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서술자

다정한 서술자

$15.00
Description
2018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추크의 첫 에세이
작가가 되고 싶은 독자에게 들려주는 문학 강연, 글쓰기와 독서 방법,
대안적 삶, 동물권, 전 생명체를 연결하는 글로벌 휴머니즘 연대 제안
노벨 문학상 수상 기념 기조 강연 등 열두 편의 에세이 수록

팬데믹을 견뎌 온 독자에게 건네는 열두 편의 다정함!
『다정한 서술자』에는 여섯 편의 에세이와 여섯 편의 강연록이 실렸는데, 각각의 텍스트를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는 ‘문학’과 ‘글쓰기’다. ‘읽기’에서 출발하여 ‘쓰기’에 이르기까지 토카르추크의 다채로운 문학적 여정을 따라가노라면 어느 순간 작가의 작업실에 초대되어 한 편의 소설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작가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 준 방대한 독서 이력과 예술적 취향뿐 아니라 현재 시도 중인 새로운 문학적 실험들과 놀랍도록 독창적인 상상력도 엿볼 수 있다.

21세기가 요구하는 문학적 대안으로 토카르추크는 ‘다정한 서술자’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제안한다. 여기서 다정함이란 대상을 의인화해서 바라보고, 그와 감정을 공유하고, 그에게서 끊임없이 나와 닮은 점을 찾아낼 줄 아는 기술이다. 가장 겸손한 사랑의 유형인 다정함은 나와 관계를 맺는 모든 대상을 인격화하여 그 대상에 목소리를 부여하고, 마음껏 표현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선사한다. 이야기를 창조한다는 것은 대상에 끊임없이 생명력을 불어넣고 존재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다. 작가는 글쓰기의 과정에는 다정함, 즉 내가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무한한 연대와 공감의 정서가 수반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토카르추크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적절한 서술자를 자기 내면에서 발견하는 일이다. 말하는 목소리, 이야기의 혼이자 본질인 서술자. 21세기 토카르추크가 추구하는 새로운 유형의 서술 방식은 ‘사인칭 시점’이다. 여기서 ‘사인칭 시점’이란 문법적인 형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인칭이면서 동시에 무인칭인 서술자를 말한다. 각 등장인물의 개별적인 관점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면서 동시에 전체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시야를 가진 서술자, ‘총체적인 이야기꾼’을 뜻한다. 서술자의 유형에서도 작가는 우리에게 익숙한 삼인칭 관찰자 시점의 서술 형태를 뛰어넘어 목소리와 시점으로만 등장하여 전체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파놉티콘 서술자’, 작가로부터 갈라져 나온 다중 인격체인 ‘해리성 서술자’ 등 다양한 개념을 제시한다. 그리고 『낮의 집, 밤의 집』(1998),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2009), 『야쿠프의 서』(2004) 등의 구체적인 창작 비화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

올가토카르추크

현재폴란드에서가장두터운독자층을확보하고있는작가.2018년노벨문학상을수상하며세계적인작가로인정받았다.1962년1월29일폴란드술레후프에서태어났다.바르샤바대학교에서심리학을전공했고,문화인류학과철학에조예가깊으며,특히칼융의사상과불교철학에지대한관심이있다.신화와전설,외전(外典),비망록등다양한장르를차용해,인간의실존적고독,소통의부재,이율배반적인...

목차

책을엮으며7
오그노즈야11
낯섦연습하기44
동물들의가면57
헤르메스의과업,즉번역가들이날마다어떻게세상을구원하고있는가에대하여84
소금에담근손가락,즉내간략한독서이력에관하여107
런던의영화연금술사퀘이형제의놀라운도가니134
다이모니온,그리고다양한집필동기에대하여147
서술자의심리학189
문학적세계의창조에작동하는심리학,『야쿠프의서』는어떻게탄생했을까229
문학적인물들,두셰이코케이스265
메탁시의영토303
다정한서술자332
옮긴이의말366

출판사 서평

■노벨문학상수상작가올가토카르추크가직접엮은첫에세이
우리시대‘다정한’이야기꾼이문학에보내는찬가

“다정함은우리를서로연결해주는유대의끈을인식하고,상대와의유사성및동질성을
깨닫게해줍니다.이세상이살아움직이고있고,서로끈끈하게연결되어있으며,
더불어협력하고,상호의존하고있음을인식하게합니다.”

