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집 1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8

영혼의 집 1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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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사벨아옌데

저자:이사벨아옌데

1942년페루의리마에서태어났다.어려서아버지가행방불명이되어어머니와함께외할아버지댁에서살다가,어머니의재혼이후외교관인의붓아버지를따라세계곳곳을다니며자랐다.17세이후칠레의수도산티아고에정착,대학진학을포기하고저널리스트,편집자,희곡작가등으로활동하던중,그녀의삼촌인살바도르아옌데대통령이피노체트의쿠데타에의해무너졌다.자신의이름이정부의블랙리스트에오르면서활동에급격한제한을받자베네수엘라로망명을떠났고아옌데는그곳에서작가로서인생의전환기를맞았다(1975).베네수엘라의수도카라카스에서외할아버지의사망소식을듣고할아버지에게보내는글을쓰기시작하여탄생한소설이'영혼의집LaCasadelosespritus(1982)'이다.이로인해세계적인명성을얻은이사벨아옌데는잇달아'사랑과그림자에대하여','에바루나'등을발표하면서가르시아마르케스와더불어라틴아메리카를대표하는작가로자리잡았다.그외작품으로'영혼의집'과함께3부작을이루는'운명의딸'과'세피아빛초상',식물인간이된딸에게보내는편지형식으로자서전적인작품'파울라'등이있다.

목차

목차
1장아름다운로사...11
2장트레스마리아스...79
3장영험한능력을지닌클라라...134
4장영혼의시대...184
5장연인들...249
6장복수...307
7장형제들...361

출판사 서평

격동기칠레를배경으로펼쳐지는환상과현실의교차

작품에서는구체적인지명을말하는대신‘그나라’라고만지칭하고있지만,『영혼의집』은작가의조국칠레의현실을충실하게반영하고있다.우리에게는이스터섬의석상과파블로네루다의고향정도로알려져있는지구반대편남반부의머나먼나라칠레는우리나라만큼이나한과질곡의역사가사무친나라이다.삼촌이었던살바도르아옌데대통령의좌파연합정부가피노체트의쿠데타로비참하게무너진뒤망명을떠나야했던이사벨아옌데는자신이처했던역사의격동기,즉인민정부가들어서기직전인1930년대부터피노체트군사쿠데타가일어난1973년까지유난히복잡하고어려웠던칠레의근대사를4대에걸친트루에바집안과델바예집안의역사속에풀어냈다.
작품속의알바처럼쿠데타발발이후에도칠레에머물며군부에추적당하는사람들을숨겨주고망명을도와주었던이사벨아옌데는결국자신도베네수엘라로망명을떠나뿌리없이떠돌게된다.자서전이라할수있는『파울라』에서언급하고있듯이작가는돌아가신외할아버지를그리워하며머나먼망명지에서자신의슬픔과상실감을극복하고,자신의뿌리를찾고자『영혼의집』을쓰게되었다.아옌데가외할아버지와외할머니인타타와메메를모델로자신의성장배경이얽힌현실에‘마술적사실주의’라는환상의색채를입혀탄생시킨작품이바로『영혼의집』이다.이처럼아옌데는허구인『영혼의집』을통해공식적인역사에의해은폐된민중의삶을복원하고왜곡된역사를수정한다.그작업을통해작가자신과민중모두과거의상처를치유하고보다건강한삶으로나아갈수있다고믿고,동시에그것이중남미작가의의무라고생각하는것이다.


사랑과죽음,자유와혁명에관한트루에바가문의이야기

이야기는클라라의일기로시작한다.델바예가문의막내딸로태어난클라라는어린시절부터예지능력이있었는데,언니로사의죽음을예언한뒤로죄책감에사로잡혀벙어리로지낸다.열아홉번째생일이되는날에서야입을연클라라는자신이로사언니의약혼자였던에스테반트루에바와결혼하게될거라고예언한다.이예언대로한동안실의에빠져있던에스테반은자신의농장에정열을바쳐부를축적하고,클라라에게청혼하기에이른다.둘은행복한미래를가꿔나가는듯하지만,본래성격이거칠었던에스테반이하나밖에없는친누이인페룰라를매정하게집에서내몰고,가혹한농장지주이자극우보수당의원으로이름을떨치면서점차클라라와사이가멀어진다.딸블랑카가소작인의아들이자사회주의자인페드로테르세로와사랑에빠져임신한것을알게된에스테반은강제로프랑스백작과결혼시킨다.페드로테르세로는에스테반을피해도망다니다붙잡혀그에게손가락세개를잘리는사고를당한다.블랑카는프랑스백작의변태적인성적취향을알게된후집으로도망쳐와그곳에서딸알바를낳는다.세월이흘러블랑카는국민적인가수가된페드로테르세로와재회하고,알바는자라나대학생이되어급진적인학교대표미겔과사귀면서학생운동에관여하게된다.한편에스테반은클라라가죽은뒤보수당이선거에서패배하여좌파연합정권이들어서자사보타주등을꾸미며정권을교체하려는계획을세운다.그러나예상과는달리군부세력이쿠데타를일으켜정부를뒤엎고,알바가미겔이애인이라는이유만으로군부에끌려간뒤에야에스테반은자신의생각이잘못되었음을깨닫는다.에스테반이결혼전농장의인디오처녀를강간해태어난아이의아들인에스테반가르시아는오랫동안트루에바가문에대한보복심을간직하고있다가특수경찰이되어알바를폭행하고강간하는등모질게심문한다.이제나이가들어손녀알바에게아무런힘이돼주지못한에스테반은,한때는시골창녀에불과했으나이제는정부관료를좌지우지하게된트란시토소토에게도움을청한다.마침내알바가석방되자에스테반은손녀앞에서그간의모든죄를뉘우치며,고향으로돌아와생을마감하여클라라곁으로간다.그리고알바는가문의지나간이야기를기록하기위해클라라의일기를펼친다.


