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실프와 평행 우주의 인생들

형사 실프와 평행 우주의 인생들

$17.00
Description
독일 서적상, 토마스 만 상 수상 작가
“삶이 있고 이야기가 있어. 인간에게 내려진 저주는
이 둘을 잘 구분할 줄 모른다는 거야.”
저자

율리체

저자:율리체

1974년독일본에서태어나파사우와라이프치히에서법학을공부하고박사학위를받았다.1996년에단편소설로등단한한편,참여적지식인으로서유엔에근무하고여러신문에정치적색채가강한글을게재해왔다.법조인의길을걸으면서도왕성하게작품활동을펼쳤는데,2001년에첫장편소설『독수리와천사』를발표하자마자독일어권문학계의신예로급부상했다.유고슬라비아내전을소재로현대전쟁의묵시록적이미지를강렬하게부각한이작품은서른여개언어로번역되었고,독일서적상,에른스트톨러상을비롯해각종문학상을휩쓸었다.2007년에추리소설형식의작품『형사실프와평행우주의인생들』을발표해주목받았으며,2009년에는소설『어떤소송』을출간했다.건강을최우선시하는미래사회를배경으로,체제에맞서는한여인의법정투쟁을그린이작품은국가가개인을감시하고통제하는오늘날현실을날카롭게드러냈다는평을받았다.

매번새로운이야기를시도하며지적담론을생성하는율리체의작품은독일문단내에서도독특한위치를차지한다.사이언스픽션,추리소설,범죄소설등여러장르의형식을빌려현실을진단하는그녀의글쓰기는높은평가를받는다.

그밖의작품으로는소설『유희충동』(2004)과『잠수한계시간』(2012),아동서『사람들의나라』(2008),에세이집『자유에대한공격』(2009)등이있으며,2013년토마스만상을받았다.현재브란덴부르크주의바르네비츠에서법조인으로일하며꾸준히집필작업을이어가고있다.



역자:이재금

단국대학교독어독문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독어독문과에서석사와박사과정을수료했으며,독일베를린자유대학에서수학했다.독일어권소설,아동서,인문예술분야책들을번역하고있다.옮긴책으로『떼쓰는아이심리백과』,『우주가내게로왔어요』,『사진의모든것』,『황야의이리』(공역),『천국도이곳만큼좋을수는없다!』(공역)등이있다.



역자:이준서

서울대학교독어독문학과를졸업하고,같은과대학원에서석사및박사과정을수료했다.독일고등교육청(DAAD)장학생으로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하이너뮐러의텍스트에나타난‘웃음’』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이화여자대학교독어독문학과교수로있으며,독일알렉산더폰훔볼트재단의펠로우이다.독일어권현대문학,연극과영화이론,매체미학분야에서다수의논문을썼으며,지은책으로『‘통일이후통일과정’으로서의독일통일영화』등이있다.옮긴책으로는『독일영화사』,『현대영화이론의모든것』,『피나바우쉬』,『자본의유령』(공역)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7

일곱부분으로이루어진1장
제바스티안이곡선을오리다.마이케가요리하다.오스카가방문하다.물리학은연인들의것이다.·9

일곱부분으로이루어진2장
범죄가시작되다.인간은어디에서나짐승들에게둘러싸인다.·62

일곱부분으로이루어진3장
살인하기에최적의시간.처음에는모든것이계획대로진행되지만이후에는그렇게되지않는다.뭔가를기다리고있는사람을보여주는것은결코위험하지않은일이아니다.·90

일곱부분으로이루어진4장
리타스쿠라에게는고양이가한마리있다.인간은무(無)속의구멍이다.뒤늦게형사가개입하다.·135

5장
형사가사건을해결하지만그렇다고이야기가끝나지는않는다.·196

일곱부분으로이루어진6장
형사가고사리덤불속에웅크리다.사소한증인이두번째로등장하다.많은사람들이제네바로차를몰다.·259

7장
범인이밝혀지다.결국내면의심판자가결단을내리다.새한마리가날아오르다.·343

에필로그·407
옮긴이의말·408

출판사 서평

독일서적상,토마스만상수상작가
“삶이있고이야기가있어.인간에게내려진저주는
이둘을잘구분할줄모른다는거야.”

