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없는 불행

소망없는 불행

$10.15
저자

페터한트케

1942년오스트리아케른텐주그리펜에서태어났다.유년시절의대부분을문화적으로척박한벽촌에서보내며일찍부터전쟁과궁핍을경험했다.그라츠대학교에서법학공부를하다가4학년재학중에쓴첫소설『말벌들』로1966년에등단했다.그해미국서개최된‘47그룹’회합에참석한한트케는당시서독문단을주도했던47그룹의‘참여문학’에대해맹렬한공격을퍼부으면서이목을끌었다.한국에서도꾸준...

목차

목차
소망없는불행
아이이야기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사뮈엘베케트이후가장중요한전위작가페터한트케,
어머니의자살과낯선곳에서아이키우기라는두가지상처를객관적필치로그려낸
♣한트케는언어의심장부를찾아때로는고통속에?서,때로는행복속에서자유를느끼며전유럽을헤매다녔다.끊임없이우리를자극하면서도살아있게하는그의작품에빠져드는순간,우리는자유로워지리라.--《르몽드》
♣한트케의「소망없는불행」이후어머니에대한어떤평가도,어떤문학적사고도완결된이미지를전달해주지못했다.이책은아물지않은끔찍한상...
사뮈엘베케트이후가장중요한전위작가페터한트케,
어머니의자살과낯선곳에서아이키우기라는두가지상처를객관적필치로그려낸
♣한트케는언어의심장부를찾아때로는고통속에서,때로는행복속에서자유를느끼며전유럽을헤매다녔다.끊임없이우리를자극하면서도살아있게하는그의작품에빠져드는순간,우리는자유로워지리라.--《르몽드》
♣한트케의「소망없는불행」이후어머니에대한어떤평가도,어떤문학적사고도완결된이미지를전달해주지못했다.이책은아물지않은끔찍한상처에대한이야기이며우리는그와더불어비로소자유롭게숨쉴수있다.--헬무트쉐퍼(비평가)

