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풍차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

폴란드의 풍차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

$10.00
Description
현대 프랑스 문학의 거장 장 지오노의 후기 대표작. 전염병처럼 닥치는 죽음, 절제할 수 없는 욕망과 광기, 저주받은 영지 `폴란드의 풍차`에서 펼쳐지는 운명과의 사투를 그린 장편. 한 가문의 숙명적 몰락을 통해 인간의 유한성을 알리는 한편 야누스의 얼굴을 한 죽음, 생의 위협이자 따뜻한 위안인 죽음의 양면성을 묵시적 수사와 알레고리를 동원해 그린 작품이다.
저자

장지오노

저자:장지오노

1895년프랑스남부프로방스지방의마노스크에서태어났다.열여섯살에은행원으로취직했지만가난한생활속에서고전문학을섭렵하며상상력을살찌웠다.서른살에마침내인생의행로를바꿔글쓰기에입문했다.초기작품들에서는프로방스지방을무대로자연친화적삶을그렸다.1차세계대전을거치며불굴의평화주의자가된지오노는2차세계대전동안적극적인반전활동을펼치다가1939년과1944년두차례에걸쳐투옥되었다.이후의작품에서는자연의질서와평화를해치는인간의모습을등장시키며문명비판의목소리를높였고,그대표작으로는『폴란드의풍차』가있다.말년에는주로기행문을썼으며영화제작에도참여했다.프랑스문학계에미친공로를인정받아공쿠르상종신심사위원과칸영화제심사위원을역임했다.앙드레말로는20세기프랑스를대표하는세명의소설가로자기자신,몽테를랑,그리고지오노를손꼽았으며,앙드레지드는“프로방스지방에서새롭게태어난베르길리우스”라고지오노를칭송했다.



역자:박인철

연세대학교불어불문학과와같은대학교대학원을졸업하고,파리8대학에서?쥘리앙그락크의『시르트의해변』에나타난발화기원?으로불문학박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연세대학교불어불문학과교수로있으며‘한국기호학회’편집이사를맡고있다.저서로『현대프랑스언어학의방법과실제』(공저),『현대기호학의발전』(공저)이있으며,역서로는『조형기호학』(장마리플로슈),『기호학사』(안느에노),『수사학』(올리비에르불),『변화』(바츨라빅크),『위험한관계』(쇼데르로스드라클로),『폴란드의풍차』(장지오노),『평온한삶』(마르그리트뒤라스)등다수가있다.

목차

-1장
-2장
-3장
-4잗
-5장
-6장
-7장

-작품해설

출판사 서평

전후의비극적세계관을반영한장지오노의후기대표작장지오노작품세계는크게두시기로구분된다.전기는남프랑스의전원속에서자연과인간이합일을이룬조화로운삶을예찬하는데할애되고있다.작가의범신론적이고신화적인우주관은당시정신적인가치의추구를갈망하던많은젊은이들의추종을받게되고,그의사상은나아가,<인간은자연의질서에순응해야하고그렇게함으로써생명의원초적인근원을되찾아야한다>는지오니즘으로발전하게된다.그러나양차세계대전을계기로지오노는커다란사상적굴곡을겪게된다.지금까지인간을위협하던가장큰힘으로인식되던자연은,집단적이고전체주의적인인간군상의폭력성앞에그권좌를내주게되는것이다.후기의작품에서자연은더이상평화로운안식처가아니라인간이무력하게감수해야하는잔혹하고적의에가득찬힘으로나타나고,그에덧붙여교활한인간존재의이면이더욱부각되기시작한다.요컨대지오노의전기작품들이소박한환경보호론적이상주의를대변한다면후기작품들은인간의한계를초월하는숙명적인힘과맞선인간의모험을통해숭고한정신성의추구로기울어져있음을발견하게된다.이런사상적변화의중심에바로이작품『폴란드의풍차』가자리잡고있다.
그리스운명비극의현대적변용『폴란드의풍차』에서지오노는종래의시적이미지나은유를버리고갖가지사건들을긴박하고밀도있게펼쳐놓고있다.주요인물은예전처럼자연이아니라사회적인관계속의인간이며아울러주제도더이상인간과세계의조화의문제가아니라인간과운명의관계가취급되고있다.그것은청년시절의지오노가가난한생활속에서도호메로스와베르길리우스등을읽으며머릿속에각인시켰던인간의숭고한존재론이발현된것이기도하다.이작품은그줄거리만을보더라도5대에걸친코스트가문의죽음을다룬뚜렷한비극의성격을띠고있다:폴란드의풍차라는한영지의소유자인조제프씨를소개하면서이야기는그곳에처음으로정착한코스트가문의비극을환기하고있다.코스트는사고로아내와두아들을연달아잃고자신의비극적운명을피해이곳에정착한다.남아있는혈육은두딸을운명의잔인한손아귀에서벗어나게하고자그는그녀들을너무도평범한가문의형제에게시집보낸다.그녀들에게내려진운명의저주가희석되기를바란것이다.그러나평화로운나날도잠깐,결혼한자매가낳은아들딸들이다시사고로죽어가면서이들가문의저주는대물림된다.마을사람들은살아있는그들을<유령>이라부르며경계하고철저한격리와비아냥속에서그존재를무시한다.코스트의증손녀인쥴리는또래아이들의놀림과괴롭힘때문에갑작스런경련을일으켜아름다운얼굴반쪽이흉하게일그러지는사고를겪게된다.그런그녀를불행속에서구해준것이바로조제프씨이다.그는마치메시아와같이등장하여음울한영지폴란드의풍차를지상의낙원으로가꾸어놓는마법의수완을발휘한다.그러나이런행복도잠시,한갓인간에지나지않는조제프씨이기에그역시나이가들어숨을거두는것을피할수는없었다.조제프씨의죽음과함께폴란드의풍차는다시예전의버려진영지로전락해버리고코스트가문의마지막후손인레옹스는창녀와함께달아나버린다.
5대에걸친코스트가문의죽음을다룬이작품은뚜렷하게비극적인성격을띠고있다.인간을초월적인힘에의해운명지어진영웅들이그로부터벗어나고자하는처절한싸움이그리스비극의골격이라면,가문에내려진저주의희생물이되는코스트가의싸움속에서우리는운명에도전하는영웅의모습을볼수있다.장지오노는작품속에서운명에대해다음과같이정의내리고있다.<겉으로보기에는당하는것같지만사실은도발하고호소하고유혹하는사람의은밀한욕망앞에서몸을기울이는사물들의지능>이라고말이다.그러나지오노에게는세계와삶의의미는운명에도전하거나운명을자기앞에끌어들이는사람들에게만열려있다.그는작품속에서그러한싸움에동참하는이들에게만이름을부여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