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18.37
저자

Flagg,Fannie

저자:패니플래그(FannieFlagg)

1944년미국앨라배마주버밍햄에서태어났다.이미초등학교5학년때「야단법석소녀들」이라는극본을써서직접출연하고연출을했고,열아홉살때부터본격적으로글을쓰며텔레비전특집프로그램의연출을맡았다.「거침없는카메라」,「아침쇼」등텔레비전쇼의대본을직접써서출연했고,텔레비전,영화,연극등다양한무대에서극작가와배우로활동하며유명세를떨쳤다.

첫번째장편소설『데이지페이와미라클맨』(1992)으로《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올랐고,두번째장편소설『프라이드그린토마토』(1987)는36주간《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오르는놀라운기록을남겼다.패니플래그가직접각색에참여한영화「프라이드그린토마토」(1992)는아카데미상최우수각색상후보에올랐고,동성애자차별반대연대에서수여하는최고의레즈비언영화상을받았다.그밖에『이세계에온것을환영해,귀여운아가씨!』(1998),『무지개속에서다』(2002),『크리스마스의피리새』(2004),『천국을기다릴수없어』(2006),『나는아직도네꿈을꾼다』(2010)등이있다.

레즈비언임을당당히드러내고남녀평등헌법수정안을적극적으로지지하는등정치의식이뚜렷한작가패니플래그는자신의이야기를알려세상을더좋은곳으로만들고싶다고말한다.캘리포니아와고향앨라배마를오가며최근까지도꾸준히작품활동을이어가고있다.



역자:김후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영문학과를졸업하고,성균관대학교사회교육원에서영한번역전문가과정을수료했다.역서로『영원』,『유언』,『귀여운악녀』,『아리스토텔레스』,『피아노튜너』등이있다.

목차


프라이드그린토마토·11

에벌린카우치가드리는십시의조리법·513
감사의말·523
옮긴이의말·525

출판사 서평

여자들의,여자들에의한,여자들을위한이야기

액자식구성을취하는『프라이드그린토마토』는1980년대말에만나우정을나누는두여인과1920~1930년대에만나사랑을나누는두여인이등장한다.1985년버밍햄,자신을무시하는남편과함께시어머니를방문한40대주부에벌린은요양원에서80대의스레드굿부인을우연히만난다.생기넘치는이노부인은에벌린을만나자마자자신이살았던동네휘슬스톱에대해늘어놓는다.노부인은언제나시끌벅적했던스레드굿가의이야기에열중하는데,그중에서도스레드굿가의막내딸,언제나엉뚱하고거침없었던말괄량이이지스레드굿의이야기는에벌린을매혹시킨다.불의를참지못하며늘당당하게살았던이지의이야기는그동안남들눈치만보며자신이누군지조차잊고살아온에벌린에게자아를돌아보는계기를마련해준다.

에벌린은행실이좋지못한여자라는말을들을까봐순결을지켰다.노처녀소리를듣지않으려고결혼을했다.불감증이라는말을듣지않으려고오르가슴을연기했으며,아이를못낳는여자라는말을듣지않으려고아이들을가졌다.괴상하다거나남성혐오자라는소리를듣지싶지않아서페미니스트가되지않았고,못된년이라는소리를들을까봐바가지를긁지도언성을높이지도않았다.(중략)왜?우리를변호할단체는어디있지?이건공정하지않잖아.생각이거기에이르자점점더화가났다.이지가곁에있었더라면좋았을텐데하는생각이들었다.이지라면누구도자신에게욕을하도록내버려두지않았을터였다.그런놈은반쯤죽여놨을게분명했다.(314쪽)

슈퍼마켓앞에서한소년에게폭언을들었던어느날에벌린은갑자기자각한분노를주체하지못하지만,스레드굿부인은에벌린에게조언을해주며그녀가스스로삶을변화시킬수있도록도와준다.그리하여에벌린은,뚱뚱하다는생각에다이어트를반복하며결코발전하지도행복해지지도못하는악순환을멈추고,자신의장점을찾아직업을찾고자신을사랑할줄아는여성으로거듭난다.용감한한여성의이야기가50~60년세월을지나다른한여성에게용기와희망을주고궁극적으로삶을변화시킨것이다.세대를뛰어넘은스레드굿부인의우정역시에벌린을변화시키는중요한원동력이되었음은물론이다.『프라이드그린토마토』는한여자의삶을변화시킨여자에대한,여자들이들려주는,여자들의이야기이다.이들의이야기는지금2000년대를살아가는여성들에게도여전히감동적이다.

