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사랑하는당신에게『달빛』
글모파상,그림권서영,번역윤진
“내말들어봐,언니.
우리는남자가아니라바로사랑자체를사랑하기도하지.
그날저녁언니의진짜연인은그달빛이었던거야.”
시대는1800년대중반,프랑스.부르주아저택의작은거실에서책장을넘기던동생루베르부인은긴여행에서돌아온언니레토레부인을기쁘게맞이한다.언니가베일이달린모자끈을풀자마자자매는앉을새도없이밀린이야기를나눈다.하지만언니를가까이서끌어안던동생은언니의머리카락이하얗게세어버린것을발견하는데……언니는불과스물넷이다.루베르부인은언니의심경에심상치않은변화가생긴것을알아챈다.
이어지는추궁,언니의고백……
스스로말하기를‘뚜껑이닫힌보일러’처럼살았던언니에게그뜨거운열정을쏟아낼사랑이찾아온것이다.그런데왜이토록괴로워하는것일까?권서영작가는부르주아여인의밀애뿐아니라루베르-레토레부인의‘시스터후드’에주목한다.놀란가슴을진정시키며신중하게단어를골라,언니를위로하는동생의마음.그신중하고따뜻한눈빛에도영롱한달빛을나누어준다.
꿈과환상을그리는일러스트레이터,권서영
“붉은마젠타의드레스와파랗고청아한밤의대비는
앙리에트부인의마음속에어떤열정이끓어오르고있는지를은유합니다.
또장면마다고고히자리를지키는달은부인의또다른연인이자
저항없이사랑에빠지게하는마법같은존재로표현하고싶었어요.”
-작업후기
권서영일러스트레이터는수많은베스트셀러의책표지와K-POP뮤지션들의아트워크로유명하다.환상적이고몽환적인그의작품들은다른세계에와있는듯신비한느낌을준다.낮보다는밤,산보다는물,소년보다는소녀,적당한기쁨보다는처연한슬픔의정서를자주표현하는권서영작가의그림에는이지러진달의조각들이자주등장한다그런그가19세기후반프랑스에서활약한‘단편의귀재’모파상의『달빛』을그렸다.사랑과욕망으로가득차올라곧터질듯한보름달,그차갑고도뜨거운달들을세어가며읽어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