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토템 : 은모든 소설집

꿈과 토템 : 은모든 소설집

$15.00
Description
손에 잡히는 작지만 단단한 것
우리들의 토템 그리고 꿈
은모든의 신작 소설집 『꿈과 토템』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를 비롯해 SF 장편소설 『한 사람을 더하면』, 연작소설 『우주의 일곱 조각』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해 온 은모든은 유려한 필치로 일상을 그리며 그 위에 새로운 감각을 덧입히는 이야기꾼의 솜씨를 보여 주었다. 『꿈과 토템』에 실린 7편의 소설들 역시 여러 고민과 선택들 사이에 놓인 인물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놓으며,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반짝이는 순간들을 포착해 낸다.
은모든 소설의 주인공은 더 이상 ‘사회 초년생’이 아닌 여성들이다. 이제는 방황도 실수도 사치가 되어 버린 나이이지만 이들에게는 여전히 고민이 많다.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선택지들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이 결혼을 지속해도 될까? 이렇게 살아도 괜찮을까? 꼬리를 무는 질문과 불안, 권태 속에서 ‘꿈’은 도달하기 어려운 것을 넘어 떠올리기조차 힘든 먼 단어가 된 것 같다.
현실은 버겁고 꿈은 멀리 있지만 손끝에 만져지는 것이 있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토템을 만지작거리는 여성들은 슬쩍 방향을 틀어 본다. 토템을 손에 단단히 쥐고 마음을 달리 먹어 보기, 그렇게 앞에 놓인 현실을 조금 다르게 보기. 작가의 말대로 소설 속 인물들은 이 “신통한 토템”을 “서로의 손에 슬며시 쥐여 주기”도 하므로, 『꿈과 토템』은 또한 우정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걸음 용기 내어 일상을 바꿔 나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독자들 역시 어느새 손에 쥐어진 토템과 함께 오늘을 살아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저자

은모든

저자:은모든
2018년《한국경제》신춘문예에장편소설『애주가의결심』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장편소설『모두너와이야기하고싶어해』,『한사람을더하면』,연작소설『우주의일곱조각』,중편소설『안락』,그밖에『마냥,슬슬』,『오프닝건너뛰기』,『선물이있어』등이있다.

목차


토템,토템7
꿈은,미니멀리즘51
모닝루틴95
501호의좀비125
탄생163
친구가되어드립니다191
공범의반대말227

작가의말238
작품해설
다인분의삶_김보경(문학평론가)242

출판사 서평

나만의토템

어디하나기댈수없는답답한상황,참을수없이화가나는순간,주머니속에서만져지는작지만단단한물건은불안을이겨낼힘을건네고분노를신중하게꺼내놓을차분함을준다.나만의작은토템이다.소설「토템,토템」에서자신을평가하는말들에둘러싸여지쳐가던‘소하’는평범한빨간펜을만지다문득깨달음을얻는다.세상은빨간펜을손에쥐고자신을평가하려는이들로가득하지만,스스로그것을손에쥐고뚜벅뚜벅나아갈수있다는사실을.소하가‘토템’으로다시호명하는빨간펜은부당한현실에나의기준을적용할용기를준다.토템의마법을경험한소하는빨간펜에자신의이야기를담아친구들에게나누기시작한다.소하가건네는것은각자의고민을품고살아가는친구들을위한위로와용기다.

우정의씨앗

무엇이든토템이될수있다.고민을들어주는친구,그친구와함께보내는별일없는휴일,지루한일상에틈을내는작은루틴들까지.토템은사회적기준들이나를자꾸흔들어놓을때다시나를나로살아가게끔해주는모든것들이다.은모든의소설에는언제나이처럼인물들이자신을돌보는쪽으로방향을전환하는순간이있다.그리고그순간을함께나누는친구들이있다.「모닝루틴」은설연휴를함께보내는세친구의이야기다.이혼을하며원치않는명절의의무에서벗어난은하와오랜만의휴일을만끽하려는민주,쏟아지는집안사람들의충고에서탈출해친구들의집을찾아온성지.이들이함께하는시간은복잡한고민을잠시내려놓고서로를북돋는안식처가된다.친구들과의관계는서로의감정을헤아릴여유가없는현실에치여멀어지기도한다.하지만「친구가되어드립니다」에서성지가소원해졌던민주를불현듯떠올렸듯,관계는순식간에회복되기도한다.「공범의반대말」의경진과혜진이보이스피싱을당할뻔한노인을합심해도운사건을계기로우정을쌓게되었듯,삶에는언제나다시재생되고새로움틀수있는우정의씨앗이심겨있다.