마치히치콕의명작처럼삐딱하고,신경을곤두서게하며,뇌리에서사라지지않는다.
_《브리기테》

우주의해석을가로지르는,추리소설이상의추리소설

『형사실프와평행우주의인생들』은얼핏추리소설장르의법칙을그대로따르는듯하지만,물리학지식을기반으로이야기를이어가며장르의법칙을뛰어넘는의외성과대담함을보인다.여느추리소설처럼이작품역시평화로운일상을뒤엎는기이한사건이발생하며이야기가시작된다.우연이라고믿을수없는심상치않은의료사건이연달아네건이발생한수상한도시프라이부르크가그사건의중심지이다.어느날물리학자제바스티안은아들리암을보이스카우트캠프에데려다주던중잠시휴게소에들르는데,그사이아들이갑작스레실종된다.하지만리암은며칠후보이스카우트캠프에서발견되고아이는자신이실종되었다는사실조차알지못하는기이한상황이펼쳐진다.이때이모든수수께끼를풀기위해등장하는인물이바로형사실프이다.어딘가‘형사콜롬보’를연상시킬만큼어수룩해보이면서도천재성을보이는이독특한캐릭터는“경찰청에좀처럼모습을나타내지않으며사건을어느정도는수면중에해결”한다고알려져있다.물리학에관심이많은괴팍한50대노형사인그는“두개의모순되는진술들은대부분둘다옳은동시에둘다틀립니다.”혹은“우연은인간이범하는가장큰오류의이름입니다.”와같은알수없는소리를중얼대는인물이다.한때는평범한인생을살았지만기억을떠올릴수없을만큼고통스러운사건으로가족을모두잃은이남자는제바스티안에게깊은동정을느끼며,일어난동시에일어나지않은이사건이누군가가연출한평행우주임을간파하고그를돕기로결심한다.여기서형사실프가사건을해결하는과정은시간과우주에대한현대물리학의해석을이해하는과정과다름없다.여러개의우주또는인생이과연동시에존재할수있는가.우연은존재하는가.그리고그것은어떻게인간의삶에오류를일으키는가.이질문들을이해하는순간,사건의수수께끼는풀린다.

현대물리학의두진영을대변하는두비범한물리학자의지적대결

율리체의소설에는늘비범한두인물이등장하여대척점을이루는데,『형사실프와평행우주의인생들』에는두천재물리학자가등장하여치열한토론을벌인다.하지만현대물리학의쟁점을둘러싼그들의팽팽한주장은상대를향한자신의욕망을투영한결과에다름아니다.사실제바스티안과오스카는대학시절첫눈에서로에게끌려함께물리학을공부하며둘만의세계를공고히만들어가던사이였다.하지만제바스티안이오스카에게서열등감을느낀이후둘은어긋나버리고,제바스티안은마이케라는여자와결혼한다.그때부터둘은인생에서뿐만아니라물리학연구에서도서로다른길을걷기시작한다.즉오스카는여전히제바스티안만을바라보며,다중세계해석을부정하는동시에이른바만물이론을추구하고,마이케와결혼한삶과오스카와함께하는삶을동시에원하는제바스티안은,세계의모든가능성을인정하며여러우주가동시에존재한다고주장하는다중세계해석을지지하는것이다.두사람의믿음은필연적이다.제바스티안은두세계가모두존재한다고믿지않고서는과거의결정에대한후회를견딜수가없고,오스카는제바스티안이실수를인정하고단하나의세계를선택하기를원하기때문이다.제바스티안과오스카의갈등은소설에시종일관긴장감을불어넣으며우주의해석에대한그들의토론이물리학담론에그치지않고삶의본질에대한고민으로이어지게한다.제바스티안의주장대로평행우주가존재한다면우리는우리의선택으로부터비롯된결과물의무게에서자유로울수있을까.어쩌면평행우주는우리욕망의또다른가능성일지도모른다.

각각의우주의관찰자가말하는진실과우연의실재

율리체는현대물리학의구성주의적관점,즉관찰자가과정에영향을미친다는인식에대한관심을계기로『형사실프와평행우주의인생들』을구상했다고한다.이소설에서범인의계획은기묘한우연의장난으로끔찍한결과를낳는다.하지만소설은이것이정말우연인지를묻는다.자신이관찰자로존재하는각자의우주에서각자구축한세계의진실은각각의개연성을지닌다.이것들이한세계에현상으로나타났을때이것은단지기묘한우연으로그치는것이아니라는것이다.제바스티안은우연에대해이렇게말한다.

어느산책하는사람이잔잔한호숫가에서있듯이인간이현실앞에서있다고가정해봅시다.매끄러운수면은그에게익숙한세상은반사하고그기저에서벌어지는사건들은은폐합니다.이제커다란나뭇가지하나가이수면아래흘러가고,단지두잔가지끝만각각서로다른지점에서물밖으로솟아있습니다.우리의산책자는이것을그로테스크한시간적일치라고느끼지않을것입니다.적절하게도그는이잔가지들이물아래에서서로연결되어있다는것을전제로삼을것입니다.알지못하는사이에그는우연이뭔지이해한것입니다.(226~227쪽)

역시우연을믿지않는형사실프는사건의책임을우연으로돌리지않고,범인에게윤리적죗값을치르게한다.법조인이기도한작가는실프를통해,소설을관통하는물리학이론의논점을삶의영역으로끌어들일뿐만아니라,윤리적관점에서도죄와책임의문제를분명히짚는다.율리체는소설의모든것을프롤로그에밝혀놓았다.비록에필로그에도달하기전까지는의미를알수없지만,프롤로그에서밝힌것처럼독자는소설이라는전(全)우주의관찰자가되어“모든것을들은것은아니지만,대신대부분을보”면서사건의진실을점차이해하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