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문학 선집 6 : 1980년대 운동으로서의 글쓰기

한국 여성문학 선집 6 : 1980년대 운동으로서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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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공론장에 올라선 배운 여자들
신여성에 의한, 신여성에 대한 글쓰기
『한국 여성문학 선집』(전 7권)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을 엮은 ‘여성문학사연구모임’은 여성주의와 여성문학을 연구해 온 학자들이 한국 근현대 여성문학사 서술을 목표로 2012년 결성한 모임으로, 『한국 여성문학 선집』은 그 첫 번째 프로젝트이자 성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왜 우리에게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 같은 전복적인 여성문학사, 『노튼 여성문학 앤솔러지』 같은 여성문학 선집이 없는가?”라는 한 가지 명확한 의문과 강렬한 열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여성문학사 서술은 여성주의 운동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진 문학사 탈구축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문학사 탈구축 작업은 세계대전 이후 파시즘적 잔재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문학사에 깃든 국민·국가, 남성·엘리트, 문학중심주의 등을 걷어내고 여성과 소수자 문학을 문학사에 반영하자는 움직임이었다. 민주화가 이루어진 1990년대 이후 한국에도 문학사 탈구축 작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여성문학사 서술은 시도조차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남성 중심의 문학사 서술이 굳건하게 형성되어 오는 동안, 여성문학사는 서술을 시작할 텍스트 선별조차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성문학은 그 전통을 이어 왔음에도 역사적 계보와 문화적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지 못했다. 오랜 역사 동안 여성 작가의 ‘저자성’과 여성문학의 ‘문학성’은 의심받았으며, 주류 문학사에서 배제되거나 주변화되어 왔다. 오늘 등장한 『한국 여성문학 선집』이 한국 최초의 ‘여성문학사’이자 ‘새로운 문학사’ 서술의 출발점이 되는 이유다. 『한국 여성문학 선집』은 그동안 문학사에 없던 여성의 기준과 관점으로 근현대 한국 여성문학의 계보를 집대성하고, 제도 문학 중심의 구분에서 벗어나 장르 제한 없이 여성 지식 생산과 글쓰기 실천을 아카이빙한 최초의 작업이다.
‘최초’는 ‘다음’을 약속한다. 여성문학사연구모임은 『한국 여성문학 선집』 이후 본격문학과 국민문학을 넘어 대중문학과 퀴어문학, 디아스포라문학을 포괄하고 해외 학회와 협업한 다양한 선집을 후속 과제로 남겨 두었음을 밝히며, 시대마다 문학 공동체마다 다시, 그리고 새롭게 쓰일 새로운 문학사의 탄생을 예고한다.

1980년대는 여성이 공적 영역의 주체로 성장하고 이를 글쓰기로 재현한 시기로 여성문학도 민족·민중문학의 큰 흐름 속에서 창작되었다. 운동권 여학생, 여성 노동자, 중산층 여성 등 다양한 여성 주체의 문학적 재현이 이루어졌고, 노동 수기, 마당굿 등 노동현장과 연결된 민중 여성들의 발화가 문학장으로 나오며 다양한 장르의 확산이 이루어진 점이 이 시기의 성과다. 페미니즘 대중 장르의 유행과 소설, 연극에서 여성 독자와 관객의 증가도 두드러진 문학 현상이었다. 페미니즘 문학의 대흥행은 가부장제에서 탈출구를 찾던 여성들의 욕망이 분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중 장르로 비껴 나 있었던 여성들의 가부장제 비판은 1990년대로 이어지면서 여성문학의 중심 흐름을 이끌게 된다.

저자

여성문학사연구모임

엮음:여성문학사연구모임
남성중심의문학사서술에의문을품고한국근현대여성문학의유산을여성의시각으로정리하기위해2012년결성된모임이다.국문학연구자김양선,김은하,이선옥,영문학연구자이명호,이희원으로구성되었고,시연구자이경수가객원에디터로참여했다.

김양선
서강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한림대학교일송자유교양대학교수이며,한국여성문학학회회장과《여성문학연구》편집장을역임했다.저서로『한국근·현대여성문학장의형성』,『1930년대소설과근대성의지형학』,『근대문학의탈식민성과젠더정치학』,『경계에선여성문학』등이있다.

김은하
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경희대학교후마니타스칼리지교수,한국여성문학학회회장이며,《여성문학연구》편집장을역임했다.저서로『개발의문화사와남성주체의행로』등이있다.

