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나는 그저 이동하는 인간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어느 때보다도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그렇게 생각하면 어느 때보다도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문득 떠나고 싶다고 느끼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다. 멀리로 떠나고는 싶은데 과연 왜 떠나야 하는지, 떠난다면 무엇으로부터 떠나야 하는지, 답이 있지는 않다. 오히려 답을 찾기 위해서라도 떠나고 싶다. 물론 찾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하루의 대부분을 ‘이동’하는 데 쓰면, 어느새 ‘그곳’은 ‘이곳’이 돼 있고, ‘나’는 옮겨져 있다고, 최유수는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 대도시도 휴양지도 아닌 거칠고 황량한 시베리아로, 겨울이라는 관념 속으로 그는 문득 떠나기를 결심한다. 항공권과 열차표의 값을 치른 순간부터 몸이 근질거리고, 이동한다는 사실 자체가 예비 여행자를 들뜨게 한다. 기다리는 순간부터 무사히 여정을 마치고 귀가하는 순간까지, 저자는 겨울을, 설원을, 제 내면을 이동한다. 그저 ‘이동하는 인간’의 발걸음은, 시리고 언 채로도 가볍다. 그 새로운 몸과 마음의 질량으로 저자는 겨울을 맞닥뜨린다.
누구나 언젠가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도착하고 나면 마침내 알게 될 것이다
이곳이 바로 그곳이라는 걸
최유수는 눈으로, 렌즈로 자연을 담는다. 찍은 날짜가 표시되지 않은, 가끔씩 포커스가 아웃된 사진이 그대로 『겨울 데자뷔』에 실려 있다. 쪽수도 없이, 캡션도 없이, 어디선가 떨어져나온 듯한 진흙과 고목과 눈과 강물의 조각은, 우리 독자들을 저자가 걷는 길로 데려간다. 산맥에서 호수로 흐르는 물처럼, 여행자의 시선과 감상이 우리에게 부드럽게 흘러 내려온다. 짧거나 길거나 나른하거나 외치는 듯한 문장 속을 따르던 우리는 어느덧, 바로 이 장면을 오랫동안 잊을 수 없겠다고 생각하는 여행자의 신분이 된다. 현재를 벌써부터 그리워했던 여행자의 조급함과 기쁨을 현재형 시제로 전달받으며, 당신 역시 도착한다. 그리고 알게 된다. “이곳이 바로 그곳이라는 걸.”
누구나 언젠가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도착하고 나면 마침내 알게 될 것이다
이곳이 바로 그곳이라는 걸
최유수는 눈으로, 렌즈로 자연을 담는다. 찍은 날짜가 표시되지 않은, 가끔씩 포커스가 아웃된 사진이 그대로 『겨울 데자뷔』에 실려 있다. 쪽수도 없이, 캡션도 없이, 어디선가 떨어져나온 듯한 진흙과 고목과 눈과 강물의 조각은, 우리 독자들을 저자가 걷는 길로 데려간다. 산맥에서 호수로 흐르는 물처럼, 여행자의 시선과 감상이 우리에게 부드럽게 흘러 내려온다. 짧거나 길거나 나른하거나 외치는 듯한 문장 속을 따르던 우리는 어느덧, 바로 이 장면을 오랫동안 잊을 수 없겠다고 생각하는 여행자의 신분이 된다. 현재를 벌써부터 그리워했던 여행자의 조급함과 기쁨을 현재형 시제로 전달받으며, 당신 역시 도착한다. 그리고 알게 된다. “이곳이 바로 그곳이라는 걸.”
겨울 데자뷔 (양장)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