피와고통으로얼룩진라틴아메리카의역사를감싸안는화해와관용의메시지

『영혼의집』에등장하는성폭력을당한여자아이와부정적으로그려지는아버지,수동적인남성형과능동적인여성형,독재정권에저항하는사회운동과여성해방운동등은이사벨아옌데의자전적인면이강하다.하지만그혹독하고잔인한현실을있는그대로가아닌,신비로운분위기의환상과결부시켜업(業)의고리로,역사의반복으로설명하고자한점은문학작품으로서『영혼의집』이지니는무게감을설명해준다.
『영혼의집』에등장하는여성들은힘든삶의무게를수동적으로받아들이는가련한여인들이아니라,힘에겨운현실에강한문제의식을던지며강하게살아가는여자들이다.가르시아마르케스의『백년의고독』이남성을중심으로한부엔디아가문의7대에걸친가족사라면『영혼의집』은니베아-클라라-블랑카-알바등여성을중심으로이어지는4대에걸친가족사이다.이작품에서는이들델바예와트루에바가문의여인들뿐만아니라학생운동을하던아나디아스,어린동생을키우며한평생자신의소신대로살고자했던아만다,시골의창녀에만족하지않고사업가로변신한트란시토소토,알바를구해준빈민가의여인등도자기희생적으로현실을참아내기보다는,그런환경을극복하려는적극적이고주체적인의지를보인다.작가스스로자신이남녀평등론자로서의문학적의식을지니고있다고말한것처럼,『영혼의집』을시작으로이사벨아옌데의대부분작품들에서는페미니즘색채가강하게나타난다.하지만배타적인페미니즘이아닌화해와포용을전제로한페미니즘이라할수있겠다.가부장적남성중심주의사회를고발하면서그들중심으로왜곡된역사를사랑과실천이라는모성애로감싸주면서화해를유도하고자한것이다.에스테반가르시아에게심한정신적,육체적고문과학대를받고강간으로인해누구의아이인지도모르는아이를임신한알바는가르시아를향한처절한복수를꿈꾼다.그렇지만알바는외할머니인클라라의글을읽고역사의고리를이해하면서왜이런역사가반복될수밖에없는지를깨닫고자기라도나서서이해와관용으로그악순환의연속을끊으려한다.

『영혼의집』은트루에바가문의역사를통해질곡의늪에서헤어나오지못했던칠레의근대사를가장현실적으로,가장환상적으로그려냈다.미래의일을예지할수있는신비한능력을지닌클라라,전형적인가부장적남편이자극우보수파의상징인에스테반트루에바,소작인의아들인페드로테르세로를사랑한블랑카,그리고블랑카와페드로테르세로의인정받지못한사랑에서태어난알바,이상적인사회주의자하이메,사이비종교의교주가된니콜라스,민중폭력혁명으로부르주아의폭력에대항하고자게릴라의우두머리가된미겔등,『영혼의집』에등장하는인물들은‘마술적사실주의’로지칭되는소설에서나만날수있는엉뚱하고도신비로운인물들이아니다.모두우리사회에서도흔히만날수있는보편적이고도전형적인인물들이다.다만,극복할수없는혼돈자체인인생에서나름대로삶의이유를찾아몸부림치며투쟁하다보니환상적이면서도때로는허황되게그려질수밖에없는것이다.그렇지만그런혼란의반복인삶과역사를살면서대립이나복수보다는관용과화해로,자식을감싸안아모두이해하려는어머니의마음으로너그럽게용서함으로써이들은자신의삶의이유를,존재의이유를깨닫게된다.