두여자의끈끈한우정과사랑,또는세상을향한연대

언제나생기발랄했던이지는어린시절무척따랐던오빠버디가기차사고로죽고나서사람을멀리하고사랑을거부하는아이로자란다.하지만이지가열대여섯살쯤되었을때,스물한살가량의아름답고친절한소녀루스가스레드굿가를찾아오면서이지는다시사랑을받아들일수있게된다.루스에게한눈에반한것이다.

“있잖아요,나는사람을죽일수도있어요.만약누가루스를해치려한다면두번생각할것도없이당장죽여버릴거예요.”
“오,이지,말만들어도끔찍해.”
“아뇨,그렇지않아요.증오때문에사람을죽이는것보다는사랑때문에죽이는편이낫지않아요?”(119~120쪽)

이지는루스에게사랑을거침없이고백한다.언제나자신에게당당한이지는사랑앞에서도솔직하다.루스역시이지와사랑에빠졌다는것을분명히깨닫지만약혼자가있는루스는사회의관습을저버리지못하고이지를힘겹게떠난다.이지는그런루스를원망하고저주하지만,루스의남편이폭력적인남자라는사실을알고친구빅조지를대동하여루스를구해온다.이지가오빠에대한상실감을이기지못하고절망에빠져있을때루스가그녀를구원했듯,이지역시불행한삶으로부터루스를구해내는것이다.마을사람들의무관심속에서남성의폭력안에갇힐뻔했던루스는이지의끝없는관심과사랑으로삶을되찾는다.이지는루스와휘슬스톱카페를차려안전한터전을마련한뒤아이를함께키우며새로운가족을꾸려나간다.

이작품은두여성의아름다운우정과사랑을중심에둔레즈비언소설이되,묘하게도레즈비언이라는정체성에대한고민은존재하지않는소설이다.이지와루스는자신의정체성에대해고민하지않는다.그들의사랑은너무나자연스러우며목숨도내놓을수있는절대적인사랑으로그려진다.아마도이두여성은세상에서가장강한연대감,그러한사랑으로연결되었기에서로를구원할수있었을것이다.50~60년후에벌린과스레드굿부인이그러했듯,이여성들이세상의무지와폭력으로부터구원받을수있었던것은서로에대한깊은사랑과진한연대의식때문이었다.

소외받은모든이들을위한곳,휘슬스톱카페

이지와루스가기찻길옆에차린휘슬스톱카페는스레드굿집안의또다른가족인흑인요리사십시와그녀의아들빅조지가함께지내는곳이다.또한이곳은온갖떠돌이부랑자들이모여드는곳이며,아직인종차별이존재하던시대에흑인들도음식을사먹을수있는곳이다.부랑자들에게무료로음식을나눠주는통에가게가어려워지거나,흑인들에게음식을판다는이유로KKK단에게위협을당하지만이지는흔들리지않는다.자신이하는일이옳다는신념이분명하고,이에당당하기때문이다.아직인종적편견이남아있고소외된계층에대한관심이부족했던1920~1930년대를이지와루스는따뜻한가슴으로살아나간다.휘슬스톱카페는소외받은이들의보금자리가되고,카페에서음식과함께온정을나눈이들은후에이지가곤경에처했을때가족처럼그녀를도와준다.

휘슬스톱카페에서파는미국남부의소박한음식들,풋토마토튀김,오크라튀김,바비큐,그레이비소스등은가난한이들을위로하는중요한매개체로등장한다.이지와루스의이야기를들려주는스레드굿부인역시휘슬스톱카페의음식들을무척이나그리워하는데,에벌린은스레드굿부인을기쁘게해주기위해풋토마토튀김등을요리해간다.따뜻한음식을통해말로다전할수없는마음을나누고우정을나누며서로연결되었음을느끼는것이다.노부인은후에십시의특별조리법을에벌린에게주며마지막인사를전한다.휘슬스톱카페의온기를함께나누고싶었기때문이었을것이다.소설은맨마지막장에‘십시의조리법’을실어서독자들과도그따뜻함을함께나누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