이선옥
숙명여자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숙명여자대학교기초교양대학교수이며,《실천문학》편집위원,한국여성문학학회회장을역임했다.저서로『태권V와명랑소녀국민만들기』,『한국소설과페미니즘』등이있다.

이명호
경희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뉴욕주립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경희대학교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영미문화전공교수이며,경희대학교글로벌인문학술원원장,한국비평이론학회회장을역임했다.저서로『누가안티고네를두려워하는가』,『트라우마와문학』등이있다.

이희원
이화여자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하고미국아이오와대학교에서석사,텍사스A&M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서울과학기술대학교영어영문학과명예교수이며,한국영미문학페미니즘학회회장을역임했다.저서로『영미드라마속보통여자들』등이있다.

이경수
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중앙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이며,한국시학회,한국여성문학학회편집위원장을역임했다.대표저서로『한국현대시와반복의미학』,『불온한상상의축제』,『춤추는그림자』,『이후의시』,『백석시를읽는시간』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4
시대개관
운동으로서의글쓰기와여성의식―민중·민족·젠더의교차16
박완서34
엄마의말뚝137
엄마의말뚝298
그대아직도꿈꾸고있는가158
홍희담179
깃발181
김채원183
겨울의환185
윤정모251
고삐1253
정복근262
덫에걸린집264
문정희321
황진이의노래1323
작은부엌노래325
고정희327
상한영혼을위하여329
우리동네구자명씨―여성사연구5331
이경자333
둘남이335
강석경363
밤과요람365
김향숙429
종이로만든집431
김승희495
내가없는한국문학사497
불의딸과태양숭배500
최승자516
일찌기나는518
Y를위하여520
김혜순522
기어다니는나비524
딸을낳던날의기억―판소리사설조로526
양귀자528
원미동시인530
차정미555
이름도없이빛도없이10―‘정신대’를생각한다556
최명자559
코561
정명자563
잊지못할1978년2월21일565
황인숙569
나는고양이로태어나리라571
김경미573
야간여고수업575
허수경577
폐병쟁이내사내579
아버지,나는돌아갈집이없어요580
여성평우회582
여성문화큰잔치연희마당584
또하나의문화648
좌담‘또하나의문화’를펴내며650
여성673
『여성』1집을내면서674
여성의눈으로본한국문학의현실678
여성운동과문학747
책을내면서748
엮은이소개752
집필에참여한연구자들754

출판사 서평

한국근현대여성문학의계보를이해하는최초의기준!
민음사한국여성문학선집

『한국여성문학선집』(전7권)이민음사에서출간되었다.이책을엮은‘여성문학사연구모임’은여성주의와여성문학을연구해온학자들이한국근현대여성문학사서술을목표로2012년결성한모임으로,『한국여성문학선집』은그첫번째프로젝트이자성과물이다.

이프로젝트는“왜우리에게는『다락방의미친여자』같은전복적인여성문학사,『노튼여성문학앤솔러지』같은여성문학선집이없는가?”라는한가지명확한의문과강렬한열망으로부터시작되었다.여성문학사서술은여성주의운동뿐아니라전세계적으로이루어진문학사탈구축작업의일환이기도하다.문학사탈구축작업은세계대전이후파시즘적잔재를청산하는과정에서문학사에깃든국민·국가,남성·엘리트,문학중심주의등을걷어내고여성과소수자문학을문학사에반영하자는움직임이었다.민주화가이루어진1990년대이후한국에도문학사탈구축작업에대한논의가시작되었지만여성문학사서술은시도조차이루어지지못했다.이유는명확하다.남성중심의문학사서술이굳건하게형성되어오는동안,여성문학사는서술을시작할텍스트선별조차이루어지지못했기때문이다.

여성문학은그전통을이어왔음에도역사적계보와문화적가치를온전히인정받지못했다.오랜역사동안여성작가의‘저자성’과여성문학의‘문학성’은의심받았으며,주류문학사에서배제되거나주변화되어왔다.오늘등장한『한국여성문학선집』이한국최초의‘여성문학사’이자‘새로운문학사’서술의출발점이되는이유다.『한국여성문학선집』은그동안문학사에없던여성의기준과관점으로근현대한국여성문학의계보를집대성하고,제도문학중심의구분에서벗어나장르제한없이여성지식생산과글쓰기실천을아카이빙한최초의작업이다.

‘최초’는‘다음’을약속한다.여성문학사연구모임은『한국여성문학선집』이후본격문학과국민문학을넘어대중문학과퀴어문학,디아스포라문학을포괄하고해외학회와협업한다양한선집을후속과제로남겨두었음을밝히며,시대마다문학공동체마다다시,그리고새롭게쓰일새로운문학사의탄생을예고한다.