최근몇년간노벨문학상수상후보자로꾸준히지목되고있는페터한트케는우리나라에서도이미낯선이름은아니다.그는『관객모독』(1966),『카스파』(1968),『페널티킥앞에선골키퍼의공포』(1970),『베를린천사의시』(1987)등으로우리에게잘알려져있는독일어권작가중한사람이다.그는1966년첫소설『말벌들』과첫희곡『관객모독』을발표한이래시,시나리오,논문등가릴것없이왕성한창작활동을펼쳐왔다.
희곡부문에서는말을해체하고기존의연극이론에반기를들며하는데서출발하는반연극론을,산문문학쪽에서는언어실험적스타일을시도하면서전통적인서술의큰흐름을거스르고자하는반서사적글쓰기를제1원칙으로내세운그의창작방식은작품이출간될때마다거센찬반양론을불러일으켰다.일례를들자면귄터그라스의독일통일문제를다룬소설『아득한평원』을찢으며혹독한비난을퍼부은적있는마르셀라이히라니츠키는한트케의작품에도철퇴를휘두른반면,비평가의권위에주눅들지않는독일내외언론은한트케의미학적태도에찬사를보냈다.
이번에묶은두편의소설「소망없는불행」(1972)과「아이이야기」(1981)는한트케가언어실험적글쓰기를극복하고전통적서술방식을차용하여문학의서정성을회복했다는평가를받은작품이다.대략10년의시차를두고씌어진작품이지만이두작품은한트케의이라고평가된다.
일찍이많은작품들과여러인터뷰를통해적어도문학활동과관련해서는자신이외의여타의것에대해관심이없다고강조한바있는한트케는「소망없는불행」에서는어머니의자살을,「아이이야기」에서는낯선곳에서아이키우기란자신의일상적삶을비교적담담한문체로기록하고있기때문이다.그럼에도일상적인것들에대한경이를불러일으킬만한섬세한감성이글쓰기에대한성찰과맞물려객관성을획득하고있는데특히「소망없는불행」에서는결코눈물을쏟아내지않지만두눈에절망을꾹꾹눌러넣은듯한단단한질감의슬픔이,「아이이야기」에서는여러인간관계에서폐쇄적인성향을가진작가가아이를키우며이웃과크고작은관계를형성하면서세계와화해해가는과정이읽는이에게직접적으로체감되는놀라운경험을하게된다.그밖에도날카로운관찰과눈부시게반짝이는시적묘사등은여전히한트케만의독보적인경지를이루고있다.
「소망없는불행」은1971년수면제를다량으로복용하고자살한어머니의죽음을겪은후씌어진산문으로,작가는어머니의일생을회상하면서전후의사회적모순과정치상황,또생활고를조명하고그런와중에서도가정에서,사회에서억압당하는여성이자의식을획득해가는과정을묘사하고있다.주변세계에무관심하던작가는어머니의삶을돌이켜보면서자신의과거를긍정하게되고기타사회적제반상황들에대해성찰하면서어머니의불행했던과거혹은현재와소통하고있다.
다시말해이작품에서는아무것도소망할수없었던한트케자신의유년시절및그의조국오스트리아의역사,그리고어느나라에서나공통분모를찾아볼수있는,역경에처했을때그누구보다더먼저희생될수밖에없었던우리어머니들의삶을읽을수있다.또하나이작품에서눈여겨볼만한것은한트케의치열한작가정신이다.한트케는바로자신의어머니의이야기이기때문에객관성을잃고감상적으로몰입하려하는자신에게끊임없이글쓰기의반성적측면을환기시키면서어머니의불행했던삶과그것을언어로전달하는작가로서의사명감사이에일정한거리를유지하고있다.
어머니가죽은뒤얼마동안은그녀가죽은바로그요일만되면그녀의죽음이특히나생생하고아프게느껴졌다.금요일마다고통속에서동이트기시작했고,또날이어두워졌다.밤안개에쌓인시골의노란가로등,더러워진눈[雪]과운하에서풍기는악취,텔레비전보는소파에놓여있던깍지껴진팔.마지막으로변기에물내려가는소리,두번.(85쪽)(……)
「아이이야기」는우리나라에처음으로소개되는것으로한트케가연극배우였던첫째부인과결별한후,딸아미나를맡아기른경험을토대로하여씌어졌다.그는파리와독일의여러도시로거주지를옮겨가며남자로서아이를키우며겪은이야기들을매우담담하게기록하고있다.담담한필체와는달리이작품은한트케가작가로서진일보했음을보여주고인간으로서도한단계더성숙했음을보여준다.그의표현을빌리자면여러의미에서로가득찬자신의어린시절로인해가정생활이라든가가족관계등에매우부정적이었던자신이딸을키우며그것들의소중함을인식해가고결국한인간속의소우주까지도발견하게되는과정이이작품에담겨있기때문이다.
본문소개
아직잠이덜깬남자는누군가를죽이고싶다는생각을하며그흙탕물을응시했다.위층에선아이가무언가성에차지않는지계속해서소리쳐불렀고아이의목소리는점점더절박해졌다.마침내끔찍한일이일어난것같은소리가났다.무릎까지올라오는물에잠겨서있던남자는분별을잃었고누군가를쳐죽을것같은기세로뛰어올라가젖먹던힘을다해아이의얼굴을때렸다.그런자신의행동에깜짝놀란것도거의같은순간이었다.(……)저주받을자로서그는아이앞에쪼그리고앉아지금까지인류가표현할수없고또생각할수없는구식의어투로말을건넨다.그러나그런말을들은아이는고개를끄덕이고언젠가그런적이있었단것처럼소리죽여울면서맑고빛나는,뿌연물기를없앤두눈을잠깐이나마들어보인다.비참한한인간에게그보다그럴듯한위안은드물었다.(122쪽)
그풍경에서밝게빛나는것은발코니의창문턱과길바닥에서반짝거리는사각의창문,그리고그길을걸어가고있는아이들이등에멘책가방과금속자물쇠와이름표이다.그때금속자물쇠와이름표에서발한빛이서로연결되어우주의모서리를불태우는유일한,유일한글귀,눈에꽂혀해독될수있는글귀쪽으로쏟아진다.그리고그걸보고있는남자는여기서,그리고나중에라도한아이의모든이야기에언제나부합될어떤시인의문장을깊이생각한다.바로라는문장을.(179쪽)
저자소개
작가페터한트케(PeterHandke)(1942-)
1942년오스트리아케른텐주그리펜에서태어났다.두살도못돼베를린으로이사하는등성년이되기까지국경을넘어여러곳으로주거지를옮겼다.첫소설『말벌들』(1966)을출간하면서《47그룹》회합에참석하였고논문「문학은낭만적이다」,희곡『관객모독』을통해작가로서의명성을얻었다.1967년을수상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