우리시대가장비범하고괴상하고특별한이야기꾼,2018노벨문학상수상작가올가토카르추크의첫에세이『다정한서술자』가민음사에서출간되었다.이책은올가토카르추크가노벨상수상이후처음출간한저서라는점,무엇보다국내에서첫선을보이는작가의에세이집이라는점에서그의미가남다르다.그동안발표한에세이와칼럼,강연록중에서열두편을작가가직접선별하여묶었다.토카르추크소설들의리커버판디자인을전담하는일러스트레이터요안나콘세요가표지삽화를맡았다.꽃과잎새가어우러진아름다운넝쿨속에서조심스레윤곽을드러낸인간의실루엣,가운데가텅비어성별도나이도인종도알수없는이신비한형체는인간이라는존재가자연으로부터분리될수없는일부분이며,인간이있어야할자리가궁극적으로자연의품속임을일깨워준다.
『다정한서술자』에는여섯편의에세이와여섯편의강연록이실렸는데,각각의텍스트를관통하는일관된주제는‘문학’과‘글쓰기’다.‘읽기’에서출발하여‘쓰기’에이르기까지토카르추크의다채로운문학적여정을따라가노라면어느순간작가의작업실에초대되어한편의소설이탄생하기까지의과정을상세히들여다보는듯한느낌을받게된다.작가에게영감의원천이되어준방대한독서이력과예술적취향뿐아니라현재시도중인새로운문학적실험들과놀랍도록독창적인상상력도엿볼수있다.
21세기가요구하는문학적대안으로토카르추크는‘다정한서술자’라는혁신적인개념을제안한다.여기서다정함이란대상을의인화해서바라보고,그와감정을공유하고,그에게서끊임없이나와닮은점을찾아낼줄아는기술이다.가장겸손한사랑의유형인다정함은나와관계를맺는모든대상을인격화하여그대상에목소리를부여하고,마음껏표현될수있는공간과시간을선사한다.이야기를창조한다는것은대상에끊임없이생명력을불어넣고존재가치를부여하는일이다.작가는글쓰기의과정에는다정함,즉내가아닌다른존재에대한무한한연대와공감의정서가수반되어야한다고말한다.
토카르추크에게글을쓴다는것은이야기를풀어내는적절한서술자를자기내면에서발견하는일이다.말하는목소리,이야기의혼이자본질인서술자.21세기토카르추크가추구하는새로운유형의서술방식은‘사인칭시점’이다.여기서‘사인칭시점’이란문법적인형태를의미하는것이아니라다인칭이면서동시에무인칭인서술자를말한다.각등장인물의개별적인관점을놓치지않고포착하면서동시에전체를포괄하는광범위한시야를가진서술자,‘총체적인이야기꾼’을뜻한다.서술자의유형에서도작가는우리에게익숙한삼인칭관찰자시점의서술형태를뛰어넘어목소리와시점으로만등장하여전체의본질을꿰뚫어보는‘파놉티콘서술자’,작가로부터갈라져나온다중인격체인‘해리성서술자’등다양한개념을제시한다.그리고『낮의집,밤의집』(1998),『죽은이들의뼈위로쟁기를끌어라』(2009),『야쿠프의서』(2004)등의구체적인창작비화를통해독자의이해를돕는다.

■읽기:독서의희열,문학이가져다주는기적
쓰기:새로운시대가요구하는‘사인칭시점’의서술자

“다정함이라는이놀라운도구,인간의가장정교한소통방식덕분에우리의
다양한체험들이시간을여행하여아직태어나지않은누군가에게까지다다르게됩니다.
언젠가그들은우리가자신에대해서,그리고우리의세상에대해기록하고
이야기한것들을만나게될것입니다.”