최초의‘여성문학사’이자‘새로운문학사’

문학사는가장실용적이고정치적인문학의영역이다.사회와역사를이해하고개인의가치관을형성하는문학교육의주요한방법론으로‘문학사교육’이위치한다는점에서그렇다.바로그이유로과거국가권력은문학사를‘민족’과‘시민’을양성하는첫번째도구로삼았으며,또한같은이유로문학사는민주화이후가장먼저심판대에오르게되었다.1980년대서구로부터시작해2000년대한국사회에도민족과이념중심의‘남성중심의문학사’를해체하고새로쓰는‘문학사탈구축’에대한논의가있었지만,그성과는미약했다.새로운문학사서술작업이이루어지지못했기때문이다.그로인해문학사는문학연구와교육모두에서‘죽은지식’으로외면당해왔다.그역사끝에『한국여성문학선집』이등장했다.『한국여성문학선집』은그동안문학사를떠받친문학,역사,학문을둘러싼오랜기준들을오늘날의관점으로의심하고새로이들여다보며완성한‘최초의여성문학사’이자‘새로운문학사’서술의시작이다.

시대가만들고,시대를만든작품

『한국여성문학선집』은‘최초’라는단어가상징적이고추상적인의미에서가아니라실질적인‘원칙’으로작용한책이다.‘여성문학의진일보를이룬작품을집대성한다.’는목적과학술적·역사적근거와의미를가진작품을장르구분없이발굴하고소개한다는대원칙아래,책에대한다른원칙들이세워졌다.작품뿐아니라‘학술’과‘역사’까지도여성적관점으로다시보고,작품과작품이만들어진시대의공기까지도충실히담을것이라는규칙들이다.

『한국여성문학선집』은근대개화기조선부터1990년대민주화이후한국까지의시대를역사적전환점으로구분하고,시대마다독자적인개성과전환을이룬여성문학작가와작품을선별해담았다.시,소설,산문,희곡뿐아니라잡지창간사,선언문,편지,일기,노동수기등제도화된문학형식밖에있다는이유로문학사에서다뤄지지못했던다양하고자유로운‘여성글쓰기’를총망라했다.

한국여성해방100년의기록

기존문학사에서는나혜석의「경희」가《여자계》에발표된1918년을여성문학의원류로보았다면,『한국여성문학선집』은그보다20년앞선1898년「여학교설시통문」을‘여성글쓰기’의원류로본다.이글은여성이남성과동등하게교육받고일할권리가있고이를위한학교를설립하자고주장하는내용으로,이름을밝히지않은두여성이신문에투고해발표한글이다.『한국여성문학선집』은이글을“근대매체인신문을통해공적담론인‘선언문’의형식으로페미니스트집합의식을발표한최초의글”(1권,시대개관)이라평가하며‘여성글쓰기’의원류로짚는다.「여학교설시통문」을발표한이듬해이글의저자들이한국최초의여학교를설립하고,그로부터20년후한국여성문학의원류인나혜석,김일엽,김명순이동시에등장했다는사실은한국여성문학이만들어온여성해방의방향성과방식을명확하게보여준다.

여성의글쓰기와삶은앞선여성의글을읽고다음여성의삶을상상하는가운데서적극적으로공명하고움직이며이루어졌다.시대마다형태를달리하며여성에게가해진억압과그에따라순응하고저항하며만들어간여성의삶,그리고그속에서시대를뛰어넘어고민하고열망한‘자유’,여성해방의과정을『한국여성문학선집』을통해고스란히만날수있다.

누구나이해할수있는문학사

『한국여성문학선집』은문학사에대한전문적인지식없이도누구나읽고이해할수있는백과사전식구성과글로만들어졌다.‘시대개관’은각권을여는글로,다루는작품과시대전반을설명하며사회·정치·문화적맥락에서작품과작가를이해할수있도록이끄는글이다.‘작가소개’글은작가의생애와작품,문학사적성취와의미를보여주는글로,해당작가를연구해온연구자를통해방대한자료와엄정한사실검증을토대로작성되었다.

모든작품은초간본원문을우선해수록했다.이선집이지닌‘최초’의의미와자료적·교육적가치를고려해세운기준이다.장편소설은작품소개와주요장면을발췌해수록했다.현재까지도널리읽히는1990년대소설과시를포함해,쉽게구할수없었던1950~1970년대작품까지여성문학사의주요작품들을한눈에확인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