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치 1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3

넙치 1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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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신석기 시대부터 철기 시대, 중세, 바로크 시대, 절대 왕정기, 혁명의 19세기와 20세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역사의 흐름을 움직여온 넙치와 열한 명의 여자 요리사들이 엮어낸 또 하나의 역사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전2권]
저자

권터그라스

저자:귄터그라스

1927년10월16일폴란드의자유시단치히교외랑푸우르에서상인의아들로태어났다.아버지는독일인,어머니는가톨릭계카슈바이인이었다.제2차세계대전기간중청소년기를보낸작가는히틀러청소년단에가입했고,공군보조병,전차병등으로참전하기도했다.1954년서정시대회에입상함으로써문단에발을들여놓았다.같은해전후청년문학의대표적집단인'47그룹'에가입했다.1958년세계적인명성을얻게된대작'양철북'의미완성초고를47그룹에서강독하여그해47그룹문학상을수상했다.다음해인1959년에'양철북'을출간했다.이후'양철북'으로게오르그뷔히너상,폰타네상,테오도르호이스상등수많은문학상을수상했다.1963년'개들의시절'을출간으로'양철북','고양이와쥐'(1961)와함께'단치히삼부작'을완성했다.1960년대후반과1970년대를거치는동안미국,이스라엘을여행하며자신의작품들을강독했으며,'국부마취'(1969),'넙치'(1977),'텔그테에서의만남'(1979)같은대작들을출간했다.1986년인도의캘커타를여행했다.1992년소설'무당개구리울음'을출간했다.



역자:김재혁

고려대학교독문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석사와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학교독문과교수로재직하며시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독일튀빙겐대학교한국학과방문교수를역임했다.저서로『릴케의시적방랑과유럽여행』,『릴케전집』(1,2권),『서정시의미학』,『릴케와한국의시인들』등이있고,시집『딴생각』,『아버지의도장』,『내사는아름다운동굴에달이진다』등을지었다.

출판사 서평

*식량과여성문제를중심으로한인류문화사

작품의첫페이지에는<헬레네그라스에게>라는헌사가붙어있는데헬레네는귄터그라스의딸로,작가가작품을본격적으로쓰기시작한1973년10월에잉태되었다고한다.시기적인측면과엇물려,이작품은남성중심적인사회에서살아나가야하는딸을위해아버지가들려주는이야기이기도하다.
첫째달부터아홉째달까지총아홉개의장으로구성된이작품은,이세상에처음부터존재해온인물인<내>가임신한아내<일제빌>에게들려주는이야기형식을바탕으로한다.바익셀강어귀의늪지대를배경으로,신석기시대부터,철기시대,중세,바로크시대,절대왕정기,혁명의19세기와20세기,제3제국을거쳐현대에이르기까지<내>가만났던열한명의여자요리사들에대한이야기가시대순으로전개된다.
작가는1977년9월한인터뷰에서소설을집필하게된동기에대해이렇게밝힌바있다.<그때나는우리의역사서술에서빠진부분과마주치게되었습니다.그것은여성들이역사형성에서이름없이이루어낸몫을말합니다.요리사로서,가정주부로서,식량구조를혁명적으로개선할때,즉기장을감자로대체할때중요한역할을한인물로서말입니다.>이렇게작품속의여성들은민족대이동시절에는순무를재배했고,7년전쟁시기에는감자를도입했으며,공산주의혁명시기에는양배추를들여오는등,식량문제해결을통해인류의생존에지대한역할을한존재로그려지고있다.한편작품속에등장하는요리의재료및방법또한놀라우리만치다양하여작품을읽는동안마치성대한만찬에초대받은듯한느낌을안겨주기도한다.

*남성중심사회에대한문제제기와진정한페미니즘을향한모색

여자요리사들의이야기와엇물려,<나>와마찬가지로약4000년에이르는시간동안존재해왔던<말하는넙치>,그리고그가역사상남성편만들어왔다는죄목으로여성배심법정에서재판을받는과정도작품의또한축이된다.
여기에서<넙치>는헤겔의세계정신과같은전지전능한존재로서이성과논리성의상징이다.약4000년전세개의유방이달려있는아우아의보살핌을받으며모권사회에서남자들이아무생각없이살아가던시절,<넙치>는<나>에게잡혀남자들을위한조언자역할을맡기로하고그이후로역사의주도권은남성에게넘어간다.넙치는모든시대적변동과유행의변화,모든혁명,최신의진리와진보를앞서서예견하고남자들이그에대비할수있게해준다.그러다가현대에이르러<넙치>는다시여자들에게잡히는데,넙치는남성중심의역사가초래한파멸에대해언급하며앞으로는여성들을위한조언자역할을하겠다고다짐한다.그렇지만그또한진정한대안이될수없음은작품속에서도나타나는데화자는어느한쪽의우위가아닌,제3의것을통해대립구도를허물고진정한화해에이를수있다는것을넌지시알려준다.

*동화적서술방식을통해재구성한또하나의역사

그라스는동화적서술방식에대해다음과같이말한바있다.<나는『양철북』때부터'옛날,옛날에'라는동화적서술방식을사용했습니다.그리고이렇게독특한독일적서술형식이우리문학의토대라고생각합니다.(……)나는깊이파고들어가는심리소설보다이동화형식속에더많은현실이들어있다고봅니다.>
실제로이작품의모티브가된것은그림형제의동화「어부와그의아내」이다.이동화에서어부는어느날말하는넙치를잡게되는데,마음씨착한어부는넙치가살려달라고하소연하자넙치를그냥풀어주고만다.그이야기를들은어부의아내는넙치에게가서소원을빌라고어부에게강요하고,점점큰욕심에사로잡힌아내는결국모든것을잃게된다.그후로어부의아내는무한한소유욕에사로잡힌심술궂은여인의전형이된다.그러나작중화자는그동화를가부장제를지키려는남자들의음모라고말하며,원래「어부와그의아내」는두가지판본이있었는데,남성들의욕구가파멸을불러일으키는것을내용으로한판본은남자들이불태워버렸다고말한다.그불타버린판본을토대로한작품이바로『넙치』이며,그라스는이작품에서<백과사전과도같은풍부한지식의소유자>라는찬사에걸맞게인류사에대한해박한지식과뛰어난상상력을바탕으로상세하고진실된또하나의역사를재구성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