토카르추크에따르면문학의우주에서작가는창작으로,독자는끊임없는독서와해석으로각자자신의역할을수행하며동등한비중을차지한다.우리가매순간책을펼칠때마다놀라운기적이일어난다.독서를통해잠시나마타자의삶을살아본사람들은그렇지않은이들보다폭넓은인식을갖게되고,새로운대안의세계를일구는창의력을키울수있다.토카르추크는이제막글을쓰기시작한신인작가들에게자신이본격적으로펜을잡기전무수히많은책을탐독했다는사실을강조한다.또한문학이라는이름의현상에서궁극적인본질은‘읽기’이므로후배작가들에게‘쓰기’보다‘읽기’에전념하라고충고한다.그리고단언한다.모든종가운데‘읽기’능력을획득한건오직인간뿐이니“우리가지금여기에있는건책을읽기위해서”라고!
단선적이고선형적인흐름의스토리텔링을거부하고서술방식에대한파격적인실험을통해자신만의문학적지평을넓혀온토카르추크는『다정한서술자』를통해새시대에부합하는새로운이야기를전달하려면우선방법론부터새로워져야한다고강조한다.하이퍼텍스트와인공지능의시대,종이책이점점사라져가는21세기에도작가는문학이여전히강력한힘을발휘한다고믿는다.인터넷과네트워크는급격히발달했지만사람들간의상호이해와연대의고리는느슨해져버린역설적인현실속에서우리가버텨낼수있는것은문학이존재하기때문이다.문학으로인해우리는타자의행동의동기를이해하고,타자에게공감하고,나아가타자와나를동일시한다.
작품의등장인물을형상화하는과정에서도작가의의지가개입되지않는숙명혹은불가항력의순간이깃든다.문학속인물들을무에서비롯된,작가의순수한창조적산물로만간주할수없다는것이작가의생각이다.토카르추크의관점에서소설의등장인물은인간과는다른실존적본성을지닌존재로서일종의‘보관소’에해당하는특별한차원에머무는형이상학적인대상이다.그들은책장에모습을드러내기위해미지의공간(이러한구역을토카르추크는‘메탁시의영토’라명명한다.)에서준비태세를갖추고있다.그래서작가는‘창조자’보다는등장인물을세상에데려오는‘산파’라는호칭이더적합하다.자신만의이력과고유한성향을갖춘완성된자아의상태로‘어딘가에서’이미존재하는그인물들에게인식의빛을비춰서문학의영역으로끄집어내는일이작가의역할이다.

■토카르추크문학의방향키가향하는곳은‘모든생명’
다정한서술자가들려주는연대와연결의메시지

“나는믿습니다.이야기를서술할때,나는이세상이우리의눈앞에서끊임없이형성되고있는,
살아움직이는거대한단일체이며,동시에우리인간은그세상의작지만강력한
일부에불과하다고말할수밖에없다는것을.”

『다정한서술자』에서토카르추크는소설가이자강연자,심리학전공자,열혈독자,에코페미니스트,채식주의자,사회운동가,그리고불과얼마전까지전세계를누비던여행자로서다채로운얼굴을우리에게보여준다.저자는스스로에대해이렇게말할것이다.자신은그저책읽기와글쓰기를무척좋아하고,세상에대해늘호기심이많은평범한인간일뿐이라고.그런데그호기심이갈수록불안감과두려움으로바뀌고있다고.팬데믹사태를필두로인류가직면한각종위기에대한날카로운현실진단은환경문제와동물권수호를위해전지구적결속을촉구하는운동으로연결되고,사회적약자나소외된대상을향해다정한연대의손길을내밀어야한다는다짐으로귀결된다.
토카르추크는신과인간,인간과동물,인간과자연이의미심장한유대의끈으로서로촘촘히연결되어있음을일깨우면서주체와객체,실재와허구의통념을과감히벗어던진발상의전환을시도한다.그리고독자들에게인간중심주의를벗어난전일적각성을촉구한다.동식물을포함하여만물이조화롭게연결된생명공동체의관점에서바라보면인간은어쩌면자연이쓴한편의문학일수도있고,나아가세상이꿈꾸는상상력의산물일수도있다.그리고이모든것이토카르추크문학의방향키가지금어디로향하고있는지우리에게명확히보여준다.
인간에게는저마다영혼과육체만있는게아니라자신만의고유한‘서술자’가깃들어있다.그것은마치파충류의뇌처럼진화를통해서도대체되지않는,우리안에있는아주오래된조직같은것이다.노벨문학상수상기념기조강연록서두에서토카르추크는자신에게‘세상에서가장다정한서술자’를선물해준사람은다름아닌어머니였다고고백한다.토카르추크에따르면서술자란작가로부터파생된존재이지만어느순간작가의의지를벗어나자율적으로목소리를내는독립적인인격체다.토카르추크의독창적인상상력은여기서나아가세상만물을살아움직이는거대한단일체로바라본다.서로유기적으로연결되어쪼개거나분리할수없는한덩어리의현실로인식하는것이다.『다정한서술자』에서토카르추크는우리에게이러한인식전환에대한성찰을촉구하며동시에아직은희망이있음을역설한다.세상의중심에문학이버티고있기때문이다.모든것이초고속으로급변하는오늘날작가와독자들이함께겪게될새로운변화에대한통렬한고민을담은이책은한편으로세상을향한다정한마음과문학에대한열정으로가득차있다.그렇다,세상을구원하고싶다면우리는부지런히읽고쓰고옮겨야한다!

“토카르추크가권고하는‘다정함’을우리모두가실현한다면앞으로세상이얼마나달라질지
상상만해도가슴이뛴다.”(옮긴이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