가능성의세계들

은모든의소설을읽어온독자들은한작품에등장하는인물들이다른작품에도등장하며,그인물들이조금씩다른삶을살아가는‘평행우주’의세계관이흐르고있음을눈치챌것이다.문학평론가김보경이해설에서짚어주었듯,이러한평행우주의세계관은특정한삶이옳다거나그것만이진짜라는식의당위와원본성을거부하며“모든가능한삶을최대치로긍정”한다.이최대치의긍정속에서인물들의일상은그자체로무수한가능성이된다.이야기를넘나들며새로운우주를누비는인물들을따라가는일은그자체로읽는즐거움을선사하고,벗어날길없는듯한답답한현실을조금은거리두고바라볼여유를안겨준다.

작가의말

“이야기를가로지르는인물과매번새로운세계를누비는인물들을앞으로도오래도록만나서들여다보고싶다.책장을펼치는누군가가거듭등장하는그들을어느새친구처럼느끼는순간도그려본다.한동안소원했다가도다시다정하게안부를묻고,신통한토템을발견하면서로의손에슬며시쥐여줄수있기를.아주오래전부터먼훗날까지변치않는나의꿈은바로그것이었다.”

줄거리

*토템,토템
일터에서도억지로나간선자리에서도시종일관평가받는말을듣는소하.그의눈에문득낯설게들어오는물건이하나있다.출장에갔다머무른호텔방에서발견한빨간색펜이다.소하가그펜을쥐고있는것을본낯선이는말한다.“저도그펜을가지고있답니다.그걸가지기까지너무오랜시간이걸렸지뭐예요.”

꿈은,미니멀리즘
소명은영어공부,운동,자기계발로점철된하루하루를보냈다.사무실에서온갖잡다한일을맡아하던자신을“저기요.”라고부르는직장동료를보며‘더나은사람이되어인정받겠다’다짐했기때문이다.스스로를몰아붙이며쌓인스트레스는쇼핑으로풀었다.그렇게1년이지난뒤,소명은더이상그런생활을지속할수없음을깨닫는다.어느새빈틈없이차버린집안을비워보기로한다.옷,화장품,가전,과거의흔적을담은여러물건들까지.

모닝루틴
설연휴아침,은하는함께사는민주와느긋한휴일을보낼계획이다.이혼하기전,명절마다시댁에가서집안일을도맡아하던때에는감히생각지못한꿀같은휴식이다.집에있는음식으로요기를하고소파에늘어져영화를보던은하와민주에게친구성지의메시지가도착한다.명절음식을챙겨갈테니오늘하루만재워달라는부탁이다.

501호의좀비
전세계적인좀비의출몰로성준네집은뜻밖의명절을맞았다.좀비들이지나갈때까지할머니와부모님,누나와조카까지한집에모여지내기로한것.성준의할머니는이날을대비해냉장고를꽉채워두었다.그런데옆집501호의사정은열악하다.안그래도먹거리가부족한한나와이은의집에갑작스레큰아버지와그의아내종미가들어오게된것.그런데큰아버지와좀비떼를번갈아보는이은의표정이심상치않다.

탄생
유림은동생진이의생일을맞아가족나들이를떠난다.중학생인유림은같은반마리와의대화이후마음이싱숭생숭한데,신이난진이는자기가태어나던당시의일을들려달라고엄마를조른다.엄마는인공자궁에그에서진이가태어나기까지의이야기를시작한다.몸속에유림을품고있을당시의고독에대해,진이가태어나기까지에그를지켜준아빠의사랑에대해.

친구가되어드립니다
대학선배로부터우솔을소개받아만난성지.사실성지는인간관계에대한기대를내려놓은지오래다.데이트는지루하기만하고,데이트도중우솔이한말을듣고성지는그가가부장제아래편히살아온남자라고단정짓는다.하지만만남을이어가며그것이자신의선입견과오해였음을알게되고,점차우솔의색다른면모를발견한다.성지는우솔과의데이트중오래소원했던친구민주를떠올린다.

공범의반대말
『모두너와이야기하고싶어해』와이어지는짧은소설.함께여행을온경진과혜정에게게스트하우스주인은두사람의관계를묻는다.공범,아니‘공범의반대말’이라는두사람의인연은어떻게시작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