‘정치와삶의세계’를성찰하고‘정의와정의의조건’을탐색하면서‘이성적사회를향하여’나아가고자애쓰는가운데‘자유와인간적인삶’을갈구해온한정신의행로를보여준다.그것은‘궁핍한시대’에한인간이‘기이한생각의바다’를항해하면서‘보편이념과나날의삶’이조화되는‘지상의척도’를모색한자취로요약해도좋을것이다.
2014년1월민음사는새김우창전집을출간하기로결정하고편집위원회를구성해본격적인활동을시작했다.1964년에서2014년까지매체에발표된글과미발표원고를모두수집하고,매편편집위원의검토와저자의감수를거쳐분류했다.집필된당시의텍스트를최대한복원한다는원칙을두고,개고된원고의경우변화된부분을밝히는등김우창사상의전모를추적하고자했다.각권은발표연도에따라배열하되이미출간된단행본을존중했기에『궁핍한시대의시인』(초판1977)을비롯한기존민음사판전집다섯권이새전집의1~5권을이룬다.
6~7권은단행본으로는최초로선보이는원고들이다.1964~1986년의글을수록한6권『보편이념과나날의삶』은현대영미문학에관한초창기의평론들을통해영문학자김우창에접근할길을열어놓는다.군부독재하의어두운시대에문화가나아갈길을찾은글들에서는,책제목이시사하듯매일의일과속에서높은이념을좇는김우창사상의핵심이여지없이드러난다.1987~1999년의글을실은7권『문학과그너머』에는민주화이후한국사회에산적한문제들을전면에서대결한흔적이그대로담겨있다.더불어김지하,천상병,고은등당대의문학가를비평하고유하등새로운작가를발굴하는가운데문학의시대이후에도간직해야할‘시인의보석’을가리려는노력이엿보인다.이번에출간되는1차분일곱권을포함전19권으로기획된김우창전집은오는2016년상반기에완간될예정이다.

ㆍ문학과사회,예술과정치를종합한근대지성의원형
한국에살며한국어로사유하는이라면반드시소화해야할지적자산


김우창의첫저서『궁핍한시대의시인』은1970년대를매료한평론집이었다.표제작「궁핍한시대의시인」은평이한시어로형이상학적사유를개진한최초의서정시인이자어려운시절에자유를향한뜻을굽히지않았던의인(義人)으로서의한용운을비평한글이다.‘궁핍한시대’란한용운이살았던일제강점기였지만,글이발표된1973년의독자들에게는동시대를형용하는강렬한표현이었다.이글과나란히실린「일제하의작가의상황」은이광수,염상섭,현기영,이상,윤동주,이육사에게문학과현실간의변증법이어떻게작동했는지정치하게분석한대표작이며,「한국시와형이상」은최남선에서서정주까지한국현대시의궤적을종관해오늘날현대시사를이해하는정론으로자리매김했다.김우창의문학평론은비판적시선을허용하지않는폐쇄적인민족주의와,작품의아름다움만을칭송하면서그구조적형식과역사적의미를보지못하는낭만적경향을벗어났다고평가되고있다.
김우창은편집동인유종호와더불어계간문예지《세계의문학》의편집위원으로오래활동했다.문학의자율성을주창한《문학과지성》그리고문학의사회참여를추구한《창작과비평》으로대별되는두경향사이에서《세계의문학》은세계문학과한국문학을매개한다는독특한행보를걸었다.세계문학의유산을주체적으로수용하고,한국문학에서한국인만의것이아닌보편적인의미를추출하려했던노력은1990년대의‘세계문학전집’총서로이어진다.김우창,유종호,정명환,안삼환이민음사와함께기획한‘세계문학전집’은독자층의광범위한호응을얻으며독서문화의새흐름을만들었다.김우창이견지한세계문학을향한지향은‘세계문학포럼’과같은국제행사에서여러차례좌장으로활동해온이력에서도볼수있다.피에르부르디외,리처드로티,오에겐자부로,가라타니고진등동서양지성과의교류는한국의특수한상황을외면하지않는가운데한국의문제를세계속에서풀어나가고자한노력의증거이다.
한국의지성사를특징짓는두축이서구이론의수용과한국전통의모색이라면,전자의압도하에후자가수세적으로반응해온것이현실이었다.전공인영문학의바탕위에서한국문학을비평하고,외래사상과세계사의동향에대한박학한지식을토대삼아한국사회의명암을짚어온김우창에이르러양자는종합의가능성을내다보는단계에올라섰다.오늘날경제문화적으로단일하게재편되어가는세계는끊임없이정보를유통하며그에대한신속한가치평가를요구하고있다.지금인문학이란세상에서가장부유한모험가의철학을뒷받침하거나,구석에몰린낱낱의삶을위로하는역할에만족하는실정이다.이즈음내놓는김우창의글모음은전통과현대를관통하는시야와특수한처지에서보편을지향하는정신으로인간과세계를총체적으로파악하고자한인문학의영광과그늘까지남김없이드러낸다.이에한국에살며한국어로생각하는사람이라면누구나대면해야할‘거대한뿌리’라할김우창전집을내놓는바이다.

