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이야기 1 -  세계문학전집 1

변신 이야기 1 - 세계문학전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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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바이블과 함께 서양 문화의 두 축을 이루는, 천지창조에 관한 대서사시

“시인의 예감이 그르지 않다면 단언하거니와 명성을 통해 불사(不死)를 얻은
나는 영원히 살 것이다.”
성경과 함께 서양문화의 두 축을 이루는 천지창조에 관한 대서사시. '변신 이야기 Metamorphoses'는 그 내용의 방대함은 물론 수려한 문체로 그리스-로마 신화의 최고 전범으로 평가되는 작품이다. 서양 중세 문화는 기독교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이 책은 아직 기독교에 물들지 않은 서양 고대의 인식체계를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한편 시대를 뛰어넘어 수많은 작가와 시인과 화가 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예술 창조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이 책에 담긴 세계에 대한 풍부한 모티프들과 시적 상상력들은 서양의 인문학에 접근하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지식을 제공할 것이다. 나아가 하늘이 열리던 아득한 때와 사람이 살게 된 시대 사이에 가로놓인 긴긴 세월을 일시에 뛰어넘는 신화적 경험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신들의 전성시대`,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로물루스와 레무스`등 15개 장 128편의 신화를 담았다.
저자

오비디우스

오비디우스(기원전43년~기원후17년또는18년)는로마사와로마문학사에서흔히‘아우구스투스시대’라고부르는,BC43년중부이탈리아펠리그니의술모(Sulmo,현재술모나)의기사가문의아들로태어났다.그는로마에서웅변술의대가였던아우렐리우스푸스쿠스와포르키우스라트로에게서수사학을사사한뒤잠시법관으로관료생활을했다.하지만얼마지나지않아아버지의반대를무릅쓰고자신의신분계층이라면시간만지나면따놓은당상이었던원로원직을과감히포기하고작품활동에전념했다.

베르길리우스와함께로마의황금기를대표하는시인으로우리에게는그리스.로마신화를집대성한『변신이야기』의작가로알려져있다.그는한살위인형과함께로마에가서아버지의요청에따라당시엘리트청년들이그러하듯법률가나정치가가되기위해수사학을공부한다.공부를마친뒤그리스의아테나이와소아시아와시킬리아를여행하고로마로돌아와하급관리직에취임했으나문학에대한미련때문에관직을버리고시인이된다.

베르길리우스와호라티우스등선배시인이세상을떠나고오비디우스가로마의문학계를대표하며시인으로서의최고의명예를누리던어느날그는『사랑의기술』이너무선정적이라는이유로금서로지정하면서아우구스투스황제에의해로마에서멀리떨어진변방인흑해서안으로유배를간다.그리고그는로마로다시돌아가지못하고오늘날의시베리아나다름없는그곳에서생명의위협을느끼며비참하고쓸쓸한만년을보내다가유배된지10년만에유배지에서세상을떠난다.

그의작품으로는『변신이야기MetamorphoseonLibri』,『여걸들의서한Heroides』,『비탄가Tristia』,『흑해에서의편지EpistulaeexPonto』,『로마의축제일Fasti』,『여성의얼굴화장법MedicaminaFacieiFemineae』등이있다.

목차

제1부모든것은카오스에서시작되었다
제2부신들의전성시대
제3부박쿠스의탄생외
제4부페르세오스와메두사외
제5부무우사의탄생외
제6부신들의복수

출판사 서평

오비디우스의유쾌한경망(輕妄)
영어권독자들에게<오비드>로알려져있는푸블리우스오비디우스PubliusOvidius는기원전43년로마의술모(이탈리아에있는지금의술모나)에서부유한기사(騎士)의아들로태어났습니다.오비디우스는아버지의희망에따라관리가되기위해로마로나와수사학과법률을배우게됩니다만,오비디우스는바야흐로카에사르의뒤를이은아우구스투스가평화를정착시킨이역동적인도시에서따분하게관리노릇이나하고있을사람이못되었던모양입니다.당시의로마는아우구스투스에의한이른바<팍스로마나(로마에의한평화)>가꽃피던시절,도시에는호화스러운극장이속속들어서고있던시절,메살라와마에케나스(예술의후원자를뜻하는프랑스어‘메세나’는이이름에서유래한다)의문단(文壇)은젊은문학지망생들을고무하여현실적인근심걱정에구애되지않은채문학적인재능을갈고닦을수있게해주던그런시절을구가하고있었습니다.아버지의희망을저버리지못해오비디우스는짧은기간관리노릇을한것으로되어있습니다.그러나그런세월을보내기에는오비디우스는지나치게재주있는사람,유쾌한사람,유복한사람이었고,로마는지나치게관능적인도시,호화로운도시,평화로운도시였습니다.시인으로서누릴수있는명예에견주면관리로서누릴수있는영달이참으로하찮은것임을깨달은오비디우스는곧기지(機知)놀음이통하는문단으로진출,오래지않아그방면의선두주자로떠오르게됩니다.

이때부터오비디우스는풍족한유산,빛나는기지,엄청난기억력,반듯한사교술을가로세로로구사하면서일약문단과사교계의총아가됩니다.이시절에그가쓴작품이저유명한『사랑의기술』입니다.그는이책에서,사랑에대한점잖은교과서적가르침을우롱하면서<보아주는이없는데곱게핀꽃에무슨소용이있느냐>는식으로구체적인연애기술,활달한사랑법을가르칩니다.남성에게는여성을꾀는방법,여성에게는남성을유혹하는방법을가르치는이책은당시로마인들에게상당한입씨름거리를제공했던모양입니다.말하자면이작품을찬양하는사람들에게는<명쾌한탁견>이었고,악평하는사람들에게는<경망스러운말장난>이었던것입니다.

그런데이시대는,말이<프린켑스세나투스(원로중으뜸가는원로)>였지실제로는황제나다름없던아우구스투스는<파트리파트리아이(國父)>로서풍속의새마을운동을근엄하게펼치던시절입니다.그는검투사들이죽고죽이는광경을짜릿하게즐기던로마의여인들에게검투장출입을금지시킴으로써,죽이는검투사와죽는검투사의알몸을마음껏감상해오던로마여성들을매우심심하게만들었는가하면,50세이하의모든여성에게는결혼과출산의의무를부여함으로써남성들사이를부유하던불나비여성들을몹시갑갑하게만들어버리고맙니다.그러나아우구스투스의유신(維新)이추상같았는데도불구하고외동딸율리아는아버지의율령을귓전으로흘리고그명령과금령을교묘하게피하는수단과방법을종횡으로구사함으로써로마의미풍양속을비웃게됩니다.아우구스투스는정적(政敵)들의위협에견디지못하고결국이딸을로마에서황량한섬으로추방하게됩니다.그런데어머니와는동명(同名)인율리아의딸율리아역시어머니를그대로시늉함으로써아우구스투스가요구하는미풍양속의호소에순응할생각이없는무리의찬양을받으며로마의불나비가되어버립니다.고삐풀린말처럼설치고다니던율리아는많은로마의호걸들을사랑하는데바로그중의한사람이『사랑의기술』로한차례로마의미풍양속을뒤흔들어놓은오비디우스입니다.



결국아우구스투스는그시대를비웃으면서『사랑의기술』로성공을거두고,두율리아와어울림으로써아우구스투스로부터용서받기어려운괘씸죄를얻게됩니다.참다못한아우구스투스는,딸율리아의방탕한삶을찬양하고게다가손녀율리아의애인노릇까지한이오비디우스를토미스(지금의루마니아콘스탄티아)라는땅으로귀양을보냅니다.오비디우스자신은귀양당한원인에대해<어떤시구(詩句)와어떤과실(過失)>때문이었다고고백하고있는데바로이시구는큰율리아를찬양하는시구이고,과실은율리아의애인노릇을한일을말하는것으로보입니다.정신이번쩍들었을법한오비디우스가유배지에서정신을가다듬고쓴작품이바로이『메타모르포시스』입니다.아우구스투스가풍속새마을운동을펼치던이시대는바로리비우스가『로마건국사』를쓰던시절,호라티우스가<조국을위해죽는것은기쁘고도영광스러운일>이라고주장하던시절,베르길리우스가대작『아에네이스』를씀으로써어떻게하든지로마황제에게신통성(神統性)을부여하려고하던시절입니다.우리의『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를보면,중국의역사를끌어들임으로써어떻게하든지조선건국에정통성을부여하려던노력의흔적이보이는데,베르길리우스의『아에네이스』와오비디우스의『메타모르포시스』는바로우리의이용비어천가를상기시킵니다.널리알려져있다시피로마의신화는등장하는고유명사만달랐지사실은그리스의신화와별반다를것이없습니다.그리스의신화는우라노스와가이아에의한천지창조시대,이천지창조뒤에오는<티타노마키아(거신(巨神)들의전쟁)>시대,<기간토마키아(거인(巨人)들의전쟁)>시대로이어지고,이윽고이시대는올륌포스신들의시대,영웅의시대,인간의시대로이어지다가트로이아전쟁으로일단막을내립니다.그런데베르길리우스는『아에네이스』를통하여트로이아의전쟁유민아이네이아스를이탈리아의라틴평원으로이주시키면서이아이네이아스를,사랑의여신아프로디테의아들이라고주장하게됩니다.이렇게되면,로마인의조상은로물루스와레무스를거쳐아이네이아스까지거슬러올라가게되고,따라서이족보는다시아프로디테(베누스)를거쳐신들의아버지라고할수있는우라노스까지소급됩니다.로마의문화공보부가로마의황제들을신격화시킨이론적근거는바로여기에그뿌리를댑니다.오비디우스의이『메타모르포시스』는한술더떠서방대한그리스신화는물론이고당시에떠돌던소아시아의설화,트로이아전사(戰史),로마의건국신화까지한줄에꿰어아우구스투스에게신성(神性)을부여합니다.오비디우스가이것을집필하게된정황과의도는대체로이러합니다만,이작품은오비디우스의대표작인것은물론그리스와로마신화의가장충실한길잡이의하나라는평을받고있습니다.