ㆍ궁핍한시대를지나,풍요한빈곤의세계에이른오늘날
우리삶의가능성을넓히는새문화와학문을구상하다


이번새전집출간에즈음하여김우창은자신의저술활동이“주문이들어오면양복을만드는”일과다르지않았다고회고한다.그의글쓰기는말그대로그때그때의사건에대한반응이었다.저술은저술가의내면세계같은독자적인공간이아니라,사회적요구와저술가가내놓을수있는것사이의교환관계속에서이루어진다.저술가의사고와언어는역사적으로틀지어질수밖에없지만,그럼에도그는주관성과상대성을넘어가는진리를추구한다.이러한모순속에서살아온것이인문학자김우창의행로라고간추려도좋을것이다.예술에서정치까지아우르는광범위한영역을다루고,한쪽진영을편들지않은채엄정한논리로문제의시말을더듬어나가는그의글은때로사변적이고보수적이라거나초월적인이성중심주의라는비판을받았다.그러나복잡다단한현실을문장으로얼버무리지않는김우창의글에동참하는독자는근대한국이라는시공간적한계속에서사유를끝까지밀고나가는정신을만난다.
근대에인류는이성을참칭하는오만으로자연을파괴하고,다른인간을억압하는폐해를역력히드러냈다.김우창은근대의빛과그늘을직시하면서,‘포스트모던’이라는이름하에정당화된허무주의에빠지지않고인간의더나은삶을그리는근대적합리성에대한최후의옹호자였다.여느사상가처럼스스로체계를세우거나핵심어를내세운적없지만,김우창의사유를어느정도포괄한다고할수있는개념은곧‘심미적이성’이다.
사실을판단하고세계를이해하는능력인이성은추상화하는고유한성격으로인해마치‘수레바퀴가밟고가는길목의꽃’과같은개별자를쉽게사상하고만다.이때거대한목적으로환원할수없는개인의낱낱의존재를환기하며이성의독주를견제하는것이바로심미적인감각이다.이는우리가시한구절,노래몇소절,한권의소설을체험할때를떠올려보면이해하기쉬워진다.아름다운시는생활속에서무뎌진감각을청신하게하며,마음으로들어오는음악은굳어진몸을유연하게펴고,흥미진진한소설은미처몰랐던사람과세상의단면을펼쳐보여준다.이렇듯개인의감성적인경험은자연스럽게더큰공동체속에서함께사는자세를가다듬는다.이것이심미적이성이그리는사회이다.
김우창의사상적영역이넓고깊은만큼,후세대에대한그의영향력은컸다.민족주의에경도되지않은채동서양을두루보는시선그리고아카데미즘에함몰되지않고분과학문을넘나드는자유로운발걸음은그의존재를높은산에빗대는측에게나,넘어서야할벽으로보는측에게나무시할수없는것이었다.김우창의영향을보여주는최근의예로는사회학자김찬호교수의『모멸감』(문학과지성사,2014)을들수있다.한국사회를빚어내는일상의문법인‘모멸’이라는감정의구조를추적한이책의서두에서저자는김우창에게실마리를얻었음을밝히고있다.한국인의정서의기저를이루는모멸감을역사적차원에서분석하는그의접근법에는과연김우창의그림자가드리워있다.
김우창은어린시절을일제강점기에보냈고,중학교때6·25가터졌으며,대학에들어가기전에휴전을맞는등격변속에있었던까닭에“내가어떤세계에살고있는지에대한의문을갖게됐고이해하려는노력이필요했다.”라고말했다.그러나그는한국의폐허를다만응시하고해석하는데그치지않고,폐허위에새로운문화와학문을재건하고자힘을기울였다.전통의유산을일방적으로고리타분하게만드는외래사상의물살을한차례겪고난우리는이제자랑스러운것이든부끄러운것이든간에우리의경험위에서시작해야한다는것을안다.학문이서구이론을요약정리하는것이아니라우리가선자리를조감하는객관적인수단이되고,문화가화려하게뽐내고남과경쟁하기위한것이아니라나의삶을깊게하면서다른사람들과조화를이루는것이되길바란김우창의글은넓어지는세계에서길을잃지않게돕는지침이되어줄것이다.

ㆍ김우창에대하여

“철저함에투철한것이김우창의사유와글의특징이며,이는우리문학풍토에서는유일무이하다.”―유종호(영문학자,문학평론가)

좀처럼
크게들리지않는목소리였다

사색이란쉬울수없어라

월남전이후
가장결핍된인문을지향했다

오뇌란쉬울수없어라
―고은,「김우창」(『만인보10.11.12』,창비,2010)

“한국의평론가들은한국시인들이나작가에대해많이알고있을것이다.마찬가지로서양의학자들이나평론가들은또한그들사회의문학가들에대해깊이있게연구했을것이다.그러나선생이보여주는것과같이,사고의패러다임과감성의구조가상이한동양과서양이라는두세계를그렇듯깊은통찰력을가지고동시에들여다볼수있는사람은많지않을것이다.”―최장집,정치학자

“김우창의사유세계는고대와근대와현대가서로비추고질문하고응답하는대화의장이며,우리의궁색한생각들이길을잃고헤맬때언제나길잡이가되어준통찰의등대이다.”―도정일,인문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