우리가즐겨읽는토마스벌핀치의『그리스·로마신화』의대부분은바로이『메타모르포시스』를인용하는것으로되어있습니다.중세를<기독교와오비디우스의시대>라고부르는사람들이있습니다만,이말은오비디우스가그려낸그리스와로마의신화체계가작가와시인과화가의상상력을자극하고그들의붓끝에세례를베풀고끊임없이그시대로돌아가게했다는뜻일것입니다.오비디우스의<명쾌한경망스러움>은주신(主神)유피테르의<위대한난봉>을연상시킵니다.이세상의인간과문화와문명의살림살이를지어내고온갖개념을시운전(試運轉)해낸유피테르에게난봉기가필요했듯이,신들의세계를엿보고이를많은사람들에게전하려했던오비디우스에게약간의명쾌한경망스러움은어쩌면필요악이었는지도모르겠습니다.이책의원제인<메타모르포시스(變形,變身,變貌)>는사물이비롯되는정황을설명하는개념입니다.유대교와기독교에는창조설이있듯이많은문화권의신화나설화는나름의창조설과전신설(轉身說)을보유하고있습니다.말하자면,원숭이의엉덩이는이러저러한이유로빨갛게되었다느니,게는이러저러한이유로게걸음을걷게되었다느니,수수대궁이는이러저러한이유에서피가묻게되었는데그래서수수대궁이는빨갛다……는식입니다.물론순진한신화해석학에속하는이<메타모르포시스>라는개념은과학적으로는더이상유효하지못한개념임에분명합니다.그러나이개념이<시적메타모르포시스>라는표현으로바뀌면그성격은사뭇달라져서오비디우스의시대에는물론오늘날까지도조금도다름없이유효한개념이됩니다.따라서오비디우스의메타모르포시스는그시대사람들의시적상상력이투사된<시적메타모르포시스>쯤으로이해되면좋을듯합니다.사실<메타모르포시스>라는개념은,세계의모든민족이나름의신화와전설의체계에서자연과인간사이의모순을해소하는하나의만병통치약노릇을해온듯합니다.많은사람들은,장쾌미려한신화의정교한철학체계와웅대한서사문학을지어낸그리스에견주면,이그리스를정복하고세계제국을건설한로마는어쩐지초라하게보인다는말들을곧잘합니다.로마의시인호라티우스같은사람은<정복당한그리스는오히려광포한로마를문화로써재정복했다>는말을할정도입니다.호메로스와는달리,이오비디우스를읽다보면이따금씩궁색한대목을만나게됩니다.아마오비디우스가저희왕통(王統)을그리스의신통(神統)에끌어다붙이기위해그리스신화를지나치게아전인수로윤색해서풀어먹기때문일것입니다.그러나이따금씩신화의아귀가맞지않아서마뜩지못한대목을만나게되는데도불구하고이책은귀합니다.인류2천년문화의두대궁중한대궁은기독교적인식체계를바탕으로한문화인데,그인식체계에물들지않은고대의인식체계,그리스도이전의세계관과인간관을읽는것은신선한읽기의즐거움을줄뿐만아니라,하늘이열리던때의아득한때와우리가사는때사이에가로놓인긴긴세월이소거(消去)되는듯한희한한경험도가능하게합니다.

번역대본으로는영어판을썼습니다만,일본어판『轉身物語』의고유명사색인도좋은참고가되었습니다.
원래이책은2인칭의운문으로되어있습니다.말하자면상당부분이<유피테르여,그대는올륌포스의신이었도다>하는식입니다.그러나이러한문체는우리독자들에게지나치게생소할것같아서읽기쉽도록3인칭의산문으로바꾸면서번역했습니다.역어(譯語)중고유명사는,이책의저자가로마인인만큼라틴어식으로표기했습니다만필요하다고여겨지는대목에서는그리스식표기및영어식표기도덧붙여두었습니다.가령올륌포스의주신<유피테르>의경우라틴어식으로는<유피테르>이지만,그리스식으로는<제우스>,영어식으로는<주피터>가됩니다.<베누스>의경우도라틴어식으로는<베누스>이지만,그리스식으로는<아프로디테>,영어식으로는<비너스>가됩니다.정확하게하고싶었고,또나름대로필요를느꼈기때문에이렇게다른이름을덧붙여두었습니다만,이것이독자를조금헛갈리게할지도모르겠습니다.저는영어권학자들과그리스와로마의신화이야기를할때마다고유명사의발음에서혼란을느끼고는합니다.영어권에서는,그리스식독법(讀法)으로는거의소통이불가능하기때문